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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낭만자객
작품등록일 : 20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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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주류
작성일 : 17-06-16     조회 : 57     추천 : 0     분량 : 6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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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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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역국에서 한량들이 자주 가는 기방이 어디냐 하고 물어보면 열이면 열 모두 청해 주류를 찾는다 기방의 여인들 치고는 지식과 도량이 남달랐고 그 중 만월이라는 기녀는 도성에서 이름이 드높았다. 도성에서 유명한 기녀들이 모두 이곳에 있으니 평소에도 사람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어찌나 기방이 크고 넓은지 왠만한 성을 축소해 놓은 모양이다. 그러니 누가 왔는지 누가 가는지 비밀 엄수 또한 철저히 관리하여 상류층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청해 주류는 환과 휘의 친구인 최결이 가짜 대주로 운영하고 있는 상단의 이름이 청해 상단 인데 곽대주의 소유로 알려진 청해 상단이 운영하는 주류가 청해 주류이다. 당연 그가 운영하는 여각은 청해 여각이고 현재 서랑이 머물고 있는 여각이다.

 오후 단장 화려하게 꽃처럼 이쁜 한여인이 섬섬옥수로 부채를 살랑거리며 기방을 둘러보며 아이들 단장을 점검하며 다녔다. 하얗고 고운 얼굴에 눈은 호수처럼 둥글고 색이 흑요석처럼 맑고 빛이 나는 그녀는 도성의 최고미녀 만월 이였다.

 “요즘 들어 너희들이 새 옷도 사입고 신경을 더 쓰는구나?”

 만월이 상인에게서 옷감을 고르는 기녀들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어머! 휘도련님이 자주 오시잖아요? 그러면 단주님도 자주 오실 테고 그 남자답고 멋진 귀한 친구분도 오실 터이니 언제 불릴지 몰라 준비해야지요.”

 “그래. 도성의 최고 미남들 이시니 너희들이 바쁜 것도 이해는 간다. ” 만월은 볼에 보조개를 보이며 맑게 웃었다. 그녀의 매력은 야한 것이 아닌 청명하게 맑은 미소였다. 만월에 대한 소문이 원래 기방출신이 아닌 양반댁 따님이였는데 가문이 풍비박살이 되고 스스로 기방에 들어와 기녀가 되었다고 알려졌다. 단주가 만월의 미모와 뛰어난 두뇌회전을 보고 판단해 청해 주류의 운영을 맡겼다. 그녀가 운영을 하며 이쁜 기녀들이 더 모이는 이유는 만월이 자신이 최고라며 다른 기녀들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잘 다독이고 더욱 빛이 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기녀들 사이가 매우 돈독했다. 자고로 아무리 잘났어도 서로 아웅다웅 싸워가며 지내는 것 보다는 서로 도와주는 곳이 어디서나 탈 없이 잘 굴러가기 때문이다.

 그때 시동이 헐레벌떡 뛰어와 만월에게 귓속말을 했다.“만월님. 대비 마마쪽 일행이 이곳에 별실을 잡았습니다. ”

  “ 그래? 내가 모시도록 하마 안내하거라.” 만월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살랑살랑 사라졌다. 만월은 매우 영특했다. 실상은 쓰러져간 귀족가문의 여식인 그녀를 최결이 노예시장에 가는 인신매매 무리에게 그녀를 샀다. 그리고 그녀의 강인한 눈빛과 복수하고자 하는 그 집착이 그가 그녀를 지켜보게 된 것이다. 그녀의 머리를 올려준 것은 최결이고 그 후 만월은 다른 사내들과 잠자리를 들지는 않았다. 그것은 모두 결이가 처리하였다. 꽃잠을 자야한다고 하면 다른 아이로 몰래 바꿔서 들여보냈던 것이다 . 만월의 기둥서방아닌 기둥서방이 된 것은 자신이 자처한 일이였다.

