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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타임이 없어
작가 : 조선생
작품등록일 : 20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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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신전을 털어라
작성일 : 17-06-15     조회 : 327     추천 : 0     분량 : 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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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뒤를 돌아보며 메이스가 꿀꺽 침을 삼켰다.

 '아까 저 뼈다귀한테 맞은 평타 데미지가 120... 무방비 상태에서 얻어 맞았기 때문에 치명타가 적용되어 더 많은 피해를 입은 것이겠지만...'

 메이스가 속으로 중얼거리며 온 몸의 근육을 긴장시킨다.

 '현재 내 피통이 840, 몇 방만 맞아도 골로 간다'

 메이스가 착용하고 있는 장비는 레드 티어즈를 제외하고 모두 최초 라스트 킹덤을 시작할 때 받은 초보자용 장비들이었기 때문에 방어력도 형편 없는 수준이었다.

 '마나가 부족해서 홍룡승천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 다른 게임들은 레벨업하면 피통이랑 마나통도 꽉, 꽉 채워주더니... 젠장'

 크게 심호흡한 메이스가 레드 티어즈를 양 손으로 강하게 움켜 쥔다.

 그 상태로 전방을 응시한 메이스가 우측 발을 반보 뒤로 빼서 뒤꿈치를 바닥에서 살짝 들었고, 검 끝은 눈 앞에 있는 구울의 목을 향해 겨눈다.

 양 팔을 곧게 피지 않고 살짝 구부린 채 그 자리에 오도카니 서 있는 메이스를 보며 언데드들이 사납게 달려들기 시작한다.

 "그아아아아악!"

 가장 가까이에 있던 구울이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며 달려 들자 침착하게 반 보 옆으로 물러선 메이스가 위에서 아래로 검을 짧게 휘두름과 동시 큰 소리로 외친다.

 "머리야!!!"

 스각!

 짧고 간결한 메이스의 동작과 거의 동시에 눈 앞에 있는 구울의 이마 윗 부분이 쩍하고 갈라진다.

 

 [ 크리티컬! 치명타가 적용됩니다! ]

 [ 대상을 처치하였습니다! ]

 

 "죽도가 아니라 진검이다 보니 타격감은 없네"

 레드 티어즈의 검신에 묻은 오물을 휙하고 털어낸 메이스가 중얼거렸다.

 "그래도 아직 살아있네"

 메이스가 다시 자세를 고쳐 잡고 큰 소리로 외친다.

 "와라 썩을 놈들아~ 아니 썩은 놈들인가? 청장기대회 검도 준우승자의 위엄을 보여주마!"

 메이스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마치 알아 듣기라도 한 듯 언데드들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 들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그라라라라라라"

 핑!

 해골궁수가 쏜 것으로 추정되는 화살을 검을 이용해 짧은 동작으로 쳐 낸 메이스가 그대로 돌진하며 앞을 가로막는 해골창병의 손목을 베어낸다.

 "손목!!"

 스각!

 베어 낸 해골창병은 쳐다 보지도 않고 오른 쪽으로 몸을 반 바퀴 회전한 메이스가 위에서 아래로 내리쳐 오는 해골검사의 검을 위로 튕겨낸다.

 챙!

 환하게 열린 해골검사의 허리를 그대로 베어 낸 메이스가 언데드 무리 속으로 뛰어 들더니 거침 없이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일대 다수의 싸움에서 무리 속으로 뛰어 드는 건 미친 짓이지만...'

 힐끔 후방의 해골궁수들을 바라본 메이스가 씨익 웃는다.

 '이걸로 저놈들이 함부로 화살은 쏘지 못하겠...'

 속으로 중얼거리던 메이스가 눈 앞으로 날아오는 물체에 다급히 고개를 옆으로 꺾었다.   

 휙! 퍽!

 "그워억!"

 그대로 자신의 머리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간 화살이 뒤에 있던 구울의 머리에 정통으로 박혀드는 모습을 보며 메이스가 식은땀을 흘렸다.

 "언데드 새끼들한테 동족의식 따위가 있을 리가 없잖아?"

 스스로의 멍청함에 자책하며 중얼거린 메이스가 이제는 완전히 자신을 둘러 싸고 있는 언데드들을 천천히 훑어 보며 크게 심호흡 한다.

 "스읍~ 후우~ 이래가지고는 끝이 없겠...응?"

 조용히 중얼거리던 메이스가 이제는 다음 방으로 넘어가는 출입문이 보이기 시작하자 눈을 반짝였다.

 "마침 마나도 딱 찼겠다"

  메이스가 레드 티어즈를 전방을 향해 뻗어 큰 소리로 외친다.

 "홍룡승천!"

 콰콰쾅!

 땅거죽이 폭발하면서 전방의 몬스터들이 잿더미가 되고 나머지 몬스터들이 주춤주춤 물러서자 메이스가 재빠르게 앞으로 뛰어 크게 도약했다.

 휙!

 단숨에 최후방의 몬스터들까지 넘어선 메이스가 마침내 출입문 앞에 도착하자 그대로 발로 출입문을 걷어 찼다.

 쾅!

 활짝 개방되는 출입문 안으로 몸을 던진 메이스가 재빨리 문을 닫고 숨을 몰아 쉬었다.

 "헉, 헉..."

 잠시 숨을 가다듬은 메이스가 씨익 미소 지었다.

 "미션 컴플리트"

 그 상태로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메이스가 커다란 재단을 발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재단에 가까워질수록 메이스의 눈도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징표!"

