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희미한 시야 속에 어디선가 시끄러운 기계음이 심하게 소리 난다.
그 후 많은 사람들이 울기시작하고 의사가 하얀 천으로 누워있는 그녀를 덮는다. 혜선이 그 소리에 뒤척이다 침대 밑으로 떨어진다.
“쿵!”
“아으..여긴 어디지..너무 어지러워 저 사람들은 뭐지..”
“아.. 뭔가 느낌이 좋지 않은데..”
마침 앞에 혜선의 아빠가 통곡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조심스레 다가가 간다.
“저기..아빠? 나 좀 보세요!”
혜선이 아버지의 옷을 잡고 이야기하지만 아버지는 혜선을 보지 않는다. 이때 조금씩 기억나기 시작하는데 자신이 차에 치이는 모습이 순간 머리를 스친다.
“뭐야.. 그럼 나 죽은 거야?”
혜선은 죽은 자신보다 혼자 남을 아버지가 걱정되고 슬퍼진다. 이내 주저 앉아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봐라봐 주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혜선은 뭔가 결심한 듯 눈물을 닦고 벌떡 일어나 하얀 천에 덮여있는 자신에게로 걸어가며 생각한다.
“혹시 다시 들어갈 순 있지 않을까? 그럼 다시 살 수 있는 거 아니겠어?”
하얀 천을 서서히 들어 올리고 그 속에 보이는 하얀 매니큐어가 칠해진 차갑고 하얀 손이 보인다.
혜선은 충격에 주저앉고 만다.
“아냐..죽지 않았다고.. 나 이렇게 멀쩡한데 저 손은 뭐야..도대체..”
“하얀 매니큐어.. 내 손이 맞아..하지만..왜..”
혜선은 생각을 하면 할수록 미칠 것 같았다.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정확하게 기억도 나지 않고 희미하게 떠오를 뿐, 혜선은 자신이 지금 있는 곳이 지옥 같았다 그래서 병원 밖을 나와 골똘히 생각한다.
“그래 내가 이렇게 해봤자 나만 더 힘들어..”
혜선은 이 모든 상황을 체념하고 머리를 정리하는 와중에 갑자기 궁금증이 생긴다.
“근데 이상하다.. 내가 죽었으면 저승사자가 와야 정상 아니야?”
“나.. 설마 그..이승에 떠 돈다는.. 귀신이야? 그것도 처녀귀신?”
혜선은 자신이 처녀귀신이 된 것 같아 충격에 빠진다.
“아직 밤이 아니어서 저승사자가 안 온 걸 거야”
“이대로 처녀귀신으로 살순 없어! 저승사자를 기다리거나 찾는 거야!”
혜선은 무작정 걷기 시작한다. 10분쯤 걸으니 혜선은 시내에 도착하게 되고 전광판을 보게 되는데 시간이 오전11시 밖에 안 돼 있다
“아 뭐야.. 밤이 되려면 한참 더 기다려야 되잖아..”
“꼬르륵....”
혜선의 배에서 소리가 난다
“귀신도 배는 고프구나.. 어디서 밥을 먹지...”
혜선의 눈앞에 대형 마트가 보인다.
“저기라면...”
혜선은 마트 쪽을 향해 걸어간다. 대형마트 앞 횡단보도에 서 있는 혜선이 도로에 다니는 차를 보며 갑자기 현기증을 느낀다. 그리고 사고 당시의 기억이 혜선의 머리를 다시 스치고 신호등은 초록불로 바뀌었지만 혜선은 가만히 주저앉아서 멍만 때리게 된다. 이내 다시 정신을 차리고 다음신호를 기다리고 횡단보도를 건너 마트 입구에 오게 된다.
“후.. 내가 귀신이니깐 마트 안에 있는 음식들 막 먹어도 상관없겠지?”
혜선은 미소를 띄우며 마트로 들어가게 된다. 마트 안에 들어서자 시식코너가 보이고 그곳으로 달려가다 멈춘다.
“아니 잠시만 내가 굳이 시식코너에 이럴 필요 없잖아?
혜선은 과자 코너를 유심히 봐라보다 그쪽으로 걸어간다. 과자 코너엔 혜선이 평소에 좋아하던 감자 칩들이 많이 보인다.
혜선은 자리에 앉아 감자 칩들을 하나 둘 씩 꺼내 뜯으며 이야기한다.
“어차피 난 귀신이고 날 볼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러니 이건 범죄가 아니지!”
혜선은 자기합리화를 시작하는데 그 순간 대학생으로 보이는 잘생긴 청년이 다가오고 혜선을 물끄러미 봐라본다
그 순간 혜선은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고 생각한다.
“이상하다 날 보는 거 같은데.. 아니면 저분도 귀신인가..”
“근데 엄청 잘생겼다...”
그런데 청년은 과자 한 봉지를 챙기고 돌아선다.
혜선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청년에게 말을 건다.
“저기 오빠! 저 보이시죠? 그렇죠?”
