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연재 > 무협물
귀궁사
작가 : 참마도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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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화
작성일 : 16-07-07     조회 : 415     추천 : 0     분량 : 7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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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리는 연달아 질문을 했지만 더 이상 단야의 입술은 열리지 않았다.

 그는 타오르는 모닥불 속에 나무 몇 개를 더 집어넣더니 그대로 새우처럼 누워버렸다.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혁리는 살짝 양 볼을 붉혔는데, 사실 이렇게까지 몰아세울 필요는 없었다.

 이야기를 진행하다 보니 마음이 급해 범인을 취조하듯 말했던 것이다.

 “오늘 본 자들이 모두 마적단이라……. 솔직히 난 그렇게 생각하기 힘들다, 혁리.”

 “응?”

 어느새 옆에 마유조가 바싹 다가와 있었다. 그는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나도 마적단의 모습 정도는 알고 있다. 한데 그자들은 너무 거리가 멀어. 마적 특유의 흉포함이 과연 있었다고 보나?”

 “마적 특유의 흉포함? 그런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있나, 유조? 어차피 마적단이야 다 그렇고 그런 놈들인데.”

 혁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이었다. 확실히 마적단치고는 오늘 좀 얌전했던 것이 사실이다. 무공 실력이 아니라 그 외적인 것에서 말이다.

 움직임이라든지 외침 같은 것에서 그리 강한 듯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마유조는 그 점을 짚어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듯했으나 실상 그의 관심사는 다른 쪽에 쏠려 있었다.

 “난 오히려 다른 점에 더 흥미가 끌리네. 모두 두 가지인데, 한 가지는 그 실종되었다는 노인과 여인. 여인이야 그렇다 치고, 노인은 왜 잡아갔을까?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묘묘와 향 노야라는 사람 말이야?”

 “그래, 그 두 사람. 굳이 잡아갈 필요가 없는 사람인데도 데려갔어. 그건 이 마적단의 행사 목적이 돈이 아니라는 이야기일 터지.”

 “음… 일리있군.”

 혁리의 말대로였다. 마적단이라면 하는 행동이 너무도 뻔했다. 아이들이나 여자는 잡아가고 장정들은 그 자리에서 죽이는 것이 상례였다.

 아이나 여자는 팔 수가 있으나 남자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노인은 절대 데려가는 일이 없었다. 어떻게 보든지 쓸모없는 사람들이니 당연했다.

 그런데 그 향 노야라는 사람은 데려갔다고 하니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건 여태껏 일반적인 마적단의 행사가 아니라는 반증인 셈이다.

 “또 하나는 저기 있는 저 친구일세. 단야라는 이름을 가진 저자. 솔직히 마적단보다 저 친구가 더 흥미를 끌어.”

 “…….”

 마유조는 입을 꽉 다문 채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흥미는 월홍을 안고 있는 단야라는 친구에게 더 가기는 했다.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궁을 잘 다루는 것도 그렇지만, 분명 저자는 내가진력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일반적인 사냥꾼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었다.

 “비록 내가 무림에 깊숙이 발을 담그지 않아 모르지만 저 정도의 무공이면 하수라고 보기 힘들 것 같아. 그렇지 않아?”

 “그건 내가 보증하지. 일류고수는 이미 훨씬 뛰어넘는 실력이네. 이 나도 어느 정도인지 판단이 서지 않을 정도의 무공을 지닌 사람이야.”

 “…그 정도였나?”

 비록 마유조는 변방인 설산의 무공을 익혔지만 그의 무공이 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혁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공무로 중원에 나갔다 온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니 말이다.

 그 와중에 꽤나 많은 무림인을 만났기에 알 수 있었다. 더욱이 홍사검 마유조라는 이름은 강북무림 자체에서도 간간이 들리는 이름이다.

 그저 무명이 아닌 것이다.

 그런 사람이 봐도 모를 정도의 무공 깊이라면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무명인 것이 이상할 정도로 말이다.

 “그래, 혹 이름을 바꾼 기인이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궁을 성명절기로 쓰는 사람은 아직 없어. 정말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지.”

