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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꽃
작가 : 평온이설
작품등록일 : 20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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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첫 만남-1
작성일 : 17-06-03     조회 : 318     추천 : 5     분량 : 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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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또 떠돌이 신세가 된 혜선은 이제 뭘 해야할지 막막하고 무섭다. 혜선은 잠시 잊고있었던 해피를 꼭 찾기로 결심한다. 마침 저녁때여서 공원부터 가기로 결정하고 걸어간다.

 

 

 “하..매일 이렇게 걸으면 종아리에 근육 생기는데.. 에잇, 죽었는데 무슨 상관이야”

 

 

 잠시 뒤 공원에 도착하게 되고 해피를 처음 본 벤치에 앉아 무작정 기다리는데 그때 안 좋았던 일이 생각난다.

 

 

 “설마 그 저승사자라고 뻥 쳤던 귀신들 오는 건 아니겠지?”

 

 

 겁은 났지만 해피를 찾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계속 기다려 보기로 한다. 시간이 좀 흐르자 혜선은 기다리다 지쳐 벤치에 누워 별의 개수를 새고 있다.

 

 

 “131...132...13..아 뭐였지..다시..”

 

 

 그렇게 한참을 별 개수를 샐 때 멀리서 익숙한 소리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혜선은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잘 보이기 위해 눈을 찌푸린다.

 

 

 “헥..헥..헥..헥...”

 

 “어...어라..? 어? 해피야~!”

 

 

 놀랍게도 해피였다. 혜선은 로또에 당첨된 듯 해피를 끌어안으며 웃고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누군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해피야 어디 있었어~ 응?”

 

 “뭐야 저 사람은 뭐지 내 쪽으로 오는 느낌인데..”

 

 

 점점 가까워지고 남자 한명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 혜선은 그때처럼 나쁜 귀신들일까 봐 해피에게 이야기한다.

 

 

 “해피야 가서 물어!”

 

 “...헥..헥..?”

 

 

 해피는 별 반응을 하지 않는다.

 

 

 “뭐야 사람인가? 해피가 짖질 않네..”

 

 

 남자는 혜선과 가까워지고 결국 혜선 앞에 멈추어 섰다. 그런데 혜선의 눈에 낯익은 얼굴이다. 바로 마트에서 봤던 남자인 것이다. 혜선은 물끄러미 남자를 바라보지만 남자는 해피만 유심히 보며 이야기한다.

 

 

 “야 좋은 말로 할 때 물고 있는 거 뱉어라. 안 그러면 너도 저승 보내버릴 태니깐.”

 

 

 남자는 이내 해피의 입을 잡으려 한다. 혜선은 그런 남자의 행동에 뭐라 하기 시작한다.

 

 

 “야 너 마트에서 봤던 미친놈 맞지? 우리 해피한테 왜 그래!”

 

 

 남자는 순간 동공이 커지고 물끄러미 혜선을 응시한다. 혜선은 그런 남자의 갑작스러운 시선에 당황한다.

 

 

 “왜..왜요? 왜 쳐다봐요! 마트에서도 봤는데 놀란 척 하기는..”

 

 “내가 보이냐..? 너 뭐야 사람이냐?”

 

 

 당황한 남자의 말투에 혜선은 갖가지 남자의 정체에 대해 추측해본다.

 

 

 「뭘까..이 남자.. 무당? 나와 같은 떠돌이 귀신? 그냥 미친 놈?」

 

 “하...”

 

 

 혜선이 아무리 생각해도 감이 오질 않아 한숨이 나온다. 순간 남자를 혜선에게 소리를 지르며 이야기한다.

 

 

 “너 정체가 뭐냐니깐!”

 

 “날 보는 악령은 처음 인데?”

 

 

 혜선은 자신보고 악령이라고 칭하는 남자에 대해 갑자기 화가 난다.

 

 

 “저기요? 저 악령 아니고요. 사람도 아니고요. 그냥 떠도는 쳐녀귀신 인데요? 그쪽은 누구시죠?”

 

 

 남자는 혜선의 톡 쏘는 말투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해피의 입을 잡고 무언가 꺼내려 한다.

