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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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될 놈은 떨어져도 된다.
작성일 : 17-02-06     조회 : 649     추천 : 0     분량 : 9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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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과거 70년 전 그 당시 마교의 수뇌부 중 한명으로 혈천신가 가주의 동생 현묘괴뇌(玄妙怪腦) 이쟁겁였다.

 

 당시 이쟁겁은 형인 이라도의 중원 정벌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너의 강시와 나의 힘, 세력들을 이끌면 마도천하를 이룰 수 있다. 그러니 나를 도와라.]

 [형님! 아니 가주! 피는 피를 부르는 법입니다. 무작정 힘으로 통일하려 한들 그 무슨 소용입니까? 저는 그러려고 강시들을 만든게 아니란 말입니다]

 

 이쟁겁은 무공은 약하나 강시와 주술과 기타 잡술에서 수천 년에 한번 나오는 천재라 극찬받는 인물이었다.

 

 이라도는 그런 이쟁겁을 속여 필요한 강시만을 얻고 독을 먹여 독살하려 했다.

 

 하지만 이쟁겁은 미리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확인 과정으로 단전에 혈수를 박아 사람들에게 명목상 주화입마로 죽은 거라 말하고 묻어주었다.

 

  이라도의 마수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후 자신의 몸을 강시화 한 다음 독을 먹고 죽은 척을 하였다가 무덤에서 나와 이곳에 숨어 살고 있었다.

 

 강시화를 한다고 했으나 온전한 강시대법이 아니였고 독성을 막을 수가 없어 점차 몸은 기괴해져 갔다.

 

 이빨과 머리카락이 빠지고 손톱과 발톱이 하나둘씩 썩어가며 빠지더니 마침내 발가락마저 괴사할 것 같자 스스로 잘라내야만 했다.

 

 이 곳에 올 때 날카로운 도검은 들고 오지 않았다.

 

 그래서 동물의 뼈를 갈아 검을 대신 했는데 이 썩어가는 발가락을 자르기에는 날이 너무 들지 않았다.

 

 “으으으. 크흐억”

 

 하나씩 짤라 낼 때마다 고통은 심해졌다.

 

 하나를 자르고 또 다시 하나를 자르려 할 때 방금 전 느낀 고통이 생각나 더욱 무서웠다.

 

 고통에 겨워 입에 나뭇가지를 물고 부러지도록 세게 물고 거친 심호흡을 내 뱉으며 마저 썰어야했다.

 

 3개를 짤랐음에도 7개가 남아있었다.

 

 그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발가락을 놔두면 나중에 다리 자체를 잘라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괴로웠다.

 

 “크흫으읗흐 하하하하하하하”

 

 결국 6개를 짤라내다가 정신이 살짝 나가버렸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마저 발가락을 잘라냈다.

 

 날이 잘 들지 않아 삐뚤삐뚤하고 지저분하게 잘린 발 끝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지혈하기 위해 뜨겁게 달궈진 통뼈로 살을 지졌다.

 

 단전에 박은 혈수로 인하여 점점 하체가 먼저 괴사하는 것을 파악한 그는 이렇게 죽기에는 너무 억울했다.

 

 결코 죽을 수가 없어서 모진 목숨을 이으려 연구에 연구를 이르렀고 마침내 죽음의 기운은 걷어내는데 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타인과 너무 다른 점이 많다는 걸 깨닫고 비방하며 한 세월 이곳에서 생활했다.

 

  혼자 있으니 점차 외로움과 고독이 그를 덮쳤다.

 

 몇날 며칠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같이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는 탓이었다.

 

 그래서 주변의 동물들을 잡아 강시화하여 사냥을 하고 이름을 붙여 말을 걸었다.

 

 처음에는 쥐를 잡아 강시화 하여 점차 토끼, 사슴, 원숭이 등 사냥을 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사람이 다니지 않는 깊은 산속을 모조리 휩쓸고 다니며 영수들과 마물들을 사냥해 강시화하여 데리고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움과 고독에 사무쳐 자신을 이렇게 만든 이라도를 원망하며 자괴감에 빠졌다.

 

  그는 이대로는 미쳐버릴 것 같아 자신의 재능에 귀를 기울이며 시간을 죽여나갔다.