 마유조는 확실하게 이야기했다. 혁리는 그 말에 퍼뜩 생각 하나가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여러 가지 가정 중에서 유력한 한 가지가 떠오른 것이다.

 “그럼 지금까지 수련만 하다 강호에 처음 나온 것이 아닐까? 사실상 손을 쓰는 것이 얼마 안 된 사람 말이야.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잖아?”

 “훗. 이봐, 혁리.”

 혁리의 말에 마유조는 조용히 웃었다. 그리고는 시선을 단야에게 떨어뜨린 채 말을 이었다.

 “저 친구가 나타났을 때 눈 깜박할 사이에 세 발의 화살로 세 사람을 죽였다. 기억 안 나?”

 기억 안 날 리가 없다. 그건 혁리에게도 충격이었으니 말이다.

 거의 마흔 발 남짓한 화살로 반 각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서른 명의 마적단 모두를 전멸시킨 사내이다. 어찌 잊겠는가?

 “무공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네가 봤던 그 광경이 정말 한두 번의 경험으로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

 “모르긴 해도 수십, 수백 번의 실전 경험을 거친 사내다. 그렇기에 내가 이상하다는 것이지. 전혀 소문이 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한 가지 결론밖엔 나지 않아.”

 마유조는 날카롭게 눈을 빛내었다. 한데 혁리의 머릿속에서 마유조가 무슨 말을 할지 알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있었다.

 마유조의 입술이 다시 열렸다.

 “단야라는 저 친구, 여태껏 그와 상대했던 사람들은…….”

 마유조는 잠시 숨을 삼켰다. 조금은 과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한데 그 이후의 생각은 혁리가 하고 있었다.

 “모두 죽었다는 것이냐?”

 마유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하나 지금 월홍을 가슴에 안은 채 눈을 감은 저 모습을 볼 때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물론 지금까지 이야기 나누었던 말이 모두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었다.

 온전치 않은 아이의 말을 듣고 묘묘와 향 노야란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도 그렇고, 저 단야라는 친구가 그저 운이 좋아 마적단을 이긴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자신의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단야의 궁술은 정말 두려울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

 

 마을을 나선 것은 정오 무렵이 조금 지나서였다. 날이 밝자마자 단야와 마유조, 그리고 혁리는 마을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했다.

 시신의 수가 적은 것이 아니라서 조금 시간이 걸릴 줄 알았지만 걸린 시간은 의외로 짧았다.

 아니, 몇 안 되는 시신만 수습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터였다.

 이 마을의 보군이고 어느 정도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기에 모든 시신을 수습할 줄 알았던 단야는 의외로 몇 구의 시신만 수습했다.

 이유를 묻고 싶긴 했지만 개인적인 사정일 것 같아서 일단은 입을 다문 상태다.

 하긴 한두 사람도 아니고 수십 명이 넘는 사람을 세 명이서 수습하는 것은 무리이기에 뒤처리는 혁리가 관아에서 사람을 보내는 것으로 하고 일행은 길을 재촉했다.

 그리고 나서 삼 일 후. 월홍까지 모두 네 사람은 서벽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역시나 꽤나 화려한 모습에 월홍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이리저리 눈을 돌렸다.

 “녀석, 촌구석에 살았다는 티는 있는 대로 내는구나. 웬만하면 눈 좀 가만히 두지 그러냐?”

 “흥! 내 눈이에요. 내 맘대로 쓸 거라구욧!”

 같이 움직이는 삼 일 동안 혁리와 월홍은 상당히 친해져 있었다.

 혁리의 성격 자체가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는 성격인지라 호기심 많은 월홍의 질문에 꼬박꼬박 대답을 해주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잘 따르게 되어 있다.

 당연히 월홍은 혁리와 친해져 지금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말로 툭탁거리는 사이가 되었다.

 “얼씨구! 그러다 가자미 되시겠네.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이거나 받거라.”

 “에헤.”

 혁리의 말에 반항이라도 하듯 눈알을 좌우로 힘차게 굴리던 월홍은 어지러워 비틀거리다 이내 함박웃음을 지었다. 혁리가 경단 한 줄을 사 손에 쥐어주었던 것이다.