 

 

 “뱉어 이 자식아..!”

 

 “우리 해피한테 왜 이러냐고!”

 

 

 혜선이 남자를 쌔게 밀친다. 그러자 남자는 쥐로 넘어지고 당황한 듯 멍하니 혜선을 봐라본다. 남자는 이내 벌떡 일어나며

 

 

 “야 너 그 강아지가 물고 있는 거 당장 안 내놓으면!”

 

 “안 내놓으면 뭐요? 뭐 어쩌시게”

 

 “....혼나 이 자식아!”

 

 

 혜선은 남자의 말에 해피가 무엇을 물고 있는지 궁금해 해피 입안을 살펴본다. 그러자 해피가 물고 있던 무언가를 혜선에게 뱉는다. 혜선은 해피가 뱉은 물건을 유심히 살펴본다.

 

 

 “음..뭐야 이거 도장인데? 저기요 이거 인감도장 이예요?”

 

 “너가 알봐 없고 좋은 말 할 때 일단 내놔라”

 

 “좋은 말을 해야 주죠~ 언제 좋은 말했다고~”

 

 “너랑 장난칠 시간 없으니깐 내 도장 빨리 내놔”

 

 “허..참 나 같으면 예쁘다고 한마디는 하겠다~”

 

 

 혜선은 안절부절 못하는 그 남자가 재밌어 엿 먹이기로 작정하고 장난치기 시작하는데 남자가 갑자기 혜선이 갖고 있던 도장을 억지로 뺏으려 달려든다. 그러자 혜선은 깜짝 놀라며

 

 

 “아 이게 뭐라고 이러는 거예요! 도장에 이름도 없구만~”

 

 

 혜선이 갑자기 자신의 팔에 도장을 쿡 찍는다. 그 모습을 본 남자는 털썩 주저앉으며 혜선을 바라본다.

 

 

 “아..망했다..”

 

 “...뭐가 망해요?”

 

 “악령이여 저승에선 소란 피우지 말고..하..”

 

 “무슨 소리예요?”

 

 

 혜선이 남자의 이해할 수 없는 말들에 계속 말을 걸기 시작한다.

 

 

 “저기요? 무슨 소란이요? 그리고 전 악령같은거 아니거든요? 함부로 막 판단하고 그러면 안돼요~”

 

 “뭐지 왜 아무 반응을 안 하지? 너 사람이냐?”

 

 

 남자가 어이가 없는 듯 혜선을 봐라본다. 혜선은 그런 남자의 모습에 혹시나 해서 물어본다.

 

 

 “저기요~혹시 저승사자예요? 아니 뭐 저승 어쩌고저쩌고 말하길래..”

 

 “그건 비밀이다.”

 

 “무슨 비밀이야 표정 보니깐 저승사자 맞네~ 맞죠? 그렇죠?”

 

 “비밀이라니깐!!!”

 

 

 남자는 비밀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혜선이 봤을 땐 누가 봐도 “그래 저승사자 맞으니깐 가르쳐 줄 수 없어” 같은 느낌 이었다.

 

 

 “그래요 안 가르쳐 줘도 돼요, 대신! 저 저승으로 보네주세요”

 

 “.....”

 

 “왜요? 저승사자라고 생각 안할 태니깐 저승 보네달라고요~”

 

 

 혜선의 말에 남자는 눈만 깜박이고 이었다. 그러곤 혜선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아..이상하네.. 악령의 기운은 전혀 없고.. 악령은 아닌 거 같은데...”

 

 “아 진짜 악령 아니라고요 좀! 이렇게 예쁜 악령 봤어요?”

 

 

 그런데 남자의 머릿속에 마트에서 봤던 혜선의 기억이 떠오른다.

 

 

 “야 학생 너 마트에 있을 때 낮 아니였냐?”

 

 “음..그랬을껄요..?”

 

 “왜지..?”

 

 “왜라고 물으면 제가 딱히 답 해드릴께 없는데..요?”

 

 

 남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혜선을 봐라본다. 혜선은 그런 남자의 표정에 질문한다.

 

 

 “왜요? 문제 있나요? 귀신은 낮에 있으면 안되나요?”