 

 그렇게 죽은 시신을 강화하고 부리는 강시법 대신 자신과 같은 살아있는 인간을 강화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가 생각해낸건 전설상의 생강시(生僵尸)를 뛰어넘는 것.

 

 생강시는 살아있는 사람을 강시화 하는 것이다.

 

 다른 강시와의 다른 점은 보통 강시와는 달리 몸이 뻣뻣하지 않고 살아생전의 무공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이었다.

 

 하지만 생강시도 역시 사고의 기능을 정지 시키는 부작용을 지니고 있었다.

 

 이쟁겁은 그러한 부작용을 없애면서 강시처럼 강하고 인간을 뛰어넘는 신체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결국 그가 찾아낸 방법은 주술과 강시술의 혼용하는 방법이었다.

 

 몸에 문신을 새기고 문신을 바탕으로 주술을 걸어 각 영수들의 능력을 강신(降神)하여 마치 강시처럼 강해지는 방법을 찾아내었지만 막상 시험은 해보지 못했다.

 

 온 몸에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할 수는 없었고 주위에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쉬운 마음에 누군가가 자신의 유산을 발견하고 이런 사람이 있었음을 기억해주기 바라는 마음에 주술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마음을 비워 인생을 내려놓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생을 내려놓을려고 하는데 위에서 인간이 하나 내려왔다.

 

 아니 떨어졌다.

 

 쿵.

 

 저 높이에서 그냥 떨어진 듯싶었다.

 

 무슨 사연이 있든 죽었겠거니 싶어 시체를 거두려고 했는데 시체가 아니었다.

 

 온 몸에 난도질당한 상처 속에서도 독고력의 몸은 아직 생명을 놓지 않고 있었다.

 

 육신갑과 무측야수공의 공능이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이 무공은 생명력마저 보통 사람들을 뛰어 넘게 해준 것 같았다.

 

 이쟁겁은 찬찬히 독고력을 살펴보았다.

 

 “쯧쯧, 자네는 무슨 사연이 있길래 아직 이승을 떠나지 못한 단말인가. 후우...”

 

 이대로 두면 그가 어차피 죽을 것이란 걸 알았다.

 

 제 아무리 무측야수공일지라도 회생(回生)은 불가피 해보였다.

 

 이쟁겁은 자신과 이 난도질당해 떨어진 괴인과의 인연을 느꼈다.

 

 이론상으로만 만들어둔 문신강령술(文身降靈術)을 독고력에게 시행하기 시작했다.

 

 물을 퍼부어 독고력의 몸에 묻어있는 피딱지와 흙먼지를 대충 씻긴 다음 만들어둔 약물을 먹였다.

 

 그가 그동안 함정과 사냥을 통해 잡은 야수들의 피와 독이었다.

 

 약초와 피와 독을 적절히 배합해 약물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 다음 문신을 새기려 칼을 들어 살을 찢으려 했는데 이놈의 몸뚱아리는 쇠도 아니고 칼이 먹히지 않았다.

 

 별 수 없이 이쟁겁은 방법을 바꿔 쇠꼬챙이를 불에 달궜다.

 

 그리고 온 몸을 지졌다.

 

 벌겋게 달아오른 쇠꼬챙이를 한참동안 갖다 대자 살이 타들어가며 검게 문신이 새겨졌다.

 

 그리고 온 몸에 서로 다른 6가지의 피들을 글씨에 발랐다.

 

 뼈로 만든 방울을 흔들며 주문을 읆었다.

 

 딸랑딸랑.

 

 ”祢嗭居利 河羅 殺阿拏羅 毒鼓力亞 前無後無海若地“

 

 반 시진 동안 주문을 읆자 독고력의 몸에서 연기가 나며 피들이 독고력 몸에 스며들며 붉은 빛을 뿜었다.

 

 ”돼..됐다. 된다!!!“

 

 만들어본걸 처음 시도해본 터라 조마조마했던 이쟁겁은 성공하자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수십 년간 자신이 한 연구의 결과가 성공하자 너무 기뻤던 것이다.

 

 ”아, 아차! 이대로 두면 죽는다. 지심열화천(地心熱火川)에 데려가야 한다.“

 

 이곳에서 더욱 깊이 내려가면 지하 깊숙한 곳에 용암의 열기에 의해서 상층부에 있던 바위 등이 녹아서 형성된 지하의 강이 있었다.

