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마법사 가문에서 태어났던 나는, 제법 촉망받는 천재였다. 5살이 되던해에, 처음으로 마법을 발현하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한다. 나역시도, 그런 반응을 즐기며, 마법을 사용하는걸 즐기면서 살아왔다. 그렇게 12년을 살아왔다.17살이 되던해에, 나는 평범한 가문에서 태어났었지만, 이미 나로인해 우리 가문은 제법 대단한 가문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혼자 가문을 일으켜 세웠지만, 내 속엔 끝없는 공허함이 있었다. 더 강해지는 것에 대한 갈망인지, 아니면 뭔가 부족한게 있는건지... 이런저런 의문에 사로잡혀 시간이 계속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내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되었다. 우연히 길거리를 거닐다가, 한 여자아이를 보았다. 나와 거의 나이가 비슷해 보이던 그 아이는 불행히도, 마법을 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족의 두려움을 받게되어 쫓겨났다고 한다.
"마법사라는 사실 하나가 저렇게 가족간의 사랑을 아무것도 아니게 하다니.."
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지나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찰나에, 그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성이 나타났다. 나는 다시 아이를 데려가리라 생각하고,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순간의 반응은 정말 당혹스러웠다. 그 아버지로 보이는 남성이, 갑자기 품속에서 칼을 꺼내더니, 아이를 찔러버린것이다.
"이런 괴물녀석 따위, 지금 죽여버려야, 후에 탈이 없겠지"
주위 사람들은 모두 그저 냉정하게 바라만 본다.
"..."
"마법을 쓴다는게 죽을정도로 큰 죄인가요?"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주위사람들이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자신의 딸을 찔러버린 그 남성도 나를 쳐다 보았다.
'.... 참견해 버렸네'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귀찮은 일이 될 지도 몰랐다.
'내가 끼어든 일이니 마무리는 짓고 갈까'
다시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당신들도 결국 마법사의 마법에 모두 의지하며 살지 않습니까?"
사람들은 모두 아무말도 못한다.
나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저 아이는 세상을 다 살아보지도 못하고, 마법사란 이유 하나만으로, 자기 아버지한테 죽었습니다. 어떻게, 아무도 도와줄 생각을 안합니까!!!"
그렇게 소리치고, 나는 그 피를 흘리는 아이 곁으로 갔다.
아이는 겨우 숨만 붙어서 숨을 몰아쉰다.
"지금, 치료해줄게"
[성스러운 빛이여, 이 아이에게 구원을]
주문을 영창하고, 곧장 아이의 상처는 푸른 형상의 빛에 휩싸여 사라진다.
사람들은 매우 놀란 표정이다.
'그럴만도 하지, 마법사 앞에서 마법사를 죽이는걸 방관한 것이니'
나는 곧장 아이의 아버지에게 다가간다
상당히 두려워 보이는 눈치다. 마법사가 무섭다고, 자기 자식도 찔러죽인 겁쟁이에게 뭘 바랄까.
"이 아이를 당신에게 넘겨봐야, 또 어딘가에 묻어버릴게 뻔하니, 그냥 제가 보호하도록 하죠."
그 남성은 두려움에 떨며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겁쟁이 녀석"
한번 일갈하고 나는 그대로 우리 저택으로 치료를 마친 아이를 업고 발걸음을 옮겼다.
"대체 뭘 데려온거냐"
아버지가 내가 집에 오자마자 이런저런 잔소리를 한다.
내가 왜 이 아이를 여기 데려왔는지를 설명해 주자, 쓸모없는 짓이라고 계속 다그친다. 나는 듣다보니 짜증이 솟구쳤다.
"그럼 자기 아버지한테 마법사란 이유만으로 죽는게 타당한 건가요?"
그 광장에서 한 말과 같은 말을 반복했다. 아버지는 아까 그 사람들과는 다르게, 한마디 대답을 해주었다.
"그래, 우리 일가도 모두 마법사고, 같은 동족이 죽는걸 그 자리에서 방관하는것도 옳지 않은건 확실해."
"한동안은 우리 집안에서 보살피기로 하지"
"제 옆방에서 치료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그래, 이만 물러가라"
서재에서 내 방의 옆방, 빈 방으로 그 아이를 업고 들어섰다. 그리고 그대로 그 아이를 침대에 내려두고, 아이의 상태를 살피었다.
'이제 눈에띄는 외상은 없어. 근데 왜.... 정신을 못차리는 거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찰나, 아이가 정신을 차린다.
"여긴.. 어디에요?"
"우리 집."
"어떻게 된건지 알려주실래요..?"
나는 대략 지금까지의 사태를 설명해준다. 자기 친부가 자기를 죽이려 했고, 내가 그걸 구해서 여기 데려다 놨다는 것까지.
"결국, 예상한 대로 되었네요..."
'자기도 마법사란걸 알았을때 이미 예상했나 보구만' 속으로 생각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럼, 이제 내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
"네가 원한다면 다시 너희 집으로 보내줄 수도 있어."
"!!"
싫은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 그럼 한동안 여기서 지내고, 네 마법도 구체화 시키자."
"구체화...?"
"그래, 마법사라면 단 하나 가지는 고유마법, 그걸 먼저 재대로 다루어야 나머지 기본 마법을 배울 수 있어."
"결국... 이제 마법사로 살아야 하네요..."
"그래, 어쩔수 없는거지."
"좀 쉬어둬, 내일 데리러 올게."
