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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재벌 로맨스
작가 : 신나리
작품등록일 : 20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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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루지 못한 그녀의 첫사랑
작성일 : 17-06-25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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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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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색하고 달달했던 분위기가 지나고, 두 사람은 노트북으로 DS사업 파일을 검토하고 있었다.

 

 "근데 진짜, DS사업 계약하지 않은 이유가 뭐죠?"

 

 "시행 날짜가 너무 빨라서."

 

 "..네?"

 

 "이주일 정도 미루면 좋을 거 같아."

 

 "그거 때문이라고요? 진짜?"

 

 "사실 한 가지 더 있어. 너 만나고 싶어서 그랬어."

 

 이 남자, 말할수록 가관이었다.

 

 "너랑 만나려고 의도한 거야. 오늘 실패했지만."

 

 "나는 그런 이유인 줄도 모르고 어제 진탕 마셨는데."

 

 "그럼 우리 운명인가보다. 계약 거절해서 우리가 이렇게 만난 거니까."

 

 "그 입 다물죠."

 

 그녀는 계약 거절로 속이 많이 상했었는데, 자책하기까지 했는데... 그 이유가 이렇게 허무한 거였다니.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다물까? 이렇게?"

 

 

 ‘쪽’

 

 

 그는 그녀 앞에서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쪽’ 소리 나게 입을 맞추었다.

 

 "장난치지 마요. 나 화 났거든요?"

 

 은세는 민혁을 째려보며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잘 만든 기획서 거절한 건 미안해.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싶은 내 욕심이었어."

 

 

 "······"

 

 

 "근데 난 후회 안 해. 이렇게 널 만났으니까."

 

 "당신 계획은 실패했어요. 우리 만남 아주 부자연스러웠거든요."

 

 "너랑 이렇게 친해졌으면 된 건데?"

 

 "애초에 사업보다는 내가 목적이었군요."

 

 "응. 아까 말했잖아. 사랑한다고."

 

 

 그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 ‘사랑’이라는 말을 꺼냈다.

 

 "그 단어 좀 훅 꺼내지 마요, 진짜."

 

 "왜? 부끄러워?"

 

 그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장난스럽게 입꼬리를 올리며 또 다시 그녀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런 거 아니거든요!"

 

 부정하며 그녀는 그의 옆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역시 그녀를 쉽게 놓아줄 그가 아니었다. 그는 은세의 팔목을 잡으며 다시 자신의 옆에 앉혔다.

 

 "우리 일도 다 끝났는데 아까 하던 거 계속할까?"

 

 "강민혁 씨!"

 

 "알았어. 안 할게. 대신.."

 

 또 다시 키스. 하지만 그녀의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두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있었다.

 

 역시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지금 엄청난 인내를 발휘하는 중이었다.

 

 사랑하는 여자가 옆에서 이렇게 자신을 바라보는데 가만히 있을 남자는 없었다.

 

 적어도 민혁은 그랬다.

 

 "방에 들어갈까?"

 

 이 남자가 맞고 싶어서 환장했나보다. 매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집에 갈래요."

 

 그의 장난 가득한 말에 그녀가 일침을 놓았다. 결국 그가 졌다.

 

 "데려다 줄게."

 

 풀이 조금 죽은 목소리로 말하며 그는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아까의 달달함과 많은 대화들은 어디로 갔는지 외출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어떠한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그리고 은세가 현관을 나서려할 때,

 

 

 "자고 갈래?"

 

 

 "강민혁 씨."

 

 "알았어. 알았어. 가자."

 

 

 단호하게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그는 체념해버렸다. 하지만 문을 나서며 그녀의 손을 잡는 건 잊지 않았다. 맞잡은 손은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네 번째 손가락에 반지가 나란히 있으면 더 예쁠 것 같은, 그런 그림이었다.

 

 

 

 

 

 *

 

 

 

 

 

 

 

 

 “연락할게.”

 

 “몰라요.”

 

 “들어가서 푹 쉬어.”

 

 “네.”

 

 “사랑해.”

 

 이 둘의 대화는 여전히 다정한 왕자와 도도한 공주 느낌이었다.

 

 

 

 은세의 오피스텔 앞까지 다다른 민혁의 차. 도착했지만 둘은 내리려 하지 않았다.

 

 뭔가 아쉬웠다.

 

 “나 갈게요..”

 

 “목소리에 왜 힘이 없어?”

 

 “그냥요.”

 

 은세 답지 않게 땅이 꺼져라 한숨 쉬는 모습이, 민혁은 그저 귀여웠다.

 

 “내일 일하다가 힘든 일 있으면 연락해.”

 

 “맨날 하는 일인데 힘든 게 있겠어요..”

 

 “그래도. 그리고 내일 야근 하지 마.”

 

 “내 야근까지 지금 간섭하는 거예요?”

 

 그녀는 업무에는 예민했다. 자신의 일까지 신경 쓰는 건 간섭으로 느껴졌다.

 

 

 “데이트 하자.”

