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장을 다보고 우리는 유은을 데리러갔다.
"유은은 같이 안다니고 왜 혼자뒀어?"
유은이 왕국에서 의뢰중이어서 데리러 가자는 말에 아르샤가 물었다.
"같은 의뢰중인데 이래저래해서 지금은 따로 하고 있어."
"제대로 좀 얘기해봐."
"설명하려면 길어. 귀찮아.."
아르샤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자 나는 고개를 돌려 시선을 회피했다. 그러자 회피한 시선에서 유은이 보였다
"윤~!"
"킨씨?"
유은의 얼굴에는 데리러 올 줄 몰랐다는 표정이 있었다.
"유은!"
아르샤는 오랫만에 보는 유은이 반가웠는지 유은에게 달려가 꽉 끌어 안았다.
"저..기.. 아르샤씨.."
역시 스킨쉽에 아직 서툴고 낯선 유은은 순식간에 굳어버렷다.
"정말 오랫만이네. 잘 지냈어?"
"네. 아르샤씨는요?"
"나도 잘지냈지~"
오랫만에 만난 아르샤와 유은은 이야기 꽃을 피웠다. 나를 제외하고..
"이봐.. 오랫만에 만나서 좋은 건 알겠는데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지 말아줄래?"
"그보다 킨~ 나 배고프거든 빨리 가서 밥먹자."
"어? 어.. 그래.."
아르샤가 자연스럽게 말을 돌려서 집가는 동안 둘의 대화를 지켜보기만 해야했다. 정말 너무 한거 아니야..?
집에 도착한 뒤 나는 아르샤와 함께 장을 본 음식으로 요리를 준비했다. 오랜만에 하는 요리라 조금 서툴기는 했지만 역시 맛은 좋았다.
"얘들아 나와서 밥먹어."
모두 방에서 나와 식탁에 둘러 앉았다.
"이렇게 밥먹는건 엄청 오랜만이네."
"항상 다들 시간이 안맞으니까."
"킨! 내가 고기반찬에 당근 넣지 말라했지."
소영이는 나를 째려보며 말했다.
"편식하지마."
"싫어. 당근은 진짜 싫단말이야!"
또 시작됬다. 소영이의 반찬투정..
"알았어.. 다음부터 안 넣을게."
소영이의 고집은 꺽기 힘들다는걸 알기에 순순히 포기했다.
"그보다 킨씨 내일 모레 대결은 어떡하실거에요?"
"대결? 그게 무슨소리야?"
아무것도 모르는 아르샤는 나에게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질문을 해왔다.
"하.. 그게.."
대결을 하게 된 이유를 전부 아르샤에게 설명하였다.
"뭐? 그 대장 때문에 대결을 한다고?"
"응.."
"혹시 그 대장 여자야?"
"어.."
"너 그여자 좋아하는거 아냐?"
아르샤가 꺼낸 그 한마디에 갑자기 이 집에는 사람이 4명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30초간 정적이 흘렀다.
"아냐.."
"그치? 내가 생각해도 그건 아닐거하 생각했어. 하하하"
"하하하하"
상황이 좋지 않다는게 느껴지기에 아르샤와 나는 서로 눈치를 보며 어색하게 대화를 끝냈다.
"킨.."
"엉..?"
소영이가 갑자기 무거운 분위기로 내이름을 불렀다.
"내가 분명 말하지만 이건 의뢰야. 사적인 감정따위는 없어야 한다는 걸 잊지 마."
"당연하지.."
의뢰에서의 감정은 불필요하고 정말 쓸모 없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항상 의뢰 할 때는 항상 그 감정이 나를 방해한다. 더군다나 이번 의뢰는 사형까지 당할 수 있는 의뢰.. 쉽게 생각해선 안된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들 각자에 방에 들어가서 휴식을 취했다. 나도 대결날을 위해 휴식을 취했고 그렇게 시간이 점점 흘러 대결날 아침이 되었다.
"으아.. 피곤해.."
"킨씨 지면 안되시는거 알죠?"
"노력은 해볼게."
