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의 밤이 끝나고, 해가 뜨고, 정오가 될 무렵. 알렌과 엘란은 함께 모든 군단원들, 그리고 어제까지 마을사람이었던 사람들도 같이 불러모았다.
"알렌, 그 계획이란거, 이제 말해봐."
"... 일단 부대장들만 따로 좀 모아봐. 이 작전의 실효성을 같이 검토해줬으면 해."
"... 전군 대기. 부대장들은 모두 성안으로."
밤의 흔적이 몇 시간만에 완전히 지워진 호화로운 성의 내부. 응접실로 모든 부대장들이 들어간다. 마을주민들중 어제 부대장으로 임명받은 새로운 인물도.
"그러고보니, 아직 당신의 이름을 모르네요. 제 이름은 알렌입니다. 당신의 이름은?"
"이제 늙어가는 평범한 주민의 이름은 아셔서 뭣하려 하십니까.."
"이제는 우리 부대장이잖습니까. 이름정돈 알려주시죠."
"제 이름은... 그냥 칼이라 하시죠."
"... 원하신다면."
"그럼, 모두들 들어줘."
"원래의 작전은 다들 기억하지?"
"불을 붙이면, 탈리스가 둔화, 제가 불을 번지게 하기... 그리고 알렌씨가 시간을 가속하는 작전이었나요?"
"그랬었지."
"내 마법이 반쪽짜리인듯 해."
"그게 무슨소리입니까?"
"레카, 내가 시간을 가속할수는 없다는 소리야,"
"..!!"
"모두에게 미안. 내 능력의 한계를 나도 모르고있었어."
"시간을 돌릴수는 있지만... 시간을 마음대로 조작할순 없어."
"그럼 알렌씨.. 어쩔 생각이시죠?"
"일단 레카, 너 엘란의 청염을 번지게 할 수 있어?"
"..음.. 아마 가능할거 같은데요?"
"확실해야해. 이 회의가 끝나면, 바로 근방 숲에서 몬스터들에게 시험해봐."
"음... 그 번지는 불을 청염으로 바꾼단 건가요? 엘란님은 끝까지 숨어있다가 지휘관을 치는 역할이었을건데."
"내가 시간을 가속할 수는 없지만, 최고의 판을 짤수는 있어."
"그게 무슨 소리죠?"
"어이.. 너희들끼리만 대화하지 말라고, 그래, 알렌, 네 무능은 잘 알겠고, 그 판이 뭔데?"
"탈리스, 당신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판입니다."
"당신의 둔화는 제법 범위가 넓지만.. 반드시 모든 대상이 시야에 보여야만 쓸 수 있죠?"
"뭐... 그렇지."
"지금 우리가 이 다음목표를 왕도로 잡는건 불가능. 가는 길목에 요새가 최소한 4개는 더 있습니다. 이런 요새는 반드시 소식이 왕도에 전해지고, 완전한 대비를 갖추기 전까지 끝내야 합니다."
"당연한거 아냐? 근데 지금 우리가 여기를 점령한건 모를거아냐,"
"뭐.. 안개에, 마을주민들의 협조까지 있었으니."
"하지만, 안개만을 기다리고 이동할 수는 없어."
"이 작전은... 최고의 도박이 될 확률이 높아."
"도박이라면... 실패도 있단거 아니냐?"
"실패할지도 모르죠, 만일 다음 공략 요새... 리베나에 방어계 마법사가 있다면.."
"방어계 마법사? 그거 레어능력 아냐?"
"모르죠.. 그 요새는 워낙에 비밀이 많은 곳인지라."
"아마... 거기에 성기사 몇 부대가 주둔한다 해도, 정보를 캘 방법이 없는게 문제죠."
",,, 그래 그런 괴물이 없다고 가정하면?"
"이제 본론입니다. 잘 들어주시죠."
"우선, 이번 공략시엔 성벽에 병사들이 잔뜩 있을겁니다. 그 병사들은, 제가 처리합니다. 제 마법은 일정한 공간의 시간을 완전히 비틉니다. 범위는 우리 군단기준의 한 부대. 300명정도. 충분히 성벽의 한쪽정도는 가능범위죠, 성벽 한 방향의 시간을 제어하지 않고 돌려서, 그곳의 공간을 비틀면..."
"... 그 병사들이 다 사라지나?"
"아마도 그걸겁니다."
"아마도? 그것도 도박요소중 하나냐?"
"탈리스, 좀 격식있게 말해."
"레카, 네가 간섭할 일이 아냐. 내 말투는 원래 이렇고, 네 말투도 원래 그렇잖아?"
"... 그래서 성공한다 치면요?"
"공간을 비틀어, 그 병사들은... 제 역할을 못할건 확실합니다. 어찌될지 저도 알수가 없어서,"
"... 너 한번도 네 마법으로 사람을 죽인적이 없단거냐?"
"그렇죠.. 과거에 왕성에서 날뛸떄도 전부 일반 원소마법만 썼으니,,,"
"... 괜찮겠냐?"
"뭐가요?"
