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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저(The Pauser)
작가 : 송지음
작품등록일 : 20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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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포저 시즌 Ⅰ} 선바위 비밀거래 ... 8
작성일 : 17-06-10     조회 : 86     추천 : 5     분량 : 6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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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바위역 오전 탐색을 마친 이우는 철로에서 올라왔다. 오늘도 소득은 없었다.

 어젯밤 수호의 메시지를 받고 도로공사 구간 정보를 검색했던 이우는 선바위역이 아니라 선암IC근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총 아홉 개의 공사구간 중에 하필 선암IC 인근이 8공구였다. 아직 풀리지 않은 6-2와 12가 있지만 우선은 8공구를 더 자세히 돌아볼 생각이었다.

 2분 가량 남은 스톱워치를 확인한 이우는 수호에게 다가갔다. 왼쪽 귀를 들여다보았다. 비어있었다. 총이 숨어있던 허벅지 부근을 더듬었다. 딱딱한 다리 근육만 만져질 뿐 잡히는 게 없었다. 서늘하게 멈춰진 무표정을 뜯어보았다.

 어젯밤 메시지 내용이 떠오른 이우는 괜스레 약이 올랐다. 빈말이라도 놀러 오겠다고 하면 안 되는 건지.

 이우는 손가락을 세워 수호의 양쪽 눈꼬리를 쭉 잡아 내렸다. 웃음을 참으며 스톱워치를 확인하고는 계단으로 뛰었다.

 

 열차 좌석에 앉은 수호는 이우와의 간격을 힐끗 확인했다. 몸을 슬쩍 움직여 가까이 붙어 앉았다.

 “팔 공구 맞는 거 같아요.”

 무슨 소리인지 잠시 생각하던 수호가 눈을 치켜떴다.

 “아 그래? 맞대?”

 “아직 확인은 안 해봤는데.”

 “확인? 교수한테?”

 “아뇨. 답이 맞는지 확인을 해야죠.”

 “교수한테 확인받으면 되지, 무슨 수로 그걸 확인해?”

 이우는 멀뚱멀뚱한 수호와 시선을 맞췄다. 눈을 끔뻑이던 수호가 문득 인상을 구겼다.

 “뭐야, 너 또 현장 확인하러 가려고?”

 이우는 대답이 없었다. 수호가 참내, 헛웃음을 흘렸다.

 “뭐 하러? 그냥 교수한테 들이대? 틀렸다 그럼 다시 생각해보면 되지.”

 “꼭 맞는 답만 제출해야 한다면?

 “응?”

 “틀리거나 답을 못 찾으면 안 되는 일이라 그래요.”

 “안 되긴 뭐가 안 돼. 그 문제에 사람 목숨이라도 달렸냐?”

 “네.”

 수호는 기가 막혀 입을 벌렸다. 이우가 히죽 웃고 말을 더했다.

 “내 목숨, 저 학점에 목숨 걸었어요.”

 수호는 이우를 째려보았다. 팔자 좋다. 학점 따위에 목숨이나 걸고.

 “거기 위험해. 가지 마.”

 이우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위험해요? 위험한 일이에요?”

 “위험하지! 인적도 없고 음침하고! 공사판 자재 더미는 또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 어디 잘못 넘어지면 파상풍 걸려요. 또 뭐냐, 나쁜 사람들이 막 잡아가요. 너처럼….”

 수호는 흥분해서 뱉던 말을 웅얼거리며 맺었다. 이우는 웃음을 참으며 대꾸했다.

 “저처럼 뭐요? 저처럼 힘없어 보이는 남자요?”

 “아니 그게 아니고 너처럼, 아 하여간 가지 마.”

 “그럼 같이 가주면 되잖아요. 형이 나 지켜준다면서.”

 수호의 말문이 탁 막혔다. 자신이야 이미 그 구역에서 하루 종일 부랑자 노릇을 하고 있지만.

 “야, 그건, 형이 좀 곤란하다.”

 이우가 물끄러미 시선을 맞춰왔다. 수호는 이우의 눈치를 보며 말을 이었다.

 “형이, 형이 오늘도 그렇고 야근이 쭉 있어. 시간이 좀 그렇지.”

 이우가 피이, 아랫입술을 퉁겼다. 수호는 안절부절 속이 조였다. 전들 왜 같이 안 가주고 싶겠냐고, 사실은 거기서 잠복 중이니 대신 확인해주겠다고 말하고 싶은 입을 꾹 다물었다.

 

 기웅이 의자를 삐딱하게 돌리며 김 실장을 쳐다보았다. 김 실장은 목소리를 잔뜩 깔고 말을 이었다.

 “주말까지만 딱 이틀 더 주는 거니까. 다들 긴장하고 움직여. 이번 포커스는 못 맞추면 진짜 싹 다 모가지야.”

