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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낭만자객
작품등록일 : 20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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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휘의 마음은 어디로 흐르는가
작성일 : 17-06-05     조회 : 30     추천 : 1     분량 : 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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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번쩍 떠졌다. 맞다. ! 이럴 줄 알았으면 약속하지 말걸 잠이 꿀맛 이였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기지개를 했다.

 “아! 일어났어.”

 몸을 일으키자 마자 월담이가. 빗을 가져와서 부리나케 빗질을 하고 머리모양을 손질했다. 언년이는 얼굴에 분가루를 더 바르려고 월담이 자신의 얼굴을 아가씨 얼굴이 가까이 가져다 데자 서랑은 귀찮듯이 월담을 밀어냈다. 월담이가 분을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 아씨 입술 옆에 언제 점이 있었지요? 없던 점이 생기고 그러게 햇빛 좀 가리시고 다니시지 ”

 서랑은 거울을 다시 바라보았다. 예전 자신의 입술 옆에 있던 애교점이 생겨났다. 그러게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인데 언제 생긴 거지?

 서랑은 자신의 입가를 쓸어내며 털어내듯 말했다.

 “괜찮아 분가루 필요 없어. 그냥 가도된다고”

 이정도 미모에는 오히려 화장하는 것이 더 빛을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낭랑 17세에는 민낯도 빛이 난다.

 벌떡 일어나 휘척휘척 문을 열고 나가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문을 열고 나가자 주변이 웅성웅성 하던 것들이 소리가 점점 잠잠해 졌다.

 여각의 손님과 시종들이 꽃처럼 화사하게 피어나는 서랑의 외모를 보고 시선을 뺏긴 것이였다. 서랑은 그것이 자신이 나타나서 그런지는 모르는 상태로 잠에서 깬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몽롱한 상태에서 뒷 공터로 추정되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 낭자는 누구인가? 백옥선녀일세!”

 “입술이 빨간 것이 앵두 같구먼.” 서랑의 몸에 그녀의 영혼이 들어와서 점점 눈을 뗄 수 없는 매력이 커지고 있었다. 서랑이라는 소녀도 이뻤 지만 흔히 자주 볼 수 있는 예쁘장한 외모였는데 사월이 영혼이 들어오고 나서 미모가 물이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사월의 영혼 자체는 옥황상제도 인정한 맑은 영혼이 아닌가.

 남자들과 여인들도 모두 그녀가 지나간 자리를 한동안 처다 보았다.

 그 상황을 서랑만 모르고 있었다.

 서랑은 팔에 빨랫감을 한가득 들고 빨리 걸음을 옮기는 객점의 아이에게 뒷 공터를 물어본 후 뒷공터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달빛이 가득한 조그마한 정원너머로 넓은 공터에 달빛을 받고 있는 흰옷을 차려입은 김휘 도령이 그림처럼 서 있었다.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 눈빛이 깊어 보인다.

 저 도령은 온몸이 멋진 화폭 한편 일세 무슨 저리도 멋들어지게 서 있는지 주변 경관과 그의 헌헌장부의 모습이 화폭에 옮겨서 팔면 좋을 것 같았다.

 정원은 나무들도 많고 꽃도 많았다. 장원같이 꾸며두었던 곳이여서 연못의 물이 흐르는 소리가 고즈넉했다. 그 가운데가 뻥 뚤린 공터여서 운동하기 좋아보인다고 생각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휘는 미리 공터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은 그의 친구인 최결의 여각이고 자신과 태자만 자주 찾는 공터로 남들에게 쉬 알려주지 않는 곳인데 그만큼 사람들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자신이 그녀를 마음에 둔 것 같다는 충길의 말에 자신도 혼란스럽다.

 그 몇일 사이에 사람을 쉬 좋아할 수 있단 말인가?

 자주 그녀를 생각하는 자신을 보면 충길의 말이 맞기는 하다만 이렇게 금방 여인을 좋아하다니 이 마음이 누군가를 맘에 담아 둔 것인가?

 또 여인을 이리 오래 기다려 본 적도 없거늘 결코 귀찮거나 짜증나지 않는 것은 또 왜인가?

 말을 달리면서 보았던 그녀의 모습을 아직도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정말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것인가?

 그때 문을 열고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그녀, 서랑이다.

 서랑은 그에게 조용히 다가갔다.“오래 기다리셨는지요?”

 “아니라고 하진 않겠소” 휘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내가 지금 내 앞에 있는 여인을 좋아하는 가?

 “ 나도 누군가를 이리 기다릴 줄은 몰랐소이다. 식사는 방에서 하셨다고.”