"내 방은 바로 옆이니, 혹시 뭐 필요한게 있으면 말하러 와."
말을 마치고, 바로 문밖으로 나온다.
시간이 흘러, 다음날의 해가 밝아온다.
내가 아이를 데려다 둔 내 옆방으로 간다.
"일어났어?"
노크를 하며 말했다.
"네.."
"들어간다."
방에 들어서고, 나는 이제서야 그 아이의 모습을 재대로 볼 수 있었다. 흰색의 머리에, 어제 내가 갖다 주었던, 하얀색 로브를 입은 아이의 모습은 마치 천사 같았다.
"마법에 대해선 내가 직접 알려줄게."
"무엇을 먼저 배워야 하죠?"
"음... 일단 뒷마당으로 가자."
뒷마당으로 나가서, 아이를 내 뒤에 세우고나서 말했다.
"일단 내 고유마법을 보여줄게."
바로 앞에는 말라서 죽어가는 나무가 한그루 있었다.
{복원의 권능으로, 망가지고, 상처입은 이 생명에게, 다시한번 살아갈 힘을}
나무는 곧장 살아나서 원래의 빛을 되찾는다.
"우와... 이게 당신의 마법인가요?"
"그래. 특정한 생명체에 한해서, 시간을 되돌려서 치유하는 능력이야."
"근데... 만일 당신의 마법을 무리하게 걸어버리면... 그 생명체가 소멸될 수도 있는것 아닌가요..?"
"그건 그러려나... 굳이 그럴정도로 마법을 무리해서 쓴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아 그래, 네 고유마법이 뭔지 대충 짐작가는거 있어? 아마 가장 먼저 쓴 마법일건데.."
"어느날 갑자기, 손을 하늘로 뻗으니 빚이 한줄기 내려와서는.... 그 빛이 몸안에 스며 들고, 곧장 사방으로 퍼져 나갔어요..."
'대체 뭐지? 대기중에서 에너지를 끌어와서 발산하는 건가?..."
"저도 제 마법이 뭔질 재대로 모르겠어요..."
"다시 써 볼 수 있겠어?"
"하지만... 당신이 다칠지도.."
" 그 칭호 참 불편하네.. 내 이름, 알렌이야."
"네... 알렌씨."
"너는?"
"제 이름은.. 리에나에요.."
"그레 리에나, 마법을 지금 써볼래?"
"그러니까... 알렌씨가 다칠지도..."
나는 곧장 손을 뻗고 주문을 영창한다.
[빚이여, 지금 나를 보호하소서]
"이제 됐어, 어지간한 공격은 다 막혀, 안심하고 써봐"
"그럼..."
리에나는 곧장 손을 뻗었다, 푸른 빚이 여러갈래로 갈라져서 내려왔다. 그리고, 그 빛이 찬란하게 스며들자... 마치 리에나의 모습이 강림하는 천사같아 보였다...
"약하게..."
푸른 빛이 일순간에 사방으로 퍼졌다. 방패에 빛으로 된 날카로운 창 같은게 꽃혀왔다.
"와, 진짜로 방패 안쳤으면 좀 위험했겠는데?"
"죄송해요..."
"아냐, 네가 죄송할게 뭐 있어,"
"아무래도, 대기중에서 마나를 끌어오고, 그걸 발산하는 형태의 마법같네."
"흔한 건가요..?"
"아니, 진짜 처음보는 형태야. 아버지께 말씀 드려야 할것같은데 이건"
"네... 다녀오세요."
"지금 갈건 아냐. 어떻게 낮선곳에 널 혼자 두고 가?"
"...."
얼굴을 붉히는게 눈에 띈다. 누군가에게 이런 걱정조차도 받아 본 적이 재대로 없던 건가..?
"같이 가자."
그 길로 아버지에게 곧장 걸어갔다.
"확실히 특이한 마법이군"
내 설명을 들은 아버지가 말했다.
"대기에서 마나를 흡수해서 발산이라.... 확실히 아주 특이해."
"마력의 제한이 없이 마법의 범위를 확장한다면... 대량 살상 마법이 될지도..."
'대량 살상 마법.... 확실히 위협적이네...'
"올바르게 쓴다면, 차후 빛의 신관자리에도 앉을수 있겠어."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아버지. 제가 일단 가르쳐 보죠."
"그래, 이상한 마법은 가르치지 말고."
"저.. 알렌씨 빛의 신관이 뭐죠?"
"마법사로써 누릴 수 있는 최고 직위의 하나야. 넌 나보다도 훨씬 뛰어난 마법사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을 조작하는 알렌씨의 마법이 더 좋은거 아닌가요?"
"이건 마력의 한계가 커. 하루에 많아봐야 3번이 한계야. 그조차도, 범위도 제한적이고, 나무가 아닌 어제 너 한테 같이 사람을 치유하는덴 더 마력이 많이 들고."
"그래도... 전 알렌씨의 마법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상처입은 사람을 치유해 줄 수 있잖아요.."
"확실히, 치유계열의 일반 마법은 없지."
"일반 마법이라 하면... 그냥 막 불이나 물같은걸 쏘는 건가요?"
"뭐... 그런 셈이지."
"그럼 천재 마법사. 이제 나랑같이 수련을 해보자고. 다신 사람들이 널 두려워 하지 않도록, 잘 통제하는 법부터 배워보자고."
"네... 알렌씨."
이렇게 우리의 첫 인연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