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점점 깊어지는 계절이다. 나뭇잎들은 새순이 나와서 잎사귀 마다 햇빛에 비치어 반짝반짝 거렸다. 그런 싱그런 나뭇잎 사이사이에 시원한 바람이 봄볕의 따뜻한 온기들을 쓸어내며 하늘은 매우 청명하였다. 햇살은 따갑지 않을 정도로 날씨가 좋아 하늘을 나는 새들도 시원스레 창공을 갈랐다.
그 하늘아래 태자궁의 문이 열리고 봄빛보다 화창하고 아름다운 황자의 모습에 내관이며 상궁할 것 없이 모두 흐뭇해 한다. 옥골선풍이 여기 서 있으니 눈이 절로 즐거웠다.
9척 장신에 훤칠한 이목구비는 남성다운 외양이며 눈빛이 깊어 절로 여인들의 시선을 잡고 끌어당기는 눈빛이다.
“태화전으로 가세” 단 두 마디를 하고 환은 척척 걸어갔다.
그는 반짝이는 봄의 날씨와 다르게 기색이 날캄했다.
그가 가고 있는 태화전은 그의 부친인 황제가 계시는 곳으로 황제를 대신에 업무를 하고 있는 그를 위해 황제가 그의 성인이 되는 생일연회는 황후와 함께 준비하신다고 하셨는데 대비가 그것에 대해서 도와준답시고 현재 태화전에 와 있다는 기별을 듣자마자 대련도 멈추고 씻고 의관을 갖추어 입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황자가 도착하자 내관이 부리나케 내려와서 인사를 올리며 말한다.
“황자저하. 대비마마께서 입실해 계시옵니다. 오셨음을 아뢰겠습니다.”
대비마마까지 입실해 있다는 말에 태자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으나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표정을 반듯하게 만들었다.
“폐하! 황자저하 납시셨사옵니다.!”
내관이 문을 열어주자 성큼성큼 들어갔다.
겹겹이 중문이 열리고 황자가 들어오자 병색이 완연한 황제와 황후가 환하게 웃으며 반겼다.
“어서오시오.” 태자 이환은 대비에게 절을 한후에 황제부부에게도 절을 올렸다.
“오늘은 몸이 좀 어떠 하신지요 ? 아바마마”
“ 오늘은 좀 괜찮다네 황자.” 그렇지만 황제는 숨을 색색 거칠게 내쉬었다.
“그래. 우리 황자는 잘 주무셨소?”황후가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환은 따뜻한 눈빛과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고는 대비를 처다볼 때에는 차가운 미소로 시선을 주었다.
“ 대비마마께서도 안녕히 주무셨사옵니까?”
“ 그래요 황자. 한달이 지나면 태자가 성인이 되니 이 참에 황태자비도 함께 선택하는 것이 어떨까 싶어서 이리 찾아왔습니다. 위중한 황제를 대신하여 황태자가 황제의 업무를 보필하고 있으니 힘드실 껍니다. 태자비가 들어와서 내명부의 일이라도 도와주면 태자도 훨씬 힘이 덜 들지 않을까 하는데...”
대비의 속뜻은 간파한 이환이 웃으며 말했다.
“어마마마께서 내명부를 관리하시고 계시는데 굳이 궁의 생활을 하지 않은 어린 태자비를 대려다가 내명부를 관리하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절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황후가 당황하며 태자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맘이 약하셔서 대비와의 심리전에 밀리는 어머님 대신 그가 대비를 견제해야 했다.
가끔은 그런 것이 그에게는 벗어버리고 싶은 황실의 일들이지만 그에게는 그보다 강한 책임감이 있었다.
“하하하 태자 황제께서 저리 자리보전하고 누워계시는데 어찌 하늘같은 황제를 모시는 황후께서 마음 편히 이 복잡한 내명부를 다스리겠습니까? 태자비가 들어오면 내가 도와가면서 가르치도록 할 터이니 걱정하지 마시구려.”
궁에 들어오는 물목의 대부분을 태자가 정리하여 꾸려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 이였다. 황후는 내명부 인장을 찍고 있어 실제는 태자가 진행하는 것을 대비는 알고 있었으니 이리 달려온 것이겠지.
그간 대비가 궁에 납품하는 물목들을 자신의 세력의 상단에게 퍼주어서 황궁의 제정이 위태했었는데 그걸 이환이 고쳐놓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대비의 세력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이 환이 대비의 중추 세력을 잡기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이고 있었다.
