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이다. 라고 일기장에 적었다.
그리고 아직 아니다, 라고 생각하며 밑줄로 찍찍 그어 서른이란 글자를 지웠다.
나는 아직 그렇게 늙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음이란게 왠지 모르게 섣부르게 판단 할 수 없듯이 나는 또 마음속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
옆방의 남동생에게 카톡을 보낸다.
'내가 늙었나? ' 라고
하염 없이 서글픈 마음을 담아 나의 감정을 담아 그리 보낸다
그리하면 나의 남동생은
"그럼 늙었지 , 벌써 안늙었냐 . 서른 가까운 세월을 살았어 . 대학을 가도 두번을 갔겠다 "
라며 굳이 카톡을 놔두고 큰소리로 떽떽거리듯 고함을 치며 대답한다.
"누군가는 군대도 두번이나 다녀올 세월이야 , 누나 인생은 길지 않아 "라고 적지 않은 조언 조차 날린다.
그럼 나는 적잖이 상처받은 듯 놀래며 손으로 흘러 나오는 눈물을 훔치며 "그러지마" 라고 서글픈 미소를 짓는게 아니라 냅다 동생 방으로 달려가 점프를 하며 등짝 스매쉬를 날려주고 온다.
동생은 아픈듯 소리치며 "조언 해줘도 난리야 , 하여튼." 이라고 중얼 거린다. 허튼 중생같은 동생의 말은 무시하며 다시 또 마음을 다잡는다.
서른 이란 나이가 시작 됬다. 빠른 생일 , 아직 스물아홉이라하긴 하지만 친구들은 모두 서른.
나 자신은 제대로 된 직장조차 잡지 못했다.
나의 어머니 조 여사님 께서는 빠른 생일 생이자 첫째였던 나의 초등학교 입학실날 . 너무나도 걱정을 하였다고 한다. 남들 보다 늦은 3월 초의 생일 그래도 음력 생일 맞추어 들어간 학교. 일년 이상 늦은 나이에 잘 적응 할 수 있을까 움츠러 드는 건 아닐까. 하지만 걱정은 나의 키로 단숨에 무마 되었다.
어렸을때부터 유난히 발육히 남달랐던 난, 남들보다 우뚝 솟은 키에 허스키한 목소리로 돋보였고
남자애들에게 "오 키크다 !" 라던가 "너 목소리 좀 굵은데! " 라는 보통 여자 아이들이 듣는
예쁘다 던지 자그 마하다던지 란 것보다는 한 덩치 하는데 란 식의 말 밖에 들어보지 못한 것이다.
거기다가 중학교 때부터 학업 스트레스로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자니 살은 내 덕이요 삶이 오니 떨어지지 않는 만성적인 업이 되고 말았다.
나의 그래도 빛나고 찬란했던 열넷, 열입곱 , 스물은 다 어디로 갔나. 나는 그대로 여기에 있는데.
남동생이 들으면 또 다시 " 아이고 또 다시 우수에 차 있으시네 " 라고 놀릴 테지만 서른이 다가오는 삶에 무게는 무시 할 수 없다.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나날이 커져가는 이 순간. 앞으로의 나의 나날 들은 어떤 일들이 쓰여 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