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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예쁜 날,
작가 : LEaf
작품등록일 : 2017.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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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예쁜 날, 9화:) 튤립 꽃이 예쁜 날 5
작성일 : 17-07-04     조회 : 308     추천 : 0     분량 : 4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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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화가 어딘가에 있을 서현에게 불만을 털어놓으며 여행가방을 챙겼다.

 “뭐 이쯤되면 다챙겼겠지. 11시까지 학교로 오라고했나?”

 설화가 책상위에 올려진 프린트물을 보며 학교까지 가야될 시간을 확인했다.

 “1시간 남았네 서둘러야겠다.”

 설화가 가방과 여행용 가방의 열려있는 지퍼를 닫고 문앞에 둔뒤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책상 위 분무기에 물을 채워서 가방에 넣었다. 여름 햇살은 강해서 꽃이 금방 시들수도 있으니까.

 오늘 거울에 비친 설화의 귓가에는 튤립 꽃이 피어났다.

 “다 온건가?”

 밀짚모자에 선글라스를 쓴 유지연이 손으로 태양을 가리며 말했다.

 “선글라스랑 모자 썼으면서 해는 왜 가린데?”

 “푸흡… 그러게”

 설화의 옆에서 한지윤과 나희연이 속삭이며 말했다. 설화가 반응이 없자 한지윤은 멍하니 정면을 바라보며 서있는 설화의 눈앞에서 팔을 흔들었다.

 “어디 아파?”

 “...아아… 잠깐 멍 때렸다 봐요… 무슨 얘기 했나요?”

 한지윤이 설화의 정면에 있던게 말린 물고기마냥 힘없이 축쳐져있는 서현이란걸 깨닫고 무언가 눈치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냐, 별거아냐”

 설화와 서현은 아직 한마디도 나누지 않은채 서로 눈치만 살폈다. 유지연은 뭔가 불편해진 분위 기 속에서 차의 문을열며 말했다.

 “이제 가자”

 차에서 시동걸리는 소리가 났다. 자동차는 조금 큰 승합차로, 설화와 나희연과 한지윤이 뒷자리, 서현과 박현서가 앞자리, 그리고 부장이 조수석에 앉았다.

 처음에는 끼리끼리 수다를 떨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지만 30분쯤 지나고 나니 한명 한명씩 졸기 시작해서 결국 깨어있는 사람은 운전을 하고 있는 유지연과 설화와 나희연 그리고 서현 뿐이었다.

 ‘먼저 사과하면 되는걸까?’

 서현은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며 만지작 거리던 휴대폰을 내려놓고 숨을 작게 들이마셨다.

 “저기… 설ㅎ”

 “빵! 빵~!!”

 서현이 말을 꺼내려고 한 순간 옆에서 지나가던 트럭이 끼어들기를 시전했다. 유지연은 화가 난 듯이 경적을 울렸다.

 “저 썩을놈이…! 운전을 발로하나!”

 “......”

 서현은 자신의 타이밍 하나 못잡는 운을 한탄하며 창가를 바라보았다. 수많은 여러 색의 차들이 지나갔다.

 “...선배”

 “...”

 “선배?”

 “어? 어… 어, 응. 왜?”

 “...아까 선배가 저 부...불렀잖아요.”

 “...문자로 대화 가능할까?”

 “바로 옆인데...요…?”

 “다른 사람 안듣는데서 말하고 싶어…”

 “네…”

 얼마동안 듣지 못했던 목소리일까. 라고 생각하며 서현의 문자를 기다리던 설화의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

 [저번 일은 미안했어

 만난지 오래돼서 너에 대해서는 좀 알고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나봐]

 [얼마만큼 미안해요?]

 [...?얼마만큼이라니?]

 [아니 이를테면 하늘부터 땅만큼 미안하다거나 그런 말 있잖아요]

 [...흠]

 [농담이었어요, 그때는 제 잘못이었어요]

 [그래도 미안해]

 두 사람이 그렇게 훈훈한 화해를 하는 무렵, 그걸 바로 옆에서 지켜본 나희연이 ‘안그래도 멀미떄문에 울렁거리는데’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창밖으로 서서히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우와...바다네요…!”

