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그시대에 적대관계에 있었던 나라라 류는 그 주제를 말하기 꺼려했었는데, 이게 뭔일인가! 전혀 그 주제를 마라지 않을 것 같았던 하늘이 그시대를 얘기하다니! 류는 놀란듯이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은 그런 류의 시선을 느낀건지 설명을 이어갔다.
"아니 뭐, 그 주제를 잘 이용하기만 한다면 학점을 잘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도, 이건 서로에게 너무 민감한 부분일텐데.."
"괜찮아요,새로운걸 배울 수 도 있고. 어쩌면 서로 몰랐던 사실을 알게될 수 있거나 잘못된 부분을 고쳐줄 수 있을 것 가아서요."
또 다른점이 있다면, 일본이 그시대를 어떻게 배우는지 궁금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살고있던 것을 침공한 날을 기념일로 새기는것처럼 우리가 침공당한 날을 기념일로 새웠을까? 일본의 입장에서는 최고의 전성기였던 그시절을 자랑으로 내세우며 자신들이 저질럿던 잘못은 빼고 좋았던것만 기록해서 배우게 했을까? 아니면, 자신들이 잘못했던 부분을 인정하며 솔직하게 적어놓았을까?
애초에 후자 부분은 바라지도 않는다. 아니, 내말은 후자부분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보인다. 하지만. 하지만 적어도 사실적으로만 적어놓았기를 간절히 바래보는 하늘이었다.
"그나저나 주제를 고르는데 15분이나 써버렸네요.ppt나 자료 모을려면..괜찮겠죠?"
"교수님도 참, 시간을 넉넉히 줘야지 1주일이 뭐예요.."
"음..하늘씨가 연락을 조금 더 빨리 했으면 빨리 끝낼 수 있었을텐데."
"그..그건.."
실은, 류는 하늘을 만나고 난뒤, 바로 번호를 보내줄까..도 생각했지만, 하필 어제 충전을 안해놓고 잔 휴대폰의 전원이 꺼져있었고. 그 탓에 류는 과제따위는 내버려두고 주말을 즐기자며 과제에 대한 생각을 아예 지워버리고 놀다 바로 오늘 아침, 급하게 하늘에게 문자를 보내게 된 것이었다.
"죄송해요..오늘 아침에 급하게 생각나서.."
"됬어요, 자료만 빨리 모으면, PPT는 금방 만들수 있으니깐."
"아.."
올해 3학년이 된 하늘은 PPT의 고수였다. 하늘이 처음 학교에 들어왔을땐, PPT의 P짜도 모르는 PPT바보였지만. 그간 팀플을 하면서 만나온 수많은 잠수탄 팀원들 덕에, 그녀는 계획에 없었던 PPT고수가 되어버렸다.하늘은 류를 보며 제발 쓸모있는 사람이었으면..이라고 빌었지만, 들려오는 류의 목소리에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자료는..어디서 구하죠..? "
이럴수가! 이사람 완전 백지다 백지! 과제를 어떻게 하는지 조차 몰라! 이런사람과 앞으로 4일동안 같이 일해야 한다니..앞길이 캄캄한 하늘이다.
"진짜 아무것도 몰라요? 자료를 어디서 구하고, 출처는 어떻게 하고, 또 PPT는--"
"그냥 인터넷에 물어봐서 건지면...안되겠죠?"
자신을 매섭게 노려보는 하늘에 류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하하, 평소에 공부좀 할껄. 후회하는 류였다.
"맙소사 하늘씨, 여태껏 과제는 어떻게 한거에요?"
"어학당에서 이런 어려운 과제는 나온적이 없으니까.."
"하.."
지끈, 머리가 아파왔다. 지금의 류는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 같았다. 아니, 백지같았다. 그 백지는 너무나도 하예서 검은 팬으로 무언가라도 적어줘야만 할 것 같았다.
"과제란 말이에요, 정말 정확한것만 써야되요. 예를들어 도서관에서 가져온 전공도서라던가, 교수님들이 쓰신 논문이라던가 백과사전 같은거 말이에요."
"아..그렇게 복잡하구나.."
"정말 몰라도 이렇게 모를 줄이야.."
머리가 경고했다. 아, 이남자 되게 위험하다. 나의 소중한 학점을 날려먹을 수 있는 사람이다. 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하늘은 결심했다. 저 새하얀 백지에다 검은색 팬으로 깜지처럼 꽉 채워주겠다고.
"하늘씨 잘들어요, 지금당장 저희 학교 사이트 들어가세요. 어학당 학생이니 학생증 있겠죠?"
"네? 아..네."
"이제 그 학생아이디로 로그인하고 우리가 쓸 수 있을만한 논문을..아니아니, 우리 이러고 있지말고 학교 도서관 갑시..아."
하늘의 말이 빨라졌다. 그리고 그럴수록 류의 하얗던 머리가 더 하예졌다. 아무리 어학당에서 한국어 공부를 한다 그렇지만, 저런 속사포 같은 말들을 알아들을 수 있을정도로 한국어를 잘 하진 않았다. 왜, 오늘 아침에도 문자를 제대로 보내느니라 힘들었던 류가 아니었는가!
