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쿨타임이 없어
작가 : 조선생
작품등록일 : 20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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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살려는 드릴게
작성일 : 17-06-24     조회 : 339     추천 : 1     분량 : 4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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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악~~~~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이자크의 딱밤에 얻어 맞은 메이스의 몸이 붕 뜨더니 구석에 쳐박혔다.

 

 

 

 

 [ 2339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

 

 [ 한 번에 많은 피해를 입어 정신을 차릴 수 없습니다! ]

 

 

 

 

 '미...미친...!'

 

 1차 전직을 마친 상태에서 현재 메이스의 체력 게이지는 5천을 훌쩍 넘은 상태.

 

 그런데도 이자크의 딱밤 1대에 전체 체력게이지의 2분의 1이 깎여 나갔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죽는다"

 

 살기로 번들거리는 이자크의 눈을 발견한 메이스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이 인간... 정말 날 죽일 생각이다'

 

 속으로 중얼거린 메이스가 다급히 외쳤다.

 

 "아니 잠깐 타임!"

 

 또 한번 도약하려던 이자크가 메이스의 외침에 멈칫한다.

 

 "하나 밖에 없는 제자를 정말 죽일 셈입니까!? 딱밤 2방이면 저 진짜 죽는다구요!?"

 

 메이스의 말에 이자크가 한 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씨익 웃었다.

 

 "어차피 다시 살아나지 않나?"

 

 "..."

 

 순간 턱하고 말문이 막힌 메이스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난 내 새끼는 강하게 키우자는 주의거든"

 

 잠시 한 쪽 어깨를 가볍게 돌리던 이자크가 다시 한 번 힘차게 도약한다.

 

 "자... 간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메이스의 비명소리가 엉망진창이 된 서재 내부에 가득 울려퍼졌다.

 

 

 

 

 ********************

 

 

 

 

 이틀이 지났다.

 

 처음 이틀 간은 정말 말 그대로 딱 죽기 직전까지 맞기만 했다.

 

 이자크가 한 손에 짊어지고 다니던 자루에는 체력 포션과 식량으로 가득했고, 맞고 먹고 맞고 먹는 단순한 일상생활이 시작된지 3일 째, 마침내 이자크가 입을 열었다.

 

  "체술은 마법과 다르게 마법서 하나로 곧바로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니 몸으로 직접 익히는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우리 가문으로 직접 가서 체술의 비전서를 가져올 수도 없는 상황이지"

 

 라스트 킹덤에서 스킬을 익힐 수 있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자크가 앞서 말한 것처럼 마법서나 비전서 등의 스킬북을 통해 배우는 것.

 

 이 경우 유저들은 스킬북의 요구조건만 충족하고 있다면 쉽게 익힐 수 있고 현재 대부분의 유저들도 이 방법으로 스킬을 익힌다.

 

 재력이 충분하다면 복잡한 과정 없이 단숨에 스킬을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머지 하나는 NPC를 통해 직접 배우는 것.

 

 희귀 스킬북의 가격은 동급의 아이템보다 1.5배에서 2배 가량 비싸기 때문에 돈이 없는 유저들은 어떻게 해서든 NPC와 친분을 쌓아 이 방법으로 스킬을 배우고자 한다.

 

 NPC의 호감도를 올려 스킬을 배우게 되더라도 다시 그 스킬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이 소비되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꺼려하는 방법이다.

 

 단, 그 위력은 스킬북을 통해 스킬을 익히는 것 보다 뛰어나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스스로 스킬을 배우고 깨우쳐 나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스킬의 발전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은 이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천재가 아닌 이상 그 위력이 스킬북을 통해 배우는 것 보다 월등히 뛰어난 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 시간에 1레벨이라도 더 올리는 것이 공격력 면에서는 더 뛰어난 효과를 보이기에...

 

 

 

 

 물론 메이스가 지금 이자크의 체술을 익히고 있는 방식은 후자다.

 

 "내 체술의 유래는 동대륙이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메이스는 경악했다.

 

 "네? 동대륙이라뇨? 설마... 신대륙이 발견 되었나요!?"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메이스를 바라보며 이자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쉽게도 그건 아니다. 수십 년 전 그 대륙에서 나름 이름을 떨치던 무투가가 우연히 우리 대륙에서, 그 것도 우리 아틀란스 왕국 영역 내에서 발견되었던 적이 있었지"

 

 말을 마친 이자크의 표정이 아련해지기 시작한다.

 

 "아니 그게 말이 됩니까? 라킹 세계관상... 아니, 판타스 대륙 전체 지도를 보면 동쪽은 바뮤다 8각지대가 가로막고 있잖아요?"

 

 판타스 대륙 동쪽에 위치한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바다.

 

 수 많은 사람들이 그 바다를 넘어 새로운 대륙을 찾아 나섰지만 단 1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거대 해양괴수부터 바다의 소용돌이까지 여러 가지 추측을 하였지만 직접 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이 때문에 대륙인들은 항해를 나간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사라지는 해역을 죽음의 바뮤다 팔각지대라고 불렀다.

 

 "물론 나도 처음에 그 얘기를 접했을 때는 믿기지 않았다. 심지어 그 사람은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고 있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왜..."

 

 "그 사람이 입고 있던 옷들은 우리 대륙에서 매우 생소한 양식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무술도..."

 

 말을 마친 이자크가 측면을 향해 주먹을 내뻗는다.

 

 파아아아앙!

 

 와르르르르르

 

 서재 한 편이 무너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메이스가 다시 이자크를 쳐다 봤다.

 

 "단순히 권풍(拳風)만으로는 이런 위력을 낼 수 없다. 이런 신비한 체술을 익히고 있던 것도 그렇고..."