 기웅은 의자를 바로 돌리며 구시렁거렸다.

 “주말엔 사람이 좀 쉬어야지, 웬 주말까지 연장영업을 시켜.”

 “강기웅이 특히 너, 내가 눈여겨본다. 또 긴장 안 하고 땡땡이치다 걸려, 잘라버리게.”

 “예에.”

 기웅이 늘어지게 대꾸했다. 김 실장이 실장실로 사라지자 수호가 속닥거렸다.

 “형 혹시 윗선에 누구 있어?”

 “응?”

 “실장님 안 무서워?”

 “무섭긴, 무서워 봐야 사람이지. 우리 실장 겉으론 저래도 속은 착해.”

 틀림없는 거짓말일 것이었다. 착하다니, 저 살인마 같은 인상 어딜 봐서. 착하다는 표현은 이우 같은 인상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겠나 생각하는 수호였다.

 기웅이 인이어를 고쳐 넣으며 푸념을 뱉었다.

 “으이구, 쫄랑이랑 주말 데이트 좀 하나 했더니.”

 “데이트 좋아하네. 내가 왜 형이랑…”

 시큰둥하게 뱉던 대거리가 흐려졌다. 데이트! 마감하고 나면 하루라도 이우랑 보낼 시간이 생기겠구나.

 수호는 맹한 웃음을 흘렸다. 그 생각을 왜 못했을까.

 “이번 포커스 진짜 크긴 큰가 봐요? 기한을 다 늘여주고.”

 나갈 채비를 하던 동식의 말이었다.

 “기한 늘었다고 포커스 맞춘 거 아니다. 맞춰야 맞춘 거지.”

 한 팀장이 대꾸하며 앞서 나가자 동식이 허둥지둥 뒤따랐다.

 “어이구 우리 다람쥐, 뛰는 뒤통수도 귀엽다 야.”

 기웅의 말에 수호가 혀를 찼다.

 “우리 다람쥐는 또 뭐야. 나는 우리 쫄랑이고 동식이는 우리 다람쥐고. 어린놈들은 다 형 애완동물인 줄 알지?”

 앞서 나가는 수호를 기웅이 킬킬 웃으며 쫓아나갔다.

 “쫄랑이 삐쳤어? 내가 다람쥐 이뻐할까 봐 그래? 형은 너밖에 몰라! 쫄랑아!”

 

 수호는 태봉로를 따라 걸었다. 이우가 정답 확인한답시고 또 나타나면 어쩌나 싶어서 조마조마했다. 마주치면 뭘 하고 있다고 둘러대야 할지 핑계거리를 궁리했다.

 또 마주치면 지난번처럼 숨어서 지켜볼까 싶기도 했고 그렇게 지나치면 섭섭할 것 같기도 했다. 마주치고 싶고 마주치면 안 될 거 같고, 마음이 갈팡질팡했다.

 무슨 학점을 목숨까지 걸고 따겠다는 건지. 모범생처럼 생겨서 생긴 대로 군다는 생각에 웃음이 흘러나왔다. 무슨 과이기에 그런 이상한 문제를 내주는 걸까.

 도로 건너편 길에 걸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흠칫 멈춘 수호는 모자챙을 더 내리며 느린 걸음을 이었다.

 이우는 아니다. 백칠십칠 내지 팔, 보통 체형, 보통의 피부색, 걸음의 중심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미세하게 절름거렸다. 절름발이는 사진 자료로는 체크 안 된 특징. 평범한 차림새, 깊이 눌러쓴 모자.

 초록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수호는 천천히 건넜다. 너무 평범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일까, 포커스 1번의 체형과 유사하다.

 “삼 팀 김 대립니다. 포커스 추정. 일 번 추정. 태봉 교차로 건너 좌회전, 도보 이동 중”

 -대박.--일 번 확실해?-

 기웅과 김 실장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렸다.

 “추정입니다. 얼굴 확인 못 했는데 느낌상 맞을 거 같습니다.”

 -느낌이 뭐야 새끼야 확인을 해야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위치 맵 확인 요청”

 -쫄랑아, 형이 같이 붙을까?-

 “아니, 인적 드물어. 혼자 하겠습니다.”

 멀어지는 추정자의 등을 보며 무전을 마친 수호는 천천히 걸음을 뗐다.

 

 이우는 선암 IC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다. 날씨 좋은 오월 말의 낮 시간, 공사현장의 굉음이 멀리까지 퍼져 울렸다.

 지도상의 8공구 구간은 대략 3km 범위였다. 8구간의 서쪽 끝부터 시작해서 동쪽 끝까지 그냥 걸으면서 살피는 것만 한 시간 반이 소요됐다.