 만월은 단주에게 어떠한 기대나 요청도 하지 않았다. 그가 지시한 것을 잘 처리하고 눈치 좋게 이 기방을 잘 이끌어 나가고 있었다. 그녀의 선녀같은 외모도 큰 도움을 주었다.

 가끔 다른 사내들이 그녀에게 연서를 보내거나 . 후처로 데려가고자 하면 결이 알아서 잘 퇴짜를 내주고 있다. 만월은 자세한 것은 모르고 있지만 모두 결이 그녀를 사네들로부터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만월은 시동이 말해준 곳에 도착하여 조용히 문 앞에서 헛기침을 했다.

 “흠! 만월입니다.”

 “들어와라” 방안에 들어가니 얼굴에 검은 휘장을 쓴 풍채 좋은 여인이 앉아 있었다. 그녀가 바로 이 나라의 실세라고 하는 대비의 모습이다. 만월은 다소곳 인사를 올렸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대비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옆에 앉아 있던 장상궁이 만월에게 지시를 내렸다.

 “곧 좌의정 대감과 영부사께서 오시면 이리로 안내하시게.”

 “네. 마마.” 만월은 이곳에서 어떤 질문도 허용되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에 조용히 물러났다. 만월이 나오자마자 방 근처에 있던 시비에게 지시를 했다.

 “이곳에 사람들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막고 수발하는 인원은 10보 떨어져 있도록 해라. 방문에 그림자가 비쳐서도 안된다. 그리고 주안상을 풍성히 준비하여 방에 들이도록 하거라. 기녀와 악공은 따로 말이 있을 때까지 대기 하기만 하거라 그리고 너는 나를 따라 오거라”

 만월은 시동아이 하나를 대동하고 기방 정문으로 내려가서 1층에서 정문이 잘 보이는 곳에 서 있는다.

 정문에는 많은 사내들과 여인들이 지나가고 있었으나 그 자리는 만월이 잘 보이지는 않는 기둥 사이의 위치였다. 허나 정문에 들어오는 사람은 한눈에 보이는 곳이였다.

  잠시 후 정문에 뱁새 눈에 콧수염이 난 좌의정 추무랑 대감이 들어왔다. 사람들이 복작이는 곳을 피해서 옆문으로 들어온 듯 옆에는 항상 대동하는 몸종 하나만 있었다.

 만월은 살포시 다가가 인사를 했다. 추무랑도 말을 아끼고 고개를 끄덕여 답을 대신했다.

 “대감, 이리로 오시지요 기다리고 계십니다.” 만월이 살포시 인사를 하며 옆에 서 있던 시동 아이에게 말했다.

 “좀 전의 그곳으로 조용히 뫼시고 가거라.”

 “네 . 아씨! 대감님 이리로 오시지요. 뫼시겠습니다.” 시동아이는 눈치 빠르게 그를 모시고 갔다. 만월은 다시 영부사를 기다렸다.

 만월의 시선에 자신의 여각의 시동들과 한 여자아이가 즐겁게 조잘대는 것이 보보였다. 그 중 그 여자 아이가 누군가의 부름에 일어났다. 한 젊은 사내 어디서 본 듯한. 휘의 몸종 충길 이였다. 충길이가 왜 저 아이에게 말을 거는 것일까? 곧 아이는 그와 쪼르르 여각 쪽으로 사라졌다. 만월은 다시 시선을 정문으로 향했다. 그 사이에 영부사 공모영 대감이 가마를 타고 수행인들을 거느리고 큰 소리로 인사하며 들어온다.

 “오! 만월! 오랜 만 이구나” 저 경박한 행동거지에 만월은 입에는 환한 미소는 걸어두고 자신도 모르게 눈을 작게 떴다.

 “저를 따라 오시지오.”

 “그래 그동안 기별도 없고 내 몇 번 널 찾았는데. 도통 연락이 힘들더구나.”

 “그러셨군요! 이 큰 곳을 운영하다 보니 이런일 저런일로 바뻐서 연락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양해를 부탁드려요.”

