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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형사
작가 : 조선생
작품등록일 : 20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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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장기미제사건(6)
작성일 : 17-06-21     조회 : 441     추천 : 2     분량 : 3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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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무슨 말이야?"

 한참 씩씩거리던 경일이 준혁의 말에 반응했다.

 "행님, 담배 요즘 핍니까?"

 "애 때문에 끊었다. 스트레스 1)잇빠이 차면 가끔 핀다"

 "애 생각해도 그거 완전히 끊기 힘들죠?"

 "그야 뭐..."

 경일의 말에 준혁이 씨익 미소지었다.

 "그럼... 우리 상식적으로 한 번 생각해봐요"

 "...?"

 준혁이 오른쪽 관자놀이를 톡톡 두드리며 말한다.

 "한 놈은 학창시절부터 주구장창 줄담배를 피워대던 꼴초, 다른 한 놈은 담배라고는 전혀 입에도 대지 않던 놈. 10년이 지났을 때 누가 담배를 피고 있을 확률이 더 높을까요?"

 "...당연히 전자가 더 높겠지"

 "그러니까요"

 경일이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니가 무슨 말 하는지 알아. 현장에 남아 있던 담배꽁초로 봤을 때 범인은 당연히 흡연자일 것이고, 아직까지 담배를 피울 확률이 상당히 높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해"

 준혁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며 경일이 말을 잇는다.

 "하지만 니 말에는 중요한 어폐가 있어"

 "...?"

 "그건 둘 중 한명이 흡연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한 말이겠지? 만약 둘 다 꼴초라면? 혹은 지금 현재 둘 다 담배를 피고 있지 않다면? 그리고 그 사실을 어떤 방법으로 확인할거지?"

 준혁이 평소보다 다소 격양된 경일을 조용히 부른다.

 "행님"

 "말해봐"

 "언제나 초심을 잃지 마라. 제가 존경하는 분 중에 한 분이 항상 입에 달고 살던 말이죠. 아 물론 형님도 알고 있는 그 분"

 누군가를 떠올렸는지 경일이 입을 다물었다.

 "초지일관(初志一貫). 행님도 팀장님이 그 얘기할 때 마다 공감한다고 박수치곤 했잖아요?"

 "..."

 말 없이 고개를 숙이는 경일을 보며 준혁이 말을 잇는다.

 "애초에 나머지 3명 다 조져보는 거로 계획했던 일이고..."

 "..."

 "기왕지사 다 조지기로 마음 먹은 것, 조금 더 범인일 확률이 높은 놈부터 조져보는 걸루. 열정형사, 긍정의 아이콘 한경일 어디갔어요?"

 준혁의 말에 경일이 고개를 들었다.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온 경일을 보며 준혁이 밝게 웃었다.

 "해봐요 우리"

 피식 웃은 경일이 말한다.

 "진짜 니가 조장님 해라"

 "어~ 그럼 사양하지 않고 오랜만에 조장노릇 한 번 해보실까"

 "까분다. 그래서 그 두 놈이 담배 피는지, 안피는지 어떻게 확인할 계획인데?"

 경일의 말에 준혁이 씨익 웃었다.

 "그건 말이죠..."

 

 *********************

 

 "..여보세요?"

 수화기 넘어로 들리는 중년여성의 목소리에 준혁이 영업용 목소리로 말한다.

 "아~ 안녕하세요. 사모님! 함께 하는 금연 클리닉! 행복금연캠프에 김~철~수라고 합니다!"

 "아 됐습니다"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 상대방을 보고 준혁이 급히 말한다.

 "아 사모님. 광고 아니구요. 혹시 남편분 성함이 김두호씨 아닌가요?"

 "..맞는데요"

 "다른게 아니라 사모님! 김두호씨가 저희 캠프에 금연 서약서를 제출하신지 오늘이 딱! 1년째 되는 날이거든요. 금연 1년 이상 회원님들 중에 추첨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을 드리고 있는데 남편분이 당첨되셨거든요!"

 "네? 상품권요?"

 수화기 넘어로 순식간에 여자의 목소리 톤이 변했다.

 "네~ 사모님. 물론 흡연검사(smoking test) 해보고, 실제 금연했다는 것이 확인 되면 드리는 거지만요"

 "어머 그러셔야죠. 우리 그이가 언제 담배를 폈었지? 담배는 입에 대는 것도 못봤는데..."

 경일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준혁이 말한다.

 "그러세요? 혹시 애기 때문에 끊었다던가..."

 "아뇨, 아뇨. 20년을 넘게 같이 살았는데 단 한번도 담배 피는 건 보지 못했어요. 담배연기도 싫어하는 사람이라...아 혹시 처음부터 담배 안폈다고 상품권 안주시고 그러는건 아니죠?"

 "물론 드려야죠. 저희 직원이 다 확인하고 캠페인 진행했을 텐데요 뭐. 만약 처음부터 안피셨다면 저희 실수죠. 남편분 흡연검사 결과 확인되는데로 댁으로 보내드릴게요~"

 "어머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네, 네. 들어가십쇼"

 준혁이 통화를 끊고 경일을 바라봤다.

 "왜? 담배 안한대?"

 준혁이 씨익 웃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오철식으로 가죠"

 "와.. 징한놈. 김두호 부인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 전화번호야 조회하면 나오지만 가족관계는 확인 안되잖아?"

