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이잉
"된...다."
마나석을 곱게 갈아 그린 마법진 위에 알프가 눈을 감고 앉아서 자신의 배꼽 아래부분 현대에서 하단전이라 말하는 위치에 이중나선형의 마나써클을 만들고 있었다. 20살이 된 지금에서야 심범에 관한 책을 찾아볼수 있었고 알프는 바로 마검사 전용 심법에 관한 책을 찾았다. 대륙 역사를 뒤져봐도 제대로된 마검사는 단 한명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최초의 마검사 였던 영웅 '카르테' 기존 심법에 관한 모든 이론이 잘못되어 있다는것을 증명하듯 소드마스터와 대마법사의 경지에 동시에 올라 인간계를 침범했던 마족들을 해치웠다.
큰 부상을 입었던 그를 엘프들이 세계수의 나뭇가지를 꺾어가면서 까지 치유했다. 카르테는 그 보답으로 자신의 비전 심법을 엘프들에게 알려주었고 비전은 지금까지 잘 보관되어 전해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들도 카르테를 롤모델 삼아 마검사용 심법을 연구했지만 마스터의 경지까지 오른이가 없었다. 사실상 인간종에서는 제대로 된 마검사의 맥은 끊겼다고 봐야 했다. 오로지 엘프족에서만 마검사가 나올수 있는데 그마저도 엘프들은 마검사 말고 정령검사 쪽이 더 안전하고 경지가 높았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마검사인 엘프들은 이제 사라지고 더이상 나오지 않게 되어 이제 관심이 사라진 비전심법이였다. 알프도 처음에는 정령검사 쪽을 생각도 해봤지만 모든 정령과 계약하지 않는이상 쓸수있는 정령마법은 한정되었기에 마검사 쪽을 선택했다. 알프는 높은 경지에 오르는 것 보다는 다양한 이능을 익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현대의 지식과 카르테의 비전 심법을 결합시켜 이중나선의 ∞ 형태의 마나써클을 만들고 있었다.
쩌저적
"뭐?"
그리고 이 위험한 발상과 시도는 당연히 실패한다.
샤르륵
써클을 만들던중 갑자기 금이 가면서 써클이 단전에서 사라져 버렸다.
"커억."
속에서 올라온 구토감을 이기지 못한채 토해보니 피였다. 갑자기 모아놨던 마나가 폭발하듯이 사라지면서 내상을 입은 거였다. 심법은 오랜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 원래 심장주위에 만들어야 할 마나써클을 함부로 단전 위치에 만들었으니 실패하는건 당연지사 불구가 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였다.
"으 속쓰려."
다행이도 그저 약한 내상을 입은 정도로 끝났으니 운이 좋다고 할수 있었다.
"운디네."
새롭게 계약한 물의 하급정령을 부르자 허공에 물로 만들어진 작은 인형과도 같은 물체가 나타났다. 아직 이목구비가 생성되지 않은 하급정령 5년전 새롭게 계약한 물의 정령이였다.
"치워줄수 있어?"
알프의 물음에 운디네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서 허공에 물방울을 만들었고 마치 흡수하듯 물방울은 토해낸
피를 머금었다.
"고마워."
바로 내상을 입은 상태여서 정령을 불러내는것도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대로 두면 분명 자신을 키워준 엘프 부부가 걱정할것이 분명했기에 느껴지는 두통을 애써 무시했다. 정령을 역소환 시키고서 뭐가 잘못되었는지 곧바로 살폈다. 실패의 원인은 하단전에 마나써클을 만들었기 때문이였다. 그렇다면 왜 하단전 위치에 만들어서 문제가
되는가.
"비정상적인 흡수율로 인해 균형이 흐트러졌다는 건가."
알프는 천재까지는 아니였지만 범재도 아니였다. 남아도는 시간을 이용해 매번 책만 읽었고 마나에 대한 이론도 수준급이였기에 문제점을 단번에 파악할수 있었다. 마검사용 심법은 보통의 심법과 달리 좌측 우측 모든 방향으로 마나가 움직일수 있는 길을 만든 심법이였다. 보통의 경우 한쪽으로만 움지기는것이 가능하며 좌측은 기사용 우측은 마법사용으로 분류된다. 양쪽모두 움직이게 하는것이 불가하여 오로지 하나만 선택해야 했다. 기사는 마법사가 될수없었고 마법사는 기사가 될수 없었다. 처음 선택하고서 바꿀수도 다시 시작할수도 없었다. 그런점을 개선해서 만들어진게 마검사용심법 원의 형태가 아닌 원을 꼬아서 놓은 ∞형태. 자연스럽게 마나가 이동하면서 돌아 좌측우측 모두다 이동이 가능했다. 다만 마나를 쌓는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존재했지만 그 점이 균형을 깨지 않고 조화를 이룰수 있게 만들었다. 방금전 알프가 실패한 이유가 바로 이점이였다. 단전에 써클을 만들어서 그런지 낮아야할 흡수율이 한계치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균형이 깨져버린 것이다.
