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나를 찾으려고 하다가 결국 길을 잃어버린 웃을수도 없고 울지도 못하겠는 정말 비참한 상황이 되어버린 지금..
"젠장.. 대체 여긴 어디야!!"
더이상 길을 찾는걸 포기한채 걸어가는 도중 돌에 걸려 넘어졌는데 하필 경사진 언덕이라 데굴데굴 공처럼 굴렀고 무언가에 부딪쳐 멈췄다.
"으아아!! 내 몸.."
"으아아.."
부딪친건 다름 아닌 사람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아뇨 괜찮아요.."
그 사람의 얼굴을 자세히 보자 많이 본 얼굴이란걸 알 수 있었다.
"노스티아..?"
"킨..?"
그 사람은 내가 그토록 찾고 있었던 이나였다.
"드디어 찾았네~ 너 왜 여기 있는거야?"
"그냥.."
"결투하는거 보러 왜 안 왔어?"
"그냥.."
"그냥이라니.. 그보다 대장이라는 분이 집무실에는 있어야지."
"그럴수 없었어.."
"어디 아파? 대체 갑자기 왜그래?"
이나는 갑자기 자리를 뜨려고 했다.
"잠시만 아직 내 얘기 안 끝났어."
이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서 있었지만 등을 돌린채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도대체 왜그러는거야.. 나한테 불만있어?"
"있어.."
"뭔데..?"
"왜 자꾸 힘들게 하는거야.."
나는 이나가 하는 말을 아직까지 이해 할 수 없었다.
"힘들게 하다니 뭐가?"
"나도 정말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
평소의 이나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때까지 보았던 이나의 침울하거나 슬프거나 화난표정은 아니었다.
"정말 모르겠다고!!"
이나는 갑자기 나를 향해 몸을 돌려 나에게 소리쳤다.
"왜.. 그래.."
"오늘 대결을 볼 수가 없었어. 네가 다치는 모습은.. 아니 네가 져서 왕국을 떠나는 모습은 보기 싫었던 말이야.."
"......"
"왕국 근처에 가는것 조차 힘들었어. 혹시 결투 결과라도 알게 될까봐. 혹시라도 네가 떠날때 마주치기라도 할까봐.."
"너.."
이나는 나를 믿었기에 그만큼 나를 걱정 했던 것이었다.
"그러게 왜 그런 대결을 한거야..! 너한테는 상관도 없는 일인데..."
이나의 표정이 울먹울먹해서 곧 울것 만 같았다.
"나도 네가 왕국을 떠나는 모습은 보기 싫단 말이야."
이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 뒤로 아무말이 없었다.
"야 고개 좀 들어봐."
이나가 고개를 들자 손가락 튕겨 이마를 때렸다.
"아! 왜 그러는거야!"
"벌이야."
"벌?"
"다른 사람들 걱정 끼치게한 벌! 다들 걱정하고 있다고."
"몰랐어.."
"그리고 다음부터 여기 오지마."
"왜!?"
"너 힘들때마다 여기 혼자 오잖아."
"그치만.."
"정 여기 오고 싶으면 말해. 같이 가줄게."
"정말?"
"그리고 힘들땐 동료들한테 말하고!!"
"응.."
나와 이나는 같아 왕국으로 돌아갔다.
"그보다 나 대결 이겼어.."
"정말이야?"
이나는 많이 놀란 표정이었다. 그도 당연한게 아까부터 내가 질까봐 걱정만 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새로운 총대장님이 생기셨어."
"뭐어!?"
"아크렌이라고 하던데.."
"그 사람은 전 4부대 대장이잖아!"
"어.. 그렇다고 하더라고.."
"분명 총대장님을 찾으러 가셨을텐데. 나 그 사람한테 가봐야겠어."
"자.. 잠시.. 만.."
이나는 뒤도 안돌아보고 아크렌을 만나러 뛰어갔다. 그 후 나는 집에 돌아가 대결 결과와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다행히 이번 일은 잘 넘겼지만 소영이에게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게 하라고 잔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저번에 대결 때문에 미루어진 회의가 열렸다.
"킨 저번에 미뤄진 회의하니까. 빨리가자."
숙소에서 쉬고 있던 나를 큘리가 와서 끌고갔다.
"또 회의라니.. 그보다 대장님은?"
"먼저 가셨어."
"또 저번처럼 울면서 나오는거 아냐?"
"설마..."
다행히 회의장 문 앞에는 저번처럼 울면서 뛰쳐나오는 이나는 없었다. 회의장 문 손잡이를 잡고 여는 순간 엄청난 분위기가 느껴졌다. 두번째 와보지만 역시 이 곳은 분위기는 대단하다. 자리에는 모두 앉아 있었고 저번에 비워있던 총대장의 자리도.. 자리에 총대장이 없잖아!!