"... 자신의 고유마법으로 사람을 죽음으로 모는건.... 상당히 비참하거든. 자기 존재가 고작 그딴이유란거 떄문인지..."
"... 전 이미 피를 묻혀야 할 몸. 괜찮습니다. 계속 설명하죠."
알렌의 설명이 계속된다. 알렌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계획을 설명했다. 성벽의 병사들을 처리, 그리고 성벽을 없애서 침투, 그 후엔 청염을 확산, 그리고 그렇게 진형을 부수고 육탄전. 상당히 기승전결이 깔끔한 작전이라고 모두들 감탄했고, 엘란도 알렌을 믿고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연습을 하던중에...
"알렌씨... 큰일입니다,"
"뭡니까?"
"청염이... 옮겨붙긴 하는데, 제가 제어가 안돼요. 아군에게도 해가 될지도..."
"그건 염려마세요. 제가 어떻게는 처리 할 수 있을거니.."
"하지만.. 죽은 사람을 살리는건..."
"가능해요. 비록 몇 사람 뿐이지만.."
"죽게 냅두는게 아니라, 죽기전에 시간을 몇 초씩만 돌려서 계속 불의 아군진영으로의 확산은 제가 방어합니다. 확산에만 신경쓰에요."
",,, 당신은 참 특이하네요."
레카는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 하고는 그대로 뒤돌아 걸어갔다. 알렌은 그 말을 듣지 못했고, 의아해 하긴 했지만, 금세 잊엇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첫 침략으로부터 1주일이 흘렀다. 왕도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전무. 아무 소식도 가지 않았단 의미이리라 판단하고, 엘란은 군대를 이끌고 리베나로 향했다.
리베나는 루카에서 그닥 멀지않은 요새. 반나절을 끝없이 걸으니, 금방 보였다. 주위는 완전히 탁 트인 평야지대에, 성 근처는 작은 물줄기가 빙 둘러서 흐르고 있었다.
"해자...인가?"
"이래서야 성벽을 꺠고 들어가는건 무리겠는데요?"
"... 저번에 정찰땐 저런거 없지 않았어, 네라?"
"아.. 그게.. 엘란님은 아실텐데..."
"엘란.. 뭔일이야? 웬 해자가 있냐??"
"네라의 보고를 들으니, 저번에 슬라임뿐만 아니라, 자기가 우리몰래 작은 몬스터들도 언데드화 시켜서 보냈대. 뭐, 투명화가 가능해서 별로 신경쓰지 않으면 안보이는 고스트계 몬스터."
"... 딱 봐도 화이트 소울이네."
"그걸 알면 이해가 빠르겠네. 그 화이트 소울에 언데드화를 걸어서 보내, 그 요새안으로 침투시켰는데, 저 요새에 탐색계열 고유마법을 가진 마법사가 있는지, 제법 먼 거린데도, 들켜서 바람의 창을 직격으로 맞고, 실패했대"
"그걸 왜 이제!!"
".. 방법이 있으니까."
"아직은 우리를 식별하진 못한듯하니... 조금 더 나가서 우리를 식별하게 하자."
병사들이 앞으로 100보정도 걷자, 갑자기 성벽위가 분주해진듯 했다.
"걸렸네."
"엘란, 어쩔셈이야?"
"전군, 빠르게 진격!!"
병사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성벽위는 더욱 분주해지고, 성까지의 거리가 애매하게 남았을떄, 성벽에서 화살이 빗발치기 시작한다. 최전방의 병사 몇명이 화살을 맞고 쓰러져갔다.
{저 공간의 시간을 되돌려, 이 재앙을 막으소서.}
알렌의 몸에서 푸른빛이 번쩍하고, 날아오던 화살들이 전부 사라지고, 근처에 있던 병사들도 다시 일어났다.
"한동안 화살은 여기 못온다, 빨리가!"
병사들은 크게 포효하고, 용기를 다시 내어 달린다. 성벽위의 병사들이 적잖이 당황해 화살을 난사해보나, 이상하게도, 화살들은 날아가다 추락한다.
"알렌, 어쩐거야?"
"화살이 날아올 궤도...즉 병사들의 키보다 높은 위치의 시간만 돌렸어. 쓰러진 병사들이 일어난건 내 주위의 시간을 같이 돌려서 그런거고. 공간의 뒤틀림으로 인한 부작용은 없을테니 안심해. 화살들은 한동안 못닿아."
"... 믿는다."
병사들이 어느덧 해자앞까지 도달했다. 엘란이 갑자기 앞으로 나서서는, 손에서 푸른 불꽃을 발현시킨다.
{모든것의 혼까지도 불사르는 작열하는 청염이여. 내 앞의 모든걸 불살라라}
순식간에 엄청난 위력의 푸른불꽃이 방출되고, 해자의 물이 전부 말라버린다. 그리고, 엄청난 열떄문에 철로된 성문마저 과열되어서 팽창되서 그대로 깨져버린다.
"휴... 제법 무리했네..."
"... 쓰러졌네, 편히 쉬어. 내게 맡기고.."
"... 저 구덩이를 건너려면.."
