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쿨타임이 없어
작가 : 조선생
작품등록일 : 20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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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첫 단추는 확실히!
작성일 : 17-06-04     조회 : 37     추천 : 0     분량 : 3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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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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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으로 돌아온 재원이 원규에게 전화를 걸었다.

 달칵

 "왜?"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힘 없는 목소리에 재원이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너 나랑 한 약속 잊은건 아니지? 지금 바로 접속해"

 ".........알았다"

 "하아... 그러니까 거기서 왜 애니 따위를 얘기를 해가지고 쪽만 있는대로 팔고 혼자 상처받고 있냐?"

 재원의 말에 발끈한 원규가 곧바로 대답한다.

 "애니 '따위' 라고? 니가 원피스의 위대함을 알아? 오x 센세이가 1년에 벌어 들이는 돈이 약 31억엔, 우리나라 돈으로 400억이 넘는다. 너 같은 닝겐은 평생을 벌어도 100분의 1도 못 벌 엄청난 금액이지"

 "..."

 재원이 할 말을 잃고 침묵하자 원규가 말을 잇는다.

 "너무 비현실적인 금액이라 전혀 와닿지가 않는 얘기지? 요시! 하찮은 닝겐을 위해 조금 더 현실적인 얘기를 해주지! 그 애니 덕분에 나는 전공수업에서 A+라는 최고 학점을 받은 적도 있다!"

 "...그건 뭔 소리야? 너 철학과잖아? 애니 보는게 철학과 전공수업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야레야레"

 원규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너 같은 닝겐은 이해할 수 없겠지. 들어봐라"

 "...그래, 어디 한번 얘기해 봐라. 들어줄테니"

 "새학기 첫 번째 철학 전공수업 시간이었다. 간단하게 오리엔테이션 형식으로 수업 소개 정도만 하고 끝마칠 줄 알았는데... 그 교수님은 바로 끝마치지 않고 학생들에게 묻더군.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서..."

 "..."

 "사실 전공은 철학과지만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초, 중, 고 나와서 이제 막 대학교 문 밟아본 아이들이 뭘 알겠어? 혹시나 교수님이 질문할까 싶어서 전부 눈 안마주치려고 발악을 하던 때였지"

 "..."

 "그 때! 한참 삶과 죽음에 대해 열띈 수업을 진행하던 교수님이 갑자기 학생들에게 툭하고 던진거야. '여러분은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그래서?"

  "아무도 대답하지 않으니까, 그 때 졸고 있던 나를 깨우더라고. '거기 졸고 있는 학생!' 이라고. 침까지 질질 흘리면서 자고 있었는데 순간 시선이 집중되니까 어찌나 부끄럽던지"

 그 모습을 상상한 재원이 피식 웃었다.

 "킥. 계속 얘기해 봐"

 "졸다 깨서 비몽사몽하고 있는데 갑자기 교수님이 '학생은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해요?'라고 물으니까 뭐 대답이 생각이나 제대로 났겠어? 뻔하지"

 "대답도 못하고 쪽만 쪽대로 팔아서 학생들에게 재미를 선사하셨다?"

 "아니?"

 "...?"

 "대답을 못하진 않았지. 그 상황에서 교수님이 묻는 질문이 뭔가 엄청 익숙하고 낯이 익은거야. 무의식적으로 대답했지"

 "..."

 "어...'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요?' 라고"

 "헐..."

 "대한민국 남자 10명 중에 7~8명은 다 아는 명대사니까 주변에서 애들이 대놓고 키득거리면서 웃고 있는데 교수님 반응이 가관이더라고"

 갑자기 수화기 넘어로 '짝, 짝' 하고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박수를 치더니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한마디 하시더라"

 "..."

 "언빌리버블(Unbelievable)"

 "푸흡"

 재원이 새어 나오려는 웃음을 참자 원규가 말을 잇는다.

 "그래도 너는 좀 참네. 그 때 강의실 분위기가 장난 아니었거든. 개그프로 방청객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어. 애들이 어찌나 크게 웃던지"

 "푸하하하하"

 원규의 말에 재원이 소리내어 웃자 원규도 따라 웃었다.

 "그래 니도 웃기지? 나도 웃기다. 크크크"

 "하... 간만에 기분 좋게 웃었네. 덕분에 교수님한테 잘 보여서 A+ 받았다 이거네?"

 "그렇지. 전직 공무원 출신이시라 역시 똑똑한 닝겐이긴 하셔?"

 원규의 말에 재원이 씁쓸하게 웃었다.

 '전직 공무원...'

 "아무튼 지금 바로 들어가면 되지?"

 상념에서 벗어난 재원이 대답한다.

 "그래. 지금 바로 들어와"

 "어디로 가면 되는데?"

 "너 판타스 대륙이지? 혹시 다른 대륙으로 이동했다던가 그러지는 않았지?"

