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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타임이 없어
작가 : 조선생
작품등록일 : 20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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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고래가 난다요
작성일 : 17-06-13     조회 : 367     추천 : 0     분량 : 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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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본 메이스가 중얼거렸다.

 "신전?"

 작은 문을 통해 들어 온 메이스의 눈 앞에 거대한 신전이 자리하고 있었다.

 "유럽여행갔을 때 이탈리아 판테온 신전 생각나네"

 실제 메이스가 봤던 판테온 신전보다 최소 수 배는 컸기 때문에 그 웅장함에 넋이 나간 얼굴로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여기가 체크포인트인 것 같은데..."

 메이스가 신전을 코 앞에 둔 채 바닥을 발바닥으로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일단 캡처하고"

 스크린샷 단축키를 이용하여 눈 앞의 신전을 캡처한 메이스가 곧바로 로그아웃한 뒤 원규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제는 귀에 익은 일본 애니메이션 노래에 리듬을 맞춰 재원이 잠시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자 수화기 넘어로 원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시모시"

 "야, 너 게임 안에서 신전 본 적 있어?"

 "신전? 라킹 안에 신전이야 많지. 각 신마다 신전이 있고, 그 중에서도 인기 있는 신은 대륙 전체에 수 백, 수 천개의 신전도 갖고 있을텐데? 당장 성직자나 성기사 계열 유저들은 전직이나 스킬을 배우려면 꼭 가야 하는 장소고..."

 원규의 말에 재원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한다.

 "그런 신전말고... 던전 형태의 신전이라고 해야 하나? 던전 안에 있는 신전이라고 해야 하나? 고대의 신전 뭐 그런건?"

 "던전 안에 신전이 있다고? 그런 소리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데..."

 "일단 내가 사진 하나 보내줄테니까 확인 한번 해봐"

 말을 마친 재원이 휴대폰 문자로 캡처한 신전의 사진을 원규에게 전송했다.

 잠시 후...

 "고래가 난다요?"

 "뭐? 고래가 갑자기 왜 날아?"

 "아니, 이게 뭐냐고"

  원규의 물음에 재원이 미궁 안에서 있었던 일들을 모두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니 말은... 그 미노타우르스를 없애고 작은 문을 통해 미궁을 빠져나왔더니 공동 안에 거대한 신전이 있었다?"

 재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어, 신전의 형태는 내가 보내 준 사진이랑 똑같아. 그대로 캡처해서 보낸 거니까"

 "이런 신전은 처음보는데... 원래 모든 신전들은 전면 상단에 모시는 신의 표식을 새겨두거든. 그런데 이건..."

 말을 마친 원규가 재원이 보내 준 사진을 확대하여 꼼꼼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윽고 신전의 전면 상단에 거대한 창이 마치 달을 꿰뚫고 있는 듯한 표식을 발견한 원규가 고개를 갸웃한다.

 "이런 표식은 처음 보는데... 무슨 신을 뜻하는 거지?"

 "왜? 있어?"

 원규의 중얼거림에 재원이 다급히 물었다.

 "표식은 있는데... 생전 처음 보는 표식이야. 창이 둥그런 물체를 꿰뚫고 있는 듯한 표식인데... 이런 신의 표식은 나도 처음 본다"

 "음... 인터넷 검색 한번 해볼까?"

 재원의 물음에 원규가 고개를 저었다.

 "김사장님, 감이 떨어지셨나. 저 랭커에요. 랭커. 제가 모르는게 인터넷 검색한다고 나올 것 같아요?"

 원규의 말에 재원이 피식 웃으며 중얼거린다.

 "언데드 드래곤 1초 컷"

 "야! 그건..."

 "류승룡 기못쯔으악! 죽음"

 "..."

 수화기 넘어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재원이 말을 잇는다.

 "일단 바빠서 끊는다. 이만!"

 뚝

 통화를 끊은 재원이 곧바로 인터넷을 검색해본다.

 "창, 달을 꿰뚫는 창, 해를 꿰뚫는 창, 동그라미를 꿰뚫는 창..."

 혼자 중얼거리며 여러가지 단어들을 검색해봤지만 도움이 될만한 자료가 하나도 보이지 않자 재원이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직접 몸으로 부딪혀 보는 수 밖에 없는가?"

 말을 마친 재원이 곧바로 캡슐 안에 몸을 뉘였다.

 

 눈 앞의 거대한 신전 출입문을 바라보며 메이스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크기는 더럽게 크네..."

 이 거대한 신전 안에 과연 무엇이 있을까 잠시 생각하던 메이스가 상념에서 벗어나 신전 출입문을 밀어 열고자 했다.

 덜컥.

 

 [ 문이 잠겨 있습니다! ]

 [ 특별한 방법으로 문을 열어야 합니다 ]

 

 "엥?"

 귓가에 들려오는 시스템음에 당황한 메이스가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한다.

 "저건?"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신전 기둥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작은 단상을 발견한 메이스가 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

 단상의 코 앞에 다가온 메이스가 눈을 커다랗게 뜬다.

 "징표!"

 단상 위에는 징표의 조각 하나가 고스란히 놓여 있었고, 그 단상을 투명한 유리막이 3중으로 둘러싸고 있었다.

 메이스가 그 단상에 손을 가져다 대자...