 

 "그거야 대륙에 얼마든지 특이한 무술을 익힌 사람이 있지 않겠어요? 막말로 스승님이 판타스 대륙 전체에 있는 모든 무술을 다 알고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메이스의 말에 이자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니 말이 맞다. 겨우 그 정도 사실로는 허무맹랑한 신대륙이 존재한다는 얘기보다는 단순히 '특이한 옷, 특이한 무술을 배운 사람이 발견되었다' 정도가 더 신빙성 있는 얘기지"

 

 "그럼..."

 

 "하지만..."

 

 잠시 천장을 올려다 본 이자크가 다시 고개를 내려 메이스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한다.

 

 "너에게도 가족이 있겠지?"

 

 "그야..."

 

 갑작스러운 이자크의 물음에 메이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너는 가족을 얼마나 믿나?"

 

 "..."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인상을 찌푸린 채 생각하던 메이스가 순간 번쩍 떠오른 생각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설마..."

 

 경악한 메이스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자크가 말을 잇는다.

 

 "그 사람이 나의 아버지, 하룬 드 카릴이다"

 

 "...!"

 

 메이스가 입을 더듬, 더듬 열었다.

 

 "그...그럼..."

 

 

 "나는 그의 자식으로서... 아버지를 믿는다. 동대륙은 분명히 존재한다"

 

 "..."

 

 "언젠가는 꼭..."

 

 아련한 표정으로 중얼거린 이자크가 잠시 후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오더니 메이스를 바라본다.

 

 "내가 너에게 알려줄 것은 4가지다"

 

 꿀꺽

 

 이자크의 말에 메이스가 마른 침을 삼켰다.

 

 "첫 번째는..."

 

 이자크가 말하던 도중 엄지 손가락을 앞을 향해 내밀었다.

 

 움찔

 

 이틀 동안 수 없이 봐온 동작에 메이스가 본능적으로 몸을 움찔거렸다.

 

 "손가락에 기를 실어 한 곳에 응축시킨 작은 힘을 적을 향해 쏘아 낸다. 탄지라고 부르지"

 

 말을 마친 이자크가 엄지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파앙!

 

 짧은 파공음과 함께 메이스의 얼굴 옆을 스쳐지나간 풍압이 그대로 뒤편 서재를 강타한다.

 

 와르르르르

 

 메이스의 등 뒤로 책들이 쏟아져 내려도 이자크의 손 동작에 눈을 떼지 못한다.

 

 

 "두 번째는 발차기. 동대륙에서는 각법이라고도 부른다"

 

 말을 마친 이자크가 다시 서재 벽면을 향해 가볍게 발을 차 올렸다.

 

 스가악!

 

 이번에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서재 벽면에 예리한 자국을 남겼다.

 

 "발 끝에 기를 담는게 아닌, 다리 전체에 기를 담는다. 그리고... 그 기를 적을 향해 빠르게 쏘아낸다. 기를 다리 전체에 넓게 퍼뜨린다고 힘을 분산시키는게 아니다. 보다 예리하고, 보다 날카롭게 기를 응축시켜 적을 향해 쏘아 낸다"

 

 날카롭게 베인 벽면을 바라보며 메이스가 다시 한 번 침을 꿀꺽 삼켰다.

 

 

 "세 번째..."

 

 이자크가 오른쪽 주먹을 허리 옆에 붙이더니 부르르 떨기 시작한다.

 

 두두둑, 두둑

 

 이자크의 주먹에 힘줄이 울긋, 불긋 도드라지기 시작하기를 잠시...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전방을 향해 내지른 이자크의 주먹에서 거대한 풍압이 생성되더니 그대로 서재 한 쪽 벽면을 강타했다.

 

 "탄지와는 다르다. 작은 힘을 응축시켜 빠르게 쏘아내는 탄지와 달리 이 권풍은 주먹 전체에 거대한 힘을 응축시켜 단번에 쏘아낸다. 이 걸 마스터했을 때 그 위력은... 지금 니가 보고 있는 그대로다"

 

 뻥 뚫린 서재 벽면을 멍청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메이스가 입을 연다.

 

 "그럼 마지막은..."

 

 스팟!

 

 자신의 중얼거림과 동시에 이자크의 신체가 시야에서 사라진다.

 

 "...!"

 

 황급히 두리번거리고 있자 누군가 등 뒤를 콕하고 찌른다.

 

 메이스가 등 뒤를 돌아보자 그 곳에 이자크가 있었다.

 

 "움직임, 보법이라고도 하지. 두 발의 기를 이용하여 적의 사각지대를 파고 든다. 직접 느낀 것처럼... 알고도 당할 수 밖에 없지"

 

 "대박, 진짜 대박"

 

 초롱초롱 눈을 빛내는 메이스를 보며 이자크가 씨익 웃는다.

 

 "이제 체술을 조금 배울 마음이 드는가?"

 

 "에이 참나. 처음부터 체술의 위대함을 몸소 느끼고 있었습니다. 사랑합니다, 싸부님"

 

 메이스의 말에 이자크가 한 쪽 입꼬리를 말아 올린다.

 

 "그래? 그럼 바로 시작하지"

 

 "옙! 뭐 부터 할까요? 탄지? 권풍? 보법? 생각만해도 와우! 빨리..."

 

 "일단 좀 맞자"

 

 "...예?"

 

 멍청하게 반문하는 메이스를 보며 이자크가 말을 잇는다.

 

 "원래 체술은 몸으로 직접 느끼면서 배워가는 것이니라"

 

 "..."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의 표정으로 이자크가 중얼거린다.

 

 "살려는 드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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