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간이..”
만화 카페에서 라이트노벨을 읽다 보니, 시간이 늦은 줄도 몰랐다.
나는 15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이용권으로 대략 7시간 가량 즐긴 것 같다.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세계 최강이자 악마인 사람 이상현이다.’
“풉.”
난 문을 열고 나가며 흔한 먼치킨 소설에 나오는 캐릭터의 설정을 나에게 덮어씌우며 나에 대해서 설명을 해 보았다.
물론 다 가짜지만,
있을 리가 없지만,
내가 이런 망상을 하는 것을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
남들이 보기엔 나는 멸치? 파오후? 가 아닌 평범하게 생긴 오타쿠일 뿐이다.
평범하게 생겼고 평범한 체격이며 평범한 삶을 살고있는 나는 오늘도 집으로 간다.
집으로 가서 공부하고 애니메이션보고, 항상 메트로놈 마냥 반복되는 삶을 즐긴다.
아니, 즐긴다고 하면 안되겠지.
삶을 산다.
“어, 엄마 지금 가요.”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전화인지 알았다.
그야, 이 전화 마저도 반복되는 삶의 일부였으니까
집으로 가는 길, 큰 사거리 주위에 있는 큰 건물들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공사현장.
크고 큰 공사현장인 걸로 보아, 건물 한 개를 짓고있는 걸로 보였다.
형태는 대충 갖추어졌다.
쇠기둥들이 서로 엮이고 엮여 하나의 건물을 만들고있다.
그런데, 그때.
횡단보도를 건너고 위험 표지판이 있는 곳을 피해 다니며 인도를 벗어난 조금 거리가 있는 차도에서 걷고 있을 때
내 오른쪽 시야에 보였다.
떨어진 큰 쇠기둥 한 개가,
그리고 콰광 거리는 굉음이.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조금 늦은 순간일 수도 있지만,
아니, 늦었지만 그래도 깨달았다.
엮이고 엮이던 쇠기둥 사이에 버티고 있는 큰 쇠기둥, 그 버팀목이 떨어졌다는 건.
콰과가가가가가가가강――
내 오른쪽, 왼쪽, 정면, 후방에 쇠기둥이 떨어졌다.
그리고 쾌쾌한 연기가 내 시야를 뿌옇게 가렸다.
“으아아아――!”
콰가가가가강――
“꺄아아아악”
“도와줘!”
공사현장 전체가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나와 같은 상황인 주위 사람들의 아우성도 함께 들려왔다.
물론 그 소리엔 내 목소리도 포함된다.
항상 편하게 “살기 싫다” , “죽을까?” , “죽여버린다!” , “다시 태어났으면,” 같은 생명을 가볍게 다루는 말들을 하다가.
죽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 생기니, 살고 싶다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런 바램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며
아무 생각도 없이, 평소에 그다지 믿지도 않던 신을 믿는 마냥.
두 손을 모으고 나름의 기도를 해보았다.
하지만, 잔인하게도.
쇠기둥은 곧 내 머리를 가격했다.
“으···어어억·····..”
그렇게, 오타쿠이자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등학교 2학년인 이상현의 인생은
그렇게 끝을 맞을······터였다.
***
·
·
·
·
‘어라?’
죽음이란 무엇인가?
난 죽었나?
죽었다.
그래, 죽었는데 나는 현재 생각이라는 걸 하고있다.
인류는 사후에 대해서 절대로 밝혀낼 수 없었다.
그것은 사후를 겪은 사람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후는, 이런 형태인가,
검은색 시야, 말 그대로 무(無)의 공간
그 곳에서 나는 영원히 생각만을 하고 사는 건가,
아니, 아직 모른다.
그야 다른 행동을 안해봤으니까,
“끄으으으으!”
어라, 무슨 소리일까?
이런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소리가 날 수 있는 것인가.
나와 같이 죽은사람들을 위한 공간인가?
그럼 나도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인가.
“아아――”
말해진다.
나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죽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평생 여기서 살아야 하나, 라는 생각에 우울증에 걸린 것 마냥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끄으으으으―――!”
누가 이런 공간에서 이런 소리를 내고 있는 걸까,
‘똥이라도 싸고 있는거냐,’
“조금만 더요···!”
지금 여기서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나에겐 작고 희미하지만 선명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나, 난 살았지만 맹인이 돼서 안보이는 건가?
