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페리스는 판에게서 받은 물건들과 페리스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받은 어떤 상자를 가방에 넣었다.
"이제 할 일도 없고, 나가자."
"네."
페리스와 판이 방을 나가자, 타이밍 좋게 세실이 마을 회관에 들어왔다.
"부모님께 인사하고 왔어요. 직업도 얘기했고 페리스랑 같이 간다고도 얘기했더니 아빠가 화가 나시긴 하셨지만..."
아, 세실네 아빠는 엄청난 딸바보... 나중에 마을에 돌아오면 갈굼 당하겠네. 흑.
"그래, 세실, 페리스. 페이까지 갈 수 있는 마차를 준비해둘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네이! 페이까지 가는 마차 하나만 잡아줘."
"알았어."
네이는 마을 회관 밖으로 나가서 3분 후에 돌아오더니,
"밖에 마차 있으니까 타고 가. 돈은 이미 냈어."
판은 네이에게 칭찬했다.
"크~ 역시 네이야. 빨라서 좋다고? 세실이랑 페리스는 밖에 있는 마차를 타고 가면 되. 나중에 또 보자 이것들아."
네이도 페리스와 세실을 보고 말했다.
"판 오빠에게 듣는 칭찬 따위는 기쁘지 않지만... 페리스, 세실. 조심히 갔다 와. 페이는 범죄도 많이 일어나니까 조심하고."
"알았어요, 판 아저씨, 네이 누나."
"조심할게요. 판 오빠, 네이 언니."
페리스와 세실은 판과 네이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마을 회관을 나가서 마차를 탔다. 마차에 타자 마차는 바로 출발했고, 세실은 지쳤는지 바로 잠에 들었다.
"세실. 아, 자는건가. 부모님이 유품으로 남겨주신 상자. 분명히 모험가가 되면 열 수 있다고 했는데."
페리스는 가방에서 부모님이 주신 상자를 꺼냈다. 페리스가 상자를 아무리 열려고 해도 상자는 열리지 않았다.
"아, 젠장! 왜 안 열리는거야. 모험가가 됬잖아!"
마차를 몰던 사람이 내 말을 들었는지,
"아... 죄송하지만 모험가는 직업을 받아서 바로 되는게 아니라 모험가 길드에 가서 모험가 신청을 해야 모험가가 되는겁니다."
"그런가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모험가 신청을 해야 열 수 있는건가... 뭐, 해보면 알겠지. 나도 잠이나 잘까."
페리스는 상자를 다시 가방에 넣고 잠들었다.
"페리스! 다 왔어!"
세실이 자고 있던 페리스를 흔들며 깨웠다.
"아... 다 왔나."
"네, 다 왔습니다. 손님. 피든 왕국의 수도, 페이의 성문 앞입니다."
페리스와 세실이 짐을 챙겨 마차에서 내리자, 마차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페리스와 세실이 내린 곳 앞에는 큰 성문이 있었고, 여러 명의 경비병들이 있었다. 그 중 한 경비병이 페리스와 세실이 있는 곳으로 왔다.
"무언가 도움이 필요한가?"
"아, 네. 페이에 들어가고 싶은데요. 그냥 들어가면 되나요?"
"그냥은 안 되지. 무언가 있을 거 아니야? 너의 신분을 증명할 물건."
아, 판 아저씨가 준 편지.
페리스는 가방에서 판이 아까 마을 회관에서 준 편지를 보여줬다.
"편지? 이런 걸로 신분은 증명이 안 되는데."
"읽어 보세요."
경비병이 편지의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경비병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잠시 후, 경비병들보다 좀 더 높은 지위에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이 세실과 페리스에게 편지를 들고 다가왔다.
"이 편지의 주인이 너희들인가?"
세실과 페리스는 대답했다.
""네.""
"무례를 범해서 죄송합니다. 저는 페이의 경비대장 신드입니다. 이 편지를 가지고 계시다니, 바로 모험가 길드에 데려다드리겠습니다."
세실은 신드의 말투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저, 죄송한데, 존댓말은 사용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의 나이가 더 어릴텐데 존댓말을 듣다니, 이상하잖아요?"
