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인석과 민수가 멍하니 서 있다.
“야..일주일째다.. 죽으면 저승 가는 거 아니었어?”
“야 나도 처음 죽어봐서 몰라 인마~”
“그래도 같이 죽어서 크게 슬프진 않네 안 그런가 나의 동반자여~”
민수가 인석에게 말장난을 치지만 인석 또한 크게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민수야 근데 우리 부모님은 봐야 되는 거 아니냐?”
“하.. 난 솔직히 못 보겠어 나 때문에 슬퍼하실 모습 생각하면...”
“그렇긴 한데.. 그래도..”
“됐고! 우리 이제 어떡할 건지 그것부터 생각하자고!”
둘은 앞으로 어떡해야할지 막막하다.
“일단 우리 밤에 숨을 곳부터 찾는 게 어때?”
“왜?”
“밤에 이상한 귀신들이 너무 많아 낮엔 없다가 밤만 되면 나타나잖아..”
“그건 그래..”
밤에 있을 곳을 생각하다가 민수에게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야 인석아 우리 편의점 어때?”
“편의점은 왜?”
“거긴 24시간 불이 켜져 있잖아! 밝으면 귀신들이 안 오지 않을까?”
“오! 그럴 수도 있겠는데?”
그렇게 시간은 지나 밤이 찾아오고 인석과 민수는 계획대로 편의점 안에서 평온한 마음으로 의자에 테이블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중이였다. 그런데 밖에서 한 남자가 둘을 유심히 살펴본다. 그러자 인석이 불안해서 민수에게 이야기한다.
“야 저사람 우리 계속 쳐다보는 거 같은데?”
“에이 설마..아무도 없는데?”
“야 편의점도 안전한 곳이 아닌 거 같다..”
순간 남자가 편의점 안으로 들어오고 인석이 민수를 데리고 자리를 박차 도망가기 시작한다. 둘은 편의점 밖으로 나와 어두운 골목길로 들어간다.
“도대체 우리한테 왜 이러는 거지..”
“인석아 쫄지마 새끼야 내가 있잖냐~”
“지금 그 소리가 나와? 우리 그러다가 죽은 거라고!!”
“..............”
“미안해.. 갑자기 욱해서..”
“아니야.. 니 말이 맞아.. 내가 미안하지 뭐..”
인석과 민수는 숙연해진다. 잠시 뒤 어디선가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고 편의점에서 봤던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다. 인석은 민수에게 누가 다가온다지만 민수의 눈엔 보이지 않고 인석이 점점 더 불안해하자 민수가 인석을 자신의 뒤로 밀치고 남자에게 말을 한다.
“저기 누구신데 따라오시는 거죠?”
“.....................”
“누구신데 오시는 거냐고요!”
그러자 남자가 주머니에서 도장 하나를 꺼내어든다. 하지만 민수는 그런 남자의 모습을 보지 못해 알 수 없었다. 그러자 인석이 소리치기 시작한다.
“그게 뭐죠..?”
“...................”
“뭐냐고 물어보잖아!!!”
남자는 대뜸 민수에게 도장을 들이대고 민수와 남자는 실랑이를 벌이다가 남자가 순식간에 민수에게 도장으로 찍어 내린다. 그러자 민수의 몸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고 인석은 놀람을 감출 수 없고 민수를 애타게 부른다.
“민수야!!!!!!!!!”
민수도 당황한지 사라지는 자신의 몸을 보다가 인석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인석은 남자에 대한 분노로 휩싸인다. 하지만 남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도장을 인석에게도 찍으려고 한다. 둘의 몸싸움이 시작되고 이성을 잃은 인석은 남자에게 묻는다.
“도대체 정체가 뭐야!! 뭔데 우리한테 그래!!!”
“그만 올라가거라..”
“.....? 어딜 올라가!!!”
순간 남자가 인석의 몸에 도장을 찍는다. 하지만 인석의 몸엔 아무런 변화가 없고 남자는 당황하기 시작한다.
“너..뭐야..”
남자가 인석의 멱살을 잡고 제압하기 시작한다. 인석은 남자의 힘에 밀려 제압당하고 남자의 알 수 없는 표정을 인석은 보게 된다.
“왜? 뭐가 문제 있어요..?”
“....이럴 리가 없는데...”
남자가 인석을 풀어준다. 인석은 남자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멍하니 바라만 본다. 그러자 남자가 입을 연다.
“나는 저승사자다”
“네....?”
“그대는 무엇이냐..”
“죽은 사람인데요..? 제 친구는.. 왜 그러신 거죠? 제 친구는 어떻게 되는 거죠?”
“날 볼 수 있다니 오랜만이군..”
“아니 내 친구한테 왜 그랬냐고 내가 묻잖아!”