 

 “아니..존재 자체를 할 수 없는데..?”

 

 “....”

 

 

 혜선은 다시 생각해보니 낮에 단 한 번도 다른 귀신과 마주친 적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게 되고 남자의 말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다.

 

 

 “너 저승가고 싶다했지? 흠...”

 

 “앗..!”

 

 

 남자가 갑자기 혜선의 이마에 도장을 찍는다. 혜선은 남자의 행동에 어처구니없어 하며 이야기한다.

 

 

 “저기요 저승사자님? 지금 뭐하..”

 

 “비밀이라니깐!”

 

 “알겠어요 저기 오빠? 이마에 지금 뭘 하신 거죠?”

 

 “오빠..? 하.. 차라리 그게 듣기엔 좋군”

 

 “아니 왜 이랬냐고!”

 

 “반말하지마라~ 내가 이 도장을 찍어 줘야 저승으로 올라 갈 수 있어”

 

 “......”

 

 

 남자의 말에 정적이 흐르고 둘이 가만히 바라만보고 있는다. 그 둘 사이에 해피가 눈치 없이 꼬리를 신나게 흔들고 있다.

 

 

 “....언제 가나요?”

 

 “...내가 묻고 싶구나..넌 정체가 뭐냐 도대체?”

 

 

 저승으로 사라지지 않는 혜선이 남자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 남자는 도장을 유심히 보다가 다시 혜선에게 이곳저곳 찍기 시작한다.

 

 

 “아잇 아 뭐하는 거예요?”

 

 “왜 효과가 없지? 저 강아지가 물어서 잘못 된 건가..?”

 

 

 혜선은 찍힌 도장을 지우며 자신이 저승에 갈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들이닥친다.

 

 

 “저기 오빠? 저 혹시 저승에 못 가나요..?”

 

 “조용히 해봐! 나도 처음 있는 일이니깐...”

 

 

 남자는 혜선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며 생각한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도장도 안 먹히고 낮에도 돌아다니는 망자라..」

 

 “그것보다 너 언제부터 떠돌아다녔지?”

 

 “저..아직 일주일도 안됐어요!”

 

 “수상한 귀신들 없더냐?”

 

 “많았죠!”

 

 

 혜선은 자신이 있었던 일을 남자에게 모두 이야기해준다. 그러곤 남자가 한숨을 쉬며 혜선의 어깨를 붙잡으며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너가 여태까지 본 귀신들은 악령이야.. 이승에 99퍼센트는 거의 악령이라고 보면 돼.”

 

 “착한 귀신은 없나요?”

 

 “그런 건 없어 그런 영혼들은 죽은 그날 우리가 바로 올려 보내거든”

 

 “우리라뇨? 그쪽 말고 저승..아니 도장 찍는 분이 더 있다고요?”

 

 “너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단다...”

 

 

 혜선은 그의 말에 저승사자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여태 만났던 모든 귀신들이 악령이라는 것도 엄청난 충격이었다. 하지만 마트에서 자신을 달랬던 아주머니가 생각나 물어본다.

 

 

 “저기 저승오빠님?”

 

 「저승오빠는 뭐야..」 “왜”

 

 “제가 마트에서 나눈 귀신 한분이 계신데 그분은 저한테 진짜 잘 해주셨는데..”

 

 “혹시 밤에 같이 있었니?”

 

 “네 그분한테 잠든 적이 있어요”

 

 

 남자는 표정이 많이 좋지 않아 졌다.

 

 

 “악령과 아주 가까이에서 3일 동안 지내면 너 같은 귀신은 악령에게 영혼을 뺏기게 돼”

 

 “악령들이 생기는 이유는 이승에서 지은 덕보다 죄가 더 많을 때 저승으로 가지 못하지”

 

 

 혜선은 남자의 말에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이 머리가 얼얼해졌다. 그리고 남자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악령들이 저승으로 갈 수 있는 길은 자신이 지은 죄의 양만큼 깨끗한 영혼을 흡수 하는 것이지 그러면 우리의 도장 없이 저승을 갈 수 있단다.”

 

 “그러면 제가 저승을 갈수 있는 방법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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