하늘은 하던말을 멈추고 류를 쳐다보았다. 하늘을 키우겠다던 의지가 앞섰던 나머지, 하늘의 입장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속사포 처럼 말해버린것이었다. 하긴, 저도 아무리 열심히 배운 다른나라 언어라지만, 너무 빨리말해버리면 이해하지 못할 것 이었다.하늘은 자신이 말하던 속도를 늦추고 얘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죄송해요, 마음이 앞어서 말을 너무 빨리 해 버렸네요."
"아..무슨 랩퍼인줄 알았어요.아니, 랩퍼보다 빨랐었을껄요?"
"하하, 과장은 참. 그러니까 제가 하려던 말은.."
"도서관..?"
"아, 예! 도서관이요! 용케도 알아 들으셨네요?"
자신이 꽤 빨리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단어를 알아맞춘 류를 보며, 생각보다 뛰어난 류의 한국어 실력에 감탄하였다.하지만 도서관에 있는 서적들은, 특히 저들이 볼 서적들은 전문용어로 이루어진 책. 제아무리 한국어 실력이 뛰어난 류이지만, 한국인들도 잘 알아듣지못하는 전문용어를 류가 알아들을수 있을지 걱정되는 하늘이었다.
"그럼 이동할까요?"
"아, 네. 근데 전문서적이면 전문용어들이 있을텐데..괜찮겠어요?"
"아..솔직히 제가, 스피치는 좀 되지만, 아직 책은 좀 어렵긴 한데,"
말을 하던 류가 갑자기 자신의 스마트폰을 하늘을 향해 보여줬다.
"번역기가 있으니까 괜찮아요!"
"하하.."
스마트폰의 번역앱을 보여주는 류를 보며, 머쩍히 웃어보였다. 사실 번역에 대해 걱정하고 있던 하늘이지만, 번역어플은 상상도 못한 하늘이었다.
카페에서부터 꽤 걸어 학교 도서실에 도착한 하늘과 류는, 햇볓이 잘들어오는 창가쪽에 가 앉았다. 점심시간대여서 그런지, 오늘따라 유난히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늘은 자리를 잡자마자 전공서적을 찾으로 같다.
"하하,바쁘시네..그럼 난 논문이나 찾아야지."
바쁘게 움직이는 하늘을 보며, 또 다른 하늘은 논문을 찾으려 노트북을 켰다. 그리고는 자신의 주제에 맏는 논문을 찾아 킨 순간, 류는 얼굴을 굳힐 수 밖에 없었다.
"..."
논문의 내용에는 일제강점기 시대의 한국입장으로써진 글로 되어있었다.그리고 독립운동가들의 고생, 일본의 만행, 마지막으로 독립. 류가 학창시절때 영웅으로 추대받던 인물이, 여기선 추악한 악당으로 취급되고 있었다. 그리고 반대로 악당으로 취급받던 인물이 영웅으로 추대받고 있었다.
자신이 배운 역사와 너무나도 다른 형태였기에, 류는 그자리에서 굳고만 것이었다.
"아, 논문 벌써 찾았네요? 어때요? 그..배운 내용이랑은 차이가.."
"아,예..뭐! 빨리빨리 끝내고 놀자고요!헤헤."
"네?네.."
자신이 배운 역사와 너무나도 다른형태였고, 자신의 나라에서 존경받던 인물이 이 나라에선 악당으로 취급되고 있던것에 불편한 마음이 있었지만 아직 다 배운것도 아니고, 자신의 반응을 다른사람에게 보여봤자 좋을게 없다고 느낀 류는 그저 빨리빨리 하지고 한뒤, 이 상황을 빠져나왔다. 한편 하늘은 예상외로 덤덤한 반응에 놀랐다.
"역시 이 주제로 하길 잘했나봐요."
"네?"
"새로운 사실을 엉청많이 알게되네요."
자신에게 웃어보이는 류를 보며. 하늘은, 어? 내가 이상한거야 , 아니면 쟤가 이상한거야? 내가 이상한거면 류에게 미안해지는데.. 라고 생각하고, 왠지 모르게 류를 향한 죄책감이 들었다. 근데, 진짜 내가 너무 예민한걸까?아, 내가 너무 예민한거구나.. 생각을 끝맡친 하늘은 다시 자신의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일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바깥이 어둑해 지고서야 자신의 짐을 정리하는 하늘과 류였다. 둘은 자신들의 가방을 챙겨 도서관에서 나왔다.
"자료수집과 정리는 이만하면 된거같죠?"
"예, 으-이제 PPT만 만들면 끝이네요."
하루종일 앉아있었던 탔에, 찌부둥해진 몸을 스트레칭을 하며 풀던 하늘이 류에게 답하였다.오늘 둘다 특별한 수업이 없었기 때문에, 6시간동안 도서관에 있을 수 있었다. 물론, 중간중간에 간식을 먹으로 나오긴 하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3일로 잡아둔 일정이 2틀로 줄어져 버려 행복한 하늘이었다.
"그나저나, 이런과제는 처음이셨을텐데, 안힘드셨어요?"
"네.힘들었어요."
"하하, 그..그렇죠."
아..너무나도 집적적으로 하는 말에, 잠깐 당황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 주셨으니, 무언가 보상을 해 주고싶었다. 그래서 뭘 해줄까 고민을 하던중에, 적당한 말이 떠올랐다.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밥이라도 드실래요? 고생도 하셨으니 제가 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