 “네, 좀 고단해서 식사 후 눈을 붙인 다는게 너무 오래 눈을 붙였나 봅니다 약속시간이 이리 깊어진 것을 모르고 잤습니다. ”

 휘 도령은 달빛 속에서 목욕 후 청량한 향을 내는 그녀를 세삼 홀린 듯 바라 보았다. 분위기를 깬 것은 그녀였다. 그녀의 입술 옆의 점이 그의 시선을 저 붉은 입술을 바라보도록 끌어 당기는 것 같았다.

 그의 시선이 점점 자신에게 달라 붙는 것이 느껴져 서랑은 상황을 면하고자 먼저 말을 꺼냈다.

 “검은 어디 있는지요?” 그의 손 주변을 찾는 시선에 그가 피식 웃었다. 예전 처음 만났을 때의 자신의 얼굴만 살피던 여인은 어디로 갔는지..

 “아! 여기 있소”그가 자신의 뒤에 숨겨두었던 검을 건내 주었다. 그가 최근에 새로 맞춘 보검이였다. 그의 아버지가 칼을 만드는 장인을 수소문해서 만들어준 선물 이였다. 그런 만큼 남들에게 쉽게 빌려주지 않는데 왠지 그녀에게 보여주고 자랑을 하고 싶었던 맘 이였기에 선뜻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검신이 매우 좋습니다. 날도 예기감이 가득하고.” 서랑은 무게를 감지하듯이 좌우로 빙글빙글 돌려서 팔을 풀었다. 그리고 달빛을 머금고 빨간 입술과 눈이 호를 그리듯 씩 웃었는데 미소가 매우 색스럽게 보여 휘는 눈을 크게 떴다. 그의 얼굴에 피가 몰리는 듯 해서 손으로 얼굴을 쓸어냈다.

 “이런 보검을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우 좋은 검입니다. 한번 움직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 말과 함께 나무 밑을 빙글 돌면서 발을 탁하고 차더니 나무위까지 박차고 뛰었다. 그리고 칼을 위에서 아래로 무희가 춤을 추듯 아름답게 선을 그리며 내려왔다. 그리고 팔을 뻗으며 나뭇가지를 잡고 빙글 돌아서 다리로 나무를 치더니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들을 빠르게 배어냈다.

 남성다운 강한 무애가 아닌 여인이 할 수 있는 무애였지만 여인 치고도 뛰어난 무애였다.

 허리를 꺾어 뒤로 칼을 빙글빙글 돌리고 팔을 뻣어서 물구나무 서기하듯이 뒤로 뛰어 넘었다. 그러면서 팔소매가 펄럭이며 가녀린 팔고 얇은 치마 사이로 다리의 실루엣이 달빛에 비추었다. 휘는 자신도 모르게 홀린 듯 그녀의 무애솜씨를 바라보았다.

 저런 무애실력에 바다에 빠지다니 이해 불가였다. 자신에게 호감이 있던 것이 맞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바다에 뛰어드는 것이 자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행동 이였다면 자신이 다가가도 괜찮지 않을까?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귀가 붉어졌다. 왠지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한동안 그렇게 아름답게 움직이던 그녀가 멈추어 서서 그에게 두 손으로 칼을 받쳐 올렸다.

 “감사합니다. 맘껏 움직이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아니오. 끝난 것이오?”

 그의 시선이 점점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어서 왠지 모르게 그의 시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네 이정도면 되었습니다. 내일 일정이 바쁘실 터인데 이만 주무시지요. 저도 잠자리에 들어야 겠습니다.” 서랑은 자신의 몸이 근골이 강하지는 않지만 머릿속으로 구상한 것이 몸이 이루어 냄을 느꼈다.

 생각한데로 움직이는 몸이라 정말 멋진데.!! 몸도 가볍고 나중에 아무도 없을 때 축지법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하다.

 휘가 칼을 잡자 그녀는 예를 포권으로 표시하고 휙 뒤돌아갔다.

 휘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휘는 아쉬운 마음에 그녀에게 몸이 먼저 빨리 행동하게 되었다.

 자신에게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였나? 이런 고즈넉한 곳에 단둘이 있는데 이리 빨리 돌아가다니.

 “이야기나 나누고......참, 활도 가져왔는데” 휘는 당황했다. 자신이 이리 여인을 잡았던 적이 없었거늘 왠지 오늘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저 달빛이 나를 홀린 것인가.

 서랑은 왠지 그와 오래 있으면 안될 것 같았다. 아까부다 그가 자신의 입술을 보는 것 같아서 왠지 부끄러우면서 자신에게 있던 무엇인가가 그의 마음을 흔드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 아닙니다. 서로 혼기가 꽉 찬 남녀 사이에 야밤에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먼길을 고단하게 오신 것을 아는데 도련님도 푹 쉬셔야지요”

 고개를 흔들며 고개를 숙이고 서랑은 뒤돌아 가버렸다.