 월홍은 한 손에 경단을 쥐고 또 한 손은 단야의 바지춤을 붙잡고 있었다. 어디를 가든 월홍의 한 손은 언제나 단야에게 붙어 있었다.

 단야는 당연하다는 듯 월홍의 걸음에 맞추어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마치 부자간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허허, 그래도 아주 대견하구나, 월홍. 꽤나 긴 거리를 왔는데도 힘들다는 소리 한 번을 안 하니.”

 마유조가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며 말하자 월홍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마유조를 향해 큰 눈망울을 끔벅거리며 웃어주었다.

 “…….”

 기이하도록 맑은 웃음이었다. 도무지 어린아이의 웃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화사한 웃음에 오히려 마유조의 마음이 진탕되고 있었다.

 더욱이 남자아이의 웃음에 말이다.

 한데 그 웃음에 마음이 진탕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어느새 주변 사람들이 월홍을 힐끔거리며 바라보기 시작하자 네 사람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선 속에서 아주 낯익은 목소리 또한 귓가에 쨍쨍하게 들려왔다. 마유조의 귓가에 말이다.

 “어머! 내 이럴 줄 알았어. 역시 마 사형은 숨겨놓은 애가 있었던 거야! 이런 엉큼한!”

 “저… 사저, 아직 그런 생각은 좀…….”

 “…….”

 마유조의 미간에 자동으로 골이 파였다. 사실 그는 평상시에도 감정을 잘 나타내려 하지 않았다.

 그것도 수련의 일환이라 생각하며 지금껏 잘 유지해 왔다.

 그런데 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런 생각은 깡그리 사라지고 말았다. 하나 그간의 수행이 어느 정도 쌓였는지 겨우 참을 수는 있었다.

 “정말 예쁘구나. 너, 이름이 뭐니?”

 경단을 쪽쪽 빨고 있는 월홍의 앞에 어느새 한 여인이 나타나 호기심 어린 시선을 쏟아붓고 있었다.

 여인이지만 궁장이 아닌 무복을 입고 있었다.

 그리 작지 않은 키에 서글서글한 봉목을 가진 여인이었다.

 조금 가꾸기만 한다면 미인이란 소리도 들을 만한 여인이긴 했는데, 하고 다니는 것을 봐선 절대 그런 말을 들을 수 없을 듯했다.

 무복에다가 등에는 두 개의 검을 멘 여인이니 무림인임을 너무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여인은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며 손을 뻗어 월홍의 뺨을 어루만졌다.

 “월홍이에요.”

 간단한 말이지만 월홍의 말에는 묘한 매력이 있어 정말 귀엽게 느껴지고 있었다. 여인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유, 귀여워라. 언니는 소은이라고 해. 양소은(陽素銀). 네 아버지의 사매지.”

 “누가 아버지야, 이 녀석아!”

 결국 마유조의 입에서 커다란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유조의 눈은 살짝 핏발이 서 있어서 지금 얼마나 성질이 나 있는지 잘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아이고, 사형! 진정하세요. 이 모안(募安) 다시 사죄드립니다. 아, 뭐 해요, 사저? 어서 사죄드리세요.”

 스스로를 모안이라 칭한 청년이 어디선가 나타나 양소은과 마유조의 사이를 갈라놓은 후에야 마유조는 큰 숨을 들이켜며 진정했다.

 혁리는 터지는 웃음을 꾸욱 참으며 앞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

 “두 사람 다 오랜만에 뵙는구려. 잘들 있었소이까?”

 “아이고, 혁 형님! 마침 계셨네요. 어서 좀 말려주세요!”

 모안은 울상을 지은 채 혁리에게 매달렸다. 혁리는 자꾸만 나오려는 웃음을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어 참은 채 양소은에게 입을 열었다.

 “양 소저, 실은 그 아이는 저 친구와는 관계가 없소이다. 그 옆에 계신 단야라는 분과 관련이 있는 아이외다.”

 “아, 그래요?”

