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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노을
작가 : 아이린
작품등록일 : 20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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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14     조회 : 321     추천 : 0     분량 : 2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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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여기서 당분간 지내야겠어. 재밌는 일이 생길 거 같아.”

 “뭘 보고 재밌는 일이라는 거지?”

 “니가 여자한테 흥미를 보이는 건 200년만인 거 같거든.”

 “흥미 같은 거 아니야. 그냥 그림일 뿐이야.”

 “그건 두고 봐야지.”

 

 

 노아가 장난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렌을 보고는 방에서 빠르게 나가버린다.

 나간 방문을 노려보던 렌이 그림의 천을 다시 걷으며 한참을 서서 바라본다.

 

 1층에 텔레비전을 보던 리키가 노아가 계단에서 내려오는 걸 발견하곤 미소를 짓는다.

 노아가 리키를 보더니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곤 소파에 앉는다.

 

 

 “오라고 할 생각은 있었는데 뜻밖이네?”

 “엘리자베스가 보고 싶어서 왔지. 그렇지?”

 

 

 베스가 다가오는 걸 본 노아가 대답을 하자 베스는 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으며 묻는다.

 

 

 “지금은 되게 우리 집 조용하게 지내는데 굳이 올 필요가 있었나?”

 “왜 이래. 우리의 여왕님한테 된통 깨져서 기분도 별론데 누나가 돌봐줘야지 않겠어?”

 “난 더 이상 왕족도 아닌데 니 누나가 아닐 텐데.”

 “나한테 가족은 이 집에 있는 사람들이 다야.”

 

 

 노아가 먼 곳을 응시한 채 조용하게 중얼거리자 베스도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렌이 계단에서 내려오며 노아의 목소리를 듣자 찡그린 얼굴이 조금 누그러졌다.

 

 

 “계속 여기서 지낼 건 아니지?”

 “여기서 지내면 안 돼?”

 

 

 베스가 노아의 얼굴을 빤히 보더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대신 다음 보름달 전까진 돌아가. 그리고 다락방 써. 렌이 싫어하니까.”

 “베스!”

 

 

 렌이 베스를 화가 난 목소리로 부르며 내려오지만 베스는 렌을 보며 이미 늦었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렌을 바라봤고 노아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다시 렌이 계단을 쿵쿵거리며 올라가자 노아가 빠르게 따라 올라온다.

 

 

 “학교는 이미 졸업한 나이라 필요 없고, 동네만 돌아다니지.”

 “동네 사람들 안 죽일 자신 있어?”

 “노력해야지. 아무래도 나도 이제 이 동네 주민이니까?”

 

 

 노아가 장난스럽게 웃자 렌은 그냥 지나쳐 방으로 들어갔고 노아는 한층 더 올라간다.

 

 

 안나가 책상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숙제를 하고 있다가 문득 창가를 바라본다.

 오늘은 렌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자 신경이 쓰이는지 책을 덮어버리고 창가로 다가간다.

 얼른 저녁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집 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안나야. 할미다.”

 “네. 무슨 일이에요?”

 “오늘 손님 있어서 좀 늦을 거 같은데 이따가 가게로 오렴. 저녁은 시내 가서 먹자꾸나.”

 “알겠어요. 이따 갈게요.”

 

 

 전화를 끊은 안나는 센셋 찻집으로 가기 전 숲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옷을 갈아입는다.

 그리고 렌즈를 끼며 준비를 끝내고 숲 속으로 향한다.

 숲으로 들어갈수록 짙은 나무 내음이 나면서 공터로 향하면 향할수록 들뜬 마음이었다.

 공터에 다다르자 아무도 없는 공간을 보며 작게 한숨을 내며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괜히 주머니를 만지작거려 핸드폰을 찾았지만 안나는 렌의 번호조차 몰랐다.

 돌아가야 되나 싶어 무심코 하늘을 올라다 보니 점점 노을이 빨갛게 지고 있었고 바람이 불었다. 안나는 왠지 렌이 나타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자 나무 가지 위에 렌이 서있었고 안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렌!”

 “니 냄새가 나서 와봤어. 숲 속에 함부로 들어오지 말랬지.”

 “여길 와야 널 볼 수 있을 거 같아서.”

 

 

 반가운 표정의 안나를 심각하게 내려다보던 렌이 나무에서 내려와 안나 앞으로 왔다.

 그리곤 안나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낮은 저음으로 말을 내뱉는다.

 

 

 “당분간은 정말 숲 속에 안 오는 게 좋겠어.”

 “왜..?”

 “위험해서 그래.”

 “니가 지켜준다고 했잖아.”

 “난 니가 안전하길 바래. 내가 앞으로 너한테 찾아갈게.”

 “..알았어.”

 

 

 안나가 렌을 빤히 보다 고민 끝에 대답을 하자 렌이 그제야 안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렌이 미소를 짓자 아름답다는 표현이 떠오르는 안나는 그의 얼굴을 유심히 관찰을 한다.

 그러면서 노을이 지며 숲 속은 점차 새까맣게 물들어갔고 숲속의 기운이 이상해지는 거 같으면서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왔다.

 렌이 숲 속의 어딘가를 향해 날카롭게 쳐다보며 눈빛이 달라졌고 안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겁에 질려 덩달아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오랜만이네. 꼬마 아가씨.”

 

 

 숲 속에서 우아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고 한 나무 가지에 머리부터 발까지 하얀색으로 덮혀있는 남자가 그들을 내려다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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