 “우와…”

 설화가 창문을 열며 말하자, 자고있던 아이들도 하나둘씩 깨어나 창밖을 보기 시작했다. 창밖에는 가파른 산길 가드레일 너머로 햇살이 물결에 스며든 푸른빛의 바다가 보였다.

 “이제야 도착했네”

 해수욕장 근처 주차장에 도착해 겨우겨우 주차를 하고 유지연은 땀을 닦으며 말했다. 설화는 처음와보는 바다에 들뜬 마음을 감추느라 노심초사였다. 그때 한지윤이 바다를 힐끗힐끗 쳐다보는 설화에게 무언가 눈치챘는지 말을 걸었다.

 “설화는 바다와본적 없어?”

 “바다는 와본적없어요…”

 “그럼 오늘 처음와봤겠네?”

 “네”

 설화와 나희연과 한지윤이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그걸 서현과 부장이 뒤에서 지켜보고, 유지연이 보닛(본네트)위에 팔을 올리고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을무렵, 박현서는 조금 떨어진곳에서 바다사진을 휴대폰으로 찍고있었다. 아주 넓고 마치 그림에서나 나올법한 푸른 빛깔에 바다가 박현서에 눈에 비췄다.

 화질이 안좋아서 사진에는 그 색깔도 그 감동도 담을 수는 없었지만 박현서는 만족한 듯한 표정으로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전화를 받고 있던 유지연이 침을 뱉으며 받고 있던 전화를 끊었다.

 “너희는 먼저 해수욕장에 가있어. 딴길로 새지말고. 선생님은 어디 좀 갔다 올게.”

 유지연은 다시 차에 올라타 어디론가 갔다.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자 부장이 앞장서서 해수욕장쪽으로 향했다.

 “우와~...”

 잘 알려지지 않은 바다라서 그런지 설화의 생각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쨍하고 내리쬐는 햇살이 비추는 맑은 빛의 바다에 파도가 철썩철썩 모래를 때렸다.

 “으으 덥다... “

 “바다에라도 들어갈까?”

 “응!”

 한지윤이 한 손으로 태양을 가리고 반대편 손으로 바다를 가르키며 말하자 설화가 들뜬 표정을 감춰가며 대답했다.

 “그런데 짐 차에두고 내리지 않았어?”

 “얕은데서 놀면 되겠지”

 나희연의 질문에 한지윤이 설렁설렁 대답했다.

 “그러면 되겠네요!”

 설화의 눈이 보석이라도 박힌 것처럼 반짝거렸다. 서현은 그런 설화를 보며 몇달전 설화의 집에서 보았던 액자들을 떠올렸다.

 “괜찮을까...”

 라는 말을하며 오늘 하루종일 말이 거의 없던 부장과 박현서와 함께 여자아이들을 따라갔다.

 “첨벙!첨벙!”

 얕은데서 놀면 된다는 말과는 다르게, 설화가 바다에 들어간지 3분만에 넘어져 물에 흠뻑 젖었다.

 “우아왁”

 넘어지면서 냈던 비명이 이런 목소리였다. 멀리서 지켜보던 서현이 달려와서 일어나는 설화를 붙잡아주었다.

 “자.. 붙잡아줄게”

 “고마워요….오아왁!!!”

 일어나던 설화가 다리를 헛딛어서 다시 넘어지자, 설화를 붙잡고 있던 서현도 같이 넘어졌다. 두사람은 한동안 하늘을 보고 멍때리다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웃었다.

 “선배,,, 미안해요.”

 “응…? 갑자기 왜?”

 “저 사실... 어제 속으로 선배 욕 많이 했어요.”

 “미안…”

 “선배가 먼저 사귀자고 했고, 사귀는 동안 항상 선배가 먼저 저보고 좋아한다고 했는데…, 괜히 서먹해지게 그런 말을해버렸어요. 오히려 상처를 주는건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조차 못한 저일수도 있을텐데 말이죠.”

 “그건… 아니야…”

 “어쨌든요 말하고 싶은건 그거에요. 좋ㅇ...“

 “이야!!”

