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파도는 루크가 아팠다는 소식에 수업량을 대폭 줄여버렸다. 겨우 2시간이었던 역사 수업을 1시간으로 줄이고 4시간 이상 외웠던 글자공부는 2시간 이상 외우게 하지 않았다. 제파도 본인은 루크의 나이대에 10시간씩 공부를 한 사람이었지만 루크에게는 공부가 병마와 같은 존재로 여겨질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그러자 백희와 루크의 빡빡했던 오전 일정이 조금 느슨해졌다. 하지만 백희는 제파도의 결정이 불만이었다. 백희 입장에서는 얼른 글자를 익혀야 돌아갈 단서를 찾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희는 나머지 공부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러자 루크가 방해를 했다.
"안돼. 나랑 나가서 놀아."
"싫어요. 공부할거에요."
"공부하지마! 나랑 놀아!"
루크는 좀 더 어른스러운 어투로 말했지만 백희에게는 저리 들렸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무조건 떼를 쓰는 루크였기에 백희는 한숨을 내쉬며 몇번 놀아주곤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평화롭게 흐르던 와중 사건 몇 개가 터졌다.
일명 쥐 사건과 바퀴벌레 사건이었다.
평소와 같이 하루를 마감한 백희가 방에서 시녀들이 준비해 주는 목욕물을 바라보며 저녁을 먹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어디에서 들어왔는지 모를 쥐들이 백희의 방에서 속속들이 뛰쳐나왔다. 시녀들이 기겁을 하며 소리쳤고 백희도 기겁을 하며 사자궁 한켠을 잡아뜯었다. 자지러지는 비명소리에 몇몇 시종들이 들어와 총 아홉마리의 쥐를 빗자루로 때려 잡았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풀어놓은 것이 분명했기에 범인을 색출하려고 했으나 끝내 잡지 못했다. 백희는 그날 밤, 쥐가 나올까 두려워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했다.
두번째는 아침에 일어난 일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잠에서 깨어난 백희는 시녀들이 가져다 준 아침을 먹기 위해 첫술을 뜨려 할 때였다. 숟가락이 스프를 한번 휘저으자 말간 스프 속에서 검은색 물체가 엿보였다. 백희가 이게 뭐지 하면서 스프를 뒤적거리다가 정체를 알고서는 새된 비명을 질렀다. 스프 안에 바퀴벌레가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백희는 이 모든 일을 꾸민 원흉이 누구인지 알았다. 아게한느 왕비, 그녀가 분명했다. 백희는 분기탱천하여 그래지한에게 이르려고 했다. 하지만 명백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심증만으로 이르기에는 너무 찝찝했다. 한국이었으면 방에 CCTV를 달거나 녹음기 같은 물건으로 증거를 확보했을 텐데 이곳에서는 전혀 상상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런 일은 까딱 잘못하면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커다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있는 백희였다.
그래서 백희는 조용히 모든 괴롭힘을 참아내고 있었다.
백희와 시녀 위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백희가 당하는 만큼 백희의 시녀들도 당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몇몇 시녀들에게 괴롭힘 당하고 식사도 바꿔치기 당하는 등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 계속 되었다.
"위니…. 이러다 피말려 죽겠어요."
"배키님…. 저도요."
아마 백희와 시녀 위니의 대화를 루크가 들었다면 위계질서에 대해서 일장연설을 했을 것이다. 시녀의 신분인 위니가 3왕자 루크와 같은 스승을 모시는 높은 신분의 백희에게 불평을 내뱉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백희의 시녀들은 점점 백희에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악인 아게한느와 맞서 싸우면서-당하기만 하지만- 전우애가 싹트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백희가 그녀들을 편하게 대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백희는 매일 점심만찬을 열어주는 그래지한이 너무 고마웠다. 아침 식사에 뭐가 나올지 몰라 매번 쫄쫄 굶으며 오전을 보냈던 것이다. 고기 위주로 나오는 것이 조금 힘들었지만 곁들인 음식들이 넘치도록 많으니 그것만으로도 양을 채울 수 있었다. 후식으로 나오는 집어갈 수 있는 디저트 들도 주머니에 빵빵하게 채웠다. 하지만 그래지한은 그런 백희가 못마땅했다.