"아, 알았습... 알았다. 나도 사실 이 말투는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야. 경비병!"
경비대장인 신드가 경비병 한 명을 부르자 불려진 경비병은 바로 달려왔다.
"이 분들을 정중하게 모험가 길드까지 모셔다 드려라. 상처라도 생기면 용서하지 않는다."
"네... 넵!"
"이 경비병이 모험가 길드까지 데려다 줄거야.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거나 궁금한게 있으면 나한테 오라고? 나는 항상 이곳에 있으니까."
"네, 감사합니다."
세실과 페리스는 경비병을 따라서 무사히 모험가 길드에 도착했다.
"앞에 보이는 큰 건물이 모험가 길드입니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조심히 가세요."
"페리스, 아까 그 편지는 뭐였어? 경비병뿐만이 아니라 경비대장도 우리에게 존댓말을 쓰다니... 보통 이런 일은 없잖아?"
"그래, 나도 놀랐다고. 그 편지는 판 아저씨가 준 편지야. 성문에서 수도에 들어갈 때 필요한거라고 줬는데 정말 도움이 되긴 됬네. 판 아저씨는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거지... SSS등급인 사람이랑도 아는 사이라는데."
"흠... 궁금해지네. 일단 모험가 길드로 들어갈까, 페리스?"
"그래."
페리스와 세실은 모험가 길드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모험가 길드의 안에는 여러 모험가들이 있었다. 의뢰를 받는 모험가도 있었고, 보수를 받는 모험가도 있었다. 페리스와 세실이 카운터로 가자 종업원이 물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모험가 등록을 하고 싶은데요."
"성함은 어떻게 되시죠?"
"페리스, 세실입니다."
"페리스 님과 세실 님이시군요. 페리스 님에 대한 설명은 편지로 받았습니다. 지금 바로 모험가 등록을 하겠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세요."
종업원은 2층에 올라갔다가 5분 후에 내려왔다.
"모험가 등록은 되었습니다. 페리스 님의 직업은 용사. 세실 님의 직업은 마법사입니다. 현재 모험가 등급은 두 분 다 E등급입니다. 등급은 의뢰의 성공량과 성공률이 높을수록 올라갑니다. 모험가로써 열심히 싸워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페리스는 세실을 데리고 모험가 길드를 나갔다.
"세실, 이제 들릴 곳이 있어."
"들릴 곳? 어디인데?"
"대도서관이라고 판 아저씨가 가라고 한 곳인데 모험가 길드를 들리고 바로 가라고 했으니까 지금 가려고."
"그래, 아까 경비병이랑 온 길에서 대도서관을 본 것 같으니까 그 쪽으로 다시 가보자."
페리스와 세실은 경비병과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갔다. 조금 오래 걸어가다보니, '대도서관' 이라고 크게 써져 있는 간판이 달린 건물을 찾았다.
"여기인가. 들어가봐야겠네."
대도서관에 들어가자, 엄청난 양의 책들이 책장에 꽂혀있었다.
"엄청 많네... 역시 대도서관이라 이건가."
대도서관의 사서가 책을 구경하고 있는 페리스와 세실에게 다가왔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대도서관을 이용하실 수 있으신가요?"
"대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뇨?"
"대도서관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닙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없다면 어떤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죠?"
"흠... 예를 들어서 저쪽에 앉아계시는 남성분처럼 모험가 등급이 A등급 이상이라거나 추천장을 받았거나 대도서관의 대사서님께서 직접 허락을 하셨으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추천장? 판 아저씨의 편지도 되는건가?
페리스는 판이 준 편지를 가방에서 꺼낸 다음, 사서에게 건네주었다.
"저 죄송한데 이 편지를 읽어주실 수 있나요?"
"네, 잠시만요."
사서는 페리스가 건네준 편지를 읽었다. 편지를 전부 읽자,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무슨... 대사서님께 바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방금까지의 무례는 잊어주세요. 따라오시길."
사서는 페리스와 세실을 데리고 대도서관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갔다.
