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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지로
작가 : 참마도
작품등록일 : 2016.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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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화
작성일 : 16-07-20     조회 : 538     추천 : 0     분량 : 7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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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관도가 넓어지는 것을 보자 성도가 가까워지는 것이 실감되었다. 무정과 일행은 천천히 말을 타고 이동하고 있었는데 이제 만 하루 정도만 가면 성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행의 숫자는 좀 불기는 했지만 간 사람을 가감하면 그리 변동은 없었다.

 소림의 명각과 명경, 당문의 당세극과 당패성, 당혜, 당소국, 그리고 홍관주. 그들은 지금 유유자적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하나 서로 묵묵히 자신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단격류라…….’

 무정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었다. 실은 오전의 대화를 우연히 엿듣게 되었다. 아니, 사실은 홍관주가 엿듣도록 놔두었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만한 인물이 자신이 엿듣는 것을 모를 수는 없었다.

 힘의 원천이라는 것을 단전이라고 했을 때 그는 단전이 여섯 곳이라는 말도 들었다. 양쪽 골반과 어깨, 아랫배와 인당 부근이라고 했었나? 분명히 그리 들은 것 같았다.

 확실히 자신의 관절에는 이상한 기운이 서려 있다. 따뜻하고 강한 것들이 묵기를 만들어낸다. 당세극이 생각하는 것과 동일하다.

 하나 다른 것도 있다. 그런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그곳뿐만이 아니었다.

 작게는 손가락 마디부터 크게는 등뼈에 이르기까지 몸의 모든 관절이 그러한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만 크게 일어나는 부분이 그 여섯 부분이었다.

 무정은 손가락에 힘을 주어 허공에서 까닥거렸다. 어깨부터 손가락까지 따스한 느낌이 고루 퍼졌다. 그와 함께 팔에서 옅은 묵빛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

 바로 뒤에서 쫓아가던 당소국의 고개가 갸웃거렸다. 무정의 팔에 살랑거리는 검은 기류가 보인 것이다.

 요즘 그는 무정의 동태에 관심이 많았다. 당소국은 이제 열넷.

 강한 자를 영웅시하는 강호의 생리로 본다면 관심은 당연한 일이었기에 소국은 망설임 없이 두 발로 말의 배를 가볍게 찼다.

 무정은 팔의 움직임을 보면서 홍관주의 말을 다시 상기했다. 그저 이기적인 강호의 한 단면이라는 말. 왠지 그는 그 말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치 일행에게 무정에 대한 그런 식의 관심은 두지 말라는 듯이, 혹은 무정에게 그러한 강호이니 너무 나서지 말라는 뜻 같기도 한 것 같은 묘한 여운을 풍기는 말이었다.

 무정은 어쩌면 전단격류란 정말 실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저… 무 대협.”

 아직 채 변성기도 가시지 않은 소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정은 고개를 돌렸다. 아직은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소년이 옆에 있었다. 당소국이었다.

 “뭐… 좀 물어봐도 돼요?”

 아무래도 아직은 무정이 두려운 모양이었다. 눈치를 보고 쭈뼛거리며 입을 여는 것을 보고 무정은 고개를 끄떡였다. 당소국은 그제야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 말에 매어져 있는 봉은 뭐죠?”

 무정의 시선이 당소국의 시선을 따라갔다.

 초우의 자루 부분이다. 그동안 너무 신경을 안 쓴 것 같았다. 그냥 말에다 매어놓고는 잊고 있었다.

 그는 초우를 등 뒤에서 뽑았다.

 “엥? 무정아, 뭐 하는 게냐?”

 뒤에서 홍관주가 눈을 빛내며 말을 몰아왔다. 뭔가 호기심이 또 당기는 모양이었다.

 무정은 아무 말 없이 이번엔 자루를 뽑아 들고는 초우와 결합했다.

 끼릭…끼리릭…

 “우와!”

 당소국이 보기에는 기병(奇兵)이었다. 순식간에 초우는 옛 모습을 되찾았다. 둥근 구가 달려 있는 것만 빼고는.

 무정은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강호인으로 보이기 위해 손잡이를 자른 것이 못내 치장으로 보이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졌다.

 오랜만에 칠 척의 초우를 오른손에 잡고는 말 아래에서 위쪽으로 힘차게 그었다.