하지만 청년은 아무도 없는 듯 태연하게 걸어 나간다.
“야! 내가 안 보이냐! 이 이쁜 얼굴이 안 보인다고??”
「역시.. 내가 보일 리 없지.. 생전에 연애라도 해볼걸...하.. 모쏠로 끝나다니..」
혜선은 갑자기 연애를 못해본 자신이 서럽기만하다. 그런 마음을 과자에 푸는 것인지 과자를 우걱우걱 입안에 밀어 넣어본다. 한참을 먹다가 마트 안에 시계를 보았는데 이제12시다. 혜선은 어차피 배도 부르고 아무도 신경 안 쓴다며 그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한다.
한 1시간쯤 지났을려나 잠에서 깬 혜선은 일어서 다른 먹을 거는 없는지 돌아다녀본다.
“보자.. 내가 마트에 계속 있을 것도 아니고.. 밖에서 먹을 음식들 좀 챙겨놔야겠다”
혜선은 마트에서 가방을 구해 자신이 먹고 싶어 하던 것들은 이것저것 챙기고 밖을 나선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자신이 자주 가던 공원에 가기로 한다. 공원에 도착하자 혜선은 가방에 있던 과자 한 봉지를 꺼내어 먹으려는 순간 목줄을한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강아지는 혜선을 보고 짖고 있었다.
“멍멍아 내가 보이니? 역시 개는 귀신을 본다는 말이 사실이구나..”
혜선은 자신이 먹고 있던 과자를 강아지에게 내어 준다.
“주인을 잃어 버렸니? 불쌍해라..”
“다행이다 너라도 내가 보여서..이제 나랑 같이 다니는 거다?”
혜선은 강아지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띄운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노을이 지고 공원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혜선은 어두운 공원 분위기에 밝은 조명이 많은 시내로 강아지를 대리고 다시 들어가게 된다. 시내엔 사람들이 많았고 즐거워 보이지만 그 속 혜선은 표정이 어둡다.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도 없고.. 다들 즐거워 보이네..”
혜선은 한숨을 푹푹 내쉬고 눈물이 맺힌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혜선의 다리를 긁는다. 그제야 미소를 띄우며 강아지에 이야기한다.
“멍멍아 알았어~ 안 울게 안 울어!”
“그러고 보니 이름을 안 지어 줬구나 음..행복하자라는 뜻으로 해피!로 하자”
강아지도 자신의 이름이 좋은지 꼬리를 흔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수많은 조명등을 보니 사고가 날 때 당시 차량의 헤드라이트가 떠오르는 것 이다 혜선은 다시 현기증을 느끼기 시작하고 다시 공원으로 가야겠다고 다짐하고 돌아가게 된다.
시간은 더 지났기에 공원은 더 어두워졌지만 가로등불로 인해 나름 있을 만 했다. 혜선은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아무런 생각 없이 해피를 안은 체 하늘을 봐라본다
“아.. 귀신이라고 밤이 안 무서운 건 아니구나..”
때마침 앞에 검음 옷을 입은 두 명의 남자가 혜선 주위를 돌기 시작한다.
혜선은 자신을 응시하는 것 같아 긴장을 해 눈을 찔끔 감고 혼잣말을 한다.
“나는 귀신이다... 나는 귀신이다... 무서울 게 없다..”
그러고 눈을 뜨자 혜선은 깜짝 놀란다.
왜냐 그 검은 옷을 입은 남자 두 명이 혜선에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두 남자가 혜선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기.. 혹시 길을 잃었나요?”
혜선은 마침내 자신에게 말을 걸어준 두 남자가 무섭긴 했지만 말을 걸어줬다는 것에 기쁘기도 했다
“누..누구세요? 제가 보이시나요?”
두 명의 남자가 미소를 띄우며
“당연히 보입니다!”
“저희들은 그저 길을 잃은 사람들을 좋은 곳으로 대려다드리는 역할을 합니다”
순간 혜선의 머리에는 저승사자 밖에 떠오르지 않았고 자신도 모르게 그들에게 물어본다.
“혹..시... 저승사자이신가요?”
두 명의 남성은 서로를 쳐다보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음.. 저승사자라.. 들켰네요 하하하”
혜선은 두 남자들의 말에 안심하고 생각한다.
「그래.. 차라리 잘됐어 이승에 더 이상 있기 싫어..」
아무 말 없이 생각하던 혜선을 물끄러미 봐라보던 두 남자는 조심스레 물어본다
“저희들을 따라 오시겠습니까? 좋은 곳으로 안내해 드릴 테니..”
혜선은 굳은 결심을 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한다
“근데 어디로 가는 거죠? 이승을 벗어나는 것 맞죠?”
그러자 두 남자는 뜸들이다
“아...이승을 나가고 싶군요? 네 비슷..아니 그렇죠!하하하”
그런데 두 남자가 갑자기 강아지 해피를 보며 인상을 쓰기 시작한다.