 "나참. 내가 레벨이 조금 높긴 해도 아직 대륙 이동할 정도는 아니지. 신대륙이 얼마 전에 NPC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그 쪽으로 넘어간 유저는 아무도 없을 거다"

 원규의 말에 재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럼 문제 없어. 내가 너 소환할테니까"

 "뭐? 소환 마법은 들어 보지도 못했는데... 너 마법사냐?"

 "아 그런게 있어. 따지지 말고 접속하면 아니까"

 "그래, 알았다. 지금 바로 접속한다. 끊어"

 "야, 잠깐!"

 재원이 통화를 끊으려는 원규를 급히 불렀다.

 "너 아이디 뭐야?"

 "아 맞다"

 원규가 깜빡했다는 듯이 대답한다.

 "불주먹켄지"

 "...?"

 "후훗, 닝겐. 켄지가 함께한다"

 "..."

 "이쿠죠!!!!"

 뚝

 통화가 끊긴 것을 확인한 재원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린다.

 "십덕후년...."

 

 ************************

 

 밝은 빛무리와 함께 등장한 메이스가 눈을 떴다.

 "뜨헉!"

 코 앞에서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시메트를 보며 메이스가 짧은 경악성을 터뜨렸다.

 "환영합니다, 고갱님!"

 '아니 고객님도 아니고 고갱, 고갱. 내가 무슨 화가여? 심장 떨어질 뻔 했잖아 이 여자야!'

 메이스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빙긋 웃으며 자신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 시메트를 보며 메이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더니 어휴...'

 "모험가는 언제 봐도 신기하네요. 조수는 구하셨나요?"

 "아 예. 그런데 혹시 그 친구를 이 쪽으로 불러 오면 셜로크님이 남긴 관문들을 계속 함께 도전할 수 있나요?"

 시메트가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첫 번째 관문까지만 조수와 함께 도전하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관문을 클리어하시는 즉시 일행 분은 소환되기 직전의 장소로 귀환된답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신 메이스가 품 안에서 소환의 돌을 꺼내 사용한다.

 "소환. 불주먹켄지"

  

 띠링

 [ 아이템을 사용합니다. ]

 판타스 대륙 내 '불주먹켄지' 님을 확인하였습니다.

 '불주먹켄지'님의 의사를 확인 중입니다.

 ...확인되었습니다! '불주먹켄지'님이 소환됩니다.

 

 경쾌한 시스템음과 함께 메이스의 눈 앞에 원규, 불주먹켄지가 소환되었다.

 "하이루!"

 "미친..."

 소환된 원규의 캐릭터를 본 메이스가 중얼거렸다.

 현실에서 후덕한 체격에 자기 얼굴의 반을 가리는 잠자리 안경을 쓰고 다니는 원규가 그 모습 그대로 머리 위에 앙증맞게 솟아 오른 토끼귀에 엉덩이 뒤로 살랑살랑 움직이는 고양이 꼬리를 달고 나타났다.

 "진짜 토 나올 것 같다"

 헛구역질까지 하는 메이스를 보며 켄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찮은 닝겐이 나의 안목을 이해할 리가 없지..."

 메이스를 보며 중얼거린 켄지가 순간 흠칫 놀랐다.

 "야"

 "우웩...... 왜?"

 "저 닝겐, 아니 옆에 서 있는 분은...?"

 켄지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는 것을 확인한 시메트가 빙긋 웃으며 말한다.

 "환영합니다, 저는 이 곳 셜로크님의 방을 관리하는 시메트라고 합니다"

 꾸벅 고개를 숙이는 시메트를 멍하니 바라보던 켄지가 어느 한 곳에 시선을 고정시키더니 꿀꺽 침을 삼킨다.

 "스바라시(훌륭해)..."

 시메트가 고개를 들려고 하자 급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 켄지가 큰 소리로 외친다.

 "와따시오 신지테!(나를 믿어줘!), 시메쨩! 메이스. 이쿠죠! 켄지가 함께한다"

 "에...?"

 말을 마친 켄지가 첫 번째 관문의 출입문 방향으로 걸어가자 메이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한다.

 "놀라셨죠? 신경쓰지 마세요. 심성은 아주 착한 녀석입니다. 능력도 있구요"

 메이스의 말에 시메트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에요. 조금 당황했을 뿐이에요. 유쾌하신 분이네요"

 "하하... 너무 유쾌해서 문제죠. 저 그럼... 바로 도전해도 될까요?"

 메이스의 말에 시메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첫 번째 관문은 총 5번의 기회를 드린답니다. 꼭 클리어 하시길 바랄게요"

 두 손 모아 목례하는 시메트를 보며 메이스도 마주 목례하며 미소 지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말을 마친 메이스가 켄지와 함께 첫 번째 관문 출입문 넘어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시메트가 중얼거린다.

 "부디 셜로크님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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