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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약먹은인삼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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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화
작성일 : 16-07-15     조회 : 600     추천 : 0     분량 : 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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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서치는 허리쯤 되는 작은 키에 갈색의 피부를 가진 인간형 몬스터다. 얼굴은 쥐의 형태며 조악하지만, 가죽 갑옷과 칼, 방패도 가졌다.

 7마리가 흙을 흩뿌렸다. 남은 5마리도 꼬챙이 같은 검으로 쿡쿡 찔러댔다.

 사정없이 내 몸이 흔들렸다.

 녀석들의 레벨은 13.

 “크르르…”

 “찌직! 찍!”

 그러나 몬스터들간에도 종족의 구분이 있는지 서치들은 뒤쪽 곰까지 모두 공격했다.

 “됐다.”

 이제 남은 것은 적당히 움직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 *

 

 몬스터끼리 알아서 잘 싸웠다. 내가 하는 일은 오른손으로 진흙 인간을 꽉 쥐고는 슬금슬금 움직이며 서치를 툭툭 때리는 것이 전부.

 일반적일 때 사냥 시 입힌 손해의 크기와 사용한 스킬에 따라 경험치를 얻게 된다. 반면, 1% 사용자인 나는 소위 말하는 막타. 죽기 전에 때리는 한 대만 잘 때리면 된다. 물론 파티사냥에는 나 역시 레벨의 차와 파티 내에서의 활약에 따라 받게 되지만, 지금처럼 파티가 없이 몬스터들 간의 다툼에 끼게 되었을 때는 이렇다는 것이다.

 “쿠워엉!”

 아무리 곰이 강하기는 하지만 12마리의 수적 우위는 감당하기 힘든 터. 곧 사냥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곰의 분투 덕에 서치 무리 역시 반절은 죽어버리는 상황.

 피해를 잔뜩 입은 녀석들과 마주한 나는 든든한 진흙 인간을 붙들고 한 마리씩 사냥하기 시작했다.

 혹여 피해를 보면 신속하게 시체를 삼켜 체력을 회복했다. 타인이 죽인 사냥감에 대해서는 아이템을 얻거나 할 수 없었지만, 시체를 삼켜대는 성륜의 효과는 통했던 까닭이다.

 “오호.”

 뜻밖의 아이템을 얻었다.

 

 /----------------------------

 

 (조잡한) 서치족 단검 : 공격력 13~17

 

 -----------------------------

 

 길이 15㎝에 불과한 작은 단검이지만 몽둥이보다 훨씬 나았다. 나는 당장 무기를 바꿔 쥐었다.

 ‘제법 쏠쏠하군.’

 두 번의 레벨업과 970펜실의 돈. 곰의 발톱과 서치 종족의 아이템들이니, 괜찮은 수확이다.

 ‘관련 퀘스트를 받았다면 폭렙을 했을 텐데.’

 퀘스트를 수행하며 고레벨의 몬스터를 사냥하면 +@가 붙는다. 여기에 보상으로서 %. 혹은 레벨 UP 자체가 부여되고 스킬과 명성 등의 보상까지 이어지지만, 전부 남들 얘기일 뿐.

 “요놈.”

 지금 내 기분은 어부지리 속 어부의 마음이다.

 나는 끈덕지게 내 발을 붙들고 있는 진흙 인간을 툭툭 때리며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늑대와 들개를 다시 사냥했다.

 그 결과

 

 /------------------

 

 제임스Lv 9(전사)

 힘 : 45 혈력 : 0

 민첩 : 31 기력 : 0

 지혜 : 43 마력 : 4

 위엄 : 2

 

 도둑의 시야 : passive(Lv3. 105/300)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효과 : 지도 인식 범위 8% 증가

 습득조건 : 기력 1

 

 /-------------------------

 

 3.3.4의 분배와 포인트를 스킬에 집중한 결과, 지도 인식 범위 4%였던 것이 두 배로 늘어나고 체력이 늘어나게 되었다.

 

 * * *

 

 [레벨 업!]

 어느덧 12레벨 달성.

 “듬직한 몹 방패.”

 체력 빵빵하고 공격력 허접한 진흙 인간을 방패 삼아 사냥을 이어나가다 보니 제법 지도가 밝아지고 사냥이 원활해졌다. 보관함에는 개고기와 가죽이 200개 이상 쌓여가고 늑대 역시 이빨과 발톱, 가죽 따위를 수없이 남기고 산화해주셨다.

