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후우우웅-
“아, 시원해. 마법은 꽤나 편리한 걸 생각한 것과는 다르지만”
여름이다.
현재 나는 8살.
마법을 발견 한지 대략 5년이 지났다.
화염 마법을 발견 한 뒤로 내가 알게 된 사실.
『마법은 화염 말고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지금 까지 해본 것들은 자연계 마법인 불 계열, 물 계열, 바람 계열, 전격 계열 정도, 그리고 이 모든 마법들은 5년 전 화염의 크기와 같이 남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며, 힘 조절이 안된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정말로 던전을 정화하는 정화자다.
신기하게도 남들은 마법을 사용할 때 영창을 말하지만, 나는 그 마법의 의미가 담겨있는 단어만 말해도 발현된다.
이곳엔 전생에 있던 게임 같은 스테이터스라는 시스템이 있다. 물론 스테이터스라는 말은 이 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그 시스템을 부르는 단어는 ‘마력’ 이라는 단어이다.』
“죽기 전 마지막 기도가 이런 효과일 줄이야,”
내가 전생에서 죽기 전, 마지막으로 두 손을 모아 살게해줘! 라고 필사적으로 기도한 결과가 이렇게 판타지 세계에 먼치킨이라는 형태로 환생한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있다.
이세계에 환생해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단 한가지다.
보던 라이트노벨과 애니메이션을 못 본다는 것.
그 뿐이다.
“엄마 왔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된 건가.
하루 종일 마법만 연구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만화 카페에서 만화를 읽었을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그야, 판타지 세계를 읽는 것 보단 체험하는 게 훨씬 더 재미있을 테지.
“어서 나가자! 오늘은 할 일이 있어~ 엄마도 아주 기대 된단다!”
“····예?”
어머니가 내 팔목을 덥석 잡고는 문을 열고 나간다.
순간적으로 “옷은?!” 이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그야, 이 판타지 세계에서의 옷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면 내구성이 무한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상생활이다. 만약 던전 정화를 하러 갈 때 이런 옷을 입고 한다면 금방 찢어 발겨져 버릴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내구성이 무한이라는 이유로 더럽혀지지 않으며 손상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밖에서 입는 옷과 집에서 있는 옷은 정화를 하러 갈 때가 아니면 모두 같다.
그렇다고 해서 전생의 잠옷 같은 느낌은 아니다.
귀족들이 입을 것 같은, 흰색 셔츠에 검은색과 흰색이 섞여있는 짧은 코트.
그 코트가 얼마나 짧냐 묻는다면, 음. 갈비뼈와 그 밑 살부분의 경계선 까지가 코트 부분이다.
그리고 일반 넥타이가 아닌, 아니 솔직히 넥타이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 빨간색 실들이 황금 빛 원형 물체에 묶여져 있다.
그런 넥타이 아닌 넥타이가 내 목을 두르며 검은 장갑을 항상 끼고있고, 검은색 바지로 배 바지를 형성하고 있다.
현실세계, 전생의 내가 이런 옷을 입었다면 한 마디로 ‘우웩’ 이겠지만, 지금 현재는 그저 귀여운 남자아이 일 뿐이다.
내가 내 입으로 잘생겼다고 하기엔 조금 그렇지만, 어머니와 아버지가 예쁘고 잘생긴 탓에 아들마저 잘생긴 아이로 태어난 듯 하다.
그런 차림을, 집에서도 입는다니. 남들이 보면 불편할 거란 생각이 먼저 들겠지만
판타지 세계라는 설정 때문인지 이 옷은 속성 부여가 되어있는 마냥 입으면 맨몸으로 다니는 기분이 든다.
몸이 엄청 가뿐하다.
그 무엇보다도 편하다.
“도착했다! 이 엄마는 기대 될 뿐이란다. 이 좋은 소식을 너의 아빠한테 전해 줄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생각에 깊게 빠져 있었는지 목적지에 도착한 줄도 모르고 있었다.
여기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처음엔 몰랐지만 곧 알게 되었다.
카운터 같은 느낌으로 앞에 여직원 같은 사람들이 크게 외치고 있다.
“마력 측정 완료입니다. 종족은 엘프세요! 엘프이므로 눈 색은 초록색으로 맞추어 졌습니다! 자! 여기 종이 받아가세요!”
“어머나~ 감사합니다!”
아, 들어봤다.
종족에 따라 눈 색깔이 달라진다는 얘기를.
기본 색인 검은 눈동자를 토대로, 엘프 종족이 걸리면 초록색으로 변하는 건가.