"왜 고기를 먹지 않는거냐?"
백희는 또 고기타령을 하는 그래지한을 가늘게 뜬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상하게 유독 자신에게만 고기,고기 거리는 그래지한이었다.
"고기도 먹고 있어요."
그 말은 정말이었다. 백희는 고기도 조금씩 먹어가면서 나물과 채소도 듬뿍 먹었다.
하지만 그래지한의 성에는 차지 않았다. 왕실 수석 요리사가 심혈을 기울여 고르고 만든 특대 사이즈의 스테이크였다. 다른 사람들은 군침을 흘리며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울 훌륭한 음식을 보고 백희는 그저 조금 잘라 먹는것으로 그쳤다. 대신 채소는 두배로 먹었다.
그래지한은 백희가 어째서 풀만 먹는지 궁금했다. 분명 이세계에서 먹어 왔던 음식에 그 해결의 열쇠가 있을 것이다. 궁금했던 그래지한은 백희에게 물어보았다.
"따로 먹고 싶은 음식이라도 있는 것이냐?"
백희는 눈을 깜빡거리다가 곧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래지한은 백희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백희는 나날이 수척해져갔다. 이상하게 매일 점심마다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음식을 차려주고 있는데도 처음 봤을 때보다 혈색이 없었다. 처음에는 백희가 고기를 먹지 않아서 그런 것으로 여겼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무언가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말해 보아라. 무얼 먹고 싶은것이냐."
그러자 백희가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래지한은 다시 한번 물었고 결국 백희는 머뭇 거리며 입을 열었다.
"음. 속이 확 풀리는 매운 음식이 먹고 싶어요."
"매운음식?"
그래지한은 머릿속에 물음표를 잔뜩 띄웠다. 왜 매운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지도, 그걸 먹고 속이 아프면 아팠지 풀린다고 표현하는 백희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도 그래지한은 담담한 표정으로 이해한 척 하며 백희에게 매운 음식을 위한 재료가 뭐냐고 물어봤다. 백희가 입을 열었다.
"그… 제가 살던 곳에는 고추라는 식물이 있는데요. 그게 매콤한 양념재료가 되거든요."
그래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들어 주마."
"네? 여기에 고추가 있어요?"
"없다. 하지만 난 만들 수 있다."
백희는 이게 무슨 소리래 하는 얼굴로 왕을 바라보았다. 그래지한이 엄청난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항상 자신이 유일한 존재라며 콧대가 높았으니 허세도 남다르게 높을 것이다.
백희의 속마음을 모르는 그래지한은 백희에게 고추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 날 점심 시간은 백희의 고추에 대한 상세한 묘사로 가득채워졌다.
"힘들다."
백희의 입에서 절로 힘들다는 소리가 나왔다.
백희는 오늘 하루 세번 어깨를 부딪혔다. 이름모를 시녀 둘과 시종 한명에 의해 오른쪽, 왼쪽, 오른쪽 순으로 어깨빵을 당했다. 백희는 언제까지 이런 유치한 괴롭힘을 당해야 하나 한숨을 내쉬었다. 괴롭힘의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빈도도 잦아지자 정신적 한계가 오고 있었다. 백희는 살면서 단한번도 남에게 괴롭힘을 당한적 없었다. 오히려 당하는 아이를 도와주곤 했던게 자신의 평소 모습이었다. 그런데 직접 괴롭힘의 대상이 되니 왕따를 당했던 친구들을 더 적극적으로 도와 주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백희는 잠이 오지 않았다. 잠자리를 뒤척이다가 벌떡 일어나 작은 상자 속에서 빛나고 있는 아롱씨앗을 꺼냈다.
아롱씨앗.
이것은 백희가 로코에 처음 왔을 때 가장 신기해 했던 식물로, 뿜어대는 빛이 아롱아롱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었다. 아롱씨앗은 야구공만한 크기에 복숭아 씨앗이랑 모습이 비슷했는데 이를 아침부터 낮 동안 햇빛을 머금게 놔 두면 밤에 빛을 뿜어댔다. 그래서 오랜 옛날 부터 파로인들의 밤을 책임져 주는 신비스럽고 고마운 조명식물이었다. 심지어 더 이상 빛나지 않는 아롱씨앗을 땅에 심으면 식물이 자라나 세네개의 열매가 열리고 그 열매에서 새로운 아롱씨앗을 얻을 수 있으니 정말 이로운 식물이다.
