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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_separation
작가 : piodoung
작품등록일 : 2017.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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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_separation / ep.00 프롤로그
작성일 : 17-04-26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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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0. (프롤로그) 극도로 현실적인 이야기.

 

 27세의 건장한 청년 극현은 매일 새벽 6시 잠에서 깨어난다. 2년 전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동네 공공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의 명절인 설과 한가위, 정부 지정공휴일 등은 제외하고.)

 

 그는 현재 그의 대학 전공과는 다른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직업군, ‘공무원’이 되기 위해. 지방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던 극현은 현재 최고의 9급 공무원을 꿈꾸며 국어, 영어, 국사, 행정학, 통계학을 공부하고 있다.

 

 공무원 공부를 처음 시작한 날은 극현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날로 기억된다. 12년의 제도권 교육과 4년 이상 봐온 독일어 서적이 단번에 무색해진 그날. 머리뿐만 아니라 몸까지 전부 백지가 될 것만 같았던 그날.

 

 그는 그렇게 창백해진 뇌를 지닌 채 항상 같은 공간 속에서, 방대한 지식들만을 바라보며 2년을 살아왔다. 창백해진 뇌가 무색하게도 그의 얼굴에는 지식의 흔적이 무성해졌다. 원래 아토피와 여드름이 있어 푸석푸석하고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 위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해진다는 모낭염까지 자리하게 된 것이다. 세 가지 피부질환이 한번에 그의 얼굴을 뒤덮었다.

 

 그래도 그는 굴하지 않았다.

 

 “오늘도 열심히 해보자!”

 

 거울을 한 번 보고 옷매무새를 가다듬고는 자전거를 타고 어김없이 신나게 도서관으로 향하는 극현. 그의 씩씩한 뒷모습은 대한민국의 미래마저 밝게 만들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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