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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타임이 없어
작가 : 조선생
작품등록일 : 20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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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셜로크의 기억(3)
작성일 : 17-06-17     조회 : 363     추천 : 1     분량 : 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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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쳐라!!!!!!!!!!!!!"

 

 요하크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히를러가의 병사들과 기사들이 일제히 셜로크에게 달려든다.

 

 잠시 그 모습을 오도카니 서서 바라보던 셜로크가 두 손으로 창을 한바퀴 회전시킨다.

 

 휘릭! 촤악!

 

 창날에 묻은 피가 바닥으로 흩뿌려지는 모습을 잠시 바라본 셜로크가 성문을 산산조각낼 때와 마찬가지로 창을 있는 힘껏 등 뒤로 당긴다.

 

 그와 동시에...

 

 기이이이이이잉

 

 창 끝 사이로 새하얀 빛무리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투확!

 

 이윽고 가벼운 소리와 함께 셜로크의 창 끝을 떠나는 빛무리에 집중하던 메이스가 속으로 경악한다.

 

 '용...!'

 

 새하얀 백룡이 전방을 향해 굽이굽이 뻗어나간다.

 

 그와 동시에 창을 한 바퀴 회전시켜 왼손으로 고쳐잡은 셜로크가 큰 소리로 외친다.

 

 "투룡!(投龍)"

 

 '용을 던진다고...!'

 

 홍룡승천이 이름 그대로 붉은 용이 하늘 위로 치솟아 오르는 것이라면 방금 셜로크가 선보인 투룡은 새하얀 용이 전방을 향해 거침 없이 뻗어 나갔다.

 

 "피...피해!!!"

 

 최후미에서 셜로크의 행동을 집중하고 있던 요하크가 경악하여 큰 소리로 외쳤다.

 

 투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굉음과 동시에 날려오는 흙먼지에 요하크가 급히 눈을 가렸다.

 

 "으윽..."

 

 그 상태로 한참을 불어오던 모래폭풍이 이윽고 잠잠해지자 요하크가 살며시 눈을 뜬다.

 

 "끄어어어억....."

 

 "내 다리... 내 다리가...!"

 

 "괴...괴물...!"

 

 전설에 나오는 9써클 대마법 헬파이어가 직격한다면 이런 모습일까?

 

 직선으로 깊게 파인 바닥 좌, 우로 쓰러져 고통에 몸부림치는 병사들과 기사들을 보며 요하크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단 한번의 일격으로 어림 잡아 50명 이상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듯 하다.

 

 두려움을 애써 떨쳐 낸 요하크가 다급히 소리 친다.

 

 "이정도 위력의 마법이라면 분명 놈은 체내에 마나가 얼마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힘이 다 했을 것이란 말이다! 지금이 기회다! 쳐라!!!!"

 

 요하크의 외침에도 셜로크가 그 자리에 오도카니 서서 꿈쩍도 하지 않고 있자 기사들이 병사들을 향해 소리 친다.

 

 "뭣들 하나! 기사단장님의 명령이 들리지 않는건가! 돌진하라!"

 

 정작 자신은 나설 생각이 없는 듯 한 기사가 후미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쳤다.

 

 기사들의 서슬퍼런 눈빛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슬금슬금 앞으로 걸음을 옮기는 병사들을 잠시 바라보던 셜로크가 다시 한 번 손에 쥔 레드 티어즈를 등 뒤로 쭈욱 당긴다.

 

 그 모습에 대경한 병사들이 겁에 질려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한다.

 

 "용이... 용이 또 온다!"

 

 "피해라!!!!!!!"

 

 "사신... 사신이다!!!!"

 

 그 모습에 격분한 요하크가 허리춤에서 검을 빼어 들더니 자신의 옆을 지나 도망가려는 한 병사의 목을 베어낸다.

 

 스걱!

 

 "컥!"

 

 "지금부터 도망가는 놈들은 내가 직접 벤다! 저건 놈의 허세란 말이다! 놈은 더이상 마법을 사용할 힘이 없..."

 

 요하크의 말을 더는 지켜볼 마음이 없다는 듯 셜로크가 등 뒤로 있는 힘껏 당긴 레드 티어즈를 다시 한번 요하크를 향해 내뻗는다.

