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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재벌 로맨스
작가 : 신나리
작품등록일 : 20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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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랑은 타이밍
작성일 : 17-06-25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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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가는 거예요?”

 

 “사진 찍으러.”

 

 “갑자기 웬 사진이에요?”

 

 “음..”

 

 그는 꽤 난처해보였다. 능글맞게 웃으려고 노력했지만 당황한 모습을 감출 수는 없었다.

 

 “안 물을게요.”

 

 

 “나 너 많이 좋아한다.”

 

 그의 뜬금없는 사랑 고백이었다.

 

 

 여러 번 들은 고백이었지만 들을 때마다 심장이 쿵-하는 은세였다.

 

 "진심이야.”

 

 그는 한 손으로 부드럽게 운전하면서 틈이 날 때마다 그녀를 바라봤다. 꿀 떨어지는 눈빛에 그녀는 그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었다.

 

 그녀도 어느새 조금씩 설렘을 느끼고 있었다.

 

 

 *

 

 

 청담동에 위치한 조용한 숍에 차가 세워졌다. 그는 그녀의 안전벨트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려고 했다.

 

 그녀의 눈은 무의식적으로 감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키스해도 돼?”

 

 그는 조금만 더 다가가면 입술이 부딪힐 거리에서 멈추고는, 그녀에게 의사를 구했다.

 

 그녀는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눈을 떴고 곧 고개를 끄덕였다.

 

 

 차 안에서의 키스는 전과 다른 의미의 키스였다.

 

 

 그녀가 처음으로 마음을 열고 민혁을 받아들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계속해서 그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점점 그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 그녀였다.

 

 

 *

 

 

 “이걸 입으라고요?”

 

 그의 손을 잡고 들어간 곳은 ‘웨딩숍’이었다.

 

 지금 은세의 눈앞에는 다이아몬드로 포인트를 준 화려한 웨딩드레스가 있었다.

 

 들어가자고 해서 들어오긴 했는데 이건 상상을 뛰어넘었다.

 

 갑자기 웨딩사진을 찍자는 말에 어이가 없었지만 그녀는 곧 그 의미를 깨닫고, 묵묵히 드레스를 입으러 들어갔다.

 

 

 그녀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웨딩드레스를 입는 동안 민혁 또한 턱시도로 갈아입었다. 민혁의 외모와 키에 턱시도를 입혀놓으니 빛이 나는 듯 했다. 직원들은 감탄하며 그를 바라봤다.

 

 민혁은 전처럼 그런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그녀가 입고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까 은세의 표정을 보았기 때문에 민혁은 기다리는 동안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드디어 커튼이 열렸다.

 

 매력적인 눈과 오독한 코, 갸름한 턱선을 가진 말 그대로 예쁜 그녀가 단아한 자태로 서 있었다.

 

 웨딩드레스는 그동안 정장으로 꽁꽁 숨겼던 그녀의 미(美)를 매력적으로 드러내 주었다.

 

 민혁은 곧바로 은세에게 다가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안았다.

 

 그리고 침묵 속에 한마디를 꺼냈다.

 

 

 “미안해.”

 

 “······”

 

 “겁이 나서 미리 말하지 못했어. 정말 미안해.”

 

 예쁜 자태와 대조적이었다.

 

 그녀는 그의 품에서 울고 있었다.

 

 직원들은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익숙한 그의 향이 자신을 감싸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물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우리.. 결혼하는 거예요...?”

 

 은세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진정시키며 힘겹게 입을 뗐다.

 

 “..응... 행복하게 해줄게.”

 

 그는 그녀의 머리를 다시 쓰다듬으며 진심을 전했다.

 

 “······”

 

 “시작은 이렇지만... 행복하게 해줄게. 아니, 우린 행복할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게.”

 

 “피이... 너무 부담가지는 거 아니에요?”

 

 은세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봤다.

 

 진심이 담긴 민혁의 말들이 그녀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나.. 당신 싫다고 안 했는데.”

 

 “······”

 

 “너무 갑작스러워서... 단 한 번뿐인 결혼을 이렇게 알게 된 게 슬퍼서 운거예요...”

 

 “······”

 

 “당신이 싫어서가 아니라.”

 

 “...은세야.”

 

 예상치 못한 그녀의 말에 그의 심장은 조금씩 살아났다.

 

 “좋아할 수 있을 거 같아요.”

 

 “······”

 

 “당신, 따뜻한 사람이니까.”

 

 그를 안심시키려는 듯이 눈물을 머금고 웃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이번에는 그가 눈물을 보였다.

 

 “울어요?”

 

 “...몰라. 안아줘.”

 

 “뭐에요 진짜. 다 큰 남자가.”

 

 “기뻐서.. 너무 좋아서... 고마워 은세야. 내가 잘할게.”

 

 “뭘 자꾸 잘한다는 거예요. 같이 맞춰 나가는 거지.”

 

 웨딩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그녀는 마치 천사 같았다. 그리고 말까지 예쁘게 하는 모습이 민혁의 눈에 너무 예뻐 보였다.

 

 “너무 예쁘다.”

 

 “고마워요. 당신도 멋있어요.”

 

 “응. 너만 볼게.”

 

 “이 남자, 또 뜬금없이 말하네. 근데 그럼 이렇게 잘생긴 남자가 내 남편이 되는 거예요?”

 

 순수하게 진짜 맞냐고 똘망 똘망한 눈으로 묻는 은세가 너무 귀여워 보였다.

 

 “응.”

 

 “...좋은 거네요. 잘생긴 남편 얻고.”

 

 “사랑해.”

