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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마법사
작가 : 전정현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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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010화
작성일 : 16-07-12     조회 : 723     추천 : 0     분량 : 3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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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장 혼돈의 입학식 (3)

 

 

 

 아이덴은 에리온을 압박하던 교수를 알고 있었다.

 과거 자신이 다니던 기사학부의 교수이자 오러 나이트 경지에 자리한 기사인 드웨인 교수였다.

 왕실 기사단에 입단을 하고 20년간 복무했던 그는 은퇴를 선언하고 후배 양성을 위해 아카데미 교수가 되었다.

 물론 후작가보다 두 단계 아래인 자작이라는 직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아카데미에서 교수들은 작위에서 벗어난다.

 왕실의 명으로 인해 공작가의 자제라도 처벌을 할 수 있고, 왕자라도 처벌을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교무실에 불려나가 모든 교수들의 시선을 받고 있었지만 홀로 당당한 아이덴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인상을 찌푸린 드웨인 교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싸운 이유는?”

 “싸우지 않았습니다. 일방적으로 맞은 것일 뿐입니다.”

 “…….”

 말문이 막힌 듯 가만히 아이덴을 바라보던 드웨인 교수가 에리온과 레반, 그리고 그레인을 바라보았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세 사람은 어떠한 부상도 없었고 아이덴만은 양 볼이 빨개진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후우……. 에리온.”

 “예! 교수님!”

 “아이덴을 때린 이유는?”

 “가, 가문을 욕했습니다!”

 당당하게 대답하는 에리온이었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던 드웨인 교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아이덴을 바라보고 헛웃음을 흘렸다.

 “가바인 더 아이덴은 자작가의 자제다. 아무리 어리다고 하여도 계급을 모를 리가 없는데 그런 아이덴 학생이 후작가를 욕했다는 것인가?”

 “맞습니다!”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대답하며 아이덴을 째려보는 에리온이었고 잠시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던 드웨인 교수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아이덴 학생.”

 “예.”

 “사실인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한마디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겠다는 것인가?”

 “하지만 먼저 욕을 보인 것은 에리온 공자님이셨습니다.”

 “저, 저는 가바인 가문을 욕한 적이 없습니다!”

 당황한 듯이 바로 반박하는 에리온이었고 드웨인 교수가 눈을 가늘게 뜨며 아이덴을 바라보았다.

 “기숙사 앞에서 벌어진 싸움이다. 다른 학생들도 구경을 하고 있었고 그들에게 물어보면 바로 진실이 나올 수밖에 없지. 다시 한 번 묻지. 에리온이 가바인 가문을 욕했는가?”

 “가문을 욕하지는 않았지만 제 친구를 욕했습니다.”

 “친…….”

 바로 질문을 던지려던 드웨인 교수가 잠시 침묵과 함께 아이덴을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친구라면?”

 “로이스 왕자님이십니다.”

 “그, 그것은!”

 “조용!”

 교수였다. 하지만 왕실을 위해 평생을 다했던 드웨인 교수는 왕실 기사단을 나온 기사였다.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듯 바로 변명을 위해 소리치는 에리온이었지만 드웨인 교수가 먼저 손을 들어 그의 입을 막으며 소리친 후에 다시 아이덴을 바라보았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도록.”

 “기숙사 학생들이 전부 들었기에 진실을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에리온 공자께서는 왕위를 포기한 왕자 따위는…….”

 잠시 말끝을 흐리며 힐끔 에리온을 바라보던 아이덴이 교무실에 자리하고 있던 교수들을 천천히 훑어본 후에 말을 이어갔다.

 “후작가보다 못하다고 했습니다.”

 “에리온.”

 “……예.”

 “사실이냐?”

 “…….”

 진실이라는 것을 알려주듯 침묵을 지키는 에리온이었지만 드웨인 교수는 확답을 받으려는 듯 이를 빠득 갈며 고개를 돌렸다.

 왕실 기사단으로서 왕실을 위해, 왕국을 위해 평생을 다했던 드웨인 교수였다.

 당연히 왕실을 욕보이고 왕자를 욕보이는 것은 가족을 욕하는 것과 똑같이 생각했다.

 “처음에 말했듯이 증인들은 많다. 사실이냐고 물었다.”