 

 근데 또, 이 남자는 자꾸만 예상치 못한 말로 은세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생각해볼게요.”

 

 “응. 내일 데리러갈게.”

 

 이렇게 길었던 그와의 첫 하루가 끝났다.

 

 

 *

 

 

 은세는 엘리베이터에 내리며 자신의 오피스텔 비밀번호를 누르기 위해 손을 가져다 대려고 하는데,

 

 “은세야.”

 

 훤칠한 키에 선한 인상, 민혁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가진, 이선우가 서있었다.

 

 “오빠..”

 

 “너 아직 안색이 안 좋은데 병원 안 간 거야?”

 

 “······”

 

 민혁과 같이 있을 땐 다른 곳에 신경이 가있어서 몰랐는데, 조금씩 은세의 몸이 다시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병원 안 다녀온 거야?”

 

 “괜찮아.”

 

 “안 괜찮아. 들어가자.”

 

 선우는 자연스럽게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안으며 들어왔다.

 

 은세의 오피스텔은 서늘했다. 마치 그녀의 분위기처럼.

 

 선우는 서늘한 집안 분위기에 마음이 아팠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들어가서 눕자.”

 

 함께 방에 들어와 선우는 은세를 침대에 눕혔다. 그는 침대에 걸터앉으며 은세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정리해줬다.

 

 “우리 은세, 아프지 말자.”

 

 “얼마나 기다린 거야?”

 

 “별로 안 기다렸어.”

 

 “거짓말 하지 마.”

 

 “밥 안 먹었지? 죽 만들어 올게.”

 

 침대에서 벗어나려는 선우의 뒷모습을 보며 은세는 급히 그의 팔을 잡았다.

 

 “먹었어.”

 

 “언제?”

 

 “아까.. 강민혁 씨랑.”

 

 선우는 은세의 입에서 나온 ‘강민혁’이라는 이름에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그 사람은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이번 사업 같이 준비해.”

 

 공적으로 만났다는 그녀의 말에도 선우의 표정은 풀릴 줄 몰랐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선우는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그 사업, 우리 회사랑 하자.”

 

 선우는 진지했고, 은세는 당황스러웠다. 사업이 애들 장난이 아니라는 걸 뻔히 아는 사람이 저런 말을 내뱉다니.

 

 이건 동생을 뺏길까봐 질투하는 오빠의 모습이 아니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나랑 준비하자.”

 

 “오빠. 이런 행동,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는 거 알잖아.”

 

 그녀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단호하게 그를 나무라듯 말했다.

 

  “······.”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얼른 가. 나 잘거야.”

 

 “오늘 밤은 같이 있을 거야.”

 

 “오빠가 우리 집에 있으면 더 신경 쓰이거든?”

 

 둘의 말다툼이 시작되려고 하는데 그것을 정리해 줄 사람이 나타났다.

 

 선우가 은세의 말에 반박하려는데,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선우의 여자친구, 이혜주였다.

 

 “언니한테 고맙네, 지금은.”

 

 하지만 선우는 받지 않았다. 무음으로 변경하고 침대 옆 작은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오빠! 전화 받아. 언니한테 뭐하는 짓이야!”

 

 “혜주보다 나한텐 네가 더 중요해.”

 

 선우는 자꾸만 고집을 부렸다. 은세는 지금까지 이런 고집이 불편할 때도 있었지만, 그가 자신을 위해 하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그의 과한 사랑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의 ‘동생 사랑’은 불편하기만 했다.

 

 그래서 결국 은세는 자신의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나쁘다고 손가락질 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은세는 아직 선우를 편하게 대할 수가 없었다. 그에 대한 사랑이 깊었듯이 잊는 시간 또한 깊이가 있었다. 지금은 사랑하지 않더라도, 아직은 아니었다.

 

 “언니.. 저 은세예요. 저 오빠랑 같이 있어요. 좀 데려가주세요.”

 

 선우가 자신의 휴대폰을 뺏을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할 말만 빠르게 해버린 은세였다.

 

 “서은세.”

 

 화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서 미움은 그리 무섭지 않았다.

 

 “언니. 오빠 바꿔드릴게요.”

 

 그녀는 건조한 시선으로 선우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받아.”

 

 그는 하는 수 없이 방을 나가면서 전화를 받았다. 그가 곤란해도 어쩔 수 없었다.

 

 이것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상처는, 7년 간 사랑했던 선우를 포기한 것만으로 충분했다.

 

 더 이상 그녀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손길에 혹여나 마음이 약해질까 봐 조금 두려울 뿐이었다.

 

 

 통화를 끝낸 선우가 들어왔다.

 

 “혜주한테 말했어. 오늘 자고 간다고.”

 

 “하. 오빠, 그게 말이 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난 네가 제일 중요해.”

 

 은세는 체념했다. 다시 침대에 누우며 눈을 감았다. 벗어나려고 해도 자꾸만 자신의 울타리 속에 가두려는 이선우였다.

 

 선우에게 은세는 아직까지 19살 소녀일 뿐이었다.