 

 그 모습에 눈을 크게 뜬 요하크가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말에서 뛰어내려 옆 쪽의 바닥을 향해 몸을 날린다.

 

 그와 동시에...

 

 투확

 

 "끄아아아아악!"

 

 "도망... 도망쳐라!"

 

 요하크 주변에 있던 기사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다시 한번 새하얀 백룡이 방금 전까지 요하크가 있던 자리를 스쳐 지나간다.

 

 

 "이런 미친..."

 

 가까스로 투룡의 범위에서 벗어난 요하크가 거의 시간차 없는 셜로크의 공격에 식은땀을 흘렸다.

 

 그리고...

 

 쭈우우욱

 

 경악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기사단을 보며 셜로크가 또 다시 있는 힘껏 창을 쥔 팔을 등 뒤로 당긴다.

 

 "으아아아아악! 난 죽기 싫어!"

 

 "밀지 마! 개자식아!"

 

 기이이이이이잉

 

 투룡이 시전되기 전 그 특유의 기묘한 소음에 셜로크의 시선이 향해 있는 곳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이 되었다.

 

 투확!

 

 콰아아아아아아앙!

 

 폭음과 함께 1개 기사단을 완전히 전멸시킨 셜로크가 아돌프의 궁전과도 같은 저택을 향해 뚜벅뚜벅 걸음을 옮긴다.

 

 "히이이이익!"

 

 셜로크의 무위에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부들부들 떨고 있던 요하크가 조금씩 자신을 향해 접근하는 셜로크를 보며 두 눈을 질끈 감는다.

 

 "괴...괴물...!"

 

 뚜벅, 뚜벅

 

 셜로크가 쓰러진 자신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그대로 옆을 지나쳐 이동하는 걸음소리를 들은 요하크가 살며시 눈을 떴다.

 

 "...젠장!"

 

 자신의 추태를 뒤늦게 깨달은 요하크가 재빠르게 일어나더니 검을 강하게 고쳐 쥔다.

 

 "내가 자랑스러운 히를러 백작가의 푸른 스네이크 기사단장, 요하크 펜 얀센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요하크가 괴성을 지르며 셜로크의 등을 향해 검을 찔러간다.

 

 그와 동시에...

 

 스팟!

 

 레드 티어즈가 기묘한 각도로 꺾이더니 셜로크의 좌측 겨드랑이 사이로 쭈욱 삐져 나온다.

 

 "컥!"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심장을 관통당한 요하크가 그대로 무너져 내린다.

 

 뚜벅, 뚜벅

 

 셜로크가 점차 저택에 가까워짐에도 남은 기사들은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다.

 

 마침내 저택 정문 바로 앞까지 도착한 셜로크가 거침없이 레드 티어즈를 앞으로 내질렀다.

 

 콰아아앙!

 

 

 

 

 ****************

 

 

 

 

 콰아아앙!

 

 "뭐...뭐야!?"

 

 대낮부터 음흉한 표정으로 바지춤을 내리고 있던 아돌프가 1층에서 들려오는 굉음에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아돌프의 앞에는 이제 막 20살이 되었을 법한 금발의 소녀가 속옷만 입은 채 침대에 묶여 있었다.

 

 "읍...읍!!!"

 

 입에 재갈까지 물린 소녀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소리치자 아돌프가 손을 치켜든다.

 

 짜악!

 

 그대로 눈 앞에 있는 소녀의 뺨을 후려친 아돌프가 소리친다.

 

 "엘리샤, 그런 눈빛 아주 좋아. 계속 그런 눈빛으로 날 봐달라고. 그 눈빛이 날 더 흥분시키니까"

 

 엘리샤의 눈에 눈물이 고여가는 것을 보며 혀로 입술을 핥은 아돌프가 옷을 고쳐 입고 방문 밖을 나선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극락이 뭔지 느끼게 해주지"

 

 쾅!

 

 거세게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엘리샤가 주르륵 눈물을 흘렸다.

 

 '신이시여...'

