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탈 아저씨 집에서 여러가지 말을 들은 후 곧바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시간 오후 2시.
지금 우리가 온 곳은 탈 아저씨가 어렸을 적 살았던 저택 겸 반란군 총대장의 임시거처.
더 중요한 건 우린 저택 안 마당에 있다.
"그 벽은 뭡니까?"
"보안 때문에 만들었네."
정문으로 안 갈 건 예상했는데 설마 벽을 넘어올 지 몰랐다.
넘어왔다기 보단 문처럼 열고 들어왔다.
벽을 10모양으로 누르니까 미닫이 문처럼 열 수 있게 변했다.
"여기서 부턴 나눠서 행동하는 게 어떤가?"
"싫어요. 전 어디가 어딘 지 하나도 모르잖아요."
"저기 보이는 건물로 가면 되는데 뭘 모른다고 하는 겐가? 자네 길치였나?"
"길치는 아니지만 처음 들어오는 곳에서 혼자 있는 건 싫어요."
입꼬리가 살짝 떨리고 있다.
난 당연한 말을 한건데.
"나 때문에 일을 망치고 싶은 거야? 나랑 다니면 자네가 죽을 수도 있네."
"걱정마세요. 또 죽을 생각없어요."
"그건 자네 마음대로..."
대화 중 갑자기 검이 날아왔다.
너무 놀라면 소리가 안나온다는데 아저씨는 엄청 놀랐는 지 입을 엄청 크게 벌리고 계신다.
설명하고 있으니까 난 안 놀란 줄 아는데...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이 녀석, 일부로 빗맞췄어..."
"그게 무슨...?"
"쓸데없는 소리 말고 나무 뒤로 숨어!!"
탈 아저씨가 먼저 뛰기 시작했고 그 뒤를 나도 따라갔다.
뛰면서 주위를 둘러봤는데 사격이 가능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유일하게 있다면... 멀리 보이는 건물 뿐.
대략 1km 정도 떨어져있다.
"이 저택에 있는 유일한 저격수일세. 맨손으로 검을 던지는데 명중률과 파괴력이 상당한 놈이지."
"검을 던져서 맞춘다구요?"
달리면서 고개를 끄덕이신다.
우린 순식간에 사람 두 명은 숨을 수 있는 나무에 몸을 기댔다.
내 예상대로 건물 위에서 던져도 나무가 커서 우리가 보이지 않을 것이다.
"후우... 들어오자마자 들켰네요."
"둘로 갈라지지."
"싫다니깐요."
"작전을 성공하는 걸 떠나서 살고 봐야 할 것 아닌가!!"
"도망치자는 말을 그런 식으로 합니까?"
"뭐?"
"전 도망갈 생각없어요. 실패할 생각도 없고."
"자네, 지금..."
"한번 시작했으면 끝을 본다. 도중에 포기란 없다. 약속은 무조건 지킨다."
"이보게... 자네..."
"아저씨랑 찢어지기 싫은데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아저씨 말을 듣는 겁니다. 오해마세요."
대충 인사하고 옆에 보이는 나무로 뛰어서 건너갔다.
탈 아저씨의 입을 봤을 때 황당함이 잔뜩 묻어있었다.
어이없기도 하겠지.
갑자기 자기 말대로 하겠다고 하니까.
다른 게 있다면 탈 아저씨는 반 포기상태지만 난 조금도 포기하지 않았다.
"아저씨!! 살아서 만나요!!"
"이봐!! 일단 내 말을 좀..."
"저 쪽이다!!"
"잡아!!"
탈 아저씨 말대로 전부 검을 들고 있다.
갑옷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상당히 가벼워보이는 복장이다.
"썰어버려!!"
하나 말을 안했는데 전부 얼굴을 가리고 있다.
내 앞에 있는 5명을 기절시키고 복장을 뺏어입고 들어가면 쉽게...
"이런!!"
혼자 얘기할 때가 아닌데...
"몸놀림이 빠른 놈입니다!!"
"3명은 탈을 잡아라!! 저 놈이 더 까다롭다!!"
"네!!"
3명이 아저씨를 향해 뛰어간다.
자기가 명령했으면서 같이 가는 건 뭐야?
"한 눈 팔지마!!"
내 정수리를 향해 정확히 날아오는 검.
오른쪽으로 몸을 틀면서 검을 휘두르는 남자 바로 옆에 붙었다.