 “……사,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왕실 모욕죄가 성립되어 후작가라는 작위에서 물러나고 모든 재산을 몰수하는 행위라는 것도?”

 “모, 몰랐습니다!”

 바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는 에리온이었지만 드웨인 교수는 살기를 풀지 않은 듯 눈을 가늘게 뜨며 바라보다 다시 아이덴을 바라보았다.

 “신고를 할 것이냐?”

 “신고라…….”

 증인은 많았다.

 기숙사 안에는 코란 후작가와 대립하는 다른 후작가의 귀족도 있을 것이고 2왕자가 아닌 다른 왕자를 지지하는 귀족들도 있었다.

 증인으로 나설 사람은 많았다.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돌린 아이덴은 에리온을 힐끔 훔쳐보았고 몸을 부르르 떨며 두려워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코란 후작가는 왕국을 지탱하는 귀족가 중 하나. 이대로 무를 수도 있지.”

 “…….”

 중재였다.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에리온이 고개를 번쩍 들며 바라보았지만 드웨인 교수는 그에게 시선을 주지도 않은 채 아이덴을 빤히 바라보았다.

 “문제는 이번 사고의 피해자인 아이덴에 의해 결정되지만.”

 “…….”

 목이 부러질 듯 바로 고개를 돌리는 에리온이었고 갑작스레 모여든 시선에 어색한 미소를 그린 아이덴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신고를 하지 않겠습니다.”

 “하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에리온이었지만 아이덴은 드웨인 교수의 이야기가 없어도 신고할 생각이 없었다.

 드웨인 교수의 말대로 코란 후작가는 왕위 다툼에 끼어들었다고 하여도 왕실을 위해 살아가는 귀족가였고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을 어린 아이의 치기 어린 행동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돈인가!”

 바로 물어오는 에리온이었지만 아이덴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사과.”

 “…….”

 “사과를 받고 싶습니다.”

 드웨인 교수가 단호하게 대답하는 아이덴을 바라보다 다시 에리온을 바라보았다.

 “사과를 하겠느냐?”

 “…….”

 후작가의 자제가 자작가 자제에게 사과를 한다.

 말이 되지 않는 상황 때문인지 에리온이 침묵을 지키는 순간 아이덴이 씩 미소를 그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뭐 강제는 아닙니다. 그저 원하는 것일 뿐이었고 사과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 않더라도 신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

 사과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아이덴이었지만 그것이 에리온의 심기를 건드리는 데 최고의 말이었다.

 사과는커녕 분노를 하는 듯이 아이덴을 째려보는 에리온이었지만 그는 오히려 미소를 그리며 바라본 뒤에 드웨인 교수를 향해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보도록.”

 신기한 소년이었다.

 귀족, 그것도 상급 귀족을 욕하는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는 학생이었다.

 잠시 어이없는 표정으로 아이덴을 바라보던 드웨인 교수는 뒤늦게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

 아이덴이 떠나고 에리온과 다른 두 사람도 나가자 드웨인 교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교수실 끝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던 데이바드 교수를 바라보았다.

 “트러블 메이커가 들어왔군요.”

 “…….”

 데이바드 교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웃어넘기기에는 아이덴은 자신의 상황과 사람들의 시선을 이용하여 상대를 농락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 * *

 

 “반드시 죽이겠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아이덴이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소년의 중얼거림을 듣고, 걸음을 멈추고는 몸을 돌렸다.

 에리온이 이를 갈며 바라보고 있었고 그 뒤로 그레인과 레반이 서 있었다.

 “죽인다라…….”

 “아카데미를 졸업하기 전에 반드시 죽여버리겠다.”

 “그 전에 지금 상황을 가문에 알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에리온 공자님.”

 “……뭐?”

 “잊으셨습니까?”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되물은 아이덴이 양손을 펼쳐 기숙사를 가리키며 씩 미소를 그렸다.

 “에리온 공자님께서 왕실 모욕죄를 지었습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은 증인들이 보는 앞에서 말이지요.”

 “……!”

 “다른 귀족들이 먼저 알아내 이용하기 전에 코란 후작님께 연락을 취해 빠르게 정리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

 “왕실 모욕죄는 이미 공자님도 인정하신 상태니까요.”

 에리온은 몸을 부르르 떨며 기숙사를 바라보다 황급히 몸을 돌렸고 아이덴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작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다시 몸을 돌려 기숙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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