"여 모두들 좋은 아침~"
인사를 한 사람은 갑자기 문을 박차고 들어와서 자리에 앉았다. 마지막으로 남은 자리 바로 총대장 자리에 말이다.
"총대장이 지각을 하다니 그것도 첫 회의인데."
3부대 대장인 아호라가 궁시령거렸다
"늦어서 미안해. 어서 회의를 시작하자."
회의는 시작되었다. 회의의 주요 안건은 당연히 이나의 대장 자격에 관한거였다.
"부대별로 의견을 들어보도록 할게. 1부대는 어떤 의견이야?"
1부대 대장인 아르딘이 얘기했다.
"이번 대결 결과도 있고 해서 전 자격 박탈은 안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군 2부대는?"
"우리 부대는 중립을 지키겠다."
"그럼 무효표~ 3부대는?"
"우리도 중립!"
의외였다. 아호라는 이나를 싫어하는줄 알았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나보다.
"그럼 마지막 4부대."
"...."
4부대 대장인 마류한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뭐.. 그럼 다 된것 같고 그럼 결정하도록 할게."
드디어 힘들게 대결을 한 고생의 성과가 나온다.
"5부대 대장 이나의 대장직을 박탈하겠어."
"뭐어!!?"
나는 너무 놀란 탓에 큰소리로 소리쳤다.
"그리고 다시 재임명 하겠다."
"난.. 또.."
회의는 생각보다 일찍 끝났고 나는 큘리에게 가서 재임명을 한 이유를 물어보았다.
"킨 수고했어."
"그보다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박탈하고 재임명하는건 뭐야!?"
"바보야 총대장님이 그만큼 생각이 있으시다는 거잖아."
"어?"
"대장님이 인정을 못받았던건 가문 때문이기도 하지만 총대장님이 이때까지 공석이어서 제대로 임명을 받지 못했어. 재임명 한다는 것은 총대장님이 인정한다는 것이고 그러면 모두 인정 할 수 밖에 없는거지."
"오.. 그런 심오한 이유가.. 나 그 총대장이라는 점점 마음에 들어."
"원래 좋으신 분이야."
"예전에 알던 사이야?"
"당연하지~ 우리 전 5부대 대장님을 엄청 따르셨어. 전 5부대 대장님은 총대장님이 되고나서 떠나셨지만.."
큘리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듣게 되었고 그 후 나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왕국 주변을 걷고 있었다.
"킨! 찾았다."
"어.. 노스티아!?"
이나가 나를 찾고 있었는 모양인지 나를 보자마자 뛰어왔다.
"너 대장 재임명 받은거 축하.."
이나는 달려와서 나를 꽉 끌어안았다.
"고마워.."
"저..저.."
"사실 왕국을 떠날까봐. 두려웠어.."
"...."
"나 같은걸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줄줄 몰랐어.."
이나는 내 품에 안겨서 눈물을 흘렸다.
"아니.. 별 거 아닌데.. 뭘..."
"정말 고마워.."
"응.. 그런데 이제 좀.. 떨어져줄래..?"
나 역시 스킨쉽은 무리라서.. 온몸이 굳어버렸다.
"응..? 아!!"
이제야 정신을 차린 듯 황급히 멀리 떨어졌다.
"저..저.. 내가.. 뭐한거지..?"
"그걸 나한테 물어도.."
갑자기 이나는 얼굴을 붉힌채 고개를 푹 숙였다.
"방금은 내가 한게 아니니까.. 잊어줘.."
"저번이랑 똑같은 말 하잖아.."
"그치만.. 나도 모르게.."
"알았어.. 잊어줄게."
이렇게 얘기는 했지만 이나가 이럴때마다 항상 너무 떨려서 잊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럼 내일 보자."
"응.."
회의가 덕분에 왕국일이 빨리 끝나서 이령과 같이 집에 가기로 했다.
"킨! 대장님 위해서 대결했던거였어?"
"알고 있었던거 아니었어?"
"대결한다는건 알았지만 그런 이유가 있었는줄 몰랐어."
"그렇구나~"
"왠지 조금 질투 나는걸?"
"질투는 무슨.. 그런거 하는거 아니야."
"그치만 하기 싫어도 그게 마음대로 되는것도 아니고..!"
이령은 뾰료퉁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그래.."
"저기 유은 아니야?"
이령은 손가락으로 저 멀리 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물었다.
"어!? 정말이네. 같이 가자고 불러야겠다."
"자..잠시만 옆에 누구 있는것 같은데?"