 구간 전체를 걸으며 이우는 눈에 보이는 숫자들을 모두 훑었다. 6-2, 8, 12를 계속 되뇌며 같은 숫자 하나만 포함되어 있어도 사진을 찍고 주변을 유심히 살폈지만 딱히 이렇다 할 것은 보이지 않았다.

 세 시간이 넘게 돌아다니며 네 번에 걸쳐 시간을 쓰고 있었다.

 감기던 눈꺼풀이 퍼뜩 치켜떠졌다. 걷는 와중에 졸기 시작했음을 깨달았다.

 불안해진 이우는 차를 세워둔 방향으로 걸음을 돌렸다.

 멀리 길모퉁이에서 사람이 튀어 나왔다. 이우는 감기는 눈을 부릅떴다. 세 시간 만에 처음으로 길에서 마주친 사람이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형체는 남자였다. 이우는 시선을 땅으로 두고 빠른 걸음을 이었다. 까무룩 자꾸 뒤로 넘어가는 눈동자를 억지로 부릅떴다.

 가까워진 남자가 걸음을 우뚝 세웠다. 엉겁결에 이우도 걸음을 멈췄다. 모자 쓴 남자는 이우를 쏘아보고 있었다.

 잠깐 멍하던 끝에 이우는 조금 무서워졌다. 벌건 대낮이었지만 길에는 인적이 아예 없었다.

 캡 모자를 눌러쓴 남자의 눈은 보이지 않았다. 열 걸음도 되지 않을 간격으로 마주 선 남자가 카디건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이우의 시선이 주머니로 향하는 순간 남자가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우가 다급하게 눈을 감자 남자는 걷던 자세로 멈춰졌다.

 뛰는 속을 누르며 이우는 조심스럽게 남자에게 다가갔다. 꽉 쥔 주먹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물끄러미 보았다. 꺼내보면 안 되겠지. 그럴 필요는 없다.

 이우는 고개를 바짝 꺾어 모자챙에 가려진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광대뼈가 약간 도드라진 얼굴. 쌍꺼풀 수술을 해놓은 작은 눈. 수술이 잘못됐는지 눈꺼풀에 울퉁불퉁 부풀어진 붉은 흉이 있었다. 가느다란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다.

 남자가 걸음을 멈췄던 순간을 되짚었다. 분명히 이우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고 다가오기 시작했었다.

 수호 말대로 힘이 없어 보여서 그랬을까. 금품을 갈취하고 다니는 사람일까.

 문득 이우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스톱워치를 누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멀지 않은 차의 위치를 떠올리며 이우는 급하게 걸음을 옮겼다.

 

 수호의 시야 안에 있던 포커스 1번이 커브를 돌았다. 가시거리 범위 안에서 최대한 떨어져 걷고 있던 수호는 조바심이 났다.

 놓치면 안 되고, 뛰었다가 노출이 되어도 안 되고. 뛰고 싶은 다리를 애써 붙들며 수호는 빠르게 걸었다.

 모퉁이에 거의 다다랐을 때 뛰는 발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깜짝 놀란 수호는 허겁지겁 뒤로 돌아 걸었다.

 땅을 박차는 소리가 빠르게 가까워졌다. 수호의 걸음도 빨라졌다. 뜀박질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수호의 이가 꽉 물렸다. 노출일까. 이제 어쩐다. 그냥 잡아 버려도 안 되고.

 수호는 뛰기 시작했다. 어차피 노출이라면 얼굴이라도 숨겨야 한다는 생각에 다리에 힘을 주고 달렸다.

 “형!”

 수호의 속도가 급하게 떨어졌다. 뒤를 돌아보며 얼떨떨해서 다리를 세웠다.

 정신없이 뛰어온 이우가 무릎을 짚고 섰다. 헐떡거리는 숨을 고르느라 말을 못 했다.

 수호는 부아가 치밀었다.

 “형, 언제, 왔어요? 나, 따라왔던 거예요?”

 이우는 가쁜 숨을 쉬면서도 방실거리며 물었다. 수호는 기가 막혔다. 이 벌건 대낮에 생업도 팽개치고 쫓아다닐 거라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물론, 지각도 마다않고 향기를 쫓아다니긴 했지만.

 “형이 너 여기 오지 말랬지?”

 수호의 목소리에 분이 실렸다. 이우는 웃음을 슬며시 거두며 눈치를 보았다.

 “위험하다고 오지 말라고 했잖아. 나쁜 사람들 많다니까?”

 “진짜, 좀 그런 거 같애요. 지금도 괜히 겁먹고 도망쳤어요.”

 수호의 눈이 번뜩 부릅떠졌다.

 “왜! 뭐 무서운 거 있었어? 무슨 일 있었어?”

