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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노을
작가 : 아이린
작품등록일 : 20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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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
작성일 : 17-06-05     조회 : 328     추천 : 0     분량 :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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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드아이라...”

 

 

 그의 낮게 들리는 목소리에 안나는 그의 잿빛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본다.

 해가 지며 잿빛 노을이 사라지고 숲은 점점 어둠으로 가득차기 시작하자 남자는 고개를 천천히 움직이더니 얼굴을 찡그리며 몸을 움찔거린다.

 안나가 남자를 조심스럽게 쳐다보자 그 순간 남자의 빨간 눈동자가 그녀를 노려보자,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남자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빨간 눈을 번뜩이며 안나를 향해 소리친다.

 

 

 “도망가!”

 

 

 남자의 경고에 안나는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남자의 모습은 점점 멀어졌다. 정신없이 숲을 빠져나와 집 앞에 도착하자 거칠게 숨을 내쉬며 주저앉아 버린다.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꿈이 아닌가 볼을 꼬집더니 아픔이 느껴져 얼굴을 찡그린다.

 마가렛이 오기 전에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에 일어나 방으로 올라가 침대에 눕는다.

 그 남자는 뭐였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깊은 산 중에 있는 성의 테라스에서 한 은발의 남자가 턱을 괴고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짓고 있다. 남자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 밑이 그늘이 져있었지만 눈동자는 파랗게 빛났다.

 하얀 와이셔츠에 길게 뻗은 하얀 바지, 흰 구두까지 온 몸을 하얀색으로 뒤덮고 있어 마치 중세시대의 왕자같이 보였다.

 

 “오랜만에 잿빛 노을이라 날뛰겠군. 렌을 위해.”

 

 

 테라스에 놓인 와인 잔을 들며 어딘가를 응시하며 건배를 하고 장난스럽게 웃는다.

 

 숲에서 돌아온 남자는 방의 소파에 걸쳐 앉아 머리가 아픈지 관자놀이를 꾹 누른다.

 남자의 눈앞에 와인 잔을 내미는 손이 보이고 그를 향한 안타까운 목소리가 들린다.

 

 

 “렌, 오늘은 조심했어야지. 마셔.”

 

 

 렌은 와인 잔을 받아들며 마시고는 멍하게 소파에 누워버리자, 목소리의 주인이 그를 본다.

 그녀의 얼굴은 역시 창백했고 눈 밑이 그늘이 져있었다. 풍성한 빨간 머리의 웨이브를 가져 그녀의 파란 눈을 더욱 더 돋보이게 했다.

 소파로 향해 또 다른 남자가 앉으며 렌을 그 역시 안됐다는 듯 쳐다본다.

 그 남자 역시 렌과 여자와 비슷한 특징을 가졌고, 갈색 머리와 갈색 눈을 가졌고 장난스러운 얼굴을 한 그는 그들보다는 댄 얼굴이었다. 여자를 보면서 항의하듯 말을 한다.

 

 

 “베스, 그냥 오늘 정도는 ‘진짜’ 사냥해도 되지 않아?”

 “렌 고집을 누가 꺾겠어. 오늘은 그냥 리키 너랑 나만 가야 될 거 같다.”

 

 

 베스가 리키를 일으켜 나가려고 하자, 렌이 중얼거리며 입을 열자 그들은 렌을 바라본다.

 

 

 “나.. 아무래도 들킨 거 같아.”

 “뭐??”

 

 

 베스와 리키가 동시에 놀라며 대답을 했고, 베스가 렌을 일으켜 꼬치꼬치 묻기 시작한다.

 

 

 “숲에서 신경 쓰이는 채취가 나길래 지켜보고 있었거든. 근데 그 인간 여자애랑 숲에서 딱 마주쳤어. 순간 자체할 수가 없었는데 오늘 하필 잿빛 노을에 해가 지고 있었어..”

 

 

 렌의 말에 심각해진 리키는 그 여자애를 얼른 찾아서 기억을 지우든 없애야 되는 거 아니냐며 안절부절 하며 중얼거렸고, 베스의 얼굴은 심각했다.

 

 

 “그 애 앞에서 본성이 드러날까봐 도망가라고 했어.”

 “베스, 어떻게! 빨리 결정해줘.”

 

 

 옆에서 리키가 요란스럽게 호들갑을 떨어 베스는 생각 좀 하자고 조용히 시킨다.

 렌 역시 자신의 행동에 머리가 아픈 듯 머리만 감싸고 말이 없었다.

 

 

 “일단 아무 일 없듯이 행동해. 니가 아직 사냥한 걸 본 것도 아니잖아. 내가 지켜볼게.”

 

 

 렌은 아무 말 없이 끄덕이고, 리키는 옆에서 계속 기억을 지우라고 난리를 친다.

 베스는 방에서 리키를 끌고 나가고, 렌은 안나의 얼굴을 떠올렸다.

 신경 쓰이는 채취와 신비한 오드아이에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정신을 못 차린 것이라고 자기 스스로 결론을 내려고 하고 있다. ‘진짜’ 사냥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녀를 일단 지켜보자는 베스의 말을 듣기로 한다.

 

 마가렛이 차려준 저녁을 무슨 맛으로 먹었는지 모르는 안나는 멍하게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를 끝내고 방으로 올라와 침대에 누웠지만 렌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책상에 펼쳐진 책이 눈에 띄자 일단 책이라도 읽자는 심정으로 책을 집어 든다.

 ‘뱀파이어의 전설’ 페이지가 눈에 보였고, 안나의 눈이 빠르게 그 페이지를 읽기 시작한다.

 하얀 피부, 빠른 스피드, 피를 먹으며 생존.. 흡혈 인간이라든가 고대 얘기들뿐이었다.

 계속 되는 의구심이 들어 뒷 페이지를 넘기자 각 지역의 전설이 적혀있었고, 마지막 구절에 써져 있는 내용이 안나의 눈에 들어왔다.

 

 

 ‘뱀파이어들은 은밀하게 자신들의 왕국을 세워 아직도 생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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