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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타임이 없어
작가 : 조선생
작품등록일 : 20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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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남김없이 털어먹어주마
작성일 : 17-06-08     조회 : 106     추천 : 0     분량 : 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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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스의 외침에 풀 숲에서 부스럭 거리던 움직임이 한순간 뚝하고 멈췄다.

 그 모습에 메이스가 다시 한번 외친다.

 "지금 안나오면 죽이겠다!"

 말을 마친 메이스가 위협하듯 손에 든 레드티어즈를 풀숲을 향해 뻗자 곧바로 초록색 물체가 튀어나온다.

 "취이이이익! 신...신이시여, 취이익! 노여움을, 취익, 푸소서,취이익"

 "...오크?"

 풀 숲에 숨어 있던 놈의 정체를 확인한 메이스가 황당하다는 얼굴로 중얼거린다.

 "동족이 모두 죽어가는데 지 혼자 살겠다고 숨어있어? 이 박영우같은 더러운 오크새..."

 메이스가 화가난 듯 레드티어즈를 크게 치켜 들자 오크가 빠르게 손사레를 친다.

 "취이익, 나는, 취익, 오크 제사장 입니다, 취이익, 다른 전사들과 달리 전투능력이, 취이익, 없습니다, 신이시여"

 자칭 오크제사장이라는 말에 메이스가 놈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관찰!"

 

 녹색 부족의 오크 제사장(Lv.65)

 오크 부족의 하나 밖에 없는 오크 제사장.

 간단한 주술계열 저주를 사용할 수 있어 오크 전사들과 무리를 지으면 까다롭다.

 상징적인 존재이자 오크족장의 바로 다음 서열인 2인자로 평소에는 사냥에 직접 나서지 않는다.

 

 '오크새끼들이 다 녹색이지 녹색부족은 또 뭔...'

 황당한 표정으로 속으로 중얼거린 메이스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한다.

 "먹물을 좀 먹은 놈이라 그런가? 콧소리가 다른 놈들에 비해 덜하네? 그나저나 자꾸 신, 신 거리는데 그건 무슨 말이냐?"

 '병(病)의 신이라느니, 두 글자로 줄여버리면 죽인다'

 속으로 다짐한 메이스가 자칭 오크제사장의 입에 시선을 집중한다.

 "취이익, 드래곤은 가장 위대한 존재, 그 존재를 취이익, 부릴 수 있는 존재는 신 뿐...."

 말을 마친 오크 제사장이 넙적 업드리더니 고개를 조아렸다.

 그 모습을 턱을 쓰다듬으며 곰곰히 생각하던 메이스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흠... 가능하면 정체는 숨기려고 했건만, 똑똑한 놈들은 결국 알아보게 되는군"

 "취이이익...."

 메이스의 말에 오크 제사장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나는 죽음을 관장하는 신, 하데스(Hades). 다른 생명들을 마구잡이로 해치는 너희들을 벌하러 왔느니라"

 메이스의 태연한 거짓말에 눈 앞의 오크 제사장이 더욱 거세게 몸을 떨었다.

 "취이이익, 아닙니다, 취이익, 저희는 단지 생존을 위해서..."

 '그래, 몬스터가 어련하시려구'

 속마음을 숨긴 메이스가 자못 근엄한 얼굴로 오크 제사장을 바라본다.

 "고개를 들라!"

 "취이익..."

 한 차례 콧소리를 흘린 오크 제사장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오크 제사장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메이스의 싸늘한 눈초리와 눈을 마주한 순간 다시 한번 움찔 몸을 떨며 고개를 조아렸다.

 "부디 살려주십시오, 취이익, 마을에 사냥이 힘든 동족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취이익"

 오크 제사장의 말에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던 메이스가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좋다"

 "취익?"

 메이스의 말에 믿을 수 없다는 듯 오크 제사장이 고개를 번쩍 들더니 그 작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 너를 살려주지. 단..."

 메이스가 말 끝을 흐리자 오크 제사장이 몸을 움찔 떤다.

 "너희 부락으로 나를 안내해라. 그럼 목숨은 살려주지"

 "취이익..."

 메이스의 말에 오크 제사장이 불안한 낯빛으로 눈알을 데굴데굴 굴린다.

 "물론 마을에 남아 있는 동족들도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다"

 오크 제사장의 불안감을 눈치 챈 메이스의 말에 오크 제사장이 순간 환한 얼굴로 고개를 조아렸다.

 "취이익.. 감사, 감사합니다"

 '흐흐... 남김없이 털어 먹어주마'

 이 때 까지만 해도 메이스는 오크 제사장이 말한 '사냥이 힘든 동족들'이 부상당한 오크들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

 

 오크제사장의 안내로 녹색오크들의 부락에 도착한 메이스가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엥?"

 당연히 부상 당해 움직임이 불편한 경험치 덩어리들이 널려 있을 거라 생각한 메이스의 예상과 달리 눈 앞에 펼쳐져 있는 모습에 황당한 얼굴로 중얼거린다.

 "어린 오크...?"