 어디선가 물총을 들고온 나희연이 분위기를 잡고 진지하게 설화의 말을 듣고있던 서현에게 물총을 쏘았다.

 “엣…! 퓃! 푸엣! 푸엑!! 뭐하는 풨! 뭐하는 거야?!!!”

 설화가 멍하니 화를 내는 서현을 바라보다가 웃으며 나희연에게 바닷물을 뿌렸다. 비록 설화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서현은 듣지 못했지만 설화의 웃는 표정을 보니 그런건 별로 상관없었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를 즐기자’고 서현은 생각했다.

 설화가 물장난을 치는도중 설화의 머리 위에핀 튤립 꽃잎 몇장이 떨어져 파도에 쓸려내려갔다.

 “아아 결국은 다 젖었네”

 약 1시간전 설화와 나희연의 물장난은 커지고 또 커져 모래성을 만들던 한지윤과 부장 그리고 박현서 까지 적셔버렸다.

 물이 뚝뚝흐르는 옷을 입은채 부장이 유지연에게 연락을 하려고 하자, 때마침 유지연이 나타났다.

 “가자!... 아 다 젖었네. 일단 짐꺼내줄테니까 근처 탈의실이나 샤워실이나 화장실에서라도 옷 갈아입고 와.”

 “네”

 얼마전만 해도 하늘 정중앙에 떠있던 태양이 어느새 바다의 지평선에 걸쳐 진한 붉은 빛으로 빛나고, 점차 어두운 빛으로 물들어갔다.

 화르륵하는 소리를 내면서 타들어 가는 연탄에 조개를 구워먹은 뒤, 설화일행은 유지연이 잡아놓은 근처 숙소로 들어갔다.

 “...아직 8시밖에 안됐으니까, 짐정리하고 적당히 놀고 들어오도록.”

 “선생님은요?”

 “나는 방안에서 쉴거야”

 뭐 이렇게 무책임한 선생이 있나. 유지연이 설화와 나희연, 한지윤이 있는 방에 들어가며 씻고있는 설화를 제외한 나희연과 한지윤에게 말했다. 그리고는 반대편 방에 들어가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 말했다.

 “흐음… 이따가 나가서 뭐할까?”

 “그러게, 모래사장가서 모래성이라도 만들래?”

 한지윤이 나희연의 말이 어이없다는 듯이 잠시 멍하니 있다가 창문을 가르키며 대답했다.

 “이 달밤에 모래성을 만든다고?”

 찰칵하고 화장실문이열렸고 설화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나오며 말했다.

 “무슨 얘기에요?”

 “아 선생님이 밖에 나갔다오래서 뭐할지 고민중이야.”

 “마침 바다까지 왔으니까 모래사장가서 놀아요!”

 “뭐하고?”

 “음…… 그것까지는 생각안해봤는데 모래성 만드는거 어때요?”

 “봐봐 모래이라잖아”

 나희연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남자애들 어디갈지 한번 물어보고 오자. 누가 갔다올래?”

 “가위바위보하자.”

 “그래 가위바위~보!”

 설화-주먹, 나희연-주먹, 한지윤-가위

 “잠시만!! 잠시만!! 생각해보니까 이긴사람이 할지 진사람인지 안 정했네! 진사람이 하는 걸로 다시하자. 자, 가위바위보!”

 설화-주먹, 나희연-가위, 한지윤-가위

 ‘그래 이길수있겠다.’

 라고 한지윤은 생각하며 가위바위보를 외쳤다. 한지윤 주먹, 나희연 보.

 “......”

 남자아이들의 방에 가자고 한것도 한지윤,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한것도 한지윤인데, 참 운도 없는 한지윤이었다.

 “칫... 갔다올게.”

 라고 말하며 한지윤은 문을열고 복도로 나갔다. 그곳에는 벨(초인종)에 손을 올리고 있는 부장과 그 뒤에 화들짝 숨은 서현과 멀리서 그걸 지켜보고 있는 박현서가 있었다.

 한지윤이 신발장에 있는 슬리퍼를 집어들어 부장의 머리를 내리치자,

 “퐉!!”하고 큰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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