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로맨스
남다른 미남 구덕 씨
작가 : 야광흑나비
작품등록일 : 2016.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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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음흉한 그놈은 색이 짙다.
작성일 : 16-08-05     조회 : 1,013     추천 : 0     분량 : 3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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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에게서 제대로 듣지 못한 거죠. 당신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형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 때문에 당신에게 접근해서 당신을 지키려 하는 것인지. 당신 주변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무슨 목적 때문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고 있는 거겠죠.”

 “닥치라고 했다.”

 두 사람은 너무나 이상했다.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친해지거나 미워 할 시간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너무나 불친절하고 까칠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를 닮은 남자의 행동에도 거부감이 들었던 것은 역시 남자에게 불쾌한 무언가가 느껴진 탓이었던 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들을 필요 없어! 내가 한 말이 다야.”

 “어떤 말을 했는데?”

 남자가 얄밉게 비웃음을 보였다.

 “해야 할 말들.”

 “그래? 하지만 해야 할 말과 들어야 할 말이 동일하다는 보장은 없는 거겠지. 그럴 리가 없잖아. 형이 그런 속사정을 다 말했을 리가 없는 거야. 맞지?”

 남자는 동의를 구하듯 나를 쳐다보았지만 나는 그것에 동의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무리 그가 뭉뚱그려서 말하고 숨기는 일들이 있더라도 그건 내가 그에게서 들어야 할 말이지, 전혀 상관없는 제3자에게서 들을 말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나 남자는 말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는 듯이 속사포 같은 말을 쏟아놓았다.

 “형은 언제나 그래. ‘내 탓은 아니지만 내가 원인이 됐으니 내가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맞아.’ 이딴 알량한 말만 늘어놓았겠지. 정확한 내용은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전혀 이해 할 수 없이 얼버무리는 말로. 왜냐. 확실한 답을 주면 형의 죄가 가중되거든. 아니! 기껏 내 죄가 아니라고 정신승리 했던 것이 완벽하게 형의 원죄가 돼버려. 안 그래?”

 “닥치라고!!”

 “모든 시작은 형으로부터 시작 된 거였어. 황휘 씨. 형이 어디까지 말 했어요? 자신이 초창기 기업 오너의 후계자였다는 말은 했나요?”

 남자의 말에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남자는 얄팍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것까지 거짓으로 얼버무릴 거라 생각했는데, 적어도 굵은 줄기 몇 개는 사실대로 말했나보네. 그럼……. 초창기의 기업이 중소 제약회사에서 시작 됐다는 말은요?”

 고개를 내저으니 그는 머리를 짚고, 남자는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그를 보며 커다란 비웃음을 터트렸다.

 “그럼 그렇지. 중요한 말은 다 하지 않을 줄 알았어. 내가 말 해 줄까요?”

 “하지 마.”

 그가 꺼져가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남자는 그의 손을 쳐내며 중얼거렸다.

 “모태가 되는 중소 제약회사의 차기 오너가 아주 어린 나이에 희귀병에 걸렸어요. 학계엔 알려지지도 않은 병이었고, 앞으로도 알려지지 않고 숨겨질 병이었죠. 왜냐하면 그 병이 알려졌을 때 파장이 엄청나거든. 심장병인 것 같은데 단순한 심장병이 아니었으니 말이죠.”

 “…….”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스물이 되기 전부터 꾸준히 변태 같은 성행위를 해야만 해요. 몽정이 시작 된 순간부터.”

 “그만!”

 “노골적인 행위는……. 사람들이 없는 데서 알려줄게요. 아무튼 이 형은 어릴 때부터 아주 까다로운 사람이었어요.”

 “그만 하라고.”

