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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낭만자객
작품등록일 : 20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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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도성의 하루3
작성일 : 17-06-13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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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는 서랑을 여각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충길은 대문 앞에서 월담과 이야기를 하다가 휘와 서랑이 오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나며 다가와 두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 휘는 곧 서랑과 헤어져야 하는 이 순간이 너무 아쉬웠다 .

 그러고 보니 서랑이 휘에게 무엇인가 의논할 것이 있다고 했는데.

 “참! 서랑낭자. 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 이런! 오늘 너무 즐거운 시간을 저에게 주셔서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서랑이 활짝 웃으며 말하자 휘도 발그래 미소 지었다.

 “저도 서랑낭자와 함께 보낸 시간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대화를 하다가 말이 끊겼는데, 제가 의술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배우고 싶은데 글로만 읽어서는 배움이 부족하여 도련님은 저보다 도성에 아시는 분이 많으시니 저에게 지도를 해주실 분을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도 배우고 싶으십니까? 여인이 배우기에 힘들다고 하던데”

 “네!” 서랑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어찌 저리도 심지도 곧고 바른지 자기 눈에만 어여뻐 보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저희 집에 오는 의원이 있습니다 그이에게 말해본 연후에 말씀드리지요.”

 “네! 감사합니다. 잡다한 심부름도 서슴없이 할 사람이라고 말해주세요. 그래야 절 부담 갖지 않고 알려주시겠죠.”

 “걱정 마시고 들어가서 편히 쉬세요. 내일 바로 알아보리다.”

 “그리 급하지는 않으니 천천히 알아봐 주세요” 서랑은 휘에게 머리 숙여 인사했다. 충길이가 가까이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 마님께서 집으로 귀가하시라는 기별이 있었습니다”

 서랑이 서둘러 손을 휘휘 저었다.

 “아이쿠 어여 돌아가셔야 지요. 조심히 들어가셔요!”

 “바로 기별을 드리리다.” 휘는 마지못해 뒤돌아 섰다.

 서랑은 그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안녕히 가시라 손을 흔들었다.

 휘는 다시 한번 서랑의 고운 얼굴을 눈에 담고 발길을 돌려 집으로 가는 길위에 섰다.

 “어머님께서 서둘러 오라 하였느냐?”

 “네. 빨리 들어오시라 하시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금화 낭자소식을 들이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눈치가 빠른 충길이가 그에게 대답했다.

 휘는 대답 없이 빠른 걸음으로 집에 도착했다. 대문을 들어오자마자 성큼성큼 어머니가 계시는 안채로 향했다.

 훤칠한 휘가 들어오는 것을 본 몸종은 바로 들려왔다. “기다리고 계십니다. 들어가 보시지요.” 휘는 어금니를 꽉 물다 다시 힘을 풀고는 신을 벗고 올라섰다.

 “마님. 휘 도련님 오셨습니다.”

 “냉큼 들어오지 않고 뭘 하느냐?”

 휘는 문을 열자 어미인 이솔이 그를 기다리며 서탁위에 손을 올리고 손가락으로 서찰을 탁탁 치고 있었다 .그를 오래 기다린 듯 보였는데 신경쓰이는 저 서찰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찾으셨다구요?”

 “아침부터 나가서 해가 떨어져셔야 오는 구나 어딜 그리 다녔더냐?”

 “서랑 낭자를 만나고 왔습니다.” 돌려 표현하지 않는 휘가 맘에 들지 않아 눈썹을 치켜떴다.

 “서랑이라는 아이가 맘에 들었어도 너와 격이 많이 격이 떨어지는 아이더구나”

 휘는 순간 서찰에 눈이 갔다. 서찰의 글속에는 서랑이라는 글이 보였다.

 어찌하여 매번 저리 뒤로 알아보시는 것인지!

 “벌써, 따로 알아보셨던 겁니까?”

 “당연하지! 넌 우리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하는 장자이자. 외동아들이다. 어찌 아무 여식하고 만남을 가질 수 있겠느냐?” 휘가 여인에게 척을 진 것은 이솔의 저런 요구가 있어서 쉽게 다가설 수 없었다. 또한 자신이 싫은 여인들을 가까이 두도록 밀어 넣는 행동도 하여서 애초에 여인을 눈에 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어머님께서는 금화 낭자를 맘에 두시고 금화에게 청해여각까지 알려주셔서 아침부터 가보라 하셨습니까?”

 “그래! 그 정도는 되어야 너에게 충분하지 . 어디! 지방에서 물건을 파는 상단의 딸하고 너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느냐?” 답답하다는 듯 서랑에 대한 뒷조사를 한 서찰을 방구석에 내 던졌다.

 휘는 속이 갑갑해 졌다.

 어머니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알지만 저리 자신을 쥐고 놓지 않으려는 것이 그가 밖으로 도는 이유였다.

 “서랑이 아니면 전 싫습니다!”

 “뭐라?” 이솔은 놀라서 그를 다시 응시했다.

 “다시 말해 보거라.! 지금 휘 너가 나에게 말대꾸를 한 것이야? 반대를 한 것이냔 말이다!”