 양소은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 힐끔 고개를 돌려 단야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훑어보는 그녀의 시선은 그리 곱지가 않았다.

 아마도 혁리의 말 자체를 전혀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듯했다.

 그녀는 두어 번 월홍과 단야를 번갈아 보더니 이어 마유조와 월홍을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뭔가를 비교하려는 듯해 보였는데, 그러다 월홍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자, 그럼 말이지, 월홍아.”

 양소은은 참으로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었다.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마유조를 가리켰고, 자연스럽게 월홍의 고개는 그 손가락을 향했다.

 “불러야지? 아빠.”

 “…….”

 순간, 마유조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끊기는 소리가 들렸고, 그와 함께 그의 손은 자연스럽게 검파로 향하고 있었다.

 그저 들리는 것이라고는 힘차게 웃어젖히는 혁리의 목소리뿐이었다.

 

 “사형은 뭘 그런 거 가지고 화를 내고 그래요?”

 “부탁이다. 그 입 좀 다물고 있어라. 후우.”

 여전히 벌게진 얼굴로 마유조는 두 눈을 꽉 감았다. 정말 사매만 아니면 그냥 두지 않을 터였다. 아니, 여자만 아니었어도 반은 죽여놨을 터다.

 “자네는 뭐가 그리 재미있나? 이 내가 농지거리가 된 것이 그리 즐거운가?”

 “두말하면 잔소리지. 그 진중한 수염이 떨리는 것을 오늘 아니면 언제 또 보겠나. 아핫핫핫!”

 혁리는 다시금 시원하게 웃었고, 마유조는 옅은 살기를 날렸다. 하나 즐거운 것은 사실이었다.

 서벽의 저잣거리에서 만난 이들은 마유조의 사제들이었다.

 모안과 양소은이라는 사람들로 겨우내 문파에서 소모된 것들을 보충하기 위해 나온 길이었다.

 스무 살의 청년인 모안이야 사람 좋고 윗사람 어려운 줄 아는 청년이니 별문제가 없었는데 문제는 그 옆에 있는 여인이었다.

 적어도 문파 안에선 이제 윗사람 축에 들어가는 마유조의 골치를 썩이는 것이 바로 이 여인이었던 것이다.

 나이는 스물여덟. 이미 시집을 갔어도 오래전에 갔어야 할 그녀는 그야말로 천방지축이었다.

 오죽했으면 어릴 때부터 설산의 비녀(誹女)라는 어이없는 별호가 붙었을까.

 못된 짓이란 못된 짓은 다 하고 다니던 그녀지만 어느 날인가부터 조금 철이 들기 시작했는데 그 철을 들게 한 것이 바로 이 마유조였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마유조가 설산에 가면 그녀가 언제나 붙어 다니는 실정이었다.

 “후, 이거 죄송하오이다. 단 형 앞에서 못난 꼴을 보였구려.”

 “…….”

 마유조의 목소리에 단야는 살짝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대신했다. 마치 그런 것은 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말이다.

 어차피 날도 저물었으니 이제 쉬어야 할 상황이었다.

 그래서 일행은 작은 객잔에 든 것이고, 작은 다탁을 하나 놓고 빙 둘러앉으니 꽤나 많은 사람이 앉게 되었다.

 “한데 이런 귀여운 아이와 함께 어디를 가시는 길이죠? 어디 놀러라도 가시나요?”

 양소은이 단야에게 직접 물었다. 역시나 돌려서 말하는 것은 그녀의 사전엔 절대 없을 듯하나 물론 진짜 놀러 갈 것이냐고 물은 것은 아니었다.

 보기 힘든 호피를 걸친 데다가 등 뒤엔 그녀의 키만큼 큰 활이 매어져 있으니 놀러 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그저 처음 만나니 어색한 기분을 풀기 위해 입을 뗀 것뿐이다.

 “그리 경망스레 입을 놀릴 때가 아니다, 사매. 네 성격은 알지만 자중하거라.”

 “…….”

 다시금 들려오는 마유조의 목소리에 양소은은 입가에 가득 바람을 집어넣었지만 이번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마유조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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