제발 그런 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때, 내 시야에 작고 희미한 빛 한줄기가 보여왔다.
그건 점점 커졌으며 곧 그 빛을 가리는 어떤 물체가 점점 커져왔다.
‘안보이는게 아니라 어두운 거였나?’
그리고 그 물체는 내 머리를 덥석 잡았다.
그것은 손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손이 왜 이렇게 커,’
느낌이 들었다.
내 머리를 감싸는 손바닥이, 그 손바닥은 엄청 컸었다.
그야, 머리를 한 손에 잡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다른 손으로 내 머리를 덥석 잡더니
나를 당겼다.
아프지 않게, 살포시 당겨왔다.
‘왜 이렇게 질척거리냐 기분 나쁘게······’
주위가 질척거렸다.
여긴 어느 장소일까, 이렇게 생각해보았지만 아무 장소도 떠올려지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시야가 엄청 밝아졌다.
갑자기 밝아져서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았다.
“안 울어요! 큰일났어요!”
“꼬집어!”
‘····뭐야 여긴,’
시야에 보이는 건 발광하는 전등과 수술복을 입고있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난… 침대에 누워있었다.
“아앗!”
수술복을 입고있는 그녀가 나를 꼬집었다.
그런데, 왜 울상을 짓는 것일까?
그 이유를 전혀 몰랐다.
그리고 또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그녀는 말했다.
“안 울어요! 어떻게 해요!?”
“안 울었는데, 호흡은 왜 정상이야!?”
“····뭐····야? 그러네···요?”
그리고 그 의미와 그 이유는 곧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알기 위해 내 손을 보았을 때다.
작은 손,
심각하게 작은 손,
연약하게 얇은 팔목,
‘난 아기인 건가,’
“·····뭐?”
“···뭐어어―――!? 내가 아기―――!?”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난 아기야? 라고 자각했지만
상황을 깨닫고 대략 2초정도가 지난 뒤
상황 판단이 섰다.
난 놀라야 한다.
그런데, 그건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다.
그야, 아기가 말한다니 말이 되는 소리를·····
“우리 아가가 말을 해요!”
“역시 우리 아가야!”
‘아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얘기인데 무슨 우리 아가라고 합리화 하고 있는거냐······.’
그렇게 조금 웃기지만 아직 상황 분별을 정확히 할 수 없는 상태로,
나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몸을 따랐다.
아니, 몸을 따랐다기 보다는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여차저차 알아서 되고 있었다.
***
나는 3살,
그렇게 3년이 지났다.
3년동안 알게 된 사실.
『여긴 내가 알던 지구가 아니다.
부모님은 뭔지 모르겠지만 대단한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다.
아는 사람이 없다.
내 이름은 「모르모프 디 라엘」이다.』
“그런 거창한 이름이라니, 무슨 판타지 세계냐?”
모르모프 디 라엘이라는 이름에서 모르모프는 모르모프 가의 이름엔 하나씩 있어야 하는 필수적인 존재다.
무슨 귀족도 아니고,
잘나가는 부모님 사이에 태어난 금수저인가.
나름 환생 잘 했을지도,
‘그런데, 뭘로 유명해진거야? 사업? 봉사?’
딱히 생각하는 일이 없었다.
그야, 평범하게 생각하자면 사업이나 봉사나 발견 같은 일밖에 떠오르지 않으니까·····
평범하지 않게 생각한다면?
뭐, 흔한 판타지 세계에 있는 괴(怪)의 존재를 정화하고 있는 강한 사람 정도 이려나,
하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 여기가 판타지 세계라면 내가 화염! 같은 말을 해서 마법을 쓰겠····?”
후우우우웅-
“뭐···뭐야?”
손바닥의 중심에 흔히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복잡해 보이는 새 빨간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그 마법진에서 엄청난 크기의 불꽃이 발현되었다.
그런데도, 정작 손바닥은 하나도 뜨겁지 않았다.
“마···마···마법?”
멍하니, 내 방 천장에 불꽃이 닿는지도 모르고 쳐다보고 있다가 상황 판단을 하고 재빨리 손을 털었다.
그러자 마법진이 점점 일그러지더니 물이 수증기가 되는 것처럼 기체화되어서 사라져버렸다.
“판타지···세계인거야···?”
나는 나에게 질문했다.