이건, 게임 속 칭호 같은 느낌이었다.
그야. 눈 색으로 종족을 구별할 수 있으니까.
대충 게임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보는 느낌인 듯 하다.
그야 나는 내 마법능력을 봤으므로, 확정 된 전개가 흘러가겠지만.
예를 들어서,
“마..마법능력이.. 랭킹 1위를 넘어섰습니다!” 라는 말을 하고는 주위 사람들이 놀라는 전개라던가,
그렇게 나는 어떤 기구에 스카우트 당하는 전개라던가,
그렇게 정석으로 흘러가는 전개에 나는 “쉽더라구요,” , “운이 좋았네요.” 같은 말로 받아 치면 되겠지.
이런저런 망상을 하던 도중,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망상은 아니려나, 곧 일어날 사실을 얘기한 것뿐이니까.
그리고 몇 분 뒤,
“····휴···휴먼입니다!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역시, 나는······뭐?’
그 여성 직원 같은 사람에게 <휴먼>이라는 말을 들은 뒤,
나도 놀랐고 어머니도 놀랐으며, 주위 사람들도 놀랐다.
“뭐···? 그럴 리가 없어요! 아니, 랭킹 9위와 랭킹 3위의 아들이라구요? 그게 말이 되는 소리를····”
“그···그게, 안타깝게도 이 측정에서 실수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럼 종이를 받아주세요,”
‘·····?’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갑자기 나를 경멸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더니,
어이없게도. 이중인격 마냥 나에게 말했다.
“넌 이제 내 아들이 아니야! 이런, 모르모프 가의 불행같은····· 어디가서 이름 모르모프라 하지 말거라!”
“예·····?”
“흥,”
그렇게 말하고는,
어머니는 매정하게도, 뒤 돌아서서 가버렸다.
몇 년 전, 이세계의 부모는 전생의 세계에 있던 부모님과 같구나, 라고 한 말은.
철회 시켜야 할 듯 하다.
아니, 아직은 불확실하다.
힘만을 추구하는 부모님은, 소설 속에도 가끔 한 명씩 보이니까.
종이를 안받고 간 어머니를 보고, 아니 이젠 어머니도 아니다.
그 사람을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종이를 건네주었다.
주위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걸 무시하고는, 나는 천천히 종이를 펴 보았다.
-모르모프 디 라엘의 마력 정보-
「종족: 휴먼(Human)」
【기본】
마법 적응력 : 0
속성 분포력 : 0
【자연계】
불 계열 : 0
물 계열 : 0
전격 계열 : 0
바람 계열 : 0
대지 계열 : 0
빛 계열 : 0
어둠 계열 : 0
【고급 속성계】
백 계열 : 0
흑 계열 : 0
·
·
·
·
더 이상 읽어 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야, 휴먼이라는 종족은 아마, 말 그대로 인간.
마법 능력 자체에 소질이 없는 종족
하지만 말이 안 맞다.
내가 저런 마력을 가지고 그런 마법을 쓰다니.
분명, 내 마법은 누구보다도 탁월하다.
그런데, 앞뒤가 안 맞다.
그렇게 고민하던 도중,
종이 맨 마지막에 적혀져 있던 <종족 고유> 칸을 보았다.
【종족 고유】
-휴먼의 고유 소질-
능력을 하나 가진다.
【모르모프 디 라엘의 고유 능력】
계열 : 자아 세계 계열
능력 명 : 「Unidentified」
····뭐야 이게?
능력 칸에는 능력 이름이 써져야 할 텐데, ‘불확실한’ 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가 적혀있었다.
그래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질문을 하려했다.
아니, 무의식적 이라기 보다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게, 여자직원에게 물어보려던 순간.
“저기··· 저 능력 명에····”
“쉿.”
어떤 검은 정작을 입고 원형 안경을 쓴 키 큰 남성이
내 입술 앞에 검지 손가락을 대고는, 쉿 이라고 속삭였다.
이미 내 말을 어느정도 들은 여직원은,
“네? 무슨 일이시죠?”
라고 했지만, 그 정장을 입은 남성이 말했다.
“아아,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엇! 국제 마법 총 학원장님 이시라면, 문제 없겠네요. 그럼 다음!”
‘국제 마법 총 학원장..? 대단한 사람인가?’
나도 모르게 그 대단해 보이는 남성에게 말을 걸었다.
“누구세요?”
“이리 오렴.”
‘이리 오렴’ 이라는 말에 순간 모르는 사람은 따라가면 안된다는 말이 생각났지만,
나의 마법이라면, 문제는 아마 해결될 것 같았다.