대비가 살집이 퉁퉁한 손가락으로 차를 한모금 마시고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직은 정식으로 황위를 이어받은 것이 아닙니다. 태자. 그렇기에 태자가 실수하거나 큰 결단을 할 때에는 많은 이들에게 의견을 물어 봐야지요. 황후 아니그러한가?”
황후는 조용히 시선을 내렸다.
대비는 그런 황후를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막중하고도 중요한 날의 준비가 소홀함이 있는가 싶어 노구를 이끌고 내 이리 태자를 만나러 일찍 나왔소. ” 대비는 풍만한 몸집에 인자한 미소를 지었으나 눈빛에 뱀 같은 음흉함이 보이자 환은 그 눈빛을 담담히 받아냈다.
“ 윗 선대의 명성에 부족함이 없도록 대통을 굳것하게 이어서 이씨 황조가 계속 번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태자의 말은 자신으로 인해 대통을 이을 것이며 결코 다른 외척이나 다른 세력으로 황제의 자리를 넘기지 않겠다는 말이였다. 대비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 이환의 말이 거슬렸던 것이다.
“아직은 우리 태자가 식견이 좁을 터이니 항상 내가 도와주도록 하지요. 걱정 말아요 태자.” 대비의 말에 황제는 기침을 콜록이며 아들의 손을 잡아 주었다.
이만 대비와의 싸움을 멈추어야 했다.
“태자, 대비마마께는 힘들 때 조언을 구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황제는 이쯤 하자는 뜻에서 태자의 손을 토닥였다.
“네. 아버님.”
“대비마마. 이번 태자의 생신진연에 대비마마께서 말씀하신대로 황태자비를 간택하도록 하겠으니 너무 노여워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황제가 중제를 하자 대비는 너그러운척 고개를 끄덕였다.
환은 조용히 황제를 돌아보았다.
대비는 능구렁이였다. 선황폐하가 돌아 가시자 마자 지금의 황제에게 이것저것 챙겨주는 듯 하였으나 백성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보수층의 배만 불렸고 그에 따라 민심이 흉흉해졌다. 그러다 보니 민란이 자주 일어났으며 해결을 하려 하여도 자꾸만 발생하는 민란에 황제는 힘들어 하였다.
그러다 황제는 자신의 세력을 형성해서 스스로 정책을 펼쳐가고 민란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황제는 조금씩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황제에게서 병이 깊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무슨 병인지 다들 몰랐다. 뭔지 모르게 자꾸만 건강이 악화되니 음독의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환과 같이 황제도 근골이 강했는데 저리 쉽사리 약해질 수가 없었다. 황제에게 술 수를 부린 듯 한데 그것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끝을 잡아내었다. 환은 황후부부와 공주에게 말해서 대비가 주는 하래 음식들은 모두 버려버리고 평소 섭생을 조심하라 말해두었다. 그의 아비 황제도 의심을 하지 않아 대비에게 당한 것이 아니였다. 자신의 어머니를 통해서 음식을 하사하는 뱀처럼 교활한 대비였다.
“우리 태자가 약관이 되었으니 혼례도 올려야 하는데. 먼저 힘든 중책을 맡게 되어서 걱정입니다 .”
이환이 그에 피식 웃음을 지으며 자신 앞에 놓여진 찻잔을 휘휘 흔들었다.
“제가 혼례를 올려서 후사를 보면 대비마마께서는 매우 기뻐 하시겠지요? 소손 조만간 좋은 여인을 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직접 선택하여 올리고자 하오니 기다려 주시지요”
“무슨! 일개 귀족들도 사주단자를 받고 부모들이 선택을 신중히 하는 법이거늘 어찌 태자 혼자서 그 중요한 평생 반려를 선택하신다는 것이요?” 대비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였다.
“ 저의 선택으로 할 것이옵니다. 어느 누구도 저의 반려를 가문과 사주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대비마마께서도 잘 아시지 않사옵니까? ”
그의 대담한 발언에 방안의 정적이 흘렀다.
대비는 가문과 선황제와의 사주가 가장 좋다고 하여 후비로 들어가 뒷방신세로 살다가 선황제와 선황후가 돌아가신 후에야 대비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사랑한번 받아보지 못하는 여인의 삶은 얼마나 초라한지 잘 알지 않느냐하는 태자의 비꼼 이였다. 그나마 아이를 낳은 것이 이솔공주 현재 휘의 어미였다.
대비가 화를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
“어디! 그 입 한번 잘 놀리는 군요. 태자! 이제는 태자가 날 무시하는 겁니까? 황후! 말해보세요 아드님을 참으로 잘 키우셨습니다 그려!”
맘이 약한 환의 어미는 안절부절 못하고 대비의 치맛자락을 붙잡으러 했으나 대비는 이미 방을 나서고 말았다.