하지만 질문 할 필요도 없었다.
그야, 방금 그 광경을 목격했으니까.
그 이후, 대략 20분뒤---
“엄마 왔다!”
‘이세계 부모들도 현실과는 다를 바 없는 건가,’
어머니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나에게 점점 다가오더니
손바닥을 눈 앞에 내밀고는
“헤파이토스의 화염이 내 곁에 있으리!”
‘·····?’
마법을 사용했다.
20분 전 내가 사용했던 마법
하지만 그 크기는 달랐다.
내가 사용한 마법의 약 30배 정도는 작은 것 같았다.
‘힘 조절도 가능 한 건가.’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야, 부모님은 유명하다고 했으니까.
엄청 강할 게 분명하니까,
그런데, 힘 조절일 것이라는 생각은 곧 사라졌다.
“라엘! 이 엄마가 불꽃의 크기를 더욱 크게 했어요!”
‘····이게?’
“이 정도면, 으음. 정화자 랭킹 3위인 너 아버지보다 클지도!?”
‘·····이 정도가? 이 크기가?’
“라엘! 이 크기가 보이니? 이 정도면 사람들이 보고 놀랄 수준이야! 나도 10위 안에 들 수도 있겠다.”
‘······그럼 나는··?’
나는 그 말을 듣고, 분명 장난일 거라고.
그야 상대는 3살배기 아기일 뿐이니까, 크게 하면 위험하니까 그랬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 했지만,
이 생각도 사라져 버렸다.
몇 분 뒤, 아버지가 왔다.
나는 자는 척을 했다.
그야, 방금 전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를 몰라 졸린다고 하고는 잠자는 척을 하고있다.
바로 앞 거실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그 이야기의 주제는 바로 마법.
나에게 자랑을 했듯이 똑같이 아버지한테도 할 예정인가 보다.
난 그때,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그 마법의 크기가, 거짓말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을.
나는, 슬금슬금 문틈 앞에 도착하고는 문틈 사이로 부모님들의 상황을 보았다.
“내가 드디어 당신보다 큰 마법을 할 수 있다니까?”
“진짜?”
‘드디어 인가!’
그렇게, 나는 어머니가 화염 마법을 사용하려는 걸 보기 전에
역시, 당연히 엄청 크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나에게 보여줬을 때와 같았다.
그리고 더 신기한 건,
랭킹 3위라는 아버지가, 놀란 것이다.
“오! 뭐야 이거?! 당신, 이거 언제 연습했어?”
“후후, 엄청 크죠?”
그걸 보고, 난 내 귀를 의심하며 내 손을 다시금 보았다.
그리고는, 바보같이 부모님이 계시는 상황에 마법을 사용했다.
그야, 랭킹 2위가 저 정도인데 내가 그런 마법을 쏠 리가 없으니까,
내 눈이 잘못되었나 싶어서 나는 조용하게 말했다.
“····화염”
후우우우우우우웅――!
“···어···어!”
부모님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야, 불꽃이 마법진에서 나올 때 어머니가 한 것과는 달리 엄청 큰 소리가 나버리니까,
그리고 나는 재빨리 손을 털어 불을 끄고 잠자리에 다시 누웠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딱히, 숨길 필요는 없지만 뭔가 숨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걸 보면, 어떻게 생각 할 지 모르니까
그런데···· 둘째 치고, 그 마법의 크기는 뭐야 대체?
방금도 마찬가지로, 마법을 사용했을 때 그 화염의 크기는
어머니가 사용한 화염의 크기를 30배는 훌쩍 넘는 크기의 마법이었다.
그것을 보고 처음엔 혼란스럽고 ‘대체 뭐야?’ 라며 나는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몰랐지만
곧 깨달았다.
‘나··· 먼치킨 인거냐···?! 이 판타지 세계 속 사기 캐릭터····맞지?!’
그런 생각을 하고는, 미소를 씨익 지었다.
딱히 지으려고 하진 않았지만 기분이 좋았던 나머지 웃음이 지어졌다.
그것도 그런 게, 공부만 하던 망할 세계에서 탈출한 뒤 판타지 세계의 최강이라니.
‘나도 그럼··· 흔한 주인공 처럼 하렘을···?!’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의 이세계 생활기가,
판타지 세계 생활기가.
『1장』
「환생했더니 사기 능력 소유자!?」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