백희는 아롱씨앗을 전용 유리병 안에 넣었다. 그러자 어두웠던 방안이 호롱불 두배의 밝기로 은은하게 밝혀졌다. 백희는 무엇을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예전에 제파도가 왕궁도서관에서 빌려다 준 동화책을 꺼내들었다. 몇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반납을 안한 것이 마음에 걸렸으나 곧 읽고 반납할 터이니 걱정은 덜어두었다.
백희는 아롱씨앗의 불빛에 의지한 채 어린아이처럼 더듬더듬 거리는 솜씨로 책을 읽어나갔다.
어느 마을에 효심 깊은 아들이 살고있었다. 그의 부모가 나이가 들어 병이 들자 효심 깊은 아들은 모든 병을 낫게 한다는 약초를 찾아 길을 떠났다. 하지만 아들은 도무지 이 약초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에 있는지 단서 하나 찾지 못한 채 그저 정처없이 방랑했다.
그때 그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어떤 늙은이가 '모든걸 보고, 모든걸 듣는 용에게 물어보시게.' 하고 말했다.
늙은이의 말을 듣고 아들은 용을 찾기 위해 거대한 아로스산맥으로 들어갔다. 아들은 산 속에 들어가 두 번 죽을 뻔 했는데, 첫번째는 어떤 심심한 도깨비의 지나친 장난에 죽을뻔 했고 두번째는 모든게 귀찮은 구미호의 무심한 손길에 죽을 뻔했다.
도깨비와 구미호에게서 가까스로 벗어난 아들은 드디어 은색 용을 만날 수 있었다. 모든걸 지켜보고 듣고 있었던 은색 용은 효심 깊은 아들에게 감명받아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자라고 있는 만병통치의 약초를 내어주었다.
그리고 아들은 약초를 들고 부모에게 돌아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백희는 동화책의 표지를 덮었다. 어디에서나 들었을 법한 효를 다룬 흔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백희의 얼굴은 조금 복잡해 보였다.
이 곳의 이야기 책에도 지구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용과 도깨비와 구미호가 있었다.
파로도 인간이 사는 세계라 그런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용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주 등장하는 전설 속 동물이었다. 동양의 용은 성서롭게 묘사 되는 반면 서양의 용은 악을 상징하며 어린소녀를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도깨비도 서양에 고블린이 있고, 구미호도 서양에 뱀파이어가 있다. 그런데 이 용과 도깨비와 구미호가 파로의 이야기 책에도 있었다. 파로는 여러가지로 지구와 비슷했다.
백희는 가죽으로 만든 책 덮개를 쓸어내렸다. 부드러운 가죽의 느낌이 백희의 손에 전해져 왔다. 아롱씨앗에서 발하는 불빛이 백희의 손과 책을 비추고 있었다.
***
백희와 루크는 오전부터 왕실 훈련장에서 놀고 있었다. 제파도가 수업시간을 줄였기 때문에 남는 시간동안 그늘진 훈련장 안에서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만끽하며 다과를 즐기고 있었다. 백희는 오늘 아침도 식사를 걸렀기에 루크의 시종이 가져다 준 다과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그래서 루크를 꼬드겨 더 많은 쿠키를 가져오게끔 시켰고 백희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아침을 먹지 못한 시녀들에게도 나누어주었다.
물론 루크는 거세게 반발했다.
"시녀들에게 쿠키를 나누어 주겠다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위계질서냐!"
"좀 넘어갑시다. 응? 시녀들도 입 있잖아요. 왕자가 되서는 속이 그렇게 좁아요?"
"루크님 그렇게 안 보았는데 정말 무정하십니다. 꽃 같은 레이디들에게 쿠키 하나 나누어 주는 것이 그리 아까우십니까?"
루크는 백희와 유루린의 자신을 쫌생이로 만드는 말에 한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아, 아까워서 그런게 아니야! 다과를 더 내오거라!"
