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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낭만자객
작품등록일 : 20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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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랑을 보면 생각나는 것들1
작성일 : 17-06-24     조회 : 329     추천 : 0     분량 : 6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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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빛이 문풍지를 비추자 서랑은 이불 속에서 손을 빼어 옆에서 쌔근쌔근 자고 있던 언년이의 자고 있는 눈앞을 살짝 휘휘 흔들어 보았다. 별다른 기척이 없는 것을 보니 푹 잘 자고 있는 듯 걱정 않고 움직여도 될 것 같아 서랑은 몸을 일으켰고 잠에들 때 자신의 다리가 피곤해서 다리를 올리고 잔다는 핑계로 다리 밑에 받춰 둔 베개를 자신이 누웠던 곳에 옮겨 이불을 불숙 올라오도록 만든 후 다시 언년이를 돌아보고 나서 방문을 조용히 열고 나왔다.

 마루의 큰 자개함위에 올려둔 보따리를 챙겼다. 그 보따리에는 어제 입었던 사내아이의 옷을 다시 개어둔 것 이였다. 부엌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면경속의 자신의 외양이 아직 여인 같아서 아궁이에 있던 검댕이랑 쌀가루랑 섞어서 얼굴에 발랐다. 그랬더니 조금 얼굴이 덜 이뻐 보이는 것 같아 안심했다.

 그리고 혼자사 큭큭 웃었다. 얼굴이 덜 이뻐 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니 이 또한 처음 느끼는 기쁨이여서 혼자서 웃었다. 그리고 목소리를 일부러 낮게 한다고 해도 무심결에 태가 날까봐 보따리에 있던 천을 목에 감았다. 목이 눌러 있으면 그래도 소리를 낼때 불편하니 자꾸 의식하고 낮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꺼란 생각하에 준비를 했다. 이런 저런 것을 점검하고 있을 때 밖에서 부엉이 소리가 3번 연속 들렸다.

 서랑은 자신이 벗어둔 옷을 다시 보따리에 넣어서 부엌의 빈 항아리 안에 넣어두고 집앞 수양버들 쪽으로 가자 익숙한 모습들이 보였다.

 언제나처럼 수려한 외양의 늠름한 그 바로 호완 감찰관과 그의 사내다운 강골의 무사 무천 이였다. 두분 모두 자신의 말들 위에 멋있게 앉아 있는 모습에 반가운 마음에 달빛이 무색하도록 활짝 미소를 지었다.

 “오셨어요? 딱 맞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어여 일을 하러 갈까요?” 서랑이 반갑게 맞이하며 인사하는 것에 무천은 그래도 오늘은 덜 수려해 보이는 얼굴을 준비 한것 같아 안심을 했다. 곱게 꾸미면 무척 미색이지만 얼굴이 저리 시커멓게 준비하여 그나마 눈에 덜 띌것이다. . 남아 아이를 입고 있었어도 저 미색은 쉽게 가려질 미색은 아니였으나 얼굴을 칠했으니 어제보다 훨씬 남자 아이같았다.

 이 환은 서랑이 얼굴이 검댕이를 바르고 나온 것을 보며 그녀의 노력이 가상하나 여인이 자신의 얼굴을 저리 칠할 정도면 얼마나 진중하게 이 일을 하려고 하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근데 아가씨 목에 붕대는 왜 두르고 있으신가요? 다치셨습니까?” 무천이 걱정을 하며 물었다.

 “아 목소리가 티가 날까봐 일부러 목청을 눌렀습니다. ”

 “아. 그러셨군요. ” 그리고는 서랑이 무천의 뒤로 가서 그의 안장을 잡고 후다닥 올라탔다. 서랑이 그의 뒤에서 그의 허리를 안고 깍지를 꼈다. 이 환은 그녀의 손의 모습이 왠지 자꾸 그 꿈의 여인이 그리했던 깍지 같아서 눈을 얄팍하게 뜨고 바라보자. 무천은 이환의 눈치를 보았다. 뭐가 맘에 안드시는 것인지 그의 시선을 따라 자신의 허리에 있는 그녀의 팔을 보며 아차! 싶었다.