유은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왕국으로 가는 길이었다. 왕국에 도착하자 이령과 둔이터가 보였다.
"킨! 이게 어떻게 된거야. 4부대 대장님이랑 대결이라니."
"너 혼자만 강한 상대와 싸우겠다는건가!?"
"령아 대결 한다는 건 어떻게 안거야? 그리고 이터 나는 강한 상대와는 싸우고 싶지 않거든."
"지금 왕국에 소문 쫙 퍼졌어."
"뭐어!? 이거 취소도 할 수 없는 대결이 되었구만.."
사실 취소라든가 그런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강한 상대와 싸워서 이겨. 그리고 나와도 한판 붙자."
"이터 이길지는 모르겠지먼 너와는 안 붙을거니까. 기대하지마."
"왜.. 나만!?"
왕국에 도착하자마자 이 난리라니.. 큘리와 이나를 만나면 얼마나 난리 칠지 걱정이 된다. 그리고 그 걱정이 현실이 되었다.
"킨! 쉬는동안 훈련 잘했지?"
큘리는 나를 보자마자 엄청난 질문 공세를 해왔다. 전부 답해주느라 영혼까지 빠져나간갓 같았다.
"대결하기 전에 지치겠네."
드디어 시간이 다 되어 결투장에 입장 하였다. 큰지 결투장을 꽉 채울만큼 사람이 많았다.
"뭐야.. 다 구경하러 온거야?"
관람석을 보니 큘리와 이령,듄이터,유은 등등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왜인지는 모르지만 이나는 보이지 않았다.
"준비는 되어겠지?"
4부대 대장이 결투장에 입장 하여 내게 말을 건넸다.
"당연하지."
"그럼 결투 규칙을 설명하지. 일단 무기는 여기 있는 나무 목검을 사용해."
"뭐!? 그럼 너는?"
"나는 이 나무활과 나무화살을 사용하도록 하지."
정해진 무기를 사용 할 줄은 몰랐기에 대결 전부터 당황하였다.
"상대방이 항복을 하거나 전부불능일때 대결은 종료 된다. 그리고 대결에 대한 모든 판단은 여기 이 심판이 맡는다."
옆에는 평범하게 생긴 남자가 서있었다.
"이 사람이 심판이군."
"자 그럼 시작!"
대결이 시작되었고 목검을 들어 보니 원래 쓰던 검과 달리 목검은 너무 가벼워서 적응이 안되긴 했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고 결투장도 넓고 탁 트여있어서 괜찮았다.
"자 그럼 간다."
나는 4부대 대장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자 당연하게도 활을 든 4부대 대장은 나와 거리를 벌렸다. 거리를 벌릴수록 불리해지는건 나이기 때문에 계속 따라 붙었다.
"왤캐 넓은거야.."
방해물이 없어 결투하기는 좋지만 워낙에 넓어서 거리를 좁히기가 쉽지 않았다. 계속 그를 따라 붙자 그는 활을 들어 달리면서 조준하였다.
"저 속도로 달리면서 쏘겠다는건가.. 많이 흔들릴텐데.."
하지만 걱정은 필요 없었는 듯 했다. 화살 한발이 한발이 정확하게 내 머리로 날라왔다. 나는 가벼운 목검을 이용해 빠르게 화살을 쳐내가며 달려갔다.
"이제 더이상 도망 못 쳐."
결투장 벽 끝까지 도망쳐서 더이상 갈 곳이란 없었다. 그런 상황에 놓이자 도망칠 생각은 버렸는지 활을 들고 나에게 달려와 휘둘렀다. 나는 당연히 목검으로 받아쳤지만 활은 목검만큼 단단했기에 대등하게 맞댈수있었다.
"이렇게 할 줄은 생각도 못해서 당황했나!?"
활을 검처럼 쓰는 건 저번에 봤기 때문에 당황은 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저렇게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저런 대사를 날리다니 매우 당황스러웠다.
"당황은 무슨 그런 수법은 뻔하거든!"
"뭐어!?"