 슈우우웃!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관도에 긴 줄이 파였다. 무정은 흡족한 미소를 짓고는 다시 분해해 제자리에 넣었다.

 “음…….”

 지켜보던 당세극의 눈이 빛난다. 상당한 장인이 만든 실력이었다. 당문의 주무기가 암기이다 보니 당연히 무기에 관한 지식이 남달랐다.

 저 정도의 병기는 그의 가문에서도 만들 수 없었다. 제작자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당문의 자존심에 물어볼 수는 없어 내심 답답한 당세극이었다.

 당소국은 정말 신기했다. 무정이란 사람은 놀라운 것 투성이었다. 일반적으로 보는 무림인들과는 너무 달랐기에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전장에서 얼마나 수련하면 무 대협처럼 될 수 있나요?”

 “…….”

 무심코 물어오는 당소국의 말에 무정의 눈빛이 무거워졌다.

 이 꼬마는 전장이라는 것이 뭔지 알고 물어온 것일까? 차라리 얼마나 사람을 죽였냐고 묻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수련, 수련이라…….

 전장에서 수련 따위는 없다. 오로지 살기 위해 바동거리는 몸부림만이 있을 뿐. 그는 고개를 하늘로 올렸다. 뭐라고 해야 할지 난감해진 것이다.

 “소국아, 이 무슨 결례냐? 그런 것은 함부로 묻는 것이 아니다.”

 당패성의 벌건 얼굴이 당소국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홍관주가 뭐라 하던 무정은 무공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함부로 타 무공의 구결을 듣거나 수련 광경을 보는 것만도 결례가 되었기에 지금 당소국의 말은 그런 강호의 통례로 봤을 때 실례라면 실례였다.

 당소국은 목을 움츠렸다. 그는 정말 그런 의도는 없었다.

 그저 자신이 요위중에게 당한 이후부터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만이 그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고삐를 돌리려 했다.

 “수련 따위는… 없다.”

 무정의 입이 열렸다. 당소국은 동작을 멈추고 무정을 바라보았다. 마상에서 무정의 입이 다시 열렸다.

 “전장은 수련장이 아니다. 그곳은… 지옥일 뿐이다. 나는 살기 위해 스스로 강해진 것뿐, 그 이유조차 모른다. 그뿐이란다.”

 무정은 고개를 돌려 당소국을 보았다.

 초롱한 눈동자에 어느덧 생기가 돌고 있었다. 내용이야 어쨌든 대답해 준 것이 기쁘다는 듯이……. 무정의 입가에도 미소가 걸렸다.

 그는 손을 내밀어 당소국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없이 메마른 무정의 미소가 당소국의 머릿속에 깊숙이 각인되었다.

 

 이경이 넘은 숲 속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어두운 밤하늘은 마치 사금파리를 뿌려놓은 듯 찬연하게 빛나고 있었다.

 내일 저녁이나 모래 아침이면 성도에 닿을 것이다. 객잔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마을은 없었다.

 일행은 지금 이십여 장 이상 떨어진 곳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다.

 무정은 홀로 적당한 공터에 서 있었다. 오랜만에 군에서 했던 토납법과 유가술을 시전했다.

 육 척이 넘는 거구의 신형이 기이할 정도로 유연한 움직임을 느릿느릿 보여주고 있었는데 몸이 다 풀린 듯 그는 눈을 빛내며 집중했다.

 그는 지금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었다. 그의 오른팔에 묵기가 형성되었다. 이젠 마음이 일면, 혹은 몸이 먼저 느끼면 나타나는 묵기였다.

 그는 조금씩 그 기류를 팔 안으로 밀어 넣어 보았다.

 처음엔 잘 되지 않았으나 기류는 그의 모공을 타고 조금씩 들어가면서 점차 엷어지고 있었다.

 이윽고 묵기가 팔 안에 꽉 찬 느낌이 들자 팔 전체가 따스했다. 그는 눈앞의 아름드리나무에 주먹을 내밀었다.

 파욱!

 “…….”

 마치 굴을 파듯이 나선형의 주먹만 한 구멍이 석 자가량 생겼다. 상당한 위력에 집중된 타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무정은 약간의 흥분을 느꼈다.