 “아.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이우는 갑자기 민망해져서 히죽 웃었다. 제 행동을 되짚으니 겁쟁이가 된 기분이었다.

 “근데 뭘 보고 겁을 먹어?”

 “그냥, 사람 보고 괜히 놀라서요. 혼자 다니는 사람.”

 수호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떻게 생겼는데?”

 “그냥. 평범해요. 쌍꺼풀 수술 잘못한 거 같이 생긴 사람.”

 수호는 굳은 얼굴로 이우를 잠시 쏘아보았다. 핸드폰을 꺼내 얼굴 사진을 열어 보였다.

 “이 사람?”

 “어?”

 이우의 대답도 안 듣고 수호는 뛰기 시작했다.

 “빨리 집에 가 인마! 여기 위험하다고! 계속 말 안 들으면 혼난다 진짜!”

 고함을 치며 수호는 뜀박질에 속도를 높였다.

 

 한참 달리던 수호는 다리를 세웠다. 짜증이 치밀었다.

 잠시 숨을 돌리고 마이크를 눌렀다.

 “삼 팀입니다. 포커스 일 번 확인됩니다.”

 -확실해?-

 “네, 아마 확실합니다. 근데 놓쳤습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정적 다음은….

 수호는 인이어의 볼륨을 슬쩍 꺼버렸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도로공사현장만 늘어져있는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길이었다. 지나갈 하등의 이유가 없는, 길도 아닌 그저 공간. 도로와 도로 사이, 아파트와 화훼농장 사이의 버려진 공간.

 냄새가 났다. 이런 곳이라면 뭔가 음험한 일을 벌이기 딱 좋은 장소 아닌가.

 사람 몇 잡아다 죽여도 아무도 모를 것 같은 음산한 장소에 이우는 왜 자꾸 오는 걸까. 말을 왜 그렇게 안 들어 먹는 걸까.

 모자를 눌러쓰고 있던 포커스의 쌍꺼풀까지 어떻게 보았을까, 그 새끼가 이우 가까이까지 다가갔던 걸까.

 수호는 울컥 부아가 치밀었다. 자리를 떴을 이우의 위치를 짐작해보며 달려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뛰었다.

 커브 길을 돌자마자 수호는 우뚝 멈췄다. 그리고는 정신없이 내달렸다. 쓰러져있는 몸 앞으로 주저앉았다.

 “야! 이우야!”

 앙상한 몸은 수호가 흔드는 대로 흔들렸다.

 “야! 야 인마!”

 수호의 심장박동이 미친 듯이 빨라졌다. 눈가가 뜨거워지는 기분에 이를 악물었다. 이우의 상체를 무릎 위로 안아 올리며 코끝에 귀를 댔다.

 옅게 흐르는 숨이 귀를 간질였다. 수호는 이우의 얼굴을 고쳐 보았다. 눈꺼풀 안으로 숨은 눈동자가 느리게 굴렀다.

 숨을 죽인 채 얼굴을 가만히 뜯어보던 수호는 다시 귀를 코에 댔다. 호흡이 잔잔했다. 숨결에 실려 흐르는 향기에 놀란 속이 다독여졌다.

 셔츠 칼라 끝까지 채워진 단추 하나를 풀어 목덜미를 감아쥐었다. 손바닥 안에서 일정하게 뛰는 맥의 리듬을 확인했다. 몸을 앞뒤로 더듬어보며 살폈다.

 수호는 얼떨떨해졌다. 이게 뭘까. 다친 곳도 없어 보이는데 길바닥에 누워있을 이유가 뭐가 있을까.

 “이우야! 현이우! 정신 차려!”

 목청을 키우던 수호는 잠든 얼굴을 때렸다. 세게 때려야 하는 걸 알면서도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뺨을 엉성하게 서너 대 맞은 이우가 실눈을 떴다. 수호의 눈이 번쩍 커졌다.

 “이우야!”

 수호의 얼굴을 멍하게 쳐다보던 이우는 배시시 웃으며 웅얼거렸다.

 “어……, 형.”

 “정신 들어? 왜 이러고, 정신 차려 봐, 응? 일어나 봐.”

 “어, 형 나… 졸려서…….”

 이우의 눈이 다시 감겼다.

 수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뭐 이런 놈이 다 있나. 졸리다니. 사람 심장 터지게 해 놓고 졸리다니.

 기가 막혀서인지 다행스러워서인지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허벅지 위로 뉘인 말간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허리를 숙여 이우의 코끝에 귀를 또 대보는 수호의 콧등이 괜스레 찡하게 울렸다.

 

 

 

 

 

은피 17-06-10 16:20
 
역시! 기면증 정말 위험하네요. 아무데서나 잠들어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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