"도로위의 차가 너무 많은데 억지로 밀고 들어가 충돌을 일으켜 버린건가? 쉽지않네."
알프는 중얼거리면서 이론을 재정립하기 위해 다시 책을 펼쳤다.
"마법사는 우측으로 마나를 움직여 세계와의 문을 접촉시켜 이능을 발휘하고 기사들은 좌측으로 마나를 움직여 세계와 자신을 단절시킨다...끄응."
수없이 되풀이해 이제는 완벽히 외울정도 였것만 아직도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접촉과 단절' 그리고 '세계' 이 공간 자체가 세계라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것도 아니라는걸 알았을때는 행성을 말하는줄 알았다. 근데 행성을 말하는것도 아니였다. 좀더 근본적인 뭔가를 말하는 거였지만 알수 없었다.
타악
알프는 읽던 책을 덮어버리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어차피 몇일동안은 마나써클을 만드려는 시도를 할수 없으니 기분전환도 할겸 밖으로 나온 것이다.
"어디가니?"
자신에게 말을 거는 금빛머리를 가진 여인 자신을 맡아서 키워준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 다만 진짜로 그저 맡아준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좋은 사냥한 어머니 였다.
"잠깐 바람좀 쐬러요,"
"오늘저녁에는 축제가 있으니 일찍와야 한다."
"네."
거의 10년마다 있는 독립 기념행사 20살이 되었으니 이제 각자의 길을 배정받고 홀로 살아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게된다. 20년동안 키워준 보답으로 자신을 길러준 '루닌'(엘프어로 보살펴준자.) 에게 은혤ㄹ 갚는 날이기도 했다. 축제 마지막은 루닌에게 선물을 주는데 보통 존경과 감사의 의미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주거나 약초같은 것을 구해다 주었다. 알프는 오늘 저녁까지 쓸만한 약초를 구하지 못하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주려고 했다. 엘프의 머리카락은 마법재료로도 쓰고 활을 제작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어? 실비아."
이제는 완전히 성숙한 여인이 되어 나올곳은 나오고 들어갈곳은 들어간 완벽한 몸매를 갗춘 은빛의 여성이 알프의 부름에 반응했다.
"알프 오랜만이네 오늘 축제에 루닌에게 선물한 물건이라도 찾으려고?"
"응."
옛날 현대에서 살았을 때였다면 이런 미녀와 얘기를 나누는것 만으로도 기쁘거나 심장이 열렸겠지만 엘프들은 전부 미남 미녀라 이제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둔건?"
"오늘까지 라난을 구해보고 만약 못구한다면 잘라야지."
길게 흐트러진 금빛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자르는 시늉을 했고 실비아의 눈이 가늘어졌다.
"너는 꼭 미리좀 구해놓지 않고! 라난을 오늘까지 구하겠다니 그게 얼마나 희귀한 약초인지 알고는 하는소리야?"
산의 정기와 달의 기운을 받고 자란다는 약초 엄청나게 희귀한 전설의 약초 그런건 아니였지만 약초를 전문적으로
구하러 다니는 약초꾼들도 1년에 한번이상을 보기 힘들다고 알려져있는 약초다. 달의 기운을 머금고 있어 마법 시약의 재료로도 극상품이라 할수있고 뿌리를 갈아서 조금만 먹어도 큰병이 아니고서야 곧바로 나았다.
"하아...따라와."
"응."
골치아픈 것을 떠맡아 실비아는 별로 달갑지 않은 표정이였지만 그렇다고 친구인 알프를 이대로 모른척 하지
않았다. 자신도 라난을 구해 키워준 촌장에게 건네준다면 틀리없이 좋아할것이 분명했기에 구할가능성이 거의
없더라도 일단 시도라도 해볼 생각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