 그러던 중이었다. 사람과 짐을 잔뜩 실은 마차 한 대가 질주하는 것이 아닌가.

 “우와아아~! 달려라 달려~”

 “아, 템 먹고 싶다.”

 “먹고 자살하던가~”

 “즐!”

 ‘활기차군.’

 짐 사이사이에 게이머들이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아차.

 ‘여타 온라인 게임을 보면 돈을 주고 게이트를 이용하던데 말이지.’

 그랬다. 난 왜 두 발로 걸을 생각만 했을까. 퀘스트를 피할 때 피하더라도 이용할 것은 죄다 이용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영리해지자.’

 나는 사냥을 그만두고 당장 마을로 돌아갔다. 그리고 상점주인 갈락에게 갔다.

 “무슨 일이요?”

 “[1:1거래]를 원합니다.”

 “구매요? 판매요?”

 “판매입니다.”

 배불뚝이 갈락이 뚱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나는 열리는 거래 창에 내가 가진 들개와 늑대. 서치. 마지막으로 곰의 부산물들을 모조리 올렸다. 그리고 갈락의 창에서 지도를 끌어와 거래 창에 올려놓는다.

 보관함에 담을 수 있는 물건의 종류는 총 50가지. 이 중 힘 수치에 따라 들 수 있는 무게가 늘어나게 된다. 계산은 단순하게 힘 1당 3kg의 무게를 들 수 있는바. 나는 162kg의 짐을 들 수 있는 전사였다. 물론 그만한 무게를 짊어지게 되면 이동속도와 공격속도. 공복도가 눈에 띄게 감소하지만 말이다.

 “묵직하군요.”

 갈락이 놀라움을 표하는 이유는 내가 가져온 물량이 140kg이었던 탓이다. 다른 이들은 약초니 수리니 장비의 업그레이드니 하며 지출이 있지만 내 경우에는 전혀 지출이 없는 덕에 쉽사리 돈을 벌 수 있었다.

 “어제 기본 요리를 배워간 거 같은데, 오늘 이만큼이나 사냥한 거요?”

 “별말씀을.”

 “어디 보자. 그런데 곰의 발톱이나 서치의 꼬리 같은 경우에는 파렌 씨나 데닉 씨에게 파는 게 더 이익일 거요. 그래도 내게 팔 거요?”

 “상관없습니다.”

 대다수 게이머에게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 경험치이며 퀘스트 보상품이지만 내 경우에는 모두 금전화시키는 것이 이익이었다.

 “그럼 나야 좋지요. 여기 거래대금에서 지도값만 펜실을 제하고 24펜실입니다.”

 나는 사들인 지도를 사용했다.

 왼쪽 위에 띄어놓은 지도 창이 확 밝아지며 인근의 사냥터까지 자세하게 소개된 지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물건값을 하는군.’

 제아무리 길치가 쓴다 해도 반경 10km 내에서 길을 잃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듣자하니, 마을 밖으로 나가는 짐마차가 있다고 하던데요. 그 마차를 타려면 어찌해야 합니까?”

 “촌장님께 인정을 받고 간단한 심부름을 해준다는 조건이면 됩니다.”

 나는 감사를 표한 뒤 밖으로 나왔다.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랭킹 등록을 말하는 것이니 내게 남은 방법은 걸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이제는 정처 없이 헤매다가 방향을 상실하여 미아가 될 일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어디 보자.’

 지도 창을 크게 넓히고 밝혀진 부분으로 옮겨가면 그 부분에 해당하는 간략한 정보가 떠올랐다.

 “흠.”

 마을 북쪽으로는 좋은 약초를 캘 수 있으며 서치들의 거주지역이 있다고 한다. 척 봐도 파렌의 남편을 구하려면 이곳으로 가야 할 것 같다.

 당장 스칼렛을 비롯한 갈렌 마을의 고수들이 그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안가.”

 동쪽으로 가면 광산마을 빈텔이 나온다. 맹수들이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는 경고가 있다.

 이익도 없이 위험하기만 하다면?

 “다음.”

 남쪽으로 가면 국경도시인 멜도란이 나온다. 맹수와 위험한 야만족인 코마 무리가 출몰한다.