 

 그곳에는 전설상 말로만 듣던 화령극지(火靈極地)가 존재했다.

 

 범인들에게는 화령극지는 숨쉬기도 어려운 뜨거운 땅이었지만 화공을 익힌 무림인들에게는 영약보다도 귀한 천혜의 땅이었다.

 

 현재 독고력의 몸은 주술력이 스스로 살아 숨쉬며 독고력의 몸을 바꿔가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기운을 소모하는 터라 독고력은 온 몸에 시행된 주술력에 쪼그라들어 죽을 수도 있었다.

 

 때문에 강렬한 기운이 넘치는 화령극지에 데려가 던져다 두면 화령극지의 기운을 빌려다 쓰지..... 않을까 싶어서 그곳에 데려다 주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 몸하나 건사하기 힘든 이쟁겁은 강시들을 통해서 의식이 없는 독고력을 지심열화천까지 데려갔다.

 

 뜨거운 용암의 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이쟁겁은 마지막 갈등을 했다.

 

 이대로 화령극지로 떨어트리면 자신이 실행한 문신강령술이 독고력의 몸을 먼저 강화하던지 아니면 뜨거운 기운에 독고력은 한 줌의 재로 타들어가던지 둘 중 하나였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어차피 죽을 놈이었다 이라는 무책임한 생각과 함께 아래로 떨어트렸다.

 

 독고력은 어느 순간 몸속의 강렬한 기운이 몸속을 휘졌는 것을 느꼈다.

 

 ’끄읍 끄아아아아악‘

 

 지금껏 느껴봤던 고통 중에서 제일 극심한 고통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겁화의 기운이 몸을 태웠기 때문이다.

 

 ”우두둑. 우둑 드득.“

 

 부러졌던 뼈가 맞춰지고 살가죽이 타들어갔다.

 

 그리고 새로운 살가죽이 돋아났는데, 여전히 온 몸의 그림인 듯 글씨인 듯 이상한 모양의 문양이 붉은 빛을 뿜었다.

 

 몸에 발라둔 영물들의 피가 독바로의 몸에 스며들어 주술력으로 그것들과 흡사하게 신체를 탈바꿈하고 있었다.

 

 섬뇌작표(閃雷猎豹)의 유연한 근골과 근육처럼 몸이 부드러우면서 질겨졌다.

 

 천년혈독성여(千年血毒蟾)는 무려 3시진동안 잠수를 할 수 있는 영물로 그러한 심폐능력을 닮으려 폐가 커지며 가슴과 복근의 근육이 더욱 비대하게 탈바꿈했다.

 

 비천설록(飛天雪鹿)은 무려 10여장을 뛰어다는 튼튼하고 탄력있는 엄청난 각력을 지니고 있는 영수로 독고력의 다리에 영수의 힘이 깃들며 변하고 있었다.

 

 괴적대성성(魁赤大猩猩)은 한번 쥐면 벗어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악력을 지니고 있는 영수로 독고력의 팔에 영수의 힘이 깃들며 바꾸고 있었다.

 

 철갑악어(鐵甲鳄鱼)처럼 단단한 가죽으로 피부가 변하였다.

 

 백년에 한번씩 태어난다는 하얀 거대한 코끼리인 만근백상(萬斤白象)의 괴력을 닮으려 온 몸의 근육이 더욱 오밀조밀하고 응축되었다.

 

 흑멸도충(黑滅跳蟲)은 몸을 열등분을 하여도 살아서 꿈틀거리는 곤충으로 그러한 생명력이 몸에 깃들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리 없어 보이지만 본질을 달라졌다.

 

 보통 사람의 수배에서 수십 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몸속에서도 뜨거운 기운이 돌며 여기저기 태웠다.

 

 기경팔맥을 모조리 태우며 정화시킨 기운은 생사현관이라 불리는 임맥, 독맥을 향해서도 거칠게 달려들었다.

 

 흔히들 생사현관을 뚫으려면 엄청난 고통과 더불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전해지지만 겁화의 기운은 손쉽게 막혀버린 생사현관의 탁기를 녹여버렸다.

 

 독고력은 온 몸을 들썩이면서 몸을 재구성했다.

 

 환골탈태(換骨奪胎)이었다.