 그의 묵기는 원래 공중으로 발산되는 형태이다. 들어오는 모든 것을 이지러지게 하면서 또한 나가는 모든 것도 굴절되고 확산시켰다.

 그의 권이 수십 개의 타격을 동반하는 것은 그런 이유였다.

 한데 지금 이것은 집중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정확히 의도한 대로 목표물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온몸의 묵기를 끌어냈다. 그리고는 다시 가두기 시작했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거의 모든 묵기를 가둘 수 있었다.

 하나 머리 쪽의 묵기는 거두어지지 않았는데 거두려 하면 몸이 거부를 하듯 머리가 상당히 아파오기에 그는 머리 쪽은 포기했다.

 온몸이 따스하며 가벼웠다. 흡사 깃털처럼. 무정은 발끝에 힘을 주었다.

 스스스슥.

 그의 신형이 빽빽한 아름드리 관목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환영도 없었다. 마치 미로를 돌듯. 급작스럽게 몸을 틀어도 무리가 가지 않았다.

 묵기에 눌려 방향을 억지로 바꾸다가 하마터면 당할 뻔한 마라불과의 일전이 떠올랐다.

 그다지 힘도 들지 않았다. 무정은 움직이면서 손발을 놀렸다.

 빠각! 팍팍!

 여기저기서 나무들이 비명을 질렀다.

 하나 한 그루의 나무도 쓰러진 것은 없었다. 손바닥, 혹은 발 크기만 한 구멍만이 나 있었다. 그의 가슴속에서 호기가 일었다. 속도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

 엄청난 속도였다. 그의 눈이 적응을 못할 정도였다. 전에 홍관주와 비무할 때 느꼈던 마지막 한 수보다도 빨랐다.

 그때는 몸이 뜻하는 대로 되지 않은 것이었지 눈이 적응 못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가 신형을 세우자 무정의 신형이 휘청였다가 곧 곧추섰다. 머리가 어지러웠던 것이다.

 이젠 단점과 장점을 알 것 같았다. 예전의 묵기는 상대를 부숴 버렸다.

 그만큼 울리는 타격을 넓게 준 것인데 만일 예전처럼 나무를 때리면 산산조각 나듯 파여 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나무에 매끈한 구멍이 뚫려 있다. 내력의 집중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묵기를 안으로 갈무리하는 데 시간이 너무 걸렸다.

 이래 가지고는 실전 사용이 요원했기에 좀 더 갈고닦을 필요가 있었지만 일단은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우선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더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했기에 그는 신형을 돌려 일행이 있는 쪽으로 돌아갔다.

 “대단하군.”

 아름드리 숲 속에 남겨진 무정의 흔적을 보며 당세극은 침음을 흘렸다. 자신도 이렇게는 못한다.

 “가주님, 저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무정의 무공은 불가사의 그 자체입니다.”

 “음…….”

 당세극은 침음성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불가능해 보이는 무공이었다.

 “확실한 것은 그의 몸에는 힘을 증가시키고 배가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이 단전이든 뭐든 간에 신체의 능력을 훨씬 상회해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

 단정 짓는 당세극의 말에 당패성은 혼란스러웠다. 그렇다 해도 그는 내공이 없다. 한데 어떻게 시작이 되겠는가?

 “토납법, 그것도 양생술은 흔히 무림인들이 경멸한다.”

 눈치라도 챘는지 당세극이 말을 이었다.

 “하나 내공은 토납법을 기초로 한다. 양생술도 마찬가지고. 신공이라고 그럴듯하게 위장하지만 실상 기본은 같은 것이다.”

 당패성은 머리를 끄떡였다. 기본이 같기에 끝도 같은 만류귀종(萬流歸宗)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의 내공은 설명이 된다. 아주 작은 기감만 있어도 그의 신체는 그것을 키운다. 그리고는 발출해 낸다. 그 방법은… 수많은 전장을 돌며 몸으로 체득한 것이고.”

 “…….”

 인간의 몸은 신비하다. 위기에 닥친 인간은 자신이 가진 힘의 수 배를 낼 수 있다.

 마차에 깔린 자식을 구하기 위해 어머니가 여인의 몸으로 마차를 들어 올렸다는 말은 간간히 들리고 있다.