유은을 옆으로 보니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뭐야 저 남자..! 윤한테 찝쩍대는건가!?"
"에이.. 설마~"
"아냐 저 남자 눈빛이 이상해."
"내가 보기엔 평범한대."
"아냐 일단 내가 가봐야겠어."
내가 다가가려하자 그 남자는 유은에게 인사를 한 뒤 떠났다.
"윤!!"
"어.. 킨씨.."
"방금 그 남자는 누구야?"
"같은 부대에 있는 선임이에요."
"쟤랑 같이 있지마."
"네!?"
"쟤 눈빛이 좋지 않아. 너한테 사심이 있는것 같아."
"무슨 소리 하시는거에요.."
못 믿을수도 있겠지만 정말 유은을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했다.
"킨씨 이상한 이유을 가지고 함부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세요."
"이상한 이유 같은게 아니라 정말이라니까.."
"그리고 그 사람은 친절하고 상냥하신 분이이요."
"원래 남자들은 아무한테나 안 친절하다고.."
"킨씨 생각을 모든 남자들에게 일반화하지 마세요."
"하여튼 간에..!!"
유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본 뒤 나를 두고 혼자 집으로 향했다. 사실 표정 변화는 없었지만 왠지 날 한심하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킨! 유은한테 왜그래."
"너도 날 못 믿는거야? 그런거지?"
"에휴.. 그냥 나 먼저 갈게."
"앗! 잠..."
이령도 나를 두고 떠나서 혼자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포기하지 않고 집에 가서 아르샤에게 얘기를 하였다.
"윤 좀 어떻게 해달라니까~"
"싫어. 그보다 유은이 그 사람 친절했다잖아."
"내 말 아까 못 들었어? 그 사람 눈빛부터가 느낌이 안 좋다니까."
"그래서 그 안 좋은 느낌이 뭔데?"
"윤한테 마음이 있는것 같아."
"유은도 이제 연애 할 때이긴하지"
"안돼!! 내가 어떻게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데.."
"누가 보면 진짜로 키운줄 알겠네. 유은은 처음 만났을때 너보다 성숙했거든!?"
"...."
너무나도 사실이라 반박하지 못했다. 유은 어렸을때부터 어리광이 없었고 누구보다 성숙해 보였다.
"그래.. 사실 그 성숙한면이 제일 마음이 아프지.. 어린애처럼 어리광 부려도 괜찮을텐데.."
"뭐..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
아르샤가 갑자기 무거운 얘기를 꺼내서 나도 모르게 조용해졌다.
"그러니까 킨.. 이제 유은을 놔줄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
"뭐!? 절대 안돼. 아무리 윤이 성숙하고 어리광 하나 안 부린다고 해도 아직은 내가 보기엔 한없이 어린애야."
"3살차이인데?"
"그래도!!!"
갑자기 아르샤가 쓸데없이 태클을 거는 바람에 분위기가 깨졌다.
"허튼 윤이 직접 나간다는 말을 할 때까지 못 보내줘."
"그렇게 해~ 나도 아직 유은이랑 더 있고 싶거든~"
아르샤와 이야기를 끝내고 거실에 나와 유은이 방에서 나오길 기다렸다. 밤이 깊어지는 동안 유은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아까 전에 있었던 일 때문인 것 같아서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나는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거실로 나왔다.
"윤은?"
"이미 갔는데?"
유은과 함께 가기 위해 무려 10분이나 일찍 준비를 끝 마쳤는데 유은은 이미 왕국으로 가고난 후 였다.
"원래는 기다려주는데.. 먼저 가버리다니.. 화난건가..?"
점점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은 안나오고 고민만 더욱 생길 뿐이었다.
"킨~!"
멀리서 내이름을 부르며 이령이 달려왔다.
"어.. 령이구나.."
"왜 그렇게 기운이 없어~"
"어제 그 일 때문에.."
"괜찮아~ 유은도 네맘을 이해해줄거야~"
"그렇겠지?"
"뭐.. 나는 이해를 못하겠지만 말이지."
"너도 어제 일 때문에 그러는거야?"
"농담이야~"
이령과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집합소에 도착했다. 5부대 사람들이 전부 모여있었고이나와 큘리도 보였다.
"자!! 주목!!"
큘리가 우렁찬 목소리로 주위를 순식간에 조용하게 만들었다.
"대장님 말씀하시죠."
"우리 부대는 앞으로 일주일간 왕국 학교를 가서 학생들을 가르칠거야. 일년마다 매번 해왔던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준비를 철처히 했으면 좋겠어. 내일 출발하니 오늘 안에 준비를 끝내."
이나의 말이 끝나고 주위는 다시 시끌벅적 해졌다. 나 또한 기대되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