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의 말에 안나는 다시 되물었지만 마가렛은 대답 없이 화장실로 향했다.
조이는 심각해진 분위기가 조성이 되자 애써 웃으며 떠들기 시작했고 라일리 역시 말이 없다.
“안나, 할머니가 걱정 돼서 그러는 거니까 너무 그러지마.”
“라일리랑 캐시 다음으로 생긴 친구라..”
“아무래도 캠벨 가족이 이 동네 사람들이랑 별로 어울리지 않아서 잘 모르셔서 그러시는 거일거야.
너무 걱정 하지마.”
“조이도 제가 멀리 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나는 그 애를 잘 모르겠지만 위험한 일만 안하고 다니면 난 괜찮다고 생각해.”
조이의 대답이 안나를 안심시켰고 식사를 마친 뒤 차 안에서는 적막감이 돌았다.
집에 도착한 안나는 마가렛에게 인사를 하고는 방으로 올라갔고 머리가 복잡한지 곧바로 침대 위로 누워버렸다.
마가렛은 항상 안나에게 다정하게 대해줬고 오늘같이 말을 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자 안나는 마가렛에게 실망을 해서 화가 나버렸다.
침대에서 머리를 흩트리며 뒹굴고 있는데 창문에서 노크소리가 들리자 획 돌아본다.
렌이 창문 앞에 떠있는 걸 보고 놀란 눈으로 얼른 창가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너! 어떻게!”
“뱀파이어는 날 수도 있다고 내가 안 그랬나?”
“우와!”
안나는 놀란 눈으로 감탄하며 렌을 바라보자, 렌은 창문을 가리키면서 뭔가를 재촉한다.
“응?”
“날 초대해줘. 그래야만 너희 집에 들어갈 수 있어.”
“초대 안하면 어떻게 되는데?”
“못 들어가고 난 이렇게 있어야겠지?”
“좋아. 어떻게 하면 돼?”
“정중하게 날 초대해주면 돼.”
“흠. 렌 캠벨, 우리 집에 들어올래?”
“고마워.”
렌은 미소를 짓고는 창문으로 들어와 안나의 방을 천천히 둘러본다. 안나는 치워지지 않은 자신의 방이 민망한지 렌을 따라다니며 물건들을 치우고 민망한 듯 웃는다.
“내 방에 누가 오는 건 처음이라.. 하하.”
“나도 오랜만에 인간들의 집에 와.”
“그렇구나. 뭐 마실래?”
렌이 고개를 젓자 안나는 뱀파이어는 음식 못 먹지라고 중얼거리면서 앉으라고 권한다.
책상의자에 걸터앉은 렌이 안나의 얼굴을 빤히 보기만 하자 안나가 민망한지 입을 연다.
“니가 가만히 빤히 바라보고 있으면 날 꿰뚫어 보는 느낌이야..”
“아. 근데 이상하게도 니가 뭘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어.”
“그래? 그럼 다른 사람 생각 알 수 있어?”
“다는 몰라도 대충은. 너는 눈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전혀 모르겠어.”
“내 눈..?”
“응. 눈을 보고 알거든. 근데 너는 모르겠어.”
“내 눈이 저주가 걸려서 그런 거 아닐까..?”
“저주라니?”
“난 태어날 때부터 이런 눈 아니었어. 어느 날부터 갑자기 한 쪽 눈이 파랗게 변했어. 병원이란 병원은 다녔는데 원인을 알 수가 없대.”
렌이 안나에게 다가와 얼굴을 감싸며 안나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봤다. 눈동자에 비췬 자신의 모습을 보더니 렌즈를 빠르게 빼버리자 안나가 당황하며 떨어지려고 한다.
“뭐..야!”
“난 니 눈이 좋아.”
“뭐?”
“무섭지 않아..? 남들은 저주라고 수근 대는데...”
“아니. 난 너의 렌즈 안 낀 눈동자가 좋아. 이거 때문에 끌렸을지도 몰라.”
안나는 처음 듣는 자신의 눈동자에 대한 칭찬에 목이 막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했고 오드아이 눈동자에는 눈물이 고이더니 눈물을 흘린다.
렌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며 안나의 얼굴을 감싸며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봤다.
안나는 렌의 시선에 얼굴을 붉히며 눈물을 닦아내며 고개를 돌리려고 했다.
“그렇게 빤히 보지마..”
“알았어.”
안나의 방 안에 있는 시계가 11시를 넘어가고 렌과 안나는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안나, 니 오드아이엔 뭔가 있는 거 같아.”
“저주가 아니고?”
“응. 이건 저주가 아니야. 너에겐 주문이 들지 않기도 하고, 생각을 읽을 수가 없어.”
“왜..?”
“그건 다 눈을 보고 해야 되는 건데. 너 이외의 인간에게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어.”
“뭘까 그럼..”
“널 보호하는 거일 수도 있어. 니 오드아이가.”
“보호..?”
노아는 숲 속을 빠르게 달리며 공터에 다가서 그제야 빠른 속도를 멈추고 선다.
입가와 하얀 옷깃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달빛이 공터 사이로 비추자 달을 보며 웃는다.
“곧 찾으러 가지. 꼬마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