 그녀의 뒷모습에 휘는 눈빛이 흔들렸다. 자신의 판단이 틀린 것일까? 지금까지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인들과 행동이 너무 달랐다. 선이 그어져 있는 느낌에 왠지 모르게 섭섭했다.

 휘는 공터에서 나오자 마자 충길이 달려왔다.

 “벌써 끝나신 겁니까?”

 “허. 그러게 시간이 너무 짧구나.” 휘가 서랑이 간 곳을 돌아보았다.

 “도련님의 매력이 안 먹힙니까? 그 외관이 아깝습니다.”

 “또 쓸 때 없는 말을 한다.!”휘가 팔을 들어올렸다. 그에게 한 대 맞을꺼 같은 충길이 냅다 다른 말을 전했다.

 “참 . 태자마마도 도련님을 보러 들리신다고 기별이 왔다고 합니다”

 “고얀놈. 말을 돌리다니. 일단 알았다.”

 충길이 피식 웃으면서 도련님을 바라보았다. 누가봐도 듬직한 도련님이다. 이렇게 헌헌장부에다 영특한 도련님을 저 아가씨는 왜 소.돼지 보듯이 보는지 충길로써는 알 수가 없었다.

 가문이 빠지는 가문도 아니고 누가봐도 여인들이 탐을 내는 그의 옆자리 였다. 지금도 지나가는 기생들은 휘에게 눈인사를 살살해 가며 말한마디 붙여 보고자 다가오는데 저 냉골 미남은 그런 여인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영상대감의 아들이다 보니 행실이 무겁고 진중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누구에게도 모범적인 도련님이라 충길은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도련님이였다. 고얀 서랑낭자! 월담이에게 있다가 대화를 해봐야 겠다 생각하는 충길이다.

 

 

 다음날 아침 그날 아침도 서랑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휘는 본가로 오전에 들어가서 오후에 태자마마를 만날 예정이였다. 식사를 천천히 하며 시간을 끌며 식사하는데도 서랑은 나오지 않았다.

 일부러 사람들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아 식사를 하던 휘는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로 그의 몸종에게 말을 걸었다.

 “충길아., 혹 서랑낭자의 시비를 보지 못하였느냐?”

 “네? 아네.. 보, 보았습니다요 도련님.”

 휘가 보기에 충길이가 서랑낭자의 시종 월담이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 듯 하였다. 밤에도 몰래 둘이 만나는 것 같다만 “서랑낭자가 나오지 않는구나, 본가로 들어 가기전에 인사라도 했으면 하는데.”

 “아, 서랑아가씨는 항상 아침잠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

 “ 그래?”

 

 충길은 월담과 지난번에 나웠던 대화가 떠올랐다.

 월담이 그를 만나러 나오자 마자 으슥한 곳으로 월담의 손목을 잡고 이끌자 월담이 어머어머 하며 볼을 붉힌다.

 “너희 아가씨 우리 도련님 좋아한 것 아니였냐?”

 나름 가슴 설래였다가 바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자 월담은 조금 새초롬 해졌다. 충길은 나름 사내다운 맛이 있는 남자여서 월담은 충길이 손을 잡자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던 것이다.

 “만나자 마자 우리 아가씨를 잡아 먹을 듯 이야기 하시는데 좀 듣기 거북해! ”

 나름 월담은 자신의 아가씨를 감쌌다.

 “아니면 왜 우리 도련님을 배 위에서 그렇게 말을 붙이지 못해 안달하더니만 이제는 찬밥이여?”

 “우리 아가씨가 좀 이쁘셔야지. 그리고 아가씨가 그렇게 달라 붙지 않았거든?”

 “허! 좋아 그렇다 치고! 우리 도련님에게 맘이 있어!없어!”

 “ 누가 보면 나한테 묻는 줄 알것네. 우리 아가씨 맘은 나도 몰라.”

 월담은 요즘 아가씨의 행동에서 휘도령에 대한 마음을 확신하지 못해서 쉽게 대답해 주기 어려웠다.

 “뭐? 그럼 뭐여. 암것도 아닌거여? 우리 도련님은 조금 맘에 드신 것 같은데?”

 “흥! 우리 아가씨가 쉬운 여자는 아니거든?”

 “하! 너가 좀 도와주면 안되것냐?”

 “그건 내가 말할 수 없어. 우리 아가씨 맘이니까.”

 그런 대화를 나눴기에 충길도 휘에게 말하기가 머뭇거렸다. 아가씨가 아무래도 휘를 맘에 들어하는 것이 아니였던 것 같기에. 왠지 도련님에게 맘의 상처를 줄까봐 두렵다.

 저 진중하신 분이 맘을 주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것이 짝사랑이라면 어이쿠 심히 두려운 충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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