“환아 . 무얼 믿고 이리 큰소리를 내는 것이냐? 콜록콜록!” 황제는 환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아버님 꼬리를 잡았습니다. 이제 곧 몸통을 잡을 것이고 머리를 곧 쳐낼 것이니 꼭 살아계셔서 저들의 뱀같은 교활함을 서서히 처단하는 것을 지켜보시옵소서.”
“난 널 믿는다. 허나 칼은 상대방에게 보이는 순간 날카로운 칼이 아닌 그냥 몽둥이가 될 뿐이다. 상대도 칼을 꺼내 들 터이니 피를 보는 것은 순식간이지, 품에 숨겨두었을 때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칼이다. 너무 많이 내보이지 말거라.”
“아버지께서 걱정하시는 것을 잘 알겠습니다. 허나 저는 싸움을 걸어오면 피하지 않겠습니다. 호랑이는 발톱을 숨겨서 무서운 것이 아니라 그 발톱을 종종 짐승들에게 보여주어 그의 힘을 잊지 않도록 기억시켜야 합니다. 안 그러면 발톱이 없는 호랑이라고 오히려 그들이 호랑이의 거죽을 벗기려 기어 오를 것이옵니다. ”
황후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태자의 손을 잡았다.
“제발 옥체 보존하세요 태자.”
“어머님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곧 모든 것을 돌릴 것입니다. ” 환의 눈에는 그 누구보다도 강한 집념이 일렁거렸다.
그가 약관의 나이가 될 때까지 대비의 악행을 지켜봐 온 그였다.
그는 서서히 세력을 키워서 자신이 정치력을 집권할 수 있도록 우상과 대제학의 학자들 병조판서 조덕룡 장군과 형조를 자신의 수중에 넣었다. 군사력을 먼저 잡았다. 아들 후사가 없는 대비는 어쩔 수 없이 태자 이환에게 권력의 구도가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정통성과 그의 영특함과 무공실력은 예전의 태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실력자 였다. 환이 자라기 전까지는 대비의 세력이 컸으나 이제는 환이 자라면서 대비의 세력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흔들림을 준 것은 궁내부의 재정을 관리하고 병권을 잡기 시작하면서 대비는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환의 아버지인 황제에게 무슨 손을 썼는지 알아내었고 유통책을 찾아서 그 퍼져있는 그물망을 찢어내야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것이 현재 대비의 세력들의 자금줄이라는 것까지 찾아내었다.
대비의 수족을 쳐내야 했다.
환은 곧 그들을 모두 쳐낼 시기가 다가 오는 것을 느꼈다.
“그래 오래 기다렸다. 이때를.” 환은 대비전 하늘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서랑은 도성에 온지도 보름이 넘어갔다. 휘 도련님이 찾아오면 상의를 하려했으나 월담이를 통해 들은 바로는 휘는 그의 아버지와 함께 가문의 사람들에게 인사를 다니느라 바뻐서 도통 시간이 나지 못한다고 들었다. 서랑은 고민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는 것이고 그 동안 서랑은 결심했던 바대로 의술을 배우기 위해서 일단 매일같이 여각을 나가서 도성의 서점을 돌아다니며 의술서적을 읽으러 다녔다. 오늘도 월담이와 언년이에게 도성을 돌아다닐 것이니 걱정말라고 이야기를 하고 나왔다.
오히려 서랑은 월담에게 충길이를 만나 놀라고 용돈을 쥐어주었다. 언년에게는 여각친구들과 당과를 사먹으라고 용돈을 주었다. 그러자 그만 나가라는 아이들이 입이 다물어 졌다.
역시 사람은 처세를 잘 해야 한다고 내심 생각하는 서랑이다.
서랑은 도성의 가장 큰 서점에서 의료에 관한 서적을 읽어 내려갔다.
서점의 주인은 코 옆에 점이 있어 점박이라는 별명을 가진 상인이였다. 그는 책 사이의 먼지를 먼지털이로 탁탁 털면서 책장 사이로 서랑을 몰래 몰래 훔쳐보았다.
"크흠. 왠만하면 책을 사시지.아가씨?"그간 사실 많이도 참은 점박이였다.
서랑은 애교스럽게 눈을 휘며 웃었다. "어떤 책인지 알아야 사지. 아무책이나 골라서 산다면 한두 푼도 아닌 비싼 책값을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것 아니겠소?"
서점 주인은 한숨을 쉬면서 언성을 높였다.