목검을 강하게 휘두르면서 점점 몰아갔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숙여 피하더니 내 배쪽으로 파고들어 활로 가격하려하자 나는 빠르게 몸을 옆으로 돌려서 피했다. 그리고 바로 내 배쪽으로 파고든 그에 등을 팔꿈치로 가격하였고 그는 쓰러졌다.
"나의 승리군."
"웃기지마!"
그는 발로 다리를 차면서 일어났다. 나는 다행히 점프해서 피했지만 그가 눈 앞에서 활을 겨눈 후 쏘았다. 나무 화살이라도 이렇게 가까이 쏘면 크게 다칠게 분명했다. 얼마 되지는 않는 거리였기에 화살을 엄청 빨랐지만 빠르게 화살을 손으로 낚아챘다.
"휴.."
그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뒤로 빠르게 빼면서 거리를 나와 벌렸다. 나는 그동안 잠시 숨을 돌렸고 관객석을 보니 분위기가 매우 뜨거웠다. 그도 그럴게 왕국에 들어 온지 얼마 되지도 않고 출신지도 불명한 일개의 병사가 지금 대장과 대등하게.. 아니 오히여 대장을 압도하고 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후.. 내가 너무 방심을 한 것 같군. 이제부터는 제대로 하지."
갑자기 그의 주위에 바람이 강하게 불더니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것은 다름 아닌 가호였다. 최상급 가문이다 보니 가호의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잠시만 가호 써도 되는거야?"
"그건 심판이 판단하겠지."
나는 곧바로 심판에게 항의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자 심판은 입을 꾹 다물고 내 시선을 피했다.
"돈 먹었네.."
정해진 무기로 대결을 하는 상황에서 가호를 쓰는것은 규칙 위반이란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심판은 내편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하다.
한편 그 상황을 본 관람석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이래도 되는거 맞아?"
이령은 둔이터에게 따지듯이 얘기했다.
"그걸 나한테 물어도.."
싸울줄 밖에 모르는 둔이터가 규칙을 알리가 없었다.
"분명 저 대결 방식에서는 가호와 마법이 금지 되어있어. 저건 반칙일텐데 심판이 아무말도 안하다니.."
큘리가 심판을 노려보면서 규칙에 대해 조금 설명
해주었다.
"킨씨.."
관람석에서는 모두들 걱정하는 가운데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방법을 생각 해야만 했다.
"자 조금 쉬었으니 다시 시작하지."
그는 이제 거리를 벌릴 생각 따위는 하지 않고 활을 들어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화살은 아까와는 전혀 다른 스피드와 힘이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화살을 목검으로 받아치는 순간 엄청난 폭발과 함께 목검이 부서지고 나는 몇 미터나 날아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이고 아파라.."
공격을 하려고 해도 가지고 있던 목검은 부서져서 사용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원거리 무기인 활..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다.
"이제 끝내주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마치 죽일 것처럼 얘기하네."
"죽일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힘 조절을 잘못하면 죽을수도 있으니까 하는 말이지."
"어쨌든 죽인다는 소리잖아.."
그는 살짝 웃더니 활을 내게 겨누어 화살을 3개씩 쏘았다. 3발씩 날라오는 화살은 하나하나 강력할 뿐만 아니라 명중률까지 높아 자칫하다 맞으면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기에 더욱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피했다. 피한 화살들은 땅에 박거나 하여 폭발을 일으켰고 그로 인해 먼지가 생겨 시야가 가려졌다.
"크윽 젠장.."
아무런 무기 조차 없는 나는 먼저를 걷을 수 없었고 상황은 더욱 불리해졌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에게 화살을 연사했고 여기서 화살을 전부 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끝난것 같군."
엄청난 굉음과 함께 나는 쓰러졌다. 화살을 아슬아슬하게 다 피했지만 피한 화살들의 폭발까지 피하지 못했다.
"대결을 종료한다. 승자는 4부대의 대장인 마류한!!"
심판의 대결 종료 외침으로 인해 나의 패배로 대결은 종료되었다.
"자 이제 저녀석을 왕국에서 추방시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