"계단이 워낙 많으니 조심히 내려오세요."
사서의 말대로 계단은 엄청 많아서 다 내려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계단을 전부 내려오자, 책들에 둘러쌓인 문이 보였다. 사서는 그 문을 열고 들어갔다.
"세실, 우리도 가자."
"응."
페리스와 세실도 사서가 들어간 그 문으로 따라 들어갔다. 그 문 안으로 들어가니 사서는 아까 페리스가 준 편지를 누군가에게 건네고 있었다.
"그 분이 보낸 편지입니다."
그 분? 판 아저씨를 말하는건가?
"그래? 그러면 넌 이만 나가봐라."
"네."
누군가의 말을 들은 사서는 방에서 나갔다.
"어이, 둘! 너네는 내 쪽으로 와라."
"아, 네."
"넵."
페리스와 세실은 누군가가 있는 곳으로 갔다. 누군가에게 가까워지자, 누군가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아니, 그녀는 어린아이였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어린아이. 하지만 미소녀.
"그래, 너가 판이 말한 초월자냐?"
그녀는 세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뇨, 제 옆에 있는 페리스가..."
"그런가. 그래, 너. 페리스라고 했지. 옆의 너는?"
"저는 세실입니다."
"직업은?"
"마법사... 입니다."
"그래. 나는 마키다. 이 대도서관의 대사서지."
"마키...? 픕."
"뭐냐, 이름에 불만이 있는거냐."
"아... 아니요."
마키는 자신있게 말했다.
"쳇, 이름이랑 외형은 이래도 나는 나이가 많다. 16살이란 말이다."
"동생이네."
"동생이네요."
"조용히 해! 페리스, 너의 초월자 고유 마법은 뭐지?"
"파인더, 이터, 슬리퍼 입니다."
마키는 페리스의 초월자 고유 마법의 개수에 놀랐다.
"세 개? 초월자 고유 마법이 세 개라고? 말도 안 되는군."
"그런가요. 초월자 고유 마법이 세 개라는 건 말도 안되는 건가요."
"그래. 초월자 고유 마법을 세 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처음 본다. 그리고 마지막 초월자 고유 마법인 슬리퍼. 처음 듣는 마법인데 효과가 뭐지?"
"효과는... '자고 일어날 때마다 강해진다' 라는 효과입니다."
마키는 페리스의 초월자 고유 마법인 슬리퍼의 효과를 듣고 엄청나게 웃었다.
"풋. 푸하하하! 자고 일어날 때마다 강해진다라니, 푸핫하하!"
"웃지 마세요!"
"흐... 흐하... 크흠, 미안하다. 이름 그대로인 효과로군. 파인더와 이터는 제일 효과가 좋은 초월자 고유 마법이라고 알고 있는데. 아직 한 번도 효과를 확인해 본적이 없지?"
"네, 없습니다. 슬리퍼도 아직 잠을 자지 않았기 때문에."
"흫."
"웃지 말라고요."
"옆의 마법사, 세실이라고 했지. 세실은 페리스와 같은 파티를 짜서 같이 모험을 다녀라. 두 명이서는 위험할테니 나도 간다. 내일부터 모험을 떠나서 페리스의 초월자 고유 마법의 효과와 세실의 마법 실력을 확인할테니 내일 점심까지 대도서관에 나와라."
"멋대로 정하지 마세요."
"그래서 내일 안 나올건가?"
"나오긴 나올거지만..."
"그러면 됬네. 이제 가봐라."
멋대로 정하기는... 어린애 주제에.
페리스와 세실은 지하의 방에서 나가, 대도서관 밖으로 나갔다.
"세실, 숙소를 정하러 가자. 지금은 돈이 별로 없으니 좋은 숙소를 찾아야 할텐데..."
"흠... 그러면 경비대장인 신드 씨한테 물어볼까? 아까 신드 씨가 우리한테 도움이 필요한거나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러 오라고 했잖아."
"그럴까! 그러면 가보자."
페리스와 세실은 경비대장인 신드가 있던 성문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모험가 길드의 2층 창문에서는 어떤 사람이 그들을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