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으윽...'
속으로 침음을 흘린 메이스가 살며시 눈을 뜬다.
'...응? 여기는...'
사방이 어두컴컴한 것을 보니 아직 셜로크의 기억은 끝나지 않은 듯 하다.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던 메이스가 어느 한 지점에서 딱 하고 시선을 멈춘다.
'사람...?'
웨이브 진 브라운 계열의 머리에 큰 키가 유난히 눈에 띄는 남자가 등을 돌린 채 서 있었다.
"깼으면 냉큼 오지. 뭐하고 있나?"
'엥...? 이 목소리는...'
"셜로크?"
무의식적으로 튀어 나온 말에 메이스가 눈을 부릅 뜬다.
'뭐야? 말할 수 있잖아?'
메이스가 그 때 서야 본래 자신의 몸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셜로크는 반말이고 이놈아. 내 후계자가 되고 싶어 하는 놈이 어떻게 보면 스승인 나에게 저런, 저런 쯧쯧쯧"
혀를 끌끌 차는 셜로크를 보며 메이스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
"스승님. 불초 제자! 절 받으십시오! 구배지례 올리겠습니다"
메이스가 무협지에서 본 대사를 떠올리며 큰 소리로 외쳤다.
"킥...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치우거라. 니가 이 곳에서 한 행동들은 모두 지켜보고 있었으니라. 친구도 거리낌 없이 팔아먹는 놈이 처음 본 사람한테 스승은, 지나가는 똥개한테 절을 받고 말지"
"아... 다 보셨구나. 데햇"
메이스가 혀를 빼물고 대답하자 셜로크가 자못 진중한 목소리로 말한다.
"진정 내 뒤를 잇고 싶나?"
'왔다!'
속으로 쾌재를 부른 메이스가 다급히 대답한다.
"부모님을 모시듯 받잡겠습니다"
"이유가 뭐지?"
"예?"
메이스가 멍청한 표정으로 반문한다.
"니 목적. 내 뒤를 이어 니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게 뭐냐?"
"그야..."
'님의 뒤를 이으면 킹왕짱으로 강해질테고 랭커가 되어 남부럽지 않게 떵떵거리며 살면서 박영우 그 개xx한테 복수도...'
상상만으로도 행복한지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려는 것을 꾸욱 눌러 참은 메이스가 정색하고 대답한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제 가족을 이 손으로 지켜내고 싶습니다"
"...!"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메이스가 계속 말을 잇는다.
"그리고... 썩어빠진 개돼지 놈들을 처단하여 정의구현하고 싶습니다. 다시는 스승님과 같은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그러기 위해서는!"
메이스가 어린 시절 다녔던 웅변학원의 경험을 최대한 떠올려 말에 힘을 준다.
"제게 힘이 필요합니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강한 힘이..."
'이 부분에서 희정이 생각을...'
메이스가 학창시절, 첫사랑이었던 희정이에게 이별통보를 받던 날을 떠올리며 주먹을 강하게 말아 쥐었다.
메이스가 우수에 찬 눈빛으로 셜로크의 등을 바라보고 있자 잠시 후 셜로크가 입을 연다.
"힘을 주지"
"그 말씀은?"
메이스가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되물었다.
"너에게 내가 남긴 모든 것을 주겠다"
셜로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경쾌한 시스템음이 메이스의 귀를 강타했다.
띠링!
[ 셜로크의 관문을 모두 통과하였습니다! ]
[ 1차 전직이 완료되었습니다! ]
[ 신화 등급, '셜로크의 뒤를 잇는 자'로 전직합니다! ]
[ 셜로크의 최초 칭호, '디텍티브' 를 획득하였습니다. 레벨과 전직 퀘스트 진행도에 따라 칭호가 달라집니다! ]
[ 신화 등급 직업 퀘스트의 경우 판타스 대륙 전체에 영향을 줍니다. 행동에 앞서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
띠링!
[ 직업 스킬을 획득합니다! ]
제로의 초월자(패시브)
전설, 신화 등급의 절대자들은 각기 그를 대표하는 능력이 있었다.
셜로크는 전쟁에서 시간 차 없는 광역 공격으로 제로의 능력자로 유명했다.
전체 스킬 쿨타임 감소 : 20%
위엄 스텟 10 생성.
(위엄 스텟이 높을수록 거느릴 수 있는 NPC 수가 늘어나고, 네임드 NPC를 등용할 확률도 높아집니다)
제3의 눈(패시브, lv.1, 숙련도 : 0%)
오감을 극대화 시켜 등 뒤는 물론 시야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도 알 수 있다.
스킬 레벨이 증가함에 따라 더 강한 적의 기척도 느낄 수 있다.
투룡(投龍) (lv.1, 숙련도 : 0%)
전방을 향해 용을 집어던지 듯, 한 점에 응축시킨 하얀 기운을 전방을 향해 폭사한다.
그 모습이 마치 백룡이 뻗어 나가는 것과 같다.
스킬 공격력 : 기본 공격력 최대치의 180% (스킬레벨 증가에 따라 공격력 증가)
주변의 모든 대상들도 같은 피해를 입는다(Splash Damage)
연격(連擊) (lv.1, 숙련도 : 0%)
마치 나비가 날개짓 하듯,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빠른 시간 내에 적의 급소를 7회에 걸쳐 적을 베어 낸다.