 만월이 살포시 그의 어깨에 손을 잠시 얹었다가 때었다.

 “그럼! 그럼 내가 이해를 하지”

 “대감 이제부터 목소리를 낮추서야 합니다.”

 만월의 이야기에 공모영은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라는 생각을 하며 만월은 그를 내실로 안내했다.

 

 문을 열자 추무랑이 대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대비는 그 사이 얼굴을 가렸던 천을 치웠다.

 “내가 어찌나 화가 나던지......” 대비가 손으로 바닥을 때렸다.

 “공모영 이리 앉으시오.” 추무랑이 공모영에게 자리를 권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제잘제잘 떠들던 공모영이 근엄한 표정을 하며 자리에 착석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부를 터이니 너도 이만 나가 보거라.” 대비께서 만월에게 지시하자 만월이 살포시 인사를 하고 조용히 나갔다. 만월을 아쉬운 듯이 처다보는 공모영에게 추무랑이 한심하다는 듯 처다 보았다.

 

 만월은 방을 나와 뒤를 돌아 나왔다. 내실의 바깥쪽 벽에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다. 그 나무사이로 살포시 들어간 만월은 벽을 살짝 밀자 벽안에 두사람 정도 설수 있는 곳이 나왔고 그곳에 살짝 들어갔다.

 그 방은 대비가 있는 방과 벽을 붙인 벽장 같은 곳이고 문이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만월과 단주만 아는 곳이다.

 만월은 벽장에 들어가 벽에 귀를 가져다 대었다 . 바깥에서는 모르고 안쪽에서는 소리가 잘 들리는 구조라 만월은 대화를 빠짐없이 들을 수 있다.

 

 [아이쿠! 술 한번 기가 막힙니다. ] 공모영이 말하자. 바로 대비의 말투가 싸나워졌다. [여기에 술 드시러 오셨습니까?]

 [대비께서 이리 역정을 내시다니 무슨일이 있으셨습니까?]

 [있다 마다요! 내 좌상의 딸을 이환에게 짝으로 삼으려 했거늘 자신의 짝은 자신이 정한다고 저에게 선을 긋습니다! 내가 보위에 올려주었는데 이리 내쳐지니 호랑이 새끼도 호랑이라고 발톱을 들어 냅니다.! 허! 기가차서]

 [그래도 마음대로 여인을 들일 수 없을 껍니다.] 추무랑이 조용히 말하자 대비가 탁자를 쳤다.

 [무슨! 그 자리에서 그놈의 행동을 보셨어야 해요! 아닙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대비마마 대비마마 하며 입안에서 살살 거리더니 이제는 본색을 보입니다 아무래도 이놈이 그리 허술한 놈이 아니였나 봅니다. 이대로 둘 수 없습니다. 태자가 보위에 올라가도록 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공모영이 놀란 듯 외쳤다.

 [정실의 정통성을 가진 태자를 바꾸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대비마마!]

 [답답한 사람아! 우리가 이리 모인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보인 것 아닙니까?]

 [마마. 허 먼 그 자리에 누구를 세우실 생각이십니까?]공모영이 놀란 듯 묻는다

 [이솔 공주가 있습니다. 이솔 공주의 아들 휘가 어떻습니까?]추무랑이 잔잔히 대답했다.

 [휘는 태자의 사람이라고 공공연히 알고 있는데 어찌...]공모영이 중얼거리자

 추무랑이 또다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어미는 다르지요. 제가 이솔 공주야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참. 그러고 보니 좌상의 딸 금화가 휘를 좋아한다 들었는데 잘 되었습니다. 이참에 좌상 따님의 소원이나 하나 들어준다 하고 휘와 사돈을 맺는것도 나쁘지 않을듯 싶습니다.]

 [딸이야. 적당한 사내와 혼례를 올려주면 그만이지요.] 추무랑이 대답했다.