 메이스가 재단 위의 징표에 손을 뻗자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경쾌한 시스템음이 들려왔다.

 띠링!

 

 [ 호므즈가의 7번째 징표조각을 습득하였습니다! ]

 [ 호므즈가의 징표조각을 모두 모았습니다. 징표조각이 하나가 됩니다! ]

 

 메이스가 소지하고 있던 호므즈가의 징표들이 밝은 빛을 내뿜기 시작한다.

 그 밝은 빛무리에 메이스가 눈을 질끈 감았다. 

 "윽!"

 잠시 인상을 찌푸린 메이스가 조금씩 빛이 사그라들자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

 재단 위에 이제는 하나가 된 둥그런 팬던트가 놓여 있다.

 아니, 팬던트라기 보다는 무언가를 나타내는 하나의 패(牌)에 가까웠다.

 한 자루의 창이 고풍스럽게 양각된 호므즈가의 팬던트는 한 가문의 가보(家寶)답게 그 고유의 멋스러움이 있었다.

 감탄한 눈빛으로 팬던트를 찬찬히 훑어보던 메이스가 양각된 창을 보고 멈칫한다.

 "...저거 어디서 많이 본 창 같은데?"

 마치 신화 속에 나오는 롱기누스의 창처럼 창 끝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는 그 특이한 모양에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던 메이스가 이윽고 탁하고 무릎을 친다.

 "아! 신전 표식!"

 마침내 알았다는 듯 감탄사를 터뜨린 메이스가 재단 위에 놓여 있는 팬던트에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 '호므즈가의 팬던트' 를 습득하였습니다! ]

  

 호므즈가의 팬던트(전설)

 호므즈가의 초대 가주 시절부터 내려오던 가보.

 호므즈가를 상징하는 두 갈래 창이 고풍스럽게 양각되어 있다.

 호므즈가 역사상 가장 강했던 가주, 셜로크가 가보에 추가적으로 특별한 힘을 부여한 상태이다.

 모든 대륙인들은 아직 호므즈가를 잊지 않고 있다.

 

 모든 능력치 : +10

 스킬 쿨타임 감소 : 15%

 

 고유스킬

 1. 소환

 셜로크는 호므즈가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하네스 평야 전투에서 13명의 뛰어난 가신 중 4명을 잃었다.

 4명의 가신은 죽어서도 호므즈가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고자 했고 마침내 셜로크가 이를 수락하게 되었다.

    

 호므즈가의 4대 수호신을 소환한다.

 수호신들은 새로운 주인과 함께 성장한다.

 한 번에 네 수호신을 모두 소환할 수 있고, 한 수호신씩 불러낼 수도 있다.

 마나소모 : 수호신 1기당 2000

 소환시간에 따라 지속적으로 마나 감소 : 초당 10

 

 빠르게 아이템 정보를 읽어 내려가던 메이스가 눈을 부릅 떴다.

 "미...미친... 악세서리 계열 아이템이 뭐 이런 사기 같은 옵션이..."

 라스트 킹덤에서 악세서리 계열 아이템은 상당히 귀한 편이다.

 반지의 경우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지만 목걸이 계열 아이템은 경매장에서도 잘 등장하지 않을 뿐더러 혹시나 등장하는 매물들도 대부분 일반이나 고급등급.

 그 마저도 없어서 못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초에 안 끼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옵션이 붙은 아이템을 착용하는게 나으니까... 목걸이를 2개씩 가지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고...'

 메이스는 불과 몇 시간 전에 신전에 대해 알아보면서 겸사겸사 미노타우르스 도끼의 현금 거래가를 알아보기 위해 현금거래 사이트인 '아이템 나라'에 접속했었다.

 마침 '오늘의 최고가 거래 아이템' 이라는 이름으로 사이트 메인을 장식한 아이템이 목걸이였고 힘 10, 민첩 15, 명중률 10% 증가 옵션이 붙은 푸른 늑대의 발톱 이라는 아이템이 무려 현금 300만원에 낙찰되었다.

 그 사실을 떠올리며 꿀꺽 침을 삼킨 메이스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팬던트를 바라본다.

 "역시 될 놈은 된다"

 불끈 주먹을 쥔 메이스가 곰곰히 생각에 잠긴 채 중얼거린다.

 "칭호 효과로 스킬 쿨타임이 20퍼센트 감소, 레드 티어즈의 효과로 25퍼센트 감소, 그리고 이 팬던트로 15퍼센트 감소. 합이..."

 메이스가 눈을 반짝이며 말을 잇는다.

 "쿨감 60퍼센트! 나 이러다가 쿨타임 제로되는건가?"

 홍룡승천을 마구잡이로 난사하며 사냥터를 휩쓸고 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 메이스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띠링!

 그 때 경쾌하게 울리는 시스템음이 메이스를 상념에서 벗어나게 했다.

 

 [ 호므즈가의 팬던트를 획득하여 셜로크의 퀘스트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

 [ 연계 퀘스트, '셜로크의 뒤를 잇는 자' 를 자동으로 진행합니다! ]

 [ 팬던트에 봉인된 셜로크의 기억을 해제하고자 합니다. 봉인된 기억이 해제되면 즉시 기억 속의 셜로크의 시점으로 전환됩니다! ]

 [ 봉인된 기억을 확인하시겠습니까? ]

  

 눈 앞에 떠오른 홀로그램을 확인한 메이스가 씨익 웃으며 외친다.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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