 하물며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데야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수년간 그러한 경험이 반복된다면 어떨까? 아마도 몸은 기억할 것이다, 그 길을. 그리고 어느 사이에 의도적으로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극한, 아주 극한의 상황이 연속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런 극한의 연속이 가능한 곳은 아마도 전쟁터뿐일 것이다.

 “…….”

 잠시 생각하던 당패성은 고개를 저었다. 내공과 그 운용은 억지로라도 이렇게 끼워 맞출 수 있었지만 그 묵빛 기류는 설명이 안 되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이라……. 그의 뇌리 속에 한 단어가 떠올랐다.

 “…전단격류…….”

 당패성의 입에서 신음 같은 소리가 흘렀다. 이십여 년을 전장에서 살았고 십 년이 넘는 극한의 상황을 무정은 맞이했다.

 어쩌면 그의 무공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네 말대로 전단격류일 수도 있다. 마치 십 년 전의 그자를 다시 보는 듯했으니…….”

 “십 년 전이라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뜻 모를 소리에 당패성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십 년 전이면 막 십 대 중반의 나이. 아무것도 모르고 오로지 지하 연공실에 처박혀 있을 시기이다.

 “전단격류는 이미 한 번 나타났었다. 십 년 전에……. 다만 사람들이 쉬쉬하고 있을 뿐이다. 다들 상처가 컸을 것이야. 단 한 명도 그를 이긴 사람이 없었으니까.”

 “…….”

 당패성의 눈이 커졌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한데 그는 맹세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십 년 전이면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닌데 어째서……?

 “이상한 표정 할 것 없다. 그 일은 누구나 아픈 기억으로 갖고 있으니 말이 돌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너희 할아버님도 아마 말해 주지 않으실 거다. 그분도 졌으니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럼 그 사람이 전단격류의 무공을 사용했단 말입니까?”

 약간은 흥분한 듯 목소리가 커지자 당세극의 눈이 질책의 의미를 담고 당패성에게 향했다. 당패성은 실태를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패성아, 속단은 금물이다. 어찌 됐던 추측일 뿐이니…….”

 당세극은 말과 함께 몸을 돌렸다. 당패성은 잠시 자리에 서서 생각에 빠져 있다가 당세극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아참, 무정을 보는 당혜의 시선이 심상치가 않더구나. 혹 녀석이 그를 좋아하는 것 아니냐?”

 “그런 것 같습니다만 무정은 지금 아미의 미려군을 더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가주님.”

 가다 말고 문득 뱉은 당세극의 말에 당패성이 조용히 대답하자 당세극의 미간이 좁아졌다. 답답하다는 듯 미간을 좁히며 소리쳤다.

 “멍청한 것! 그렇게 유약해서 이 강호에서 어떻게 살겠다는 것이냐? 진정 무엇이 당문을 위하는 일이라는 것을 모른단 말이더냐?”

 “…….”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지르자 당패성은 조용히 듣기만 했다.

 아마 당세극은 당혜가 무정의 앞에서 치마끈을 풀어헤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잡으라고 할 것이다. 만일 이 자리에 당혜가 있었다면…….

 당세극은 잠시 당패성을 보다가 결국 한숨을 내쉬더니 신형을 돌렸다. 당패성도 그를 천천히 따라가 두 사람의 신형은 어둠 속으로 묻혀갔다.

 스슷.

 두 사람이 사라지자 한줄기 바람이 이는 소리와 함께 또 한 사람이 나타났다. 오 척 단구에 흰 머리, 붉은 얼굴을 한 인물.

 백염주선 홍관주였다. 그도 당씨들처럼 처음부터 무정을 살피고 있었던 것이다.

 당세극이 말한 바는 잘 알고 있었다. 이검필승인 장규연, 그를 말하고 있다.

 무정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강한 무공에 굴하지 않는 의기를 지닌 자, 홍관주 평생에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자를 지금 당세극이 말하는 것이다.

 “당세극, 부디 사심이 없길 바라네.”

 당세극이 사라진 방향을 보며 홍관주는 눈빛을 빛냈다. 그것은 무정에게 노인장으로 불리는 홍관주가 아니었다.

 ‘청백지강호’라 불리는 무림의 거목 백염주선 홍관주였다.

 

 

 

 2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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