 

 

 *

 

 

 선우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그와 그녀는 함께 오피스텔을 나서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오빠. 오늘 언니 만나서 잘 말해. 오해하지 않게.”

 

 “넌 그런 거 신경 쓰지 마.”

 

 “어떻게 신경을 안 써! 그리고 나한테 그만 좀 신경 써. 내가 아직 어린앤 줄 알아? 나 이제열아홉 살 서지훈 동생 아니고 스물여섯 서은세라고.”

 

 “가자.”

 

 선우는 또 이렇게 그녀의 주장을 무시해버렸다.

 

 지금까지 은세는 자신의 불편함을 그에게 표현했었지만, 지금과 같이 그는 듣지 않으려고 했다.

 

 단지 화가 난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B1입니다’라는 안내 멘트에 따라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지하주차장으로 향하는 선우였다.

 

 

 

 

 그런데 그곳엔,

 

 “좋은 아침.”

 

 강민혁이 서 있었다.

 

 그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출근하자. 은세야.”

 

 민혁이 다가와 은세의 손을 잡았다.

 

 “강민혁 씨. 은세 제가 데려다 줄겁니다.”

 

 선우가 그를 불러 세웠다. 하지만 민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저는 데려다주는 게 아니라 같이 출근하는 겁니다. 같이 추진하는 사업이 있어서요.”

 

 민혁은 단호하게 말을 마치고 은세를 자신의 차에 태웠다. 실행력이 참 빠른 남자였다.

 

 

 선우는 자신에게 시선을 둔 은세에게 어쩔 수 없이 간단하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빠짐없이 나중에 전화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민혁은 그 꼴마저 보기 싫다는 듯이 빠르게 그곳을 빠져나왔다.

 

 

 *

 

 

 S그룹 본사. 은세의 직장이자, 그녀가 물려받을 회사였다.

 

 민혁의 고급스러운 검은색 외제차는 회사 앞에 세워졌다.

 

 “마치고 데리러 올게.”

 

 “같이 안 올라가요? DS사업 한다면서요?”

 

 “오기로 말해본거야. 짜증나서.”

 

 “푸읍..”

 

 웃음이 터진 은세. 진지하게 뱉은 말이 오기로 해 본 말이라니. 그답지 않은 귀여운 행동이었다.

 

 “웃었다. 처음으로 웃었네.”

 

 “·····”

 

 “마치고 데리러 올게.”

 

 “몰라요.”

 

 “모르면 내 맘대로 할 거야.”

 

 “······”

 

 “사랑해.”

 

 

 이 남자 또 시작했다.

 

 그녀의 안전벨트를 풀어주고 한 손으로 은세의 얼굴을 감싸며 볼에 뽀뽀를 했다.

 어제는 입술에만 하다가 그가 웬일인가 싶었다.

 

 

 “위험해. 지금은 여기까지.”

 

 그는 차에서 내려 그녀의 차 문을 열어줬다.

 

 “잘 다녀오세요. 공주님.”

 

 

 *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하루 쉬었을 뿐인데 결재할 서류는 생각보다 많았다.

 

 은세는 업무 중에만 쓰는 안경을 잠시 벗고 두 눈을 눌렀다. 점심도 거르고 커피만 마시며 일을 해서 그런지 몸에 힘이 없었다.

 

 시간을 보니 6시. 그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의 성격상 연락이 올 거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도 대기업 이사였다. 은세가 많듯이 민혁도 할 일이 많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은세와 함께 일하는 홍보팀 직원들도 지쳐있었다. 내일해도 될 업무였지만 그들이 아는 팀장, 은세의 성격상 이 일들은 야근을 해서라도 오늘 다 끝내야 했다.

 

 그래서 모두들 체념을 하고 있는 그 때,

 

 “안녕하세요.”

 

 누군가가 들어오며 홍보팀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간식꺼리 좀 가져왔는데, 드세요.”

 

 직원들에게 간식이 당긴 종이가방을 건네주었다.

 

 그의 등장에 여직원들은 순간 눈을 의심했다.

 

 “강...강민혁..이사님 아니세요?”

 

 눈은 그에게 고정시키고 너무 궁금한 나머지 용기 낸 한 여직원이 물었다.

 

 “네. 안녕하세요.”

 

 민혁은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인사하며 가장 안쪽에 자리한 은세에게 다가갔다. 은세 또한 그의 갑작스런 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뭐에요.. 여긴 왜 온 거에요...”

 

 “가자. 6시야. 우리 데이트하기로 했잖아.”

 

 

 그는 은세의 재킷과 가방을 챙기고 그녀의 손을 꼭 잡고는 빠르게 이끌었다.

 

 

 “여러분, 오늘 서 팀장 좀 일찍 데려가겠습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그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외모가 한몫했다.

 

 은세가 예쁘고 귀여운 만큼, 민혁은 완벽한 비율과 외모를 가졌다.

 

 

 

 직원들은 이들을 바라보면서 선남선녀 같다며 사라질 때까지 감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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