 딱 보기에도 몸집이 성인 오크들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어린 오크들이 몸집이 큰 오크들에게 안겨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심지어 그 어린 오크들을 감싸 안은 채 불안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오크들은...

 "...암컷?"

 건장한 근육질의 수컷 오크들과 달리 갸녀린(?) 몸집의 오크들을 보며 메이스가 중얼거렸다.

 '이건 뭐 경험치 밭일거라 생각하고 좋아했더니...'

 필사적으로 새끼들을 감싸 안으며 보호하려는 암컷 오크들을 보며 메이스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낯 게임 속의 몬스터일지라도 저런 광경을 보고도 무차별 학살할 정도로 메이스는 독하지 않았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메이스가 옆에 있는 오크 제사장을 바라본다.

 "족장은 어딨어?"

 "취이익?"

 오크 제사장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메이스를 바라본다.

 "취이익? 은 무슨 취이익? 너네 족장 있을거 아냐. 무고한 인간을 함부로 선공했는데 손해배상은 해야지"

 메이스의 말에 오크 제사장이 손에 쥐고 있던 나무 작대기로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한다.

 "죽었습니다, 취이익"

 "뭐? 대체 언제?"

 자신의 반문에도 오크 제사장이 말없이 자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한 메이스가 말을 잇는다.

 "...설마...아까...?"

 오크 제사장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대답한다.

 "제일 뒤쪽에 있던 오크가, 취이익, 저희 족장이었습니다. 신이시여, 취이익"

 오크 제사장의 말에 메이스가 아까 있었던 일을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까 분명히...'

 제일 뒤쪽에 있던 놈들은 분명히 그 때 숨이 붙어 있었다.

 물론 그놈들도 자신의 검에 의해 결국 목숨을 잃었지만 놈들이 숨이 붙은 채 바닥에서 꿈틀거릴 때는 단순히 스킬 영향권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100% 데미지가 다 들어가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보니까 그놈들...'

 홍룡의 불길에 육신이 타들어가면서도 형형하게 빛나던 눈빛, 다른 오크들에 비해 더욱 큰 몸집, 더 좋은 장비...

 "족장이랑 족장 호위대였나?"

 생각을 마친 메이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린다.

 "근데 왜 개털이냐?"

 "취이이익?"

 메이스가 번뜩이는 안광으로 자신을 노려보며 묻자 오크 제사장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반문했다.

 그 모습에 메이스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오크한테 뭘 물어보는거야..."

 혼자 자책한 메이스가 다시 오크 제사장을 바라보며 묻는다.

 "족장 집은 어디야?"

 "취이이익... 이쪽으로..."

 오크 제사장이 부락 정중앙으로 걸음을 옮기자 메이스가 따라 이동했다.

 메이스의 움직임에 따라 경계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던 암컷오크들이 좌, 우로 비켜섰다.

 '피해자는 나라고요. 이 사람들...아니 이 오크들아'

 쓰게 웃은 메이스가 빠르게 걸음을 옮겼고 마침내 마을 정중앙에 위치한 가장 큰 집 앞에 도착했다.

 "취이익, 이곳입니다"

 예상외로 잘 지어져 있는 나무 판자 집에 속으로 감탄한 메이스가 집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니 이 개....흠... 족장 집이 왜 이렇게 휑해? 뭐 아무것도 없어?"

 집 안 중앙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곰가죽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는 것을 발견한 메이스가 욕지꺼리를 내뱉으려다가 헛기침을 내뱉으며 묻는다.

 "취이익... 위대한 녹색 부족의 오크들은 취이익... 전리품을 모으지 않습니다, 취이익"

 "그건 무슨 개소리야?"

 메이스가 황당하다는 얼굴로 반문하자 오크 제사장이 대답한다.

 "취이익, 녹색 부족의 오크들은, 취이익, 언제든지 원하는 것을 빼앗고 쟁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취이익,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사냥을 나가, 취이익 약탈해옵니다"

 "야, 니네가 보릿고개를 겪어봐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주변에 아주 씨가 말라봐야 정신을..."

 메이스가 말하던 도중 다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오크 제사장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말을 말자. 내가 오크랑 무슨 얘기를 하겠다고...기껏 여기까지 왔더니..."

 메이스가 허탈한 얼굴로 눈 앞의 바닥에 깔려 있는 곰가죽을 툭하고 발로 찼다.

 "...응?"

 순간 곰가죽 아가리 안에서 반짝이는 물체를 발견한 메이스가 바닥에 쭈구리고 앉았다.

 "분명 뭐가 반짝였는데..."

 곰가죽의 아가리에 손을 넣어 잠시 뒤적이던 메이스가 무언가 손 안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손을 빼냈다.

 "...이건... 알...?"

 타조알 2배 정도 크기의 알을 발견한 메이스가 다시 곰가죽 아가리 안으로 손을 집어넣더니 무언가를 빼냈다.

 "...!"

 원래 둥근 형체의 물건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조각을 발견한 메이스가 혹시나하는 심정으로 관찰스킬을 사용하려고 하는 순간...

 우우우웅!

 때맞춰 등 뒤에서 느껴지는 레드티어즈의 떨림에 메이스가 환한 얼굴로 외쳤다.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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