 무천은 이 아가씨가 참으로 맘에 들었다. 다만 태자에게 적정한 거리를 두는 것은 매우 현명해 보였다. 외양도 이쁘기도 이쁘거니와 똘똘하고 영특했다.

 그래도 이환의 시선을 의식해서 무천이 묘한 표정으로 서랑을 뒤를 돌아 내려보자 서랑이 생글생글 웃으며 무슨 문제가 있냐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 순진한 아가씨를 보았나. 남자의 관심을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그가 모시는 태자 이환은 자신의 위치도 위치거니와 그의 외양은 나라에서도 소문난 미색이여서 여인들에게 온갖 관심과 애정을 받았는데 그들의 애교와 어떠한 요청에도 자기 뜻과 다를 시 미소 한자락 손가락 하나도 절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태자가 여인을 챙겨주는 것이 이는 태자에게 봄바람이 불어 온다는 증거이다.

 약관의 나이가 되도록 궁에서 여인을 잘 건드리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또한 철저한 관리를 위한 성교육 학습 이였을 뿐이고 그도 시큰둥하게 하기 싫은 일처리를 하듯이 했을 뿐 이였다.

 무천은 이환의 뒤를 따르면서 이를 어찌해야 하나 고민했으나 자신도 이런 방향으로는 전혀 관심이 둔하다 보니 어찌할지 답이 확 떠오르는 것은 없다. 다만 생각나는 이는 하나 있었다. 최 결 ! 한량 같은 능구렁이가 생각이 났다.

 나중에 그에게 의논을 해야 하나 생각을 하며 말을 달려 부석사에 도착했다.

 부석사의 법당에 들어가자 일송 스님이 말려놓은 약제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일송 스님은 다기를 꺼내어 차를 준비해 주었으며 어제와 다른 찻잎을 꺼내어 따라 주었다.

 그리고 서랑 앞에 작은 종지를 주면서 “이것은 아가씨가 좋아했던 말린 국화차를 모두 담은 것입니다. 가져가서 드시지요.” 라고 선물을 건내주었다.

 “어머! 감사합니다. 이리 맘을 써주실 줄은 몰랐어요.”

 “앞으로 이런 저런 일들을 부탁드릴 터인데 돈으로 드리기도 뭐하고 이런 것으로 고마운 맘을 전하고자 함이니 받아두시지요.”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 서랑은 반짝이는 눈으로 미소를 지었다.

 이환은 일송이 건내 준 차를 마시며 오늘의 일을 말했다.

 “오늘은 둘째와 셋째번 집에 배달을 하도록 합시다. 어제는 좌상의 집이라 그런지 행랑아범이 자신의 약이라 말 하더이다. 뭔가 꼬투리 잡을 것을 찾지는 못했으나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좌상 댁에는 첩자를 넣기로 했으니 약이 어찌 흘러가는지는 그 후에 증좌를 잡아야 합니다.

 이환은 예전부터 좌상을 통해서 대비에게 약이 전달되고 그 약이 자신의 아비인 황제의 몸에 들어간다고 예측했었다 .그 증거를 잡아야 했다.

 일송 스님은 두 개의 보따리를 가져왔다.

 “가짜 약 만드는 것도 하루가 부족합니다. 작은 사찰에 용담과 소승 그리고 동자승 하나라 일손이 부족합니다. 혹 서랑낭자께서 내일 미시에 시간이 된다면 오셔서 도와주실 수 있으신지요?”

 서랑은 방실방실 웃으며 적극적으로 대답했다.

 “네 그리하겠습니다. 오히려 감사합니다. 많은 지도 부탁드립니다.”

 이후 이들은 어제처럼 환이 알려준 집 두 곳에 대해 위치와 그곳의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나누었다.

 환이 마지막으로 서랑에게 당부 했다. “무엇보다 약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누가 어떻게 약이 흘러가는지 작은 정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으나 그렇다고 무리해서 애쓰지는 마시오.” 서랑은 봇짐에 약을 챙겨 넣으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대답했다.

 “네 그리하겠습니다.” 서랑의 맑은 눈빛과 화사한 미소에 환은 자꾸만 그녀에게 눈길이 가는 자신을 크게 깨닫지는 못했다. 이런 느낌도 처음이거니와 연속된 꿈들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며 그냥 넘기는 환이였다.