 ‘대도시니까 정보가 있겠지.’

 하지만 가는 길이 험난했다. 기억하기로 new century의 코마는 레벨이 최저 90. 녹색 피부에 두꺼운 팔과 다리를 가진 야만족에게는 곰 따위 백 마리가 달려들어도 상대가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쪽으로 가면 내가 경험한 바 있듯이 들개, 늑대, 진흙 인간, 곰, 서치 무리 등등이 출몰한다. 특이한 점은 그 수가 대량이라는 것. 파티를 맺지 않고 독단으로 가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는 경고문이 있었다.

 하지만 갈렌보다 조금 큰 레허돈 마을이 있을 뿐. 황도는 한참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갈 방향은 남쪽이다.

 “다소 위험하지만…”

 성륜의 힘이면 버티면서 가볼 법했다.

 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 * * *

 

 [야생의 숲에 들어섭니다]

 [주의 - 파티를 맺거나 레벨을 올리시기를 권장합니다]

 업그레이드 된 지도가 구체적인 경고를 해주었다.

 길을 벗어나기 무섭게

 “찌직! 찍!”

 기다렸다는 듯 서치 14마리가 튀어나왔다.

 ‘단위가 세게 나오는데?’

 한두 마리도 아니고 나왔다 하면 이 모양이니 정말 파티플레이를 강요하는 것 같다. 물론 내게는 딱 좋은 상황이지만 말이다.

 “한 방이 없는 것들 따위.”

 한 마리씩 요리해 나갔다. 한 놈의 팔을 붙들고는 검으로 연신 찌르다 보면 내 체력도 차 있고 녀석이 죽어버린다. 그러면 시체를 꿀꺽 삼켜 회복한 뒤 다른 놈을 또 붙들었다.

 나만의 버그 게임.

 바로, 무한 사냥이 되겠다.

 ‘차근차근.’

 무모하지 않게 간격을 고수하며 사냥을 이어나갔다.

 장시간의 사냥임에도 생각보다 피곤하지는 않았다. 막고 때리고 빈틈 노리는 일 없이 그냥 붙들고 아무 데나 찌르면 되는 식이기에 그런 것이다.

 1% 만세다.

 “키륵! 인간을 죽여라!”

 “음? 말을 해?”

 다른 서치 무리에서 들리는 또렷한 목소리.

 고개를 돌리자 허리 높이밖에 되지 않는 서치들 사이에서 투구를 쓴 녀석이 있었다. 무려 내 가슴 높이까지 오는 그 서치는 [서치 전사].

 레벨은 18이다.

 “공격!”

 서치 전사의 말에 두 무리의 서치들이 일제히 반응하며 앞다투어 돌을 던지며 칼을 놀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내가 쥐고 있는 서치의 체력이 바닥나며 쓰러졌다.

 ‘탄력 제대로 붙겠는데?’

 황급히 옆에 있는 다른 서치를 쥐었다.

 [서치에게 공격당했습니다]

 그 짧은 순간, 경고 메시지가 연달아 4개가 떠오르며 체력이 단숨에 120이 떨어져 버렸다. 역시 지휘에 따라 병사들의 전투력은 달라진다.

 ‘살벌하군?’

 확확 줄어버리고 쑥쑥 차오르는 체력 창.

 타이밍이 중요했다.

 맞으면 맞을수록 몸이 이리저리로 흔들렸다. 나는 쥐고 있는 녀석을 때려 체력을 회복하는 한편, 기다리다가 가능한 한 공격이 드물게 올 때 다른 녀석으로 갈아탔다.

 “키엑!”

 두 번째로 잡았었던 서치는 시체가 되었다. 이에, 시체를 먹어 체력을 회복하고 다시금 다른 서치를 움켜쥐어 칼로 찌르기 시작했다.

 꼬꼬마 초등학생들한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상황 같았다.

 아마 높은 체감도의 게이머였다면 뛰고 서치들의 다리 사이를 구르거나 칼을 피해 가며 이렇게 저렇게 진행을 해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쿵! 탁!…

 퍽! 탁!…

 “박자만 조심하면 이쯤이야 뭐.”