백희는 루크의 말에 고개를 돌려 시녀들을 바라보고는 씨익 웃어주었다. 시녀들도 공손한 얼굴을 한 채 백희만 알아보게끔 엄지손가락을 슬그머니 올렸다. 루크 몰래 이루어진 그녀들의 은밀한 언사에 유루린은 눈썹을 올리며 피식하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백희는 쿠키를 허겁지겁 먹다가 어느정도 배가 차자 어젯밤 읽었던 동화책이 생각났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묘한 감정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묘한 감정 그 이상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백희가 루크에게 말했다.
"어젯밤에 동화책을 읽었는데요."
"동화책?"
"제목이 '은색 용의 은혜' 라고. 들어 봤어요?"
"쿨럭!"
그러자 루크가 아닌 유루린이 마시던 차를 내뿜으며 기침을 했다. 시녀들이 유루린의 젖은 옷을 닦기 위해 손수건을 꺼내는 동안 루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파로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책 중 하나이다. 효심 깊은 아들이 병든 부모를 위해 만병통치의 약초를 찾으러 아로스 산맥에 들어가지. 그곳에서 도깨비와 구미호에게 가까스로 도망쳐 은색용을 만난다. 자애로운 은색용께서 아들을 불쌍히 여겨 약초를 내어주시고 이야기가 끝나지."
"이 곳에서 용은 굉장한 영물인가봐요?"
"용은 영물 정도가 아니다. 우리 로코에서는, 아니 파로 전체에서 용을 신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어."
백희는 놀란 눈으로 루크를 바라보았다. 용이 신보다 우위의 존재로 여겨지는 것이 이상했기 때문이다. 보통 신이란 인간을 아득히 초월하여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이기에 사람들이 그에 매달리고 모여서 종교를 만든다. 용도 초월적 존재이긴 하나 백희의 생각으로는 어디까지나 신의 하위였다. 그러나 루크의 말을 빌려보니 이 곳 파로에서는 신과 용이 동격이거나 어쩌면 신 보다 용이 더 위대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었다.
"이곳에는 무슨 종교가 있나요?"
"종교? 우리는 그런거 없다. 그저 매년 용을 숭상하는 제사를 지낼 뿐이야."
백희의 머릿속이 꼬여 버렸다. 인간이 사는 곳에는 신을 따르는 여러 종교들이 항상 존재하고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백희는 무교였지만 인간이 상상하기 힘든 설명 불가한 어떠한 존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설명 불가한 존재에 입각해 자신이 이 곳 파로에 오게 된 가능성의 원인을 두가지로 추측했는데, 첫번째는 버뮤다 삼각지대와 같은 특정 위치에서의 비과학적인 증발, 두번째는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에 의한 의도적인 이동 이었다. 그런데 이 곳 파로에서는 신이 아닌 용을 믿고 있었다.
'혹시 용신 같은 건가?'
용의 형태를 한 신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백희가 루크에게 물어보려고 입을 열려고 할 때 유루린이 갑자기 크게 웃으며 끼어들었다. 그리고 답지 않게 첫 말을 더듬 거렸다.
"하하하! 쿠, 쿠키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활쏘기 내기로 몰아주기 어떠십니까? 물론 여기 있는 꽃 같은 레이디들도 함께 하는 것이고요."
그러자 시녀들이 눈을 반짝이며 백희를 쳐다 보았다. 배가 고픈 시녀들은 쿠키를 건 내기를 꼭 하고 싶다는 눈치였다. 백희는 눈을 깜빡이며 갑작스러운 유루린의 제의에 벙쩌 있다가 그녀들의 눈빛을 느끼고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재밌겠네요. 활터로 갈까요?"
루크는 인상을 찌푸렸다. 평소 같았으면 유루린의 제안에 길길이 날뛰었을 테지만 백희와 유루린이 자신을 속 좁은 왕자로 여길까봐 투덜 거리기만 했다.
"시녀들과 활쏘기 내기라니……."
"하하! 루크님. 꽃 같은 레이디들에게 질까봐 그러십니까?"
"아, 아니야!"
유루린과 루크는 가볍게 투닥거리며 왕실 훈련장을 나갔고 백희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