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프롤로그
“요엘.”
그가 사납게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뒤에서 가두듯 나를 끌어안으며 내 목에 이를 박아 넣으며 그는 속삭였다.
“이제야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나의 구원, 나의 사랑, 나의 행복.
뒤에 이어진 단어에는 오롯한 진심이 가득해 어쩐지 눈가가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나는 너를 떠나야 했다. 내가 살기 위해서 너에게서 벗어나야 했다.
비겁하고 졸렬하기 짝이 없는 내게 너는 감히 구원이라 말한다.
그는 목을 잘근잘근 깨물다가 이내 물어뜯듯 송곳니를 박았다. 그것은 마치 떠난 나를 비난하는 듯한 행위였다. 어느새 내 손보다 손가락 두 마디는 더 커 보이는 손으로 느릿하게 배를 쓸어내리던 그는 내 턱에 입을 맞추었다.
“요엘.”
요엘, 요엘, 요엘.
내 이름을 끝없이 부르며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눈으로 나를 보았다. 어느새 턱에서 조금씩 올라오던 입술이 내 입술에 맞닿고 떨어지던 순간이었다.
“아.”
그의 손이 턱을 강하게 눌렀고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그리고 입술이 그에게 삼키어졌다.
“요엘.”
밀어낼 수 없었다.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나만을 눈동자에 담으며, 이토록 애타게 나를 부르는 그를 어떻게 밀어낼 수 있을까.
사랑해요.
감히 이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를 받아들였다.
그것만이 내가 그에게 할 수 있는 속죄의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