"아니! 내가 서점생활 30년 동안 아가씨같은 처자는 처음 봤소. ! 도대체 책을 사기는 커녕 여기서 다 읽고 갈 요량이요? 적당히 좀 고르시요. 그리고 보름넘게 의술 서적들만 보는 것을 보아하니 의술에 관심이 많으신 듯 한데. 그 책들은 어려워서 눈으로 본다고 금방 습득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오. 소지하고 있다가 필요 할때 마다 펼쳐봐야 하는 책인데 .! 손때 묻것소!"
"그럼.... 좋소.“
서랑은 삼단같은 머리를 이쁘게 틀어올려진 머리핀에 손을 대어 머리핀을 때어내자 머리가 폭포수 같이 쏟아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서랑은 그것을 그에게 내밀었다. 딱 봐도 돈이 꽤나 나갈 것 같은 폐물이였다. 은으로 만든 핀에 세공도 섬세하고 보석도 알알이 박혀 있었다. 월담이 알면 난리가 나겠지만 어쩌겠나 이 책들은 꼭 읽어야 하니. 이젠 됐지? 하루 종일 보도록 해주시오 그만좀 쟁쟁거리고 입좀! 다물어 주시오! 다 꼼꼼하게 훑어 본 다음에 적당한 것을 사야지." 서랑이 씩 웃으며 말했다.
저런 외모로 애교를 부리면서 살랑살랑 말하자 눈앞에 선녀가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나는 것이 큰일 나것다 싶었다.
"그럼 하루 종일 있을꺼라면 도대체 몇시진까지 계실껍니까?"
"음 점포 문이 닫는 시각까지?" 서랑이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책에 눈을 내렸다.
그 모습이 우아하고 아름다워 지나가던 두명의 도령이 서점을 흘끔흘끔 두리면 거리며 들어오기 시작했다.
" 아이고 어서오십시오. 찾으시는 것이 있으신지요?"
도령중 하나는 서랑이 있는 서책꽂이로 다가 갔다.
" 이곳의 책이 좋은듯 헌대." 그가 책을 고를 듯 서랑에게 다가가자 서랑이 슬그머니 자리를 뒷편으로 피했다.
사실 보름넘게 서랑이 저리 책을 보는 것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 것에는 저런 이유가 있었다. 저 아가씨가 있은 후로 사내들이 들어오고 매상이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 이였는데 그래도 서랑에게 화를낸 것에도 그 아가씨는 읽은 책을 다시 읽지 않고 새 책을 읽어대니 믿기기 힘들지만 다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 같았다. 저런다면 책을 거의 공짜로 얻어가는 것 같아서 심술이 났었다. 그런데 이제는 요 두둑한 폐물도 받았으니 다시 너그러워 지는 점박이다.
눈치 빠른 점박이는 저 아가씨의 외모에 나비들이 오늘도 꼬이도록 다시 장사꾼으로서의 머리를 굴렸다.
"편히 둘러보시지요. 필요하시면 말씀 하시구요." 라고 말하며 두 도령에게 인사를 하고 서랑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점박이는 폐물을 조심히 챙겨 넣으며 손으로 창가를 가르켰다.
"저기 내가 앉아서 둘러보는 곳에 앉아서 편히 보세요."
서랑은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감사하오 . 저기는 그런데 댁이 계속 장부를 쓰고 일하는 탁자 잖소?"
그 자리는 상점이 훤히 보이는 곳이기도 하고 외부에서도 잘 보이는 자리여서 서랑이 앉아서 책을 팔랑팔랑 읽고 있으면 분명 젊은 사내들이 이곳으로 올 것임을 생각한 점박이는 손을 휘휘 저었다.
"걱정 마시고 저기에서 읽어요 이리 서서 책장 사이에서 읽는 것은 여러 사람 통행에 방해가 되니까."
서랑은 냉큼 책을 몇권 더 챙겨서 탁자위에 자리를 잡고 집중력 있게 몰두하며 읽기 시작했다.
서랑은 오늘 오후에는 담하와 담덕을 봐야하기 때문에 빨리 의술에 관한 책들을 기억해야 했다.
다행히 자신에게 주어진 좋은 기억력으로 빠른 속도로 책을 읽어 내려 가기 시작했다.
엄청난 집중력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서랑에게는 남자들의 시선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 이 서점 점박이는 점점 들어오는 손님의 숫자에 슬슬 미소를 짖고 손님 응대를 하기 시작했다 .
"이것이 님도 보고 뽕도 딴다는 것이지! 나의 감은 틀리지 않어! " 점박이는 창가의 창이란 창은 모두 활짝 열어 두었다. 지나가는 사내들이 책상에 앉아서 서책을 읽는 서랑에게 다들 눈이 홀려서 걸음이 느려지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속으로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