“망자를 저승으로 이끄는 일 그것이 나의 일 곧 너의 일 일수도...”
저승사자의 이상한 말에 인석은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저승사자는 무덤덤하게 인석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그대는 어떠한 사랑을 원하는 것이지..? 그대는 선택 받은 자..”
“그게 뭔 개소리야!! 나도 저승으로 보내줘!”
“못 간다. 내 밑에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나도 내 친구 따라 갈 거야 개소리하지마!”
인석이 저승사자의 도장을 뺏어 자신의 몸에 도장을 찍지만 별 반응이 없다.
“저승도장은 저승사자의 힘에 의해 발생되지..”
저승사자가 인석이 들고 있던 도장을 다시 뺏어 인석에게 도장을 찍으며 미소를 짓는다.
“내가 말했지 않느냐.. 넌 선택 받은 자라고..”
“...........허....어째서..”
“그대는 날 따라 다니며 망자 보내는 일을 돕거라...”
“내가 왜 그래야 되는 거지..?”
그러자 저승사자가 자신의 소매를 걷어 보여준다. 저승사자의 팔엔 꽃줄기 같은 게 그려져 있고 유심히 보며 이야기한다.
“역시.. 저승꽃이 생기기 시작했군...”
“그게 뭐지..?”
“나의 팔에 생긴 이 꽃줄기가 저승꽃이 되는 날엔 널 저승사자로 만들어 줄 수 있다”
“난 되기 싫은데..?”
“그럼 평생 이승에 떠돌다 악령에 잡아먹혀 없어지거라”
저승사자는 무심한 듯 인석을 두고 골목을 빠져 나가고 인석은 저승사자의 끔찍한 말에 일단 저승사자의 말을 듣기로 한다.
“저기! 저승사자..님?”
“그냥 스승님이라 불러라 난 그대를 가르치는 입장이니”
“아 그럴게!”
“그리고 예의도 차리고”
“아.. 알겠습니다 스승님!”
그렇게 둘의 동행이 시작되고 밤마다 망자를 찾으러 다닌다. 그 중 첫 번째로 보게 된 망자가 있었다.
“저기 있군...”
“망자는 어떻게 구별합니까?”
“상황을 보면 다 티가 나게 되어있지”
저승사자와 인석이 본 망자는 사람이 많은 도심한복판에서 어느 남자가 길가에 쪼그려서 벌벌 떨고 있다 그 사이로 사람들이 지나가는데 통과하는 것이다.
“저렇게 사람과 부딪치지 않고 혼자서 두려움에 떨고 있으면 망자일 확률이 높지”
“아...”
저승사자는 대뜸 도장을 들고 망자에게 찍어 저승으로 날려 보낸다. 그 모습에 인석은 불편함을 느끼고 저승사자가 인석의 표정을 보고 이야기한다.
“왜 니 친구가 생각나느냐?”
“...............”
“저승사자에게서 사사로운 감정이 생기면 이런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네”
“하지만...”
“하지만이란건 없다 냉정함을 잃으면 저승사자 할 자격 따위 없다”
저승사자의 냉정한 충고에 인석은 귀담아 듣고 그런 식으로 망자들을 많이 봐 오면서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저승사자의 팔에 꽃봉오리가 졌다.
“이제 얼마 안 남았구나...”
“스승님 꽃이 피면 전 저승사자가 되는 겁니까?”
“그렇지만은 않지 저승꽃이 피었을 때 너가 아닌 다른 망자나 악령이 손을 대면 넌 그저 망자일 뿐”
“네...?!!! 그럼 저 말고 다른 망자나 악령이 손대면요 어떻게 됩니까?”
“넌 저승사자는 못 되고 저승꽃을 손댄 자는 저승으로 보내게 돼.. 나 또한 저승사자에서 박탈당하지 근데 걱정하지 말거라 그럴 일은 없으니”
“하...놀랬습니다 스승님..”
어느 날 둘은 길을 걷다 악령과 마주치게 되는데 평소에 보던 악령과 다르게 그 악령은 눈빛이 빨갛고 뭔가 꺼림칙했다. 그러자 저승사자가 인석에게 이야기 한다.
“오늘은 도망가야 하는 날인 거 같구나..”
“스승님 악령과 망자는 저승사자를 못 보지 않습니까?”
“가끔 예외는 있지 저렇게 악의 기운이 쌘 악령은 날 가끔씩 볼 때도 있단다”
“왜..죠?”
“나의 기운과 악령의 기운이 비등할 땐 그렇지 하지만 보기 드문 일인데..”
악령이 정승사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팔에 있는 저승꽃을 발견하고 미친 듯이 달려오기 시작한다. 그러자 저승사자는 인석을 끌고 도망치기 시작한다.