 

 깨달음없이 화령극지의 기운과 문신강령술이 강제로 화경의 문을 열어준 것이다.

 

 몇 날 며칠 화령극지의 기운을 몸에 새겨진 주문을 통해 빨아들였다.

 

 점차 화령극지의 기운이 줄어갔다.

 

 독고력이 눈을 뜬 것은 7일이 지난 다음이였다.

 

 독고력은 기운이 줄었음에도 뜨거운 기운이 맴도는 화령극지 속에서도 땀을 하나 흘리지 않았다.

 

 독고력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혈귀오마와 전투를 벌이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진 것 까지 기억났다.

 

 몸을 보니 상처는 모두 아물어 있었는데 온 몸에 괴이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팔과 다리, 가슴과 배 등 신체 곳곳에서 붉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온 몸의 기이할 정도로 강한 힘이 느껴졌다.

 

 독고력은 몸을 점검하다 몸속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에 놀랐다.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거대한 기운이었다.

 

 하지만 그 기운은 먼가 불안해 보였다.

 

  마치 언젠가 폭팔해버릴 것 같은 불안감 그런 것이 있었다.

 

 독고력은 자신이 화경의 경지 오른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깨달음을 얻어 오른 경지가 아니였기 때문에 강기(剛氣)를 만들어내도 바람 앞의 촛불처럼 불안하기 그지 없었다.

 

 또한 화경과 더불어 육신갑이 극성을 이루었다.

 

 천운(天運)이었다.

 

 독고력은 이세기에게 진 빚을 잊지 않으려 곱씹었다.

 

 독고력은 벽에 손을 박아 넣어 벽을 타고 올라왔다.

 

 독고력은 몸에서 빛나는 이 글자들은 뭘까하고 곰곰이 생각하며 걸어가다 누군가를 보게 되었다.

 

 괴상망측하게 생겼다.

 

 이쟁겁은 독고력이 살아 돌아오자 놀라워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 서... 서..“

 

 독고력은 비록 괴이하게 생겼긴 하지만 악의는 없는 것 같아 경계를 풀며 말했다.

 

 ”뉘쉽니까?“

 ”에헴 네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지.“

 

 사실 이쟁겁은 화령극지로 독고력을 던져놓고 3일이 지나고 나서는 포기했다.

 

 그런데 7일 뒤에 독고력이 떡하니 나타난 것이었다.

 

 말을 잊지 못하다가 독고력이 자신이 누군지를 묻자 거드름을 피웠다.

 

 그럴만 해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목숨도 살려주고 평생의 걸쳐 연구한 결과물과 준비물을 쏟아부었기 때문이었다.

 

 ”아. 혹시 저를 치료해주신 겁니까?“

 

 그때부터 이쟁겁은 오랜만에 사람과의 대화에 심취하며 자초지종(自初至終)을 설명했다.

 

 목숨이 위급해보여 문신강령술을 펼쳤고 화령극지에 넣었다.

 

 문신강령술은 짐승고유의 특성을 문신을 통해 강림하는 방법으로 강령술의 일종이다.

 

 너는 이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생명력과 능력을 자신 덕에 얻게 되었다. 라며 설명이 끝난 후의 이쟁겁의 어깨는 두 치나 높아져 있었다.

 

 독고력은 이쟁겁의 설명이 끝나자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생명의 은인께 감사의 절을 올립니다.“

 

 독고력이 공손하게 절을 올려 감사를 표하자 이쟁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수십 년 세월동안 혼자 틀어박혀 연구했던 것을 보상 받은 기분이었다.

 

 ”오.. 오냐... 살아줘서 고맙다.“

 ”아닙니다.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독고력은 이쟁겁의 과거와 자신의 과거사를 이야기하며 서로의 대한 비밀을 모조리 털어놓았다.

 

 서로의 손을 꼭 잡으며 마음을 맞춰나갔다.

 

 이쟁겁은 독고력이 할 일이 있음을 알고 보내주려 했다.

 

 ”그래 그런 일이 있으니 빨리 돌아가 봐야겠구나 벌써 8일이 지났을 텐데.“

 ”아닙니다 은인님, 좀 더 있어도 됩니다.“

 ”남자는 시기를 알아야 한다. 지금은 날아야 한다. 충분히 다 날아올랐을 때 다시 보자꾸나..“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런데 그러고 갈 것이냐?“

 

 지심열화천에 빠졌다 돌아온 독고력은 옷이 모두 타버려 없었다.