검이 땅에 박힘과 동시에 오른손 주먹으로 옆구리를 있는 힘 것 가격했다.
소리를 살짝 지르고 쓰러졌다.
날 보고 놀라고 있는 사람을 향해 안면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윽...
"내 손이 더 아파..."
싸우고 있는 사이 빠르게 도망가셨나보네.
그림자도 안보인다.
탈 아저씨는 크게 걱정 안되지만 신경쓰이는 게 하나있다.
싸우면서 난 내 모습을 완전히 드러냈다.
저격수라면 절대 놓칠 수 없을 정도로.
근데 검은 날아오지 않았다.
"내가 건물이 안보이면 이해하겠는데 건물이 너무 잘보이는데. 왜지?"
"아직 안 끝났어!!"
소리가 나는 쪽으로 주먹을 휘둘러 안면을 가격했다.
턱을 때렸는 지 픽 쓰러진다.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말자.
옷을 뺏어서 변장성공!!
최대한 안 들키게 갈 수 있겠어.
"네 작전은 이미 들통났다."
"언제부터?"
"뭘 물어보는 거지?"
"언제부터 있었냐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고 나무에 기대고 있어서 데미지가 더 크게 들어갔다.
47명.
조심하면서 가면 너무 티나니까 더 당당하게 저택으로 움직였다.
복장만 보면 닌자같네.
침입자가 둘이나 들어왔는데 너무 조용하다.
탈 아저씨 쪽으로 다 몰렸을 것 같진 않고.
"네 관할은 여기가 아닐텐데?"
내 키 만한 손이 앞을 막는다.
손 크기가 180cm나 될 수 있을까하고 손을 타고 시선을 올려보니까 거인이 한 명 서 있다.
여자는 둘째치고 이 녀석 존재를 알려줬어야지요.
"지원이 필요하신 것 같아서 왔습니다."
"정문이나 제대로 지켜. 이거 너희 책임이야."
말문이 막힌다.
이 정도로 크면 벽을 넘어올 때 보여야 되는 거 아닌가?
아무것도 안보였는데.
"거기서 비키게!!"
탈 아저씨의 외침에 몸을 움직이려고 했는데 어디로 비켜야할 지 우왕좌왕했다.
"어디로 도망가요!?"
"늦었네. 알아서 피하게!!"
목소리가 들린 쪽을 보니 탈 아저씨는 하늘에서 떨어지고 계신다.
거인도 아저씨가 떨어지는 쪽으로 고개를 올렸고 동시에 오른손을 하늘로 뻗기 시작한다.
이 녀석을 어떻게 막으시려는 거지?
"가만히 있을 거면 자네가 들고 있는 검으로 오른쪽 발목을 쳐!!"
뭘 할 지 궁금해서 아저씨 말대로 빠르게 녀석의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검으로 발목을 가격했다.
종이 자르는 느낌?
위를 보니까 탈 아저씨는 거인의 오른손을 쳐내고 주먹으로 오른쪽 어깨를 가격했다.
동시에 종이 찢어지는 소리가 나면서 오른팔이 떨어졌다.
"아저씨... 이거 뭡니까?"
안전하게 착지하고 나한테 오는 탈 아저씨.
"종이거인일세. 가능하면 평화적으로 침입자를 쫓아내는 방법 중 하난데 한번도 성공한 적 없네."
"말도 하던데요."
"이 안에 3명이 들어가서 조종도 하고 말도 하는 걸세."
진짜 사람처럼 만들었다.
천계는 거인이 실존하는 줄 알았네.
"종이거인이 찢어지는 걸 다 봤으니까 곧 여기로 몰릴걸세."
"알아요.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난 내 알아서 하겠네. 자넨?"
"이하동문입니다."
탈 아저씨는 살포시 손을 흔들고 웃으면서 숲 쪽으로 들어갔다.
거인 안에 3명 있다고 했는데 도망쳤는 지 나오질 않네.
"목을 따주마!!"
"심장을 도려내주마!!"
"복부를 열어주마!!"
3명이 동시에 빠르게 달려온다.
한 방향으로 뛰어오는 게 아니라 사방을 왔다갔다하면서 오고 있다.
이상한 건...
왜 내 뒤로 안 가지?
"이런다고 겁 먹을 것 같냐!!"
한번도 써 본 적 없는 검을 휘둘렀다.
제일 앞에서 오던 남자가 검을 막음과 동시에 잘라버렸고 나머지 두 명이 나한테 가까이 왔다.