 “저의 생각을 말씀 드린 것입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말대꾸라 생각하시면 그리 생각하셔도 상관 없습니다 . 저는 이미 서랑과 혼례를 올리고 싶은 결심을 했습니다. 어머님을 닮아 저도 한 고집 하는 것을 잘 아시지요!”

 “너! 이녀석! 이!!!이!!!”

 “처음으로! 무엇인가 욕심이 납니다. 어머님께서 포기하시지요. 전 물러날 생각이 없습니다.!”

 한번도 부모의 뜻을 거스르는 아이가 아니였다. 나이가 차서 어느날 세상구경을 하고 싶다고 학업을 정진하고 싶다고 하였을 때 고집이 장난이 아니였다. 부모입장으로서는 나라를 벗어나는 것이 안타깝기는 했으나 아이가 자랄 수 있는 또다른 세상이라 생각하고 그의 뜻대로 해주었다. 그 외에는 이리 욕심을 부리는 아이가 아니 였는데 어찌하여 저리 반발하는 것인가.

 무엇인가 몰두할 때에는 그 집중력이 대단한 아이였고 그 아비와 같이 학문의 경지가 빠른 아이여서 이솔은 아들 자랑과 아들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인물도 무애도 나라에서 인정하는 태자에게도 절대 꿀리지 않는 아들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거늘 자신에게 득이 되지도 않는 여인과 혼례를 참아낼 수는 없었다.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시다면 이만 물러 나겠습니다. ”

 이솔은 아들의 격한 반응에 할 말을 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았다.

 휘는 이솔이 던진 서찰을 주워 들었다.

 “어머님이 버리셨고 서랑에 대한 것이니 제가 주워가겠습니다. ”

 휘가 고개숙여 인사를 한후에 방을 나가버렸다.

 방밖에서 걱정스럽게 서있던 몸종이 바로 들어왔다.

 “마님. ?”

 책상을 손으로 내리친 이솔이 형형한 눈빛으로 몸종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저러다 큰일 나것다. 너는 충길에게 서랑이라는 아가씨가 지금 어디에 묶고 있는지 알아보거라.”

 “네 알겠습니다” 몸종은 바로 밖으로 나갔다.

 “어디 얼마나 대단한 미색 이길래 휘가 저리 앞뒤 안가리고 대드는지 한번 봐야겠다.! 고얀년!” 이솔은 주먹을 쥐며 혼잣말을 했다.

 

 휘는 자신의 처소로 가며 충길에게 넌지시 말했다.

 “어머니께서 너에게 서랑에 대해서 물어볼 것이다. 아마도 서랑을 만나려 하시겠지. 넌 거짓을 고할 수 없을 것이고..”

 “그럼 어찌 처신하오리까?”

 “어머님께서 서랑을 만나려 하는 기미가 보이면 장소와 시각을 알아 와서 나에게 무엇보다 먼저 알려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휘는 충길의 어깨를 두드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서랑은 반갑게 자신을 맞이하는 월담에게 빙그레 웃었다.

 “충길이랑 이야기를 했어? 너와 동행한다고 하지?”

 “네. 아씨 감사합니다.” 월담이 볼을 붉히며 대답했다.

 서랑은 피식 웃으며 월담에게 살짝 다가가 어깨를 치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충길이 어디가 좋아?”

 “네? 어맛! 제가 언제 좋다고 했어요? 아가씨는!” 서랑은 하하 웃었다.

 “월담아 지난번 장터에서 의원하고 실랑이 하던 아이와 그의 여동생 기억나지? 지난번에 너가 음식도 전해주었던 집! " 서랑에 말에 월담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기억하고 있어요."

 " 내가 아이들과 말을 해보니 사정이 딱하더라구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단 둘이 사는 모양이더라. 그래서 그 아이들을 어머님한테 보내서 돌보았으면 하거든 여기 내가 적어둔 서찰이야 이것을 전해주고 아이들도 함께 데려 가야해.”

 “네? 아이들을 데려가야 해요?”

 월담은 서랑을 새롭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아씨 많이 착해지셨어요 . 예전에는 그런 것에 관심 없어 하셨는데..”

 “흐흐 내가 철이 들어야 할 나이잖아?”

 그때 언년이가 문을 열고 촐랑촐랑 방안으로 들어왔다.

 “아씨 식사는 하셨어요?”

 “아! 배고프네. 빨리 먹고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 서랑은 보란 듯이 하품을 했다.

 “아씨 채통을 지키세요. 입좀 가리세요! 그래도 아직은 철이 덜 드셨어요!”

 1살 차이인대 엄청 언니처럼 잔소리 하는 월담을 웃으며 바라 보았다.

 

 태자 이 환은 찻잔을 기울이며 달빛을 보며 서랑에 대해서 생각이 자연스레 흘러갔다.

 잠시후면 다시 그녀를 만나야 하니 더욱 생각이 나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제는 잊혀지나 싶었던 꿈속의 여인을 지난반에 다시 꾸게 되었다.

 서랑과의 만남으로 자꾸만 자신도 모르게 떠오르는 꿈속의 여인 왜인지 그녀를 보면 그 여인도 떠올랐다.