 

 급히 동물 가죽을 이용해 치마처럼 둘러 중요부위만 가렸다.

 

 가려는 독고력을 부르며 이쟁겁은 독고력에 한 가지 더 선물해주었다.

 

 ”이것은 내가 연구한 심법인데 네가 심법이 약하다고 하니 일단은 주마 하지만 미완의 심법이라 조심히 천천히 익혀야 하느니라~“

 ”감사합니다 은인님. 다음에 돌아올 때 반드시 완성해서 가져오겠습니다.“

 ”그래그래 말만 들어도 든든하구나!“

 ”...별 말씀이십니다 하하.“

 ”하하하하“

 

 독고력은 아쉬운 마음에 벽호공을 이용해 올라가면서도 자꾸만 밑을 내려다 보았다.

 

 가슴 아팠다.

 

 이미 마음속 스승으로 모신 이쟁겁을 데려가면 좋을 것을 자신이 이쟁겁을 모셔봤자 아직은 저 외모에 손가락질하는 것을 막을 순 없을 것이었다.

 

 누구보다 마음이 깨끗하신 쟁겁이건만...

 

 이쟁겁도 비록 하루 밖에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소중한 인연인 독고력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했다.

 

 점이 되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염없이 그 곳에서 서서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백년 넘게 모질게 이어온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단 것을.

 

 그래서 서둘러 독고력을 보냈다.

 

 독고력이 밖으로 같이 나가자고 말을 했을 땐 심한 갈등에 휩쌓였었다.

 

 마지막으로 세상구경을 해볼까도 싶었지만 두려웠다.

 

 너무 오랜 시간 바깥과 단절된 자신, 다른 사람과 아주 다른 모양새가 되어버린 자신이 세상에 나기엔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독고력을 보며 자신이 펼쳐보지 못했던, 누려보지 못했던 것을 대신 할 수 있기를 빌었다.

 

 *****

 

 한편, 마리오족을 무사히 무즈타거 산까지 호위한 독고력의 조원들은 뒤늦게 쫓아와 자존심이 상한 이세기와 그 조원들을 만나 전투를 벌였다.

 

  조원들을 이끌고 독고력의 조원들을 공격했지만 이미 싸울 마음이 없는 이세기 조원들과 백유유의 조원들에 의해 싸움은 곧 흐지부지 되어버렸다.

 

 이세기는 잠마룡들이 맥이 빠져 싸우다가 물러나자 광분하며 소리를 질렀다.

 

 ”죽여! 죽여버려 새끼들아 버러지 새끼들을 죽이란 말이다!“

 ”그럼 니가 죽여 몽땅.“

 

 소주우가 이세기의 말에 딴지를 걸었다.

 

 ”소주우? 니가 나 한테..“

 

 이세기는 소주우를 겁박하려 하다가 주변에서 노려보는 눈초리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다들 이세기로부터 마음이 돌아선 모양이었다.

 

 의두북을 제외하고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동조하는 잠마룡은 없었다.

 

 결국 화를 내지 못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그렇게 짧고 치열하게 싸우던 잠마룡들은 서로 미안함과 화해의 눈짓을 나누고 죽거나 부상당한 아이들을 데리고 화염산으로 복귀했다.

 

 독고력의 조원들은 마룡대전에 복귀하여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다.

 

 조장의 실종과 임무의 실패 때문이었다.

 

 독고력이 사라진 관계로 임시로 현설이 조장을 맡았지만 이세기와 백유유 조원들의 견제를 받으며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냈다.

 

 특히 두사람은 조원들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온갖 회유와 압박을 동원해 독고력의 조원들을 흔들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명도 넘어오지 않자 점점 더 도가 지나쳐갔다.

 

 교묘하게 먹을 것에 독을 풀어놓는가 하면 조원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협박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해 말을 하며 자신이 소교주가 되면 중히 쓰겠다고 회유하거나

 

 재물을 쥐어주며 마음을 흔들었다.

 

 일주일간 시달리자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몇몇 아이들은 점차 마음이 돌아가고 있었다.

 

 ******

 

 범력폭은 이제 마룡대전을 끝내야 할 순간임을 알았다.