{흙의 산이여, 여기에 솟으라.}
순식간에 물이 말라버린 해자의 흙이 치솟아 병사들이 그냥걸어 성문을 통과할 정도로 솟았다.
"자, 가라 모두!!"
병사들, 크게 포효하고 돌진한다. 이미 화살로 저지할 거리는 아니라 생각했는지, 요새내 병사들이 모두 나와서 응전한다. 계속해서 맞부딪히는 칼날과 그리고 어느새 알렌옆에온 탈리스와 레카.
"알렌씨, 시작하는게.."
"탈리스!! 한대 먹여!"
"알고있다구."
{쇠약하고, 느리게...}
"으악!! 이게 뭐야!!"
"안움직여.. 몸이!!.."
"대체 무슨일이.."
"적잖아 당황했구만. 후훗.."
"... 불은 그냥 내가 붙일게."
{파이어 리프}
불꽃이 마치 흩날리는 나뭇잎같이 흩날리고, 순식안에 둔해져서 못움직이는 병사들 사이에 옮겨 붙기 시작한다.
{불꽃이여... 적을 모두 불살라라!!}
순식간에 몇몇 병사들에게만 옮겨붙은 불꽃은 적군의 대부분에게 옮겨붙고, 엄청나게 고통스런 비명만을 내지르며 적군은 하나, 둘 죽어갔다.
"네라.. 가."
"네.."
{죽은 망자여.. 지금 여기에 재림해 나의 적을 물리쳐라...}
전장의 땅위에 검은 마법진이 깔리고, 그 위의 불탄 시체가 일어나서, 후방의 마법이 도달하지 않아 무사한 요새의 군대를 치기시작한다. 전장의 상황은 아비규환. 언데드와 날개군단원들과 동시에 맡붙느라, 적군은 제정신을 지키지를 못한다. 혼란스럽게 계속 하나, 둘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가는 병사들 사이에서 한 마법사가 나와서 소리친다.
"물러서지 마라!! 어서 저 반란군을 벌하란 말이다!!"
"저게 설마 탐지마법사인가?"
"알렌씨, 제가..."
"아니, 내가 가는게 나아. 여차하면 발을 뺄 수단은 있으니."
알렌은 공중으로 날아서, 어느덧 그 마법사 근처에 도달. 그 아래에 있는 병사들에게 불꽃의 나뭇잎을 다시 흩뿌리며 서서히 내려와, 그 마법사 앞에 섰다.
"네가 반란군 수장이냐?
"그렇다면?"
"리베나 요새의 영주인 디라다. 당장 군대를 물려라."
"무슨 근거로?"
"반란군주제에 말이 많구나."
"너.. 나 아냐?"
"처음보는 반란군녀석의 얼굴을 알리가 있나?"
"그럼, 5년전의 왕도 파괴의 마법사는?"
"그 괴물이 갑자기 왜 나오는건지 말해라."
"그게 나야"
"거짓.."
알렌은 디라의 몸에 기습적으로 손을대고 푸른빛을 뿜어낸다. 디라의 복장이 순식간에 갑옷차림에서 잠못차림이 된다.
"이게 무슨!!"
"이제 믿겠냐?"
"투항할건 너다."
"병사들을 모두 태워죽이기 싫다면 이만 포기해, 네 뒤의 병사들이라도 살려야지?"
".... 확실히 승산은 없다.. 투항하지.."
"외쳐, 크게."
"젠장... 그렇게나 말렸건만 결국 최악의 마법사와 전쟁을 하는구만..."
디라의 투항하란 외침과 같이, 리베나의 병사들은 모두 무기를 내리고 투항해버렸다.
"알렌씨, 확실히 그 이름은.."
"... 뭐 괴물소리 들어도 할말없긴하네, 12살짜리가 혼자 몇 백명의 기사를 다 죽여버리고 유유히 나갈줄 상상이나 누가 했겠어?"
"... 괜찮.."
"괜찮아 익숙한 일인걸."
"어이.. 알렌 날 버리고 가면 어쨰?"
"엘란... 너 마법한번 쓰곤 기절했잖냐."
"하하... 그랬나? 기억이.."
"뭐, 네덕에 끝났어. 봐."
"뭐 그런거 같네."
"승전이다!!"
엘란의 말을 끝으로, 병사들은 모두 환호하고 성 내부를 정돈했다. 이리저리 성 내부의 시체를 치우고, 언데드화가 어느샌가 풀린 시체들의 수습까지. 모든 정리가 반나절만에 일단락되고, 알렌과 엘란은 또 다른 요새의 성에 들어가선, 대화를 나눴다.
"두번쨰도 끝이네... 뭐, 네 작전은 안썻지만,"
"제어좀해. 또 쓰러질라."
"하... 이젠 안그럴거야!!"
"그러든가."
"... 그래서 넌 괜찮아?"
"내가 뭘.."
"너, 지금.. 엄청 불안하고 힘들어 보여. 우리가 오랜만에 만나서 이런짓이나 하지만.... 그래도 한땐 친구였잖아? 나한테만이라도 재대로 털어봐. 지금 네 마음을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