 

 

 

 

 ****************

 

 

 

 

 방문을 나선 아돌프가 3층 계단을 통해 곧바로 1층으로 내려왔고, 눈 앞에펼쳐진 상황을 보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하?"

 

 자신의 자랑, 10명의 호위기사단이 검을 빼든 채 시커먼 사내와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아돌프가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알론경,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긴장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던 알론이 아돌프의 말을 받는다.

 

 "...침입자가 있습니다. 헌데... 강합니다. 그것도 상당히"

 

 '알론을 긴장시킬 정도라고?'

 

 놀란 표정을 지은 아돌프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알론 드 롱, 비록 지금은 자신의 밑에서 호위기사나 하고 있지만 아돌프가 모시는 진정한 주군인 프레드릭 공작의 3번째 기사.

 

 아틀란스 왕국은 왕가의 힘보다 귀족가의 힘이 상대적으로 훨씬 강하다.

 

 아틀란스 왕국의 진정한 주인은 겨우 이름만 유지하고 있는 왕이 아닌 프레드릭 공작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프레드릭 공작가에서도 3번째로 강한 기사가 알론이다.

 

 사실상 아틀란스 왕국 전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

 

 그 알론이 지금 긴장하고 있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 아돌프가 셜로크를 바라보며 말한다.

 

 "너는 누구냐?"

 

 "엘리샤는 어디있지?"

 

 자신의 물음에 오히려 되묻는 셜로크를 보며 아돌프가 인상을 찌푸렸다.

 

 "고작 그 어린 년 하나를 구하기 위해 너 혼자 이 곳에 온 것인가?"

 

 "..."

 

 침묵하는 셜로크를 보며 아돌프가 말을 잇는다.

 

 "나에게 와라. 부, 명예, 권력... 아니지. 계집을 구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을 보니 너도 진짜 목적은 그 것이겠군? 니가 평생 쳐다도 보지 못할 여자들도 주마"

 

 "..."

 

 셜로크의 침묵을 고민하는 것으로 생각한 아돌프가 더욱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고민할게 있나? 말 한마디면 니가 원하는 모든..."

 

 "오늘은 일거리가 많군"

 

 "...?"

 

 자신의 말을 자르고 대답하는 셜로크를 보며 아돌프가 인상을 찌푸린다.

 

 '건방진...'

 

 속으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른 아돌프가 침착하게 되묻는다.

 

 "무슨 말이지?"

 

 "치워야 할 쓰레기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말을 마친 셜로크가 양 손으로 레드 티어즈를 고쳐 쥔다.

 

 그 모습에 역정을 내려던 아돌프가 무언가 생각난 듯 비릿한 미소를 짓는다.

 

 "굳이 니가 벌주를 택하겠다면...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주지"

 

 "..."

 

 "단!"

 

 아돌프의 말에 곧바로 땅을 박차고 나가려던 셜로크가 멈칫한다.

 

 "그 전에 니가 구하고자 하는 그년, 그년은 죽는다. 바로 지금"

 

 "...!"

 

 아돌프가 품 안에서 오래된 종이 한장을 꺼내든다.

 

 "내가 워낙 신비주의라서 말이야. 내 방에는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이 너무나 많아.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이 스크롤을 찢으면 방이 무너지도록 설계해놨거든"

 

 "..."

 

 "궁금하면 시험해봐도 좋아. 그 년이 생매장 당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여주지"

 

 아돌프가 손에 쥔 스크롤을 펄럭이며 말을 마치자 셜로크가 입술을 꾸욱 깨물고 레드 티어즈의 창 끝을 바닥으로 향한다.

 

 그 모습에 재밌다는 듯 큭큭거리며 웃음을 흘리던 아돌프가 낮게 중얼거린다.

 

 "알론"

 

 "...예"

 

 조용히 대답하는 알론을 보며 아돌프가 말한다.

 

 "일단 놈의 오른팔을 가져오도록"

 

 아돌프의 명령에 짧게 고개 숙인 알론이 셜로크를 향해 천천히 접근하기 시작했다.

 

빌리이브 17-06-17 00:41
 
와! 익사이팅! 싸움씬 멋지네요!
  ┖
조선생 17-06-17 09:31
 
ㅎㅎㅎㅎ 항상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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