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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시대
작가 :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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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화
작성일 : 16-07-22     조회 : 102     추천 : 0     분량 :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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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편의공작대(便衣工作隊) 6

 

 

  “이 병장님, 오랜만입니다.”

 이광에게 경례를 올려붙인 서준영이 사근사근하게 말했다. 22세, 20개월짜리 상병, 소대장 당번병이어서 ‘본부’에 근무하고 있다. 대학 2학년 다니다 입대, 소대 내에서 세 명뿐인 대학재학 중 입대자다. 그중 이광이 최고참 겸 3학년 마치고 33개월을 복무한 터라 26세, 최연장자가 된다. 보충병인 이등병 둘은 백윤철에게 맡겨놓고 이광은 서준영과 바위 밑으로 다가가 담배를 피워 물었다.

 “소대장이 바뀔 것 같습니다. 홍명수는 꾀병을 부려서 입원했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담배 연기를 뿜으면서 서준영이 말했다. 제1소대장 홍명수는 한 달 전에 입원을 하더니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도 공비 때문에 난리였는데 갑자기 육군병원에 입원을 한 것이다. 서준영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중대본부 박 병장한테서 들었어요, 중대장이 쏴 죽이겠다고 길길이 뛰었다는데 홍명수 뒤에 백이 있답니다.”

 “그 새끼 애비가 큰 공장이 있다지?”

 “자동차부속 공장이랍니다. 연 매출이 몇천억 된다는군요.”

 “시발놈.”

 홍명수는 학군장교다. 머리를 든 서준영이 이광을 보았다.

 “다음 주에 이 병장님 훈장 받고 하사진급 할 겁니다.”

 “지기미, 돈이나 주지.”

 “선임하사도 상사 진급하구요.”

 “그 양반은 잘됐어.”

 “하사 달고 두 달 있다가 제대하시겠네요.”

 “그럼 나보고 말뚝 박으라고?”

 “서운해서 그럽니다.”

 “하긴 그렇다.”

 “전라대로 복학 하실 거죠?”

 “1년 더 댕겨야지.”

 “졸업하고 뭐 하실 건데요?”

 “야, 난 집에 공장 없다. 취직해야 돼.”

 “어디루요?”

 “아무 데나, 청탁 불문.”

 “서울로 오실 겁니까?”

 “아무 곳이나.”

 서준영은 서울의 명문 사립대인 한국대다. 이광보다 학벌이 낫다.

 “휴가는 언제 가실 겁니까?”

 담배를 안전화로 비벼 끄면서 서준영이 묻자 이광이 입맛을 다셨다.

 “시발, 막상 내가 휴가 보내는 입장이 되니까 먼저 못 가겠다.”

 “흐흐흐, 선임하사도 그러더군요.”

 “뭐라고?”

 “이 병장 그놈은 맨 나중에 갈 거다, 그러더군요.”

 “내가 그러더라고 오입 시켜주는 거 잊어먹지 말라고 그래.”

 “그런다고 했습니다.”

 손목시계를 본 서준영이 곱상한 얼굴을 들고 이광을 보았다.

 “저, 그럼 갑니다.”

 “어, 그래, 늦겠다.”

 악수를 나눈 이광이 몸을 돌리고 소리쳤다.

 “야, 가자!”

 쪼그리고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던 백윤철과 보충병 둘이 일어섰다. 둘 다 입대 3개월짜리 신병이다. 사단 교육대에서 다시 한 달간 교육을 마친 병아리들이다.

 둘 다 신형 M-2카빈 소총에 20발들이 탄창을 5개씩 찼고 수류탄 4발을 담은 주머니도 매달고 있다. 다가선 이광이 보충병들에게 물었다.

 “총 안전장치 걸었어?”

 “예!”

 둘이 동시에 대답을 했지만 이광은 그중 하나의 카빈 안전장치가 풀려있는 것을 보았다. 이광이 손을 뻗어 안전장치를 채워주며 웃었다.

 “오늘은 내가 봐줬다. 다음에 걸리면 너, 죽는다.”

 “예, 분대장님!”

 보충병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졌다. 이등병 고춘식이다. 서준영이 건네준 둘의 신상카드는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 앞장서 발을 떼면서 이광이 말을 이었다.

 “시발놈들아, 사흘 전에 저 위에서 공비 둘을 쏴 죽였다. 여긴 전쟁터란 말이다.”

 기가 죽은 둘이 머리를 떨군 채 뒤를 따랐고 이광의 목소리가 골짜기를 울렸다.

 “항상 안전고리 확인해, 오발 사고로 죽을 확률이 공비 총에 맞아 죽을 확률보다 크단 말이다.”

 이광이 머리를 들고 위쪽 통나무집을 보았다. 여자는 보이지 않는다. 나무 밑에도 없다. 통나무집 밑을 지나면서 이광은 그 여자를 만난 것이 꿈처럼 느껴졌다. 도무지 이곳과 어울리지 않은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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