 이환 일행은 부석사를 심부름 대상인 집으로 항하였다.

 이집 또한 부잣집이고 환의 이야기에 따르면 도성의 치안을 맡고 있는 치안정감 배망덕 장군의 집이다. 서랑은 배장군의 집에서는 첫날과 같이 서로 말이없이 약을 전달해 주었고 큰 소득이 없이 끝났다.

 두 번째로 방문하는 집은 영부사로 있는 공모영의 집이다. 서랑이 공모영의 솟을 대문을 두드리자 문이 벌컥 열리고 화려한 옷차림의 눈이 싸납게 치켜뜬 여인이 나와서 바가지채로 소금을 뿌렸다.

 “이놈의 영감이! 어느 년이란 있다 왔소?........어! 영감이 아니군.”

 그녀가 바로 공모영의 본처인 성묘순 이였다. 공모영은 가문만 번드르르 했지 돈이 없어 돈이 많은 처를 들여와 부인에게 많이 휘둘리고 살았다.

 그러니 그녀의 기새가 남편을 잡아 먹고도 남았다.

 그녀는 자신의 실수로 서랑에게 소금을 뿌려두고도 미안한 기색이 없었다.

 “아니! 자내는 누구길래 이 늦은 밤에 남의 집 대문을 두드려서 아까운 소금을 버리게 하는거냐?” 자신이 뿌려놓고 이것 또한 남탓이다.

 서랑은 그나마 물이 아닌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입안에 들어온 소금을 퉤퉤 뱉었다.

 “전, 약심부름을 하러 왔습니다.”

 “약? 야~악? 얼마나 계집질을 하려고 이젠 집에서 먹는 보양제들로도 모자라서 약까지 사먹어?” 마님이 화가나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자 옆에 있던 행랑아범이 이를 말리려 애썼다.

 “마님! 그것이 아니오라 .대감님 약이 아닙니다. 대감님께서 이런 저런 중요한 분들을 만날 때 선물한다고 주문하신 약제들 이옵니다. 제가 당부를 받았으니 제가 받아두겠습니다.”

 묘순은 웃기지 말라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그 약! 이리 다오. 내가 보겠다.” 마님이 서랑에게 손을 내밀자 행랑아범이 더 애가 탔다. 서랑은 행랑아범의 얼굴 표정을 보고 냉큼 봇짐에서 묘순에게 전달해 주었다. 뭔가 살짝 어그러져 있는 상황이 상황을 보기에 더 좋은 법이다.

 “아이쿠, 마님 별 좋지 않은 재료들로 만은 싸구려 약이라. 마님 몸에는 채질 상 좋지 못할 수 있습니다. ”

 “뭐야? 싸구려 약이야? 이런 걸 선물하고 생색을 내는 것은 나쁘지 않으니. 그래도 돈을 아껴 쓰라고 말을 했더니 생각은 좀 하고 사는가 보내! 그래 너가 보관하다가 대감께 드려라.”

 묘순은 행랑아범에게 던지듯이 약보따리를 전해주었다. 행랑아범은 냉큼 받아서

 안아들었다.

 “이만 가보시게 수고하셨네.” 행랑아범이 서랑을 서둘러 내보내려 했으나 묘순은 뒷통수에 대고 질문을 했다.

 “너는 어디 약방에서 배달 왔느냐? 얼마짜리 인지 아는가?”

 “저는 빈민촌으로 가는 도성 북문에 있는 약방 지시로 왔으나 약의 값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비싸다고 들었는데?” 서랑이 순진한 척 하며 머리를 긁적이자. 묘순이 눈에 쌍심지를 켰다.

 “뭬야? 비싸다고?”

 행랑아범이 서랑을 대문 밖으로 밀었다.

 “그 입! 조심하게 이 싸구려가 뭘 이리 비싸다고! 마님 이 아이가 가난한 아이다 보니 저희가 생각하는 것하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

 행랑아범이 서랑을 쫒아내며 문을 쾅! 하고 닫아버렸다.

 워낙 목청이 좋아 밖에까지 소리가 들렸다.

 “내가 이 영감을! 자네는 가격을 아는가?”