 

 그는 귀여운 그녀의 입술에 뽀뽀를 했다. 한 번으로 아쉬운지 또 한 번 더, 또, 또 그의 뽀뽀는 계속 되었다. 결국 그녀의 핀잔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

 

 

 “같이 있자.”

 

 “안돼요.”

 

 “왜 안 돼...”

 

 “불쌍한 척 하지 마요.”

 

 “불쌍해 보여? 맞아. 나 불쌍해. 좋아하는데 같이 있지도 못하고.”

 

 

 웨딩숍에서 사진촬영까지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는 길.

 

 

 은세와 민혁은 차 안에서 말씨름을 하고 있었다. 사실 민혁이 억지를 부리는 거였지만.

 

 

 그는 자꾸만 오늘 밤 같이 있자고 제안을 했다.

 

 “아! 근데 우리 결혼하면 어디에서 살아요?”

 

 “회사 쪽이 어떨까 싶은데.. 좋은 곳 있으면 말해줘. 내가 준비할게.”

 

 조심스럽게 그녀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 민혁. 그녀는 그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다.

 

 “같이 하는 거라고 했죠! 자꾸 혼자하려고 하지 마요. 나 진짜 화낼 거야.”

 

 사랑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고 연신 말하는 은세가 민혁은 너무 좋았다.

 

 

 이렇게 빨리 행복이 다가올지 몰랐는데.. 민혁은 평생 운을 다 쓴 느낌이었다.

 

 

 *

 

 

 결국 이들은 오늘 밤을, 호텔에서 같이 보내기로 했다.

 

 어제 같았으면 함께 호텔을 방문한다는 사실이 큰 이슈가 되었겠지만, 결혼을 약속한 지금은 아니었다.

 

 은세 또한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이 남자가 자신의 남편이 된다는 사실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근데 갑자기 마음이 바뀐 이유가 뭐야?”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가 물었다.

 

 “물어볼 게 많아서요.”

 

 “우리 공주님이 궁금한 게 뭘까.”

 

 “긴장해요. 아주 허를 찌를 거니까.”

 

 민혁은 아까부터 느끼고 있었다. 전보다 은세가 자신을 편하게 대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을 열어준 그녀에게 고마웠다.

 

 “응. 좋아해.”

 

 “······”

 

 “빨리 키스하고 싶다.”

 

 “아, 진짜!!”

 

 소리치며 은세는 그의 입을 손으로 막아버렸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손을 감싸고 깍지를 끼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입술을 툭툭- 쳤다.

 

 “이걸로 막아줘야지.”

 

 “변태예요? 변태는 좀 곤란한데.”

 

 “응. 나 변태야. 곤란해도 어쩔 수 없어. 우린 이미 도장 쾅쾅 찍었는걸.”

 

 “벌써.. 혼인신고까지... 마친 거예요?”

 

 “아니. 그건 같이 해야지.”

 

 “······”

 

 “그거 말고 여기에 도장 찍었어.”

 

 그는 그녀의 손을 자신의 가슴에 갖다 대었다.

 

 “... 오글거려요.”

 

 부끄러운지 그에게 잡힌 손을 뺐다.

 

 민혁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자신 쪽으로 밀착시켰다.

 

 “나 사랑꾼이야.”

 

 “사랑타령 그만해요.”

 

 “좋으면서.”

 

 그를 외면하는 그녀와 그런 그녀를 계속 놀리는 그. 둘 사이는 다정해보였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고층까지 올라온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둘은 손을 꼭 잡고 웃고 있었다. 그리고 내리려는데,

 

 “서은세.”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낮게 부른 거 같아서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여자 친구 혜주와 함께 서있는 선우가 보였다.

 

 민혁은 은세의 어깨를 안고 있었고, 선우는 혜주의 손을 잡고 있었다.

 

 

 ‘사자대면’ 참 묘한 만남이었다.

 

 이들 사이에서는 정적과 함께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은세는 주먹을 쥐었다.

 

 선우와 혜주, 동시에 둘을 마주하는 건 그녀에게 아직 힘든 일이었다.

 

 “오랜만이다.”

 

 먼저 말을 꺼낸 혜주였다.

 

 새초롬한 말투로 은세를 직시하는 혜주의 눈빛은 다정하지 못했다.

 

 민혁은 혜주의 그런 태도와 날카로운 눈빛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자.”

 

 민혁은 움츠러든 은세의 어깨를 조금 더 감싸 안고 엘리베이터를 내렸다. 그리고 그들을 지나쳐 룸으로 향하려는데...

 

 

 표정이 굳어있던 선우가 은세의 팔목을 잡았다.

 

 “서은세.”

 

 나지막하게 이름을 부르며 그녀를 바라봤다.

 

 은세는 건조한 눈으로 자신을 보는 선우가 많이 낯설었다.

 

 선우는 가끔 따끔하게 혼을 낼 때는 있었지만 은세에게 언제나 다정한 오빠였다.

 

 그런데 그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마치 지금 이 상황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하지만 가만히 있을 민혁이 아니었다. 그녀를 잡고 있는 손을 민혁이 뿌리치며 선우 앞에 당당히 섰다.

 

 “함부로 손대지 마시죠.”

 

 지금 은세가 이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아까부터 알고 있던 민혁은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녀를 스위트룸으로 이끌었다.

 

 은세는 선우가 슬픈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외면했다.

 

 

 요즘 따라 선우의 눈빛을 보면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 이상한 느낌이 자신이 생각하는 게 맞다면 더 더욱 피해야 했다.

 

 이미 은세는 오랫동안 담아두었던 선우에 대한 마음을 정리했다.

 

 그가 이제야 자신의 마음속에 그녀가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고 해도, 이미 때는 지나갔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데, 은세와 선우의 ‘타이밍’은 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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