스킬 공격력 : 1회당 기본 공격력 최대치의 180% (스킬레벨 증가에 따라 공격력 증가)
크리티컬 확률 50% 증가
띠링!
[ '관찰' 스킬이 상위 등급의 스킬로 변경됩니다! ]
디텍티브의 관찰(Lv.1, 숙련도 : 0%)
전설, 디텍티브의 안목을 가졌습니다.
대상의 기본적인 정보를 포함한 세부정보, 대상의 약점, 숨겨진 비밀 등을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한 번 본 스킬을 카피해냅니다.
(단, 상위등급의 스킬일수록 카피 확률이 낮아집니다)
마나소모 : 100
띠링!
[ 레드티어즈의 2번째 스킬이 개방됩니다! ]
레드 티어즈 (등급 : 성장형 아이템, 현재lv.일반)
판타스대륙 5대 명검 중 하나인 레드 티어즈, 길이 2m에 달하는 대검임에도 그 재질 때문인지 무게가 무척 가볍다.
레드 티어즈의 최초 주인 아발론이 판타스대륙에 강림한 식탐의 마왕을 일도양단(一刀兩斷)할 때 그 잔상이 마치 붉은 눈물을 흘리는 것 같다고 하여 레드 티어즈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 주인이었던 셜로크가 자취를 감추면서 함께 사라져 현재 대륙인들에게는 하나의 전설로만 남아 있는 검이다.
사용자가 성장함에 따라 검도 함께 성장한다.
공격력 : 280~400 ( 사용자의 능력치에 비례하여 증가 )
마법 공격력 : 280~400 ( 사용자의 능력치에 비례하여 증가)
명중률 : +20%
크리티컬 확률 : +30%
공격속도 : +20%
모든 능력치 : +10
스킬 쿨타임 감소 : 25%
검 계열 모든 스킬레벨 1증가
고유스킬
1. 홍룡승천 (lv.1, 검의 등급에 따라 레벨이 증가)
땅바닥으로 붉은 기운을 한 순간 응축시켜 폭발한다.
그 모습이 마치 붉은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것과 비슷하다.
스킬 공격력 : 기본 공격력 최대치의 150% (스킬레벨이 상슴함에 따라 공격력 증가)
주변의 모든 대상들도 같은 피해를 입는다(Splash Damage)
2. 해방
레드 티어즈를 구속하고 있는 힘을 해방하여 본래의 형태인 창으로 되돌린다.
검 손잡이 홍옥의 붉은 빛이 창 전체로 퍼져 나가 그 모습이 마치 신화 속 롱기누스의 창과 비슷하다.
마나 소모 : 현재 마나의 10%
해방시 능력
공격력 : 500~720 ( 사용자의 능력치에 비례하여 증가 )
마법 공격력 : 500~720 ( 사용자의 능력치에 비례하여 증가)
명중률 : +30%
크리티컬 확률 : +50%
공격속도 : +10%
모든 능력치 : +20
스킬 쿨타임 감소 : 25%
모든 스킬 레벨 1증가
3. ???????(능력부족으로 미개방)
끊임없이 눈 앞을 가득 채우는 홀로그램에 메이스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대박, 진짜 대박'
마음 같아서는 미친 듯이 웃어 제끼고 싶었지만 이전에 잡아 둔 분위기가 있었기에 가까스로 꾸욱 눌러 참았다.
'흐...흐흐흐흐흐...'
자연스럽게 말려 올라가는 입꼬리를 손으로 문질러 내린 메이스가 말한다.
"스승님! 제자, 정식으로 인사 올리겠습니다!"
피식
'웃었어...?'
분명히 등을 돌리고 있는 셜로크 였건만 웃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착각일까.
"좋은 연기였다. 이제 시간이 다 된 것 같군. 돌아가라"
'뜨헉...'
완벽하게 속였다고 생각했건만 자신의 연기를 셜로크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청룡 남우주연상 급 연기라고 생각했는데...'
머리를 긁적인 메이스가 급히 말을 잇는다.
"스승님! 잠깐, 잠깐만요!"
"...?"
"뭐 아이템... 아니, 제자를 위해 도움이 될만한 물건이나 보물. 뭐 그런건 없어요? 그래도 한 나라의 공작이었는데 하다 못해 돈이라도... 설마 이게 끝?"
양심을 집 장농에 두고 온 듯한 메이스의 말에 잠시 침묵을 지키던 셜로크가 입을 연다.
"내 보물말이냐, 원한다면 줄 수도 있지"
'응?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직접 찾아봐라! 이 세상 전부를 거기에 두고 왔으니. 하하하하하"
셜로크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귓가에 웽웽 울리며 메이스의 의식이 조금씩 흐릿해지기 시작한다.
'이런 샹...'
가까스로 흐려지는 의식을 부여 잡은 메이스가 급히 외친다.
"아니 돈은 줘야 할 것 아냐! 공작 후계자 가오가 있지. 이 스크루지보다 더 한 구두쇠 같은 스승노.....마....."
점차 목소리가 작아지던 메이스가 마침내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