그리고, 딱히 현재 갈 곳도 없다. 그야 버려졌기 때문에
그런데 그때, 장난기가 생겨버렸다.
"모르는 사람은 따라가지 말랬어요!! 흥!"
"...."
그 말을 들은 그는 머리를 긁으며 아무 말 안하더니,
뒤로 돌고는, 말했다.
"오지 말던가."
"아니 이럴 때는 변명같은 걸 해야하는 거 아니에요?! 왜!?"
"음, 난 그런거 안해. 귀찮아, 그냥 오지마."
"죄송함다."
"그래, 그래야지."
그렇게, 나는 그 남성의 등을 따라갔다.
***
“너 능력에 대해서 알 수 있도록 해주마,”
“···진짜요?!”
꽤나 인적이 없는 골목길,
이곳에서 어른과 아이가 말을 나누고 있다면 남들이 보기엔 의심할만한 상황이지만.
난 전혀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야, 나의 마법을 믿으니까.
“조금만 더 가자.”
“네”
몇 분 뒤,
멀지 않은 곳에 있던 골목길 사이 마녀들 같은 존재가 갈 듯한 그런 카페에 도착했다.
썰렁한 분위기에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
그 계단을 올라가자 역시, 으스스한 카페가 있었다.
그런 으스스한 카페에 도착하면 남자 아이는 무서워 하는게 정상일 테지만
나는 고등학교 2학년, 18살 하고도 이 세계에서 4년을 더 지냈으니
이젠 성인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다지 무섭지 않았다.
나를 이 곳으로 데리고 왔던 그 남성은 안경을 위로 올리며 말했다.
“등록 명, 암시장로이드”
그러자 멀지 않은 곳에서 살짝 컬컬하며 얍삽할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예~ 나갑니다요~”
그리고는 파리 마냥 손을 슥슥 문지르며 말을 이어나갔다.
“오늘은 무엇을 사시려고?”
“능력 탐지영약 좀 줘봐,”
“에? 어나이덴트파이드(Unidentified) 속성이라도 나온 겁니까?”
“내가 아니라, 이 아이가. 그것도 자아 세계 계열로 말이지,”
“우오! 정말입니까?!”
상인이라서 그런지 리액션이 아주 충실하다.
적당하게 길은 수염에 초승달 형 눈, 척 봐도 얍삽한 사기꾼 관상이다.
그렇게 생긴 그가 자신의 수염을 어루만지며 소심하게 얘기했다.
“대충···· 1000루니아 어떠심까!?”
“1000루니아? 너무 비싸군, 800루니아.”
“900루니아!”
“좋아, 그렇게 할 테니 빨리 좀 줘봐.”
그 세계(전생의 세계)던 이 세계 던 돈의 개념은 똑 같은 듯 하다.
그야, 서로 아끼고 얻으려 하고 있으니.
덕분에, 이 판타지 세계의 화폐를 뭐라고 부르는 지 알았다.
얍삽하게 생긴 그는 정장을 입은 그에게 게임 속 포션 같이 생긴 보라색 액체가 담긴 유리병을 건네주었다.
그리고는,
“이 영약에 당신의 피를 한 방울 넣고 드신다면, 당신에게만 그 능력이 무엇인지 보일 겁니다! 그리고 그 종이 보관 잘 해두시던가, 완벽하게 버리십쇼!? 능력 명을 알아버리는 건 귀찮은 일이니까.”
“제가요? 제 피를 마셔요?”
“한 방울이니, 별 맛도 안 납니다!”
그렇게 나는 그 심상치 않은 유리병을 건네 받았다.
빨리 보고싶은 마음에 두려움도 없이 엄지손가락을 물어 뜯고 유리병 안 보라색 액체에 한 방울 넣었다.
그리고는, 마셨다.
맛없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딱히 망설임은 없었다.
그야 빨리 보는게 더욱 중요하니까.
그런데, 그냥 진한 포도향이 날 뿐이었다.
오히려 맛있을 정도였다.
나는 꽤나 맛있어서 인지 그 포도주스 향 나는 보라색 액체를 원샷했고, 당장 그 종이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난 그 능력명과 능력 효과를 보고, 경악했다.
실로 좋았다.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그 정도의 정보였다.
내 눈 앞에 보인 내용은,
【모르모프 디 라엘의 고유 능력】
계열 : 자아 세계 계열
능력 명 : 「강육약식(强肉弱食)」
마력의 능력치가 0에 가까울수록 마법 능력이 높아지고, 그 끝에는 초월의 힘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