양쪽에서 검을 휘둘렀고 잘린 검을 버리고 몸을 최대한 숙였다.
숙인 덕분에 검끼리 부딪쳤다.
"팔이 저릿해!!"
손으로 왼쪽 남자의 발목을 가격해서 넘어뜨리고 오른쪽에 선 남자가 날 내려찍으려는 순간 몸을 왼쪽으로 굴렸다.
운 좋게 정면에서 공격하는 남자의 공격도 피했다.
"상황판단이 좋은데?"
"등 아파."
"몸놀림도 좋아."
몸을 털면서 일어났다.
생각보다 많이 굴러서 놈들과 거리가 벌어졌다.
"뒤에서 공격하는 건 어떨까?"
"좋은 생각이야."
진지하게 싸우는 거 맞아?
이 사람들이 하는 것만 보면 전혀 진지하지 않다.
"무기는 뭐하길래 지원사격이 없어?"
"위협사격했을 때 탈인 걸 확인하고 탈 잡으러 갔어."
우리한테 검 던진 사람을 말하는 구나.
"아까와 같은 방법으로 이번엔 뒤에서 공격한다."
"너희 마음대로 하게 둘 것 같냐?!"
작전구상 중인 3명 사이에 들어가서 정면에서 날 공격한 사람의 안면 정중앙을 때렸다.
코피를 쏟으면서 뒤로 자빠졌다.
동시에 점프한 후 무릎으로 안면을 한번 더 가격했다.
"한 명 끝."
"목을 따주마!!"
"복부를 열어주마!!"
부러진 검을 들어서 던졌다.
또 동시에 검이 날아가는 방향으로 달려서 목을 따주겠다고 한 남자의 목을 손날로 가격했다.
옆에 있던 남자가 날 보고 검으로 내려찍으려는 순간 기절직전인 사람을 내 옆으로 데려왔다.
"이럴수가!!"
"네가 한 거다?"
"뭐? 이건 네가 죽인 거야!!"
대부분 이렇게 말하면 맨탈 깨지던데 이 사람은 멀쩡히 공격하네.
방패로 쓴 남자를 옆으로 밀고 최대한 빨리 움직여 바짝 붙었다.
"이 녀석!!"
"검처럼 긴 물건을 든 사람을 상대하는데 거리를 벌리고 있으면 나만 손해잖아?"
팔을 잡고 업어치기를 해버렸다.
당분간 못 움직일 거야.
44명.
종이거인 옆에 있던 남자는 도망갔나보네.
탈 아저씨는 왜 저택과 반대방향으로 간 거지?
"일단 아저씨는 무시하고 저택이 보이는 곳으로 가야겠어."
"마대음로 구누?"
"꺼져!!"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주먹을 날렸지만 아무것도 없다.
소름끼치는 목소리였다.
"하하하하하크!! 여가기 라고어디 와들어 감히?"
"뭐라 말하는 거야..."
"함로부 못 들어는오 곳인어 데떻게 들왔어지?"
"함부로 못 들어오는 곳인데 어떻게 들어왔냐고?"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도 몸을 가만히 못두고 휘청휘청 거린다.
"이봐요. 술 먹었어요?"
"그딴 거 안 좋아한다. 쓰다."
"갑자기 똑바로 말했어?!"
"인죽다!!"
일직선으로 날아오는 검.
너무 빨라서 못 보고 그대로 공격을 맞았다.
"옆구리가..."
"다낸 강동두!!"
탈 아저씨가 치료해준 옆구... 어?
"저리 꺼져!!"
아까와 다르게 흐물흐물 걸어오길래 왼발을 들어올려 발바닥으로 뺨 때리듯 가격했다.
물을 때린듯한 느낌.
"격하게 움직였더니 옆구리가..."
"안통 물공."
"줄여서 말하는 거냐?"
"대화 할 없다 너랑 필요."
슬슬 짜증난다.
왜 물을 때리는 느낌이 난 거지?
"이 녀석은 술을 먹이면 이길 수 있다네!!"
갑자기 탈 아저씨가 나타나서 이 놈의 목을 타서 입을 벌리고 뭔가를 집어넣고 있다.
설마 술을 먹이면 될 줄이야.
탈 아저씨는 날 보고 엄처를 척 올리신다.
"하지마세요. 재수없어요."
"그게 어른한테 할 말인가?"
쓰러진 놈을 놔두고 나한테 오신다.