 [좌상의 자리를 생각하면 좋은 가문을 연결해 주어야 하고 말고요. ] 공모영이 추임새를 넣듯 옆에서 추켜세우기 시작했다.

 그 후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고 갔고. 만월은 조용히 벽장을 나왔다.

 

 충길이는 언년이를 따라 서랑을 찾아왔다.

 “아가씨. 충길 오라버니가 왔어요.”

 “어? 그래 들어와요.”

 충길은 방안에 들어와 인사를 했다.

 “아가씨. 도련님은 한동안 못 오십니다. 집안에 사정이 있어서..”

 충길은 방금 전 자신에게 단단히 주의를 준 휘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렸다.

 충길은 그 전에 마님의 몸종 아줌마를 만나서 마님이 언제 만날지 꼭 전달해 주는 조건으로 서랑의 여각의 위치를 알려주었고. 그는 휘에게 그 사실을 고하자마자 휘가 서찰을 써서 바로 서랑에게 전달해 주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서랑은 어제 휘가 사준 책을 읽고 있었다.

 “여기 서찰이 있습니다. 읽어 보시고. 저에게 지시해 주시면 됩니다.”

 “?” 서랑은 서찰을 펼쳐 보았다.

 

 [서랑낭자에게

 집안의 사정상 한동안 낭자를 찾지 못할 듯 싶소.

 잡안의 의원도 바로 대답하기 어렵게 되었소.

 대신 다른 의원을 알아보도록 하겠소. 충길은 오늘부터 그대 옆에서 월담이와 여행을 때날 때까지 있으라 지시하였으니 편히 부리시면 될 것이오. 여비도 충길이 편에 보내오. 괜찮다면 여각을 다른 곳으로 옮겼으면 하는데 그래도 된다면 충길에게 이야기 해주시오.

 곧 다시 기별을 드리도록 하리다.]

 

 서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련님의 집안일에 내가 연관이 되었더냐? 왜 날 숨기는 느낌이 들지?”

 충길은 도련님이 그 사정을 언급하지 않았음을 알았다. 정직이 최선이지.

 “도련님 어머님께서 아가씨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조금 도련님과 언성이 높아지셨습니다. 아무래도 그 이유인 듯합니다. 아가씨 바로 여각을 옮기시겠습니까?”

 “안그래도 갈 곳이 생겨서 옮길꺼야. 걱정하지 말고 . 그렇다고 꼭 그런것 때문에 가는 것은 아니다.”

 “알겠습니다..”

 서랑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무릎을 쳤다.

 “혹 도련님이 날 정인처럼 이야기 하시고 어머님께서는 날 맘에 들어하지 않으시더냐?”

 “어! 어찌 . 네 맞습니다.”

 “걱정하지 말거라. 난 도련님과 그런 사이가 아니니까. ”

 서랑은 서찰을 잘 접어 두었다.

 “마님이 아가씨를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괜찮아 . 내가 잘 말씀 드릴 터이니 걱정하지 말고. 그럼 충길아 내일 월담이랑 꼬마아이들 두명 까지 잘 챙겨서 우리 외가로 출발해줘.”

 충길은 아가씨의 시원한 말에 별일 없겠지라는 생각이 들다가 꼬마아이 두명이라는 말에 질문을 했다.

 “아이들 이라구요?” 단 둘이 가는 것이면 좋았을것을 이런!

 “응. 그 아이들은 나의 본가에 의탁시킬 꺼라서 대리구 가야돼.” 서랑이 다 안다는 듯 음흉하게 웃었다.

 “그럼 일정이 느려질 터인데....” 충길은 되도록 빨리 다녀올 생각이라며 서랑의 눈치를 보았다.

 “괜찮아. 올때는 천천히 와도 뭐라 안그럴께.” 서랑은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저 아가씨는 뭐가 그리 태평한지 충길은 걱정이 되었다.

 애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겠지. 분명 걱정되는 사항을 전달했으니 나머지는 아가씨가 알아서 하실 거야. 라고 생각하는 충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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