 16세부터 환은 이상하게 미인에게만 눈길이 가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그때부터 꾸기 시작한 꿈 때문이다.

 그 전에 자신도 미인이 좋았으나 꿈에서 한 여인을 본 후에 그의 눈은 다른 것을 찾기 시작했다.

 전생이 있다면 전생에 만난 인연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었다.

 현실과 같이 생생한 꿈들이 종종 그에게 보여지곤 했다.

 꿈에 자신은 매우 가난해서 끼니를 못 때우고 있을 때 허름한 집에 가끔 나타나는 귀여운 여인이 있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봄날 자신이 문가에 서 있었고 그의 곁에 귀엽게 생긴 여인이 있었다.

 약간 귀여운 듯 처진 눈 귀여운 인상이였다. 눈빛과 눈동자는 토끼처럼 귀여운 여인 이였는데 몽중에서 그녀는 그에게 따뜻한 주먹밥을 두손 곱게 전해준다. 꿈속에서도 그녀가 자신에게 오롯이 맘을 다해 올리는 것을 느낄 정도였다.

 “도련님 . 많이 준비하지 못했으나 이것이라도 드셔요.” 그녀는 입술이 고왔고 입가에 점이 있어서 말을 하면 자연스럽게 입술을 보게 되었다. 항상 그를 챙겨주는 것 같지만 자신의 몸종은 아닌 듯 했었다.

 꿈에 자신은 그녀가 주는 것을 매번 고맙다 하며 받았고. 그녀는 그의 식사를 챙겨주고는 바로 사라졌던 꿈은 그의 16살에 꾼 그녀에 관한 첫 꿈이였다 종종 가끔 꿈을 꾸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추억처럼 따뜻해져 왔었다.

 

 오랜만에 어젯밤 자신이 꿈에서 그 여인과 어찌 처음에 만났었는지 알게 되었다.

 자신이 역모에 휘둘렀는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두려워 하고 꺼려하다 보니 식사를 거르고 몸도 아파 길가에 쓰러졌다. 몽중에서도 세상이 원망스러웠고 자신에게는 약혼녀도 있었지만 가문이 풍비박산이 되어 약혼녀도 등을 돌린 상태여서 세상에서 자신 혼자만 남아 있는 것에 괴로워 비가 오는 날 거리를 돌다 쓰러진 것이다. 이리 눈을 감아도 좋겠다는 생각에 눈을 감고 있자 어디선가 들리는 목소리 “어마! 이곳에 사람이 쓰러져 있어요!”

 “사월아! 왜 또 그냥 못 지나가겠어? 호호”

 “네! 도와드려야지요. 아이쿠 아가씨는 나오지 마시구요. 저만 내릴께요. 아가씨는 가마타고 이대로 먼저 들어가세요.”

 “알았어 그럼 먼저 갈태니 꼭 언능 와야해!”

 “네!” 그의 귀에 발랄하고 활기찬 목소리가 들렸지만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기력이 쇠하였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받쳐져서 수레에 실리는 느낌이 들었고 한참 후에 눈을 뜨니 자신의 꿈에서 보였던 그 여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을 뜨셨군요. 몇 일을 굶으신 겁니까?. 이리 말라서는 얼굴도 피골이 상접 하시구. 갓을 쓰신 것을 보니 훌륭한 집 아드님이 신데. 어디 기별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 없소. 역적의 아들이니. 이만 가보리다” 그는 벌떡 일어나려 하다가 휘청거렸고 그 여인이 자신을 받쳐 안았다.

 “참나! 사람이 어디 이리 아프고 가여운데 ,이 추운데 어디로 제가 보내겠습니까? 제가 이동 네 오지랖하면 넓디 넓은 바다 같은 아이라. 절대 이곳에서 몸을 추스르기 전에 나갈 생각도 마십시오!” 그녀는 환한 아이 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돌봐주었다.

 꿈 속에서 그녀가 자신에게 지었던 미소가 그에게는 오랜만에 느껴지는 따뜻한 사람의 온기여서 그는 떨쳐버릴 수 없었고. 그녀는 상전을 모시는 와중에 틈틈이 와서 자신을 돌봐 주었다.

 그는 점심과 저녁시간에 그녀가 올때쯤 문밖에서 서성이고 내다보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그녀가 오면 간단히 주는 주전부리나 주먹밥을 얻어 먹었다.

 꿈속의 그녀와 마치 가족 같은 포근함을 느끼고 그녀가 자신에게 어느 사내를 소개해 주었는데 그가 그 나라의 황자였다. 나름 무애가 뛰어난 그를 훌륭한 연줄을 소개해주고 가문을 다시 부활시켜 준 은인 같은 아이였다.

 단락 단락으로 보여진 꿈들이지만 내용이 죽 연결되는 것을 보면 무엇인가 자신에게 넘어갈 수 없는 예사롭지 않은 꿈이 였다.

 지금 휘는 무천과 함께 서랑과 약조한 빈민촌의 아이들의 집으로 향하면서도 내내 그 꿈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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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부석사 6/22 35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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