 “원하는 사람이 아니면 동하지 않는 사람이고, 변태적이고 집요한 사람이죠. 본래 타고난 것도 변태적인데 병까지 변태적이었어요. 핥고 깨물고 빨아들이고, 그러면서 여자에게서 나온 특별한 체액만이 형의 병을 완화 시킬 수 있는 거였어요. 그런데 형은 그걸 참을 수 있는 때까지 최대한 참았죠. 사실, 참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면 안 참았겠지만……. 말했다시피 까다로운 사람이라 형이 원하는 조건에 딱 맞는 여자가 없었어요. 섹스를 업으로 삼는 여자들에게선 얻을 수 없는 사람이었고, 평범한 여자들 중에서도 맞지 않는 여자들이 대부분이었던 거죠.”

 이제 그는 지쳐서 체념한 얼굴이었다. 어쩐지 나는 적어도 이쯤에서 남자의 말을 막아야 할 것만 같았다.

 “그만 해요.”

 그러자 남자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남자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숨기고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실이 달라지진 않아요. 거북한 이야기는 관두기로 하고, 어쨌든 나나 형의 조카를 비롯한 몇몇 젊은 남자들은……. 형을 위해서 만들어진 복제 인간이나 다름 없어요. 실제로 복제 인간은 아니지만, 형이 무사히 서른을 넘기고 오너가 되어서 온전한 삶을 살도록 서포터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니까. 그래서 형을 빼고는 모두들 형의 집안사람들이 받아들일만한 집안의 여자들이 아니에요. 우리의 어머니들과 집안에서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아들을 낳고 길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인생을 팔았죠. 우리가 유능하고 이용 가치가 넘치는 놈들이 아니었다면, 그저 형의 병을 고치는 데에만 이용 됐겠죠. 하지만 우린 아주 똑똑했고, 우리들 중에서는 형이 오너가 되어 우리의 등에 칼끝을 겨누는 일에 동조하지 않는 이들이 생겨난 겁니다.”

 ‘그런…….일이…….’

 “지금 형이 싸우고 있는 회사는 진짜 창업주의 회사가 아닙니다. 회사의 주주이자 형을 위해 움직였어야 했던 사람들이 빼앗아 성장시킨 회사이죠. 그리고 우린 서로에게 원한이 있어요. 형은 우리들에게, 우린 형과 형의 집안에게. 그게 우리들이 싸우는 것의 본질입니다.

 형을 살리기 위한 신약을 만들던 그 때,

 아주 많은 마루타들이 양산 됐어요. 우리들은 말할 것이 없었고……. 당신과 당신 아버지까지 모두 동원 됐었죠. 회사 주식을 받게 된 것은 그것에 대한 보답이었어요.”

 아주 적게 압축 된 진실만으로도 온 몸이 휘청거렸다.

 “당신 아버지가 죽은 것은 형의 마루타가 된 결과였습니다. 형이 당신에게 접근 한 것. 당신을 지키는 것 모두 포함해서요. 형과 관계가 없는 게 아니에요. 이런 형이 죄가 없을까요? 기업과 아예 무관할까요? 모든 일의 처음으로 돌아가면 그곳엔 언제나 형이 있어요.

 그걸 무시하고 도망치고 있는 건 형이고요. 이제…….이해하시겠어요?”

 ‘네…….’

 확실히 이해되었다. 다분히 이해되지 않던 일들이 아주 완벽하게 뼈대를 갖추며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태까지완 비교도 할 수 없이 무서워졌다. 이렇게 정확히 말해주는 것임에도 완벽한 뼈대를 오롯이 알려 준 게 아니라는 사실이.

 “더 정확하게 알고 싶으면 날 찾아와요. 속속들이 다 알려줄 테니까.”

 남자는 후련한 듯 얼굴로 휘파람을 불며 돌아섰다.

 그리고 그는 체념한 듯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내고 있었다.

 

 

 

 ****

 

 음흉한 그놈은 어떤 놈일까요?

 

 구덕 씨?

 

 아니면 구덕 씨의 친 동생?

 

 그도 아니면 구덕 씨를 위해 살아야 했던 구덕 씨 가문의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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