“저기 학생..? 이 강아지는 우리와 함께 갈 수 없어요”
혜선은 그들의 말에 강아지 해피를 물끄러니 봐라보다 해피에게 말을 건넨다.
“해피야, 나는 이곳을 떠나야 될 것 같아.. 너가 아직 갈 곳이 아닌 곳이야 미안해..”
혜선은 조용히 해피의 목줄을 벤치에 묵는다. 해피는 벤치에 묶이자 두 남자를 향해 짖기 시작하며 발버둥 친다. 혜선은 그런 모습을 뒤로 한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두 남자를 따라간다. 한참 걷고 있는데 두 남자는 점점 더 어두운 곳으로 간다. 혜선은 점점 어두워지자 겁이 나기 시작한다.
때 마침 한 남자가 말을 건다.
“그러고 보니 학생이름을 물어 보지 않았네요?”
혜선이 눈을 올려다보며
“아..제 이름은 박혜선이라고 합니다 그냥 혜선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러자 다른 질문이 들어왔다
“아..이름이 혜선씨구나..”
“저기 혹시 뭐하시던 분이세요? 딱 보아하니 학생인거 같은데 친구들 생각 많이 나시겠네~”
혜선은 남자의 질문에 자신의 살아생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이내 급 우울함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아직 20살이지만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아.. 죄송한데 굳이 이야기 해야 되나요..? ”
이 말을 들은 두 남자는 서로를 응시한 뒤 이야기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죠.. 괜한 질문을 했네요”
“뭐 딱히 상관도 없지..안 그래? 하하하”
두 저승사자가 웃기 시작한다.
혜선은 저승사자의 수상한 웃음에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자 그들은 헤선의 팔을 잡고 이야기한다.
“왜 그러시죠? 가던 길 계속 가자”
혜선은 소름이 돋고 무서워 도망가려고 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혜선의 팔을 더욱 쌔게 붙잡게 만들 뿐이었다.
“이거 놓으세요! 무섭게 왜이래요!”
그러자 그들은 웃으며
“우리가 갈꺼냐 물어봤잖아, 근데 너가 간다며? 말 바꾸는 건 안 좋은 습관이야~”
혜선은 저승사자들의 갑자기 변한 태도에 무서워 소리를 지른다
그런데 멀리서 누군가 달려온다.
그 모습을 본 저승사자는 깜짝 놀라 혜선을 놓고 도망가기 시작한다.
혜선도 당황스러움에 풀가로 숨는다.
「도대체 누군데 저렇게 겁나하지..?」
혜선은 의문증이 생긴다.
달려온 남자는 이곳저곳 둘러보며 이야기한다.
“숨으러 도망치는 거 다 봤어요~ 나오세요”
혜선은 더 깊숙한 곳으로 숨으려다 발을 헛딛고 진흙에 넘어 지게 된다.
그 소리를 들은 그는 재빨리 뛰어가 붙잡고 혜선을 이곳저곳 보며 말한다.
“괜찮아요..? 저는 해치지 않아요”
혜선이 긴장한 표정으로 그에게 묻는다.
“그쪽은 누군데 절 보시는 거죠?”
그러자 그가 웃으며 이야기한다.
“제가 제 입으로 이런 이야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천사입니다~”
그는 혜선을 일으켜 세워 어디론가 데려가기 시작한다.
“저기 천사인지 아닌지 못 믿겠고요 어디 가는 거죠?”
그러자 여전히 미소를 띄우며
“따라 와보시면 알아요~”
그러자 아까 까지 있던 두 남자의 모습이 그에게서 겹쳐 보이기 시작하고 그의 눈이 빨간색이라는 것을 보게 된다.
혜선은 불안감이 엄습해 오고 빠져 나갈 궁리를 생각한다.
때마침 왔던 길을 돌아가던 길이라 공원에 다시 오게 되었다
“멍! 멍! 으르르...”
공원 한편에서 해피의 목소리가 들린다.
혜선은 해피의 목소리에 해피 이름을 목청껏 부른다.
그러자 해피는 발버둥을 심하게 치기 시작하고
그런 모습을 본 그는 인상을 쓰며
“아..저 개xx가 왜 저래?”
순간 혜선은 그의 말에 놀란다.
그 순간! 해피를 묵어놨던 목줄이 끈긴 것이 이었다.
해피는 전속력을 다해 그에게 달려가고 그는 놀라 뒷걸음질 치다 넘어지게 되는데 이 모습을 본 혜선은 기회라 생각하고 도망치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가 혜선을 보며
“야! 일로안와! 돌아와!”
혜선은 그의 목소리에 더욱더 달렸다. 한참을 달리다 숨이 차서 멈추었는데 꾀나 온듯했고 그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혜선은 눈물이 나기 시작한다.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겟네”
“집 나가면 개고생이 아니고 죽으면 개고생이야”
혜선은 벽에 기대앉아 별들을 봐라본다.
「아..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승에서 벗어 나는 걸까.. 분명 그 세명은 저승사자가 아닌 것 같았어..그럼 도대체 뭐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