“스승님은 굳이 도망칠 필요 있습니까?”
“악령이 나의 팔에 있는 저승꽃을 보았다”
“..................!!!”
저승사자와 인석은 골목길로 들어가게 되고 막다른길에 갈 곳을 잃고 만다. 악령은 침을 흘리며 둘에게 접근하기 시작하는데 저승사자의 팔에 저승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좋았어 저승꽃이 활짝 피었다 인석아 나의 도장으로 이 저승꽃을 찍어라”
그 순간 악령은 달려와 저승사자가 인석에게 건네주던 도장을 쳐내버린다. 인석은 겁에 질려있었고 저승사자와 악령은 몸싸움을 시작한다. 그러자 저승사자가 다급히 인석에게 이야기한다.
“빨리 도장을 가져와서...크으억...”
인석은 정신을 차리고 도장을 찾아서 저승사자에게 달려간다. 하지만 몸싸움이 심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정신이 없었다. 계속해서 악령은 저승사자의 팔에 있는 저승꽃을 손대려 하고 있었다. 인석은 용기를 내어서 악령에게 몸을 날린다. 악령은 인석 때문에 저승사자에게서 떨어지고 그 순간 인석은 도장으로 저승꽃을 찍는다. 그러자 도장이 반 토막이 난다.
“허...이게 뭐야? 스승님!!!도장이...”
악령은 그 모습을 보자 아쉬운 표정으로 골목을 빠져나가고 정승사자는 인석에게 안심하라는 듯 들을 토닥여 주며 이야기한다.
“잘 보거라...”
그런데 신기하게도 반 토막 난 도장이 새살이 돋듯 다른 반을 채우며 두 개의 도장이 된다.
“자 이제 도장이 두 개이니 한 개는 자네 거라네”
“우와! 스승님 그럼 저 이제 저승사자입니까?”
“그렇지 이제 스승님이라 부르지 말게나 이젠 그대와 나는 비등하니..”
“그렇지만 저에겐 영원한 스승님입니다”
저승사자는 미소를 띠우며 골목을 나간다. 인석이 따라 가려하자 저승사자가 손사래를 치며 이야기한다.
“이제 그대도 저승사자가 되었으니 그대가 알아서 계척 하시게...”
“..........네 스승님!!! 감사했습니다!! 정말로..”
이내 저승사자는 사라지고 인석은 그동안 있었던 일에 정이 들었는지 눈물이 맺힌다. 인석은 잠시 잊고 있던 민석이 생각난다.
“하...민석이는 잘 지네고 있으려나... 민석이 집을 한번 찾아가봐야겠다!”
인석은 민석의 집을 들려보기로 한다. 한참을 걸어가니 민석의 집에 도착하게 되고 집안을 들어갈 수 없어 집문 앞에서 기다려 보기로 한다.
「오늘 일요일이니깐 밖에 나가서 뭐라도 하겠지?」
1시간 뒤 민석이 나오는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곤 문이 열리고 민석이 나오며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야기한다.
“엄마 나 인석이한테 다녀올게~~”
“그래 조심히 다녀오거라~”
인석은 잠시 당황했지만 자신의 묘지에 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민석이 덕분에 내 묘지에도 가보겠구나~~하하하 미치겠네”
민석이 인석을 보러 가는 동안에 옆에서 인석은 민석에게 자신이 있었던 일을 마구 설명하고 있다.
“내가 그래서 저승사자가 됐다니깐? 신기하지?”
“너는 천천히 데려가 주마 하하하 넌 엄청난 백을 가진 거야 인마~”
인석의 말을 듣지 못하는 민석이지만 인석은 신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잠시 뒤 병원 앞에 도착하게 되고 인석은 의아해 한다.
“뭐야.. 왠 병원이야 나보러 간다며~”
인석은 민석을 뒤따라 병원 들어가고 어느 한 병동에 들어선다 그리곤 인석은 충격을 먹게 된다 병원침대에 누어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민석은 평소와 그랬듯이 누워있는 인석에게 이야기한다.
“인석아 나 왔어 인마~ 한 달 동안 자는 건 오바아니냐? 니가 곰이냐?”
인석은 너무 당황해 눈물이 나기 시작하고 어찌할지 모르고 누워있는 자신의 곁으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자심의 얼굴을 만진다. 순간 인석은 기절을 하는데 점점 시끄러워지기 시작하고 사람 말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빨리 차트 가지고 와!!!”
“인석아!!! 야 인마!!!”
인석이 눈을 뜨는데 민석이 보인다 그리고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순간 인석은 직감한다.
「내가 살아있었어...」
그리고 인석이 자신의 도장을 찾기 시작하고 호주머니 속에 도장이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란다.
「뭐야..도장도 그대로 있어.. 그럼 이제 뭐야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