 칼이 동시에 들어올 때 숨죽이고 있다가 엇박자로 들어오는 순간을 노려 다른 서치를 움켜쥔다. 더불어 공격방향을 줄여보고자 슬금슬금 이동했다. 결국, 나무를 등지는 데 성공하자 그 자리를 고수하며 한 마리씩 차근차근 요리해 나갔다.

 “키르륵! 인간, 내가 상대한다!”

 뒤에서 지휘하던 서치 전사가 검을 뽑아들더니 달려들었다.

 놈이 두툼한 검을 야무지게 휘둘렀다.

 [서치 전사에게 공격당했습니다]

 [체력 -100!]

 10이 차감된 손해가 이 정도라면.

 ‘곰 못지않다.’

 오히려 높다. 이놈은 곰보다 공격속도가 빠르니까. 결국, 칼질 두 번을 견디지 못한 서치가 죽어나갔다.

 다른 서치를 움켜쥐었으나.

 “키엑!”

 역시 순식간에 죽어버렸다. 그러자 서치 전사의 눈이 새빨개졌다.

 [거듭된 일족의 죽음으로 서치 전사가 분노했습니다]

 쪽지창에 이어, 서치 전사의 검이 몸통을 베어왔다.

 [체력 -140!]

 훌쩍 오른 충격.

 “잘하면 죽겠는데?”

 아프지도 않으니 심각해지지도 않았다. 그냥 ‘요것 봐라?’라는 정도의 심정이다.

 내 마력 수치는 5.

 두 번이나 쓸 수 있으니 망설임 없이 한 방 때려준다.

 “쇼크웨이브.”

 퉁-!

 무형의 파동이 서치전사를 밀어냈다. 그 사이 빈사상태에 이른 서치를 재빨리 먹어 버리고는 다음 표적을 찾았다.

 남은 서치는 12마리.

 성륜의 힘은 대상의 체력을 흡수하고 받은 피해를 전가하며 시신을 삼켜 체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맹점은 붙들고 있는 몬스터만큼은 1:1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이고.

 ‘그러고 보니 성륜 하나에 능력 하나씩인데.’

 새로 얻은 성륜은 무슨 능력이 있는 걸까?

 “키륵! 죽어라!”

 맞으면서 생각했다.

 ‘…거참 모르겠네.’

 워낙에 기상천외한 능력이니 감히 어떤 방법으로 알아내야 할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공격해! 밟아!”

 “찌직!”

 “쇼크웨이브.”

 “끼륵!”

 서치 전사를 훅 밀쳐내며 경험치 바를 주시했다.

 [레벨업!]

 [13레벨 달성!]

 나는 잠시 서치 전사가 달려오는 사이 다른 녀석을 붙들고는 능력치 배분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에는 체력이 있어야 하니 보너스 능력치를 몽땅 힘으로 부여했다.

 

 /---------------

 

 제임스Lv 13(전사)

 힘 : 64 혈력 : 0

 민첩 : 40 기력 : 0

 지혜 : 55 마력 : 5

 위엄 : 3

 

 ---------------

 

 추가된 혈력을 고통의 희열로 바꾼 뒤 도둑의 시야에 적용. 스킬 레벨을 상승시켰다.

 

 /---------------

 

 도둑의 시야 : passive(Lv4. 19/800)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효과 : 지도 인식 범위 16% 증가

 습득조건 : 기력 1

 

 ---------------

 

 이로써 지도 인식 범위가 증가했으며 체력은 320이 되었다.

 ‘서치 전사의 공격에서 한 방을 더 버틸 수 있게 됐지.’

 이 능력들을 살려 지도를 보았다. 한 치수 넓어진 시야 끝자락으로 녹색이 보였다.

 비선공 몬스터다.

 죽어 나자빠지는 서치를 먹으며 방향을 선회했다.

 한 방 더 버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여유가 된다. 느긋하게 먹고 아이템도 수습하며 다른 서치를 붙드니 서치 전사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듯이 소리쳤다.

 “인간, 왜 안 죽나!”

 “글쎄다. 쇼크웨이브.”

 “끼륵! 키아아!”

 다시금 훌쩍 날아가는 서치 전사.

 분노했다 하면서도 묻는 것을 보니 궁금하긴 많이도 궁금했나 보다.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서치 하나를 죽이고 아이템을 수습하자 이번에는 서치 전사가 달려들지 않고 환장하겠다는 듯이 바닥을 뒹굴며 난리법석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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