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잿빛 노을
작가 : 아이린
작품등록일 : 2017.6.4
  첫회보기
 
전설
작성일 : 17-06-07     조회 : 302     추천 : 0     분량 : 2557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렌이 달빛이 들어와 스며드는 확 트인 방 창가에서 와인 잔을 들며 안나의 집이 있는 방향을 응시한다. 달빛에 렌의 머리색은 더욱 빛나는 금색이었고, 와인 잔은 더욱 강렬한 붉은색으로 보였다. 잿빛 눈동자는 영롱해보였고 와인 잔을 들고 마시자 잠시나마 붉은색으로 보였다.

 방문에 노크 소리가 들리고, 베스가 들어와 미소를 지었다.

 

 

 “오늘 전학 온 애가 그 애라며?”

 “리키가 말했구나.”

 “응. 그 아이 지켜보고 있니?”

 “응.”

 “난 여기에 더 오래 있고 싶어. 그냥 주문 걸자. 렌.”

 “주문... 걸어봤지.”

 “잘했다. 잘 참았네.”

 “근데 주문이 안 들어.”

 

 

 베스는 놀란 눈으로 렌을 봤고, 혼란스러운 눈으로 달을 응시했고 베스는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으며 난감한 듯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렇다고 죽일 순 없다며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며 방을 빠르게 돌아다닌다.

 

 

 “렌. 그 애, 그냥 두면 위험해.”

 “알아. 우리의 비밀을 알게 되는 순간 셀레나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겠지.”

 “절대 그녀가 알게 해서는 안 돼.”

 “노아는... 할 수 있을까?”

 “노아를 믿어?”

 “솔직히 모르겠어. 그래도 그들 중에 강한 건 노아니까.”

 “난 일단 걜 지켜볼게. 노아를 부르는 건 기다려.”

 

 

 베스는 끄덕거리며 자신의 판단에 옳은지에 대해 고민을 하다 방을 나선다.

 렌은 자신의 속에서 꿈틀대는 본능을 참아내면서 안나를 해치치 않았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그녀를 해치고 싶지 않았다.

 

 

 안나는 마가렛의 무릎에 누워 드라마를 보며 낮에 있던 일에 대해 생각을 했다.

 렌은 대체 자기에게 무엇을 했던 것일까? 왜 자신의 렌즈를 뺐는지 그의 행동은 이해되지 않았고, 텔레비전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그런 안나를 눈치 챈 마가렛은 안나를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안나, 무슨 고민 있는 거니?”

 “아니! 그냥 책 읽다가 이해가 안 돼서.”

 “책? 선셋에서 가져간 거 말이니?”

 “응. 커서 읽으니까 재미로 안 읽히네 이상하게.”

 “니 생각도 달라졌으니까 그럴 거야.”

 “그런가.. 할머니, 어릴 때 밤마다 해준 전설 이야기 해줘요. 듣고 싶네. 갑자기?”

 “뭐가 있을까.”

 

 

 마가렛을 고민하더니 어릴 때 안나에게 자주 해주던 센드레 전설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야기는 천 년 전으로 흘러간다. 마녀들이 그 당시에 이 곳에 정착해있었고, 인간들 속에 살아갔다. 어느 날 피를 먹고 사는 종족, 뱀파이어 족의 탄생으로 인해 마을은 초토화 됐고 마녀들은 그들에게 저주를 내렸다. 센드레는 그들의 전쟁 후 마녀들은 거의 멸종 됐고, 뱀파이어의 서식지가 됐고 한다.

 

 

 “다시 들어도 재밌는 전설이에요. 마녀들은 완전히 멸종 한 건가요?”

 “아니. 몇 명만 살아남아서 그들만의 방어하는 주문을 걸어서 숨어 지냈지.”

 “뱀파이어를 방어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응. 어떤 한 마녀의 후손에게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남겼어.”

 “그건 할머니도 몰라요?”

 “그렇단다. 그 마녀의 후손만이 알겠지?”

 

 

 마가렛은 안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고, 이제 늦었다고 들어가자고 한다.

 텔레비전을 끄고 얼른 일어나 2층 계단을 밟으며 마가렛을 부른다.

 

 

 “할머니, 전설이지만 혹시 그들이 살아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람들 속에서 살아 갈 수도 있을게야.”

 “역시 할머니도 그렇게 생각하죠? 알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잘자라, 아가.”

 

 

 2층 계단을 뛰어 방으로 가 오늘 마가렛에게 들은 전설에 대해 생각하며 메모를 한다.

 옆에 놓인 ‘전설 속의 전설’ 책은 혹시 마녀의 후손이 쓴 게 아닌가 하며 미소를 짓는다.

 침대에 누워 창가를 바라봤고, 렌과 전설에 대한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라일리와 캐시는 렌이 말이 없는 아이라고 했고, 몇 마디 나눠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은 벌써 그와 얘기를 나눴고, 그의 알 수 없는 행동까지 보기도 했다.

 내일은 학교에 가면 렌에게 가서 따질 생각을 하며 창가로 들어오는 달빛을 보며 잠이 든다.

 

 안개가 가득한 밤거리에 보름달이 떠있었고, 10살의 오드아이가 아닌 갈색 눈동자의 안나가 거리를 걸어 다닌다.

 사람 하나 없는 거리에서 엄마를 찾아다니며 울었고 자신도 모르게 골목을 향해 간다.

 으슥한 골목에서 두 사람의 형태가 보였고, 여자가 두 눈을 부릅뜨며 죽어가고 있었고, 여자를 붙들고 있던 남자가 그녀를 놔버리며 입가에 묻은 것을 닦아낸다.

 안나는 그 남자를 눈물자국 난 얼굴로 얼어서 바라봤고, 그 남자가 한 발 한 발 안나를 향해 걸어온다. 달빛에 비췬 그 남자의 얼굴은 무섭도록 창백했고, 눈 밑은 얻어맞은 듯한 보라색 멍으로 자리 잡았고. 긴 은발 머리를 넘기며 안나를 바라보자 새빨간 눈동자였다.

 흰 와이셔츠와, 흰 바지, 그리고 흰 구두엔 붉은 피가 튀어 얼룩이 져있었다.

 안나가 겁을 먹어 소리도 못 내고 덜덜 떨자, 그가 새빨간 입술이 안나의 얼굴을 들어 목에 가까이 댄다. 숨을 크게 내쉬며 채취를 맡더니 흥미로운 얼굴로 안나를 바라본다.

 

 

 “꼬마야, 내 눈을 똑바로 봐.”

 

 

 안나도 모르게 그 남자의 빨간 눈동자를 응시했고, 자신을 빨아들일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니가 오늘 본 것은 다 잊어. 내가 나중에 찾아갈게.”

 

 

 귓가에 속삭이는 그 남자의 목소리에 안나는 놀라서 잠에서 깨고, 얼굴엔 식은땀으로 가득했고 창가에 달빛은 깊숙이 들어와 그녀를 비추고 있었다.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18 대면 6/29 323 0
17 등장 6/23 366 0
16 눈동자 6/21 364 0
15 경고 6/16 322 0
14 조항 6/15 317 0
13 재회 6/14 321 0
12 왕족 6/13 312 0
11 진실 6/12 295 0
10 의식 6/11 299 0
9 보름달 6/9 288 0
8 6/8 332 0
7 전설 6/7 303 0
6 주문 6/6 325 0
5 전학 6/5 355 0
4 본능 6/5 329 0
3 첫 만남 6/4 320 0
2 묘한 시선 6/4 299 0
1 프롤로그 6/4 48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