 “대감께서 싸구려 약제들로 만든 것이라 전해 들었는데 대감님께 오시면 여쭈어 보시면 어떻겠습니까?”

 “이 영감이 오면 바로 나에게 기별을 넣어라! 소금이 아니라 물을 바가지로 담아서 뿌려야겠다. 소금도 아까운 사람!”

 서랑은 상황이 종료 된듯 하여 일행과 약속된 장소로 향했다. 혹시나 자신의 뒤에 누가 따라 붙을까봐 보이지 않는 골목에 들어서서는 경공으로 지붕위로 올라가 날듯이 움직였다.

 도성의 외각 작은 개울 근처에 나무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 있었고 그 사이에 그녀를 기다리는 일행들이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조금 특이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

 “다친곳은 없소?” 이환이 그녀에게 물었다.

 “네. 무탈합니다. 한 가지 공모영의 집에서 그의 처의 행동으로 처는 공모영의 약에 대해선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약에 대해서 노발대발하며 비싼 것 아니냐고 관심을 보이자. 행랑아범이 싸구려 약제라고 몸에 안 받을 수 있다며 말렸습니다. 그리고 그 약제는 대감이 쓰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설명 하더이다 ”

 이 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약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군. 또한 누군가에게 선물한다는 것은 타인에게 준다는 의미이고 그냥 나온 말은 아닐터 낭자가 수고가 많았소”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모영은 부인 몰래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이지요.”

 무천이 눈을 빛냈다. “아가씨께서 큰일 하셨습니다”

 “저도 도움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 서랑은 뿌듯한 마음에 입을 반듯이 휘며 웃었다.

 서랑은 봇짐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얼굴의 재를 닦아냈다. 뽀얗고 하얀 살결이 달빛에 드러나며 그녀의 빙그레 웃는 입모양에 입가의 점이 또 눈에 보이며 입술의 반짝였다. 매우 붉고 촉촉해 보이는 입술이어서 사내의 음심을 동하게 하는 모습에 이 환은 그 순간 꿈속의 여인이 자신에게 말할 때 입가의 점이 있었는데 그녀와 위치가 같았다.

 서랑이 왜 그러냐는 듯 방글 거리며 웃었는데 순간 환은 무언지 모를 기시감이 들었다.

 다른 여인들을 볼 때는 사월이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서랑을 만날 때면 꿈속의 사월이 자꾸 겹쳐서 보였다. 얼굴은 전혀 다른 것인대 그녀의 행동과 사소한 것들이 일치해 보이는 것은 자신의 착각일까 ? 환은 고개를 흔들었다.

 “어디가 불편 하신지요?” 무천이 물었으나 태자가 손을 들어 아니라는 표시를 했다.

 “아니다. 순간 쓸대 없는 생각이 들어서 생각을 털어내느라 그랬다.”

 이 환은 다시 서랑을 보았고 서랑은 걱정스럽게 환을 바라보았다.

 “신경 쓸 일이 많으시겠지요. 어여 돌아가서 푹 쉬셔야 겠습니다.”

 서랑이 환을 걱정하듯 올려다 보았다. 그 눈매에 서랑이 지난 꿈에서 자신을 애절하게 바라보고 돌아선 모습이 또 생각이 나자 스스로 미쳤다며 자조했다.

 이환은 서랑에서 자신의 말 위에 올라타라며 손을 내밀었다.

 서랑은 무천을 살짝 돌아보았으나 무천이 말을 뒤로 물렀다.

 그의 거부의 표정에 서랑을 어쩔 수없이 귀한 감찰관의 손을 잡고 그의 뒤에 앉았다. “그럼 감찰관님 실례하겠습니다. ”

 서랑은 무천에게 하듯이 그의 허리춤을 팔로 안고 깍지를 꼈다.

 환은 그녀의 팔이 자신을 안고 깍지를 끼자 꿈속의 사월이 자신을 안고 깍지를 겼던 그 손과 닮아 보였다. 무천은 입술을 감쳐물으며 말의 옆구를 쳐서 출발했다. 자신이 엉뚱한 여인을 두고 다른 여인과 비교하다니 미쳤다 미쳤다 하며 속으로 되뇌었다.

 내일은 부석사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일송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자신의 꿈에 대한 해석을 정리해야 할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도성의 밤길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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