 

 [ 대상이 3중 보호막에 의해 봉인되어 있습니다! ]

 [ 특별한 방법으로 봉인을 해제해야 합니다!]

 

 "진짜 산 넘어 산이네..."

 머리를 벅벅 긁어대던 메이스가 단상 아래의 벽면에 새겨진 글자를 확인하고는 천천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위 단상의 봉인을 해제하고 싶다면 아래의 문제 3가지를 맞추시오!

 

 띠링

 [ 대상자의 국적에 따라 다른 넌센스 문제가 출제됩니다! ]

 [ 봉인을 해제하고자 하는 대상자의 국적이 대한민국으로 확인됩니다! ]

 

 1. 딸기가 취업에 실패하면 무엇일까요?

 문제를 맞춘다면 바로 다음 문제가 이 곳에 새겨질 것이오!

 정답은 단상 위의 유리막에 손을 가져다 대고 외치시길...

 

 "허허허허허허... 어이가 없네. 이번에는 스핑크스 심화버전이야?"

 스핑크스가 오이디푸스에게 출제한 수수께끼 하나를 떠올린 메이스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허허 웃었다.

 "가만 있어봐. 딸기가 취업에 실패를 해?"

 잠시 곰곰히 생각하던 메이스가 단상의 유리막에 손을 가져다 대더니 조심스럽게 중얼거린다.

 "...딸기시럽?"

 번쩍!

 메이스의 중얼거림과 동시에 단상 위에서 빛이 번쩍였다.

 "윽...!"

 강렬한 빛에 눈쌀을 찌푸린 메이스가 빛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자 살며시 눈을 떴다.

 "오!"

 3중으로 보호되고 있던 유리막 하나가 사라지고 이제는 2중 보호막이 된 것을 확인한 메이스가 씨익 웃으며 단상 아래의 벽면에 시선을 돌렸다.

 메이스의 예상대로 벽면의 문제도 변경되어 있었다.

 

 2. 오삼불고기를 영어로 표현하면 무엇이 되는가?

 

 "불고기가 불고기지 아니 샹, 우리나라 전통의 대표음식을 어떻게 영어로 표현..."

 어이가 없어 욕지꺼리를 내뱉던 메이스가 무언가 떠올린 듯 멈칫한다.

 "...오삼?"

 메이스가 유리막에 다시 손을 가져다 대더니 조심스럽게 중얼거린다.

 "파이브 쓰리(five three) 불고기...?"

 자신의 중얼거림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한 메이스가 팍하고 인상을 찌푸린다.

 "아니, 큐플레x도 아니고 갑자기 퀴즈게임이 되고 지랄이야!"

 단상을 발로 툭하고 걷어 찬 메이스가 다시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한다.

 "오삼... 오삼...?"

 관자놀이를 톡톡 두들기며 생각하던 메이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리막에 손을 댄 채 다시 한번 중얼거린다.

 "컴온(come on) 불고기?"

 번쩍!

 "에라이 시팔!"

 또 다시 터지는 강렬한 빛에 메이스가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좋아, 좋아. 마지막이다"

 메이스가 단상 아래의 벽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3. 아침에는 네발, 점심에는 두발, 저녁에는 세발로 걸어다니는 동물은?

 

 "이거 뭐야? 원래 갈수록 문제가 어려워져야 하는거 아니야?"

 너무 쉬운 문제에 메이스가 황당하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조금의 고민도 없이 유리막에 손을 가져다 댄 메이스가 이번에는 자신있다는 듯 큰 소리로 외쳤다.

 "군인!"

 "..."

 단상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군필자인 메이스가 빠른 속도로 말을 잇는다.

 "아니, 군인 아냐? 아침에는 엎드려 뻗치고 점심에는 두발로 x라게 뺑이치고,  저녁에는 대가리 박거나 경계서느라 총과 함께 하고..."

 메이스가 말하던 도중 그 시절이 떠올랐는지 얼굴을 붉히며 부르르 떨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박재호 개xx"

 군 복무 시절 자신을 가장 괴롭혔던 선임을 속 시원하게 욕하며 메이스가 다시 한번 유리막에 손을 가져다 댄다.

 "인간"

 쿠구구구구구궁!

 또 다시 빛이 뿜어져 나올까 미리 눈을 감고 있던 메이스가 이전과 다른 반응에 재빨리 눈을 떴다.

 "뭐야?"

 눈 앞의 단상이 진동과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파삭!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유리막이 산산히 부숴졌다.

 

 [ 호므즈가의 6번째 징표조각을 습득하였습니다! ]

 

 단상 위의 징표에 손을 가져다 대자 울리는 경쾌한 시스템음에 메이스가 씨익 웃었다.

 "좋아!"

 쿠쿠쿠쿠쿠쿠쿵!

 자신의의 환호성과 동시에 나타나는 또 다른 변화에 메이스가 긴장으로 몸을 굳혔다.

 이윽고 소리의 진원지를 발견한 메이스가 그 곳으로 시선을 집중했다.

 "문이...!"

 신전 출입문이 서서히 열리며 굉음을 내고 있었다.

 콰콰쾅!

 마침내 신전 출입문이 완전히 개방되고 훤하게 들여다 보이는 신전 내부를 보며 메이스가 짧게 한마디 내뱉었다.

 "시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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