 

 하지만 쉬이 끝낼 수가 없었다.

 

 이대로 마룡대전을 끝내면 보나마나 이세기나 백유유가 소교주가 될 것임을 알았다.

 

 타인의 감정따윈 신경쓰지 않는 이세기나 타인의 감정을 가지고 노는 것을 즐기는 백유유가 소교주가 되면 앞으로 무림은 피에 잠기게 될 것이었다.

 

 독고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미 없는 사람을 어쩐단 말인가.

 

 라나장과 현설을 물망에 올려놓긴 했지만 이세기와 백유유는 실력이나 배경이 그리 만만한 녀석들이 아니였다.

 

 한편 범력폭은 은밀히 교관들을 통해 독고력이 사라졌다는 현장을 파악했다.

 

 교관들 역시 독고력을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동조는 쉬웠다.

 

 알아본 결과 독고력은 누군가에게 급습을 받아 화산구 아래로 떨어졌다는 게 결론이었다.

 

 밑이 보이지 않는 저 어둠 속으로 떨어졌으면 살아 있지 못할 것이었다.

 

 그럼에도 아쉬운 마음에 질질 끌었지만 이제는 마무리해야만 했다.

 

 범력폭은 단체 수련시간이 끝날 때쯤 말을 했다.

 

 ”이제 마룡대전의 끝이 다가왔다. 너희들은 현 시간부로 잠마룡의 신분이 끝났다. 생사여탈권도 만료되었다. 그러므로 내일은 소교주 후계자를 발표하겠다. 호명한 후계자는 천마관문에 도전할 것이고 그 외 나머지 인원들은 정식 비룡신대 출범을 위한 필요한 것들을 익히러 본단에 들어간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 한명씩 순서대로 본 교관에게 면접을 받으러 온다. 이상!“

 ”면접?“

 ”그렇다. 원래 어딘가에 취직하기 전에 최종적으로 면접을 보지 않나?“

 

 범력폭은 말을 하고 돌아갔고 이세기와 소주우, 이상연은 기분 나쁜 웃음을 흘렸다.

 

 백유유는 살짝 미소 띤 얼굴에 변화가 없었다.

 

 아마 자신이 노리던 먹잇감이 사라지자 허탈한 기분인 듯 했다.

 

 백유유는 분타로 돌아가 철장안에 모아둔 장난감들을 어떻게 가지고 놀까 생각뿐이었다.

 

  심심해진 자신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반면 이세기는 혈귀오마에게로부터 큰 상처를 입고 분화구로 떨어졌으니 목숨이 끊어졌을 거란 보고에 앓던 이가 빠지는 기분을 느꼈다.

 

 가장 큰 걸림돌을 치웠기 때문이다.

 

 ”흐흐 이게 바로 가진 자의 특권이지. 가문의 힘을 빌려서라도 어떻게든 이기면 돼. 결국엔 내가 모든 것을 지배할거야.“

 

 이세기는 이제 백유유만 견제하면 되었다.

 

 그리고 잠마룡들 역시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이세기와 백유유, 라나장, 현설 중 한명이 소교주가 될 텐데 필시 이세기나 백유유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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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천재가 천재라고 한 천재. 2/11 494 0
35 부끄러움이 옮다. 2/11 630 0
34 호구의 탄생 2/10 518 0
33 광서삼흉, 소심남매, 무림깡패 2/10 533 0
32 강해질 것입니다.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2/9 559 0
31 한 명을 향한 천 명의 목숨 2/9 873 0
30 마지막 시험, 천마지관 2/8 905 0
29 아, 나는 천재가 아니구나 2/7 480 0
28 역대급 가볍고 허술한 대장 2/7 520 0
27 죽음의 결사대 2/7 500 0
26 면접, 백유유의 어릴 적 2/6 461 0
25 역시 될 놈은 떨어져도 된다. 2/6 650 0
24 그 와중에도 청춘은 뜨겁다. 2/6 547 0
23 독고력을 원하는 두 남자. 2/5 505 0
22 동정의 화경 고수 2/4 501 0
21 일당천(一當千)의 늑대들을 키우다 2/4 656 0
20 외전 동길홍의 과거 2/4 473 0
19 독바로, 그러게 나서지 말걸 후회하다 2/3 53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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