 수사 대상자의 가족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동사무소에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린 경일이 물었다.

 "친구 좋다는게 뭐겠어요?"

 "...?"

 말을 마친 준혁이 사무실 밖으로 이동하자 경일이 멍하니 서있다가 중얼거린다.

 "저 새끼 은근히 발이 넓네..."

 

 *********************

 

 오철식이 살고 있는 경기도 양평으로 이동하기 위해 준혁과 경일이 차량에 올랐다.

 "간다고 했어요? 팀장은 뭐래요?"

 준혁의 물음에 경일이 얘기하기 싫다는 듯이 창문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 봐도 비디오..."

 "됐고. 이번에도 무작정 미행하고 잠복할거냐?"

 "아뇨.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해볼려구요"

 "...?"

 자못 궁금해하는 경일을 보며 준혁이 결재판에서 종이뭉치를 꺼내 들었다.

 "뭐야?"

 "오철식이 가족사진요. 마누라랑 초등학교 1, 2학년 다니는 어린 아들 2명이랑 같이 살고 있더라구요. "

 "그 것까지 부탁했다고? 저번에 100명이 넘는 인적사항도 확인해주더니 그런 천사같은 직원이 동사무소에 있어? 그 정도면 빡빡하게 굴만한데..."

 준혁이 씨익 미소 지었다.

 "제가 누굽니까"

 "그 친구 나도 좀 소개시켜 줘라. 종종 부탁좀 하게"

 "...힘들 것 같은데요"

 순해의 성격을 떠올린 준혁이 흠칫 몸을 떨었다.

 "치사한 새끼..."

 "아니 진짜 성격이 좀..."

 "됐다. 지 편한 것만 찾는 새끼. 조장은 안중에도 없는 새끼. 그렇게 챙겨주고 잘 키워 놓으면 뭐하냐. 지만 생각하는데. 서러워서 나참..."

 "아 행님. 진짜 그런거 아니라니까요" 

 '그 성격은 직접 겪어 봐야 알지'

 입이 삐죽 튀어나와 투덜거리는 경일을 보며 준혁이 한숨을 쉬었다.

 "그릉그 으느르느끈유~~ 눼이~눼이~ 그러시겠죠. 북부서의 히어로 준혁님이 다 생각이 있으셔서 말씀 안해주시는 거겠죠. 압니다요"

 경일이 부녀 암매장 사건 이후 직원들 사이에서 떠돌기 시작한 준혁의 별명을 언급했다.

 "꼴통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더 많던데요"

 "푸핫"

 준혁의 말에 실소한 경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잇는다.

 "그건 인정. 그래서 그 사진들로 뭘 어쩔건데?"

 씨익 미소지은 준혁이 손에 쥔 종이뭉치들을 경일에게 건내준다.

 "지금부터 그 사진의 얼굴들. 머리에 박힐 정도로 숙지합니다. 실시!"

 "...?"

 경일이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바라봤지만 준혁은 아무런 말 없이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운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

 

 오철식의 공부상 기재된 아파트에 도착한 경일이 준혁을 바라봤다.

 "여기야?"

 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2)실거주지랑 다른 것 아냐? 확인했어?"

 "이미 출발하기 전에 경비실에 전화해서 입주자 확인했죠. 오철식이 살고 있는 것 맞아요"

 "좋아, 근데... 진짜 뭐 어떻게 시작할건데? 슬슬 가르쳐주지?"

 준혁이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며 말한다.

 "기다려야죠"

 "뭐?"

 "아파트 밖으로 나올 때 까지 여기서 기다려야죠"

 준혁의 말에 경일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해갔다.

 "아니 이 새끼야. 결국 이승호 때랑 똑같다는 거잖아?"

 "다를걸요?"

 "뭐가? 뭐가 어떻게 다른데? 아오 답답해! 그냥 쉽게 말안해!? 이걸 그냥 콱!"

 경일이 준혁을 한 대 쥐어박을 듯이 위협했다.

 슬쩍 몸을 뒤로 뺀 준혁이 말을 잇는다. 

 "이승호 때는 오로지 이승호 하나만 바라보면서 죽치고 앉아 있었잖아요?"

 "그럼 잡아야 되는 놈을 기다리지. 그놈 가족이라도 기다리겠다는거야 뭐야? 왜? 그놈 가족한테 다짜고짜 피다 남은 담배꽁초 좀 달라고 부탁할거야? 아니면 직접 그놈 좀 잡아다 달라고 할까? 앙?"

 "저 믿고 일단 기다려봐요"

 "아오씨!"

 경일이 차량 문을 열고 내리려고 하자 준혁이 급히 부른다.

 "아 행님! 어디가요?"

 "너 때문에 스트레스 잇빠이 차서 담배 한대 하러 간다! 왜? 이런 것도 보고해 줘?"

 "아 그건 아니구요"

 씨익 미소 짓는 준혁을 보며 경일이 차량 문을 '쾅' 소리나게 닫았다.

 "뭔가 있는 것처럼 말해줘야 없던 의욕도 생기니까..."

 '물론 아무 것도 없이 던진 말은 아니지만'

 뒷말을 삼킨 준혁이 오철식의 아파트 입구에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씨팍 17-06-22 06:51
 
많이 올리셨다. 어느세 ~ ㅎㅎ 언제 다 읽어요!
  ┖
조선생 17-06-22 20:05
 
ㅎㅎㅎㅎㅎ 달공이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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