"술 가지러 가신 거에요?"
고개를 끄덕이신다.
"도망가신 줄 알았어요."
"여길 혼자 공략한 사람한테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네만."
"맞네요. 또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호탕하게 웃으시는 탈 아저씨.
너무 시끄럽길래 아저씨 입을 막았다.
"몇 명 이겼어요?"
"아까 나 따라온 3명이랑 술 가지러 갔을 때 2명."
남은 인원은 39명.
아직도 한참이네.
"여기서부턴 같이 가시죠."
"그 전에 자네 옆구리를 치료해야 할 것 같은데."
다쳤었지.
"약이 없잖아요."
탈 아저씨는 말없이 겉옷을 살짝 걷더니 작은 구급상자를 꺼내셨다.
혼자하시니까 필수로 들고 다니시나보네.
"옷 좀 올려보게."
내가 옷을 올리자 아저씨는 치료를 시작했다.
"하나 물어볼 게 있어요."
"상처가 하나 밖에 없는 이유 말인가?"
고개를 끄덕였다.
"깔끔하게 없어졌잖아요."
"인간이 천계인이 되면 상처가 없어지는 부작용이 생기네."
"진짜요? 엄청 좋은 거 아닙니까?"
"엄청 좋지. 근데 거짓말일세."
"네?"
"거짓말이라고 말했네. 그리고 붕대까지 다 감았네."
아저씨가 일어서자마자 오금을 가격해서 다시 앉혀버렸다.
일어서서 화난 입모양을 하고 내 목을 잡으신다.
"이게 무슨 짓인가? 자네 질문에 대답해줬지 않은가?"
"아저씨랑 콩트할라고 물어본 거 아니거든요?"
"안 조른다고 말을 막하는 것 같은데 내 집에서 했던 것처럼 졸라줄까?"
"얼마든지 해보세요!! 힘을 주는 순간 안면에 주먹을 꽂아넣을 겁니다."
손을 놓으신다.
서로 싸워서 득 될 건 없...
"어른을 놀리면 못쓴다는 걸 알려주겠네."
멱살을 잡으시더니 날 업어쳤다.
"켁!!"
"옆구리가 상처가 큰 편이 아니라 터지진 않을걸세."
"으으..."
"아파서 못 일어나겠는가?"
"아닙니다!! 힘들어서 잠깐 쉬는 겁니다."
살짝 웃으신다.
방금까지 죽일 듯이 업어치기 해놓고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고 있네.
"자네는 조금만 쉬고 있게. 다수와 싸울 땐 어떻게 하는 지 보여주겠네."
"네?"
갑자기 5명이 나타나서 우릴 포위했다.
"아직 몸을 일으킬 수가..."
"가만히 있게나."
말이 끝남과 동시에 5명이 동시에 검을 뽑아서 우릴 향해 달려왔다.
탈 아저씨는 술병을 집어서 제일 먼저 온 사람의 이마를 때렸다.
깨진 부분으로 왼쪽에서 오는 사람의 복부를 찌르고 뒤로돌아 공격하려는 사람의 턱을 손바닥으로 올려쳤다.
곧바로 날 잡으려는 사람에게 뛰어서 안면을 무릎으로 찍어버렸다.
"이럴수가..."
"검 하나만 빌릴까?"
"얌전히 당하고만 있을 것 같으냐!!"
달려오는 사람의 품으로 파고 들어서 검 손잡이로 명치를 큰소리가 나게 때렸다.
순식간에 4명을...
"남은 한 명은 가볍게."
베어버리는 줄 알았는데 타격으로 기절시켰다.
이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어서 혼자한 거야?
"어떤가, 자네도 이 정도는 기본으로 할 수 있겠는가?"
내 옆에 앉으신다.
"이게 기본입니까?"
"싸움에서 한번도 져 본 적 없다고 하지 않았나?"
"완전 다른 겁니다."
"그냥 물어본 걸세. 자넬 업어치기한 건 이런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있고 쉬게 하려고 한 것일세."
"더 좋은 방법이 있었잖아요. 덕분에 못 움직이잖아요. 아프기만 하고!!"
"그건 미안하네."
호탕하게 웃으신다.
"우선 좀 쉬게. 나이가 나인지라 힘드네."
"이봐요. 잘못하면 이 방법은 표절이라구요."
"그런가? 하지만 쉬는 시간도 필요한 법일세. 잔말 말고 자넨 누워서 좀 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