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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시대
작가 :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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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화
작성일 : 16-07-22     조회 : 168     추천 : 0     분량 :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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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편의공작대(便衣工作隊) 10

 

 

  휴가를 끝내고 귀대한 양만호는 얼굴이 뽀얗게 물이 올랐다. 그러나 귀대한 날 밤에 매복을 나갔다가 다음날 오전 12시에 돌아왔을 때는 원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휴가 갔다 돌아온 병사는 군기가 빠져있기 마련이다. 멍한 상태로 금방 잠에서 깬 놈들 같아서 기합이 필수적이다. 틀림없이 매복초소에서 졸병한테 맡기고 잠을 잤겠지만 이광은 순찰 돌지 않고 봐주었다. 그러나 매복하고 돌아온 양만호가 총기 소제도 하지 않고 실탄 확인도 안 한 채 잠을 자는 것을 보자 군기를 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시발놈아 일어나!”

 침상 위로 올라간 이광이 발길로 양만호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고등학교 시절에 럭비축구로 단련된 발길질이다. 세게 찬 것도 아닌데 양만호가 침상 밑으로 굴러떨어졌다. 벙커 안에 있던 병사들이 바짝 얼었다. 분대장이 부분대장을 까는 것이다. 놀라 일어선 양만호의 조인트를 다시 찍은 이광이 이사이로 말했다.

 “모범이 되어야 할 놈이 병기 수집도 안 하고 자빠져 자? 이 새끼 군기를 얻다 빼놓고 왔어!”

 조인트에 채여 비틀거렸던 양만호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죄송합니다!”

 “똑바로 서! 이 개새끼야!”

 다시 조인트, 이제는 까져도 얼굴만 일그러뜨릴 뿐 다리를 만지지 않는다.

 “엎드려뻗쳐!”

 “예!”

 “일어서! 복창 안 해?”

 “일어서!”

 양만호가 복창하면서 일어섰다.

 “엎드려뻗쳐!”

 “엎드려뻗쳐!”

 엎드린 양만호의 엉덩이를 발로 누르면서 이광이 소리쳤다.

 “야전삽 가져와!”

 “예!”

 누군가 뒤에서 대답하더니 금방 야전삽이 이광의 손에 쥐어졌다.

 “이 시발새끼야, 모범이 되라고 1번으로 포상휴가를 보내줬더니 돌아와서 군기를 흐려?”

 이광의 목소리가 벙커를 울렸다.

 “예! 죄송합니다!”

 “네놈이 흐린 물을 잡으려면 내가 얼마나 신경을 곤두서야 하는지 알아?”

 “예! 죄송합니다!”

 “빳다 20대! 복창!”

 “예! 빳다 20대!”

 그 순간 이광이 내려친 야전삽이 양만호의 엉덩이에서 작렬했다. 양만호 엉덩이는 박격포탄을 맞은 것이나 같다. 넓적한 야전삽이 삽자루 끝에 붙여져 있어서 변 사또가 때리는 곤장 따위는 어린애 장난감이다. 첫째 쇠삽이 붙여져서 중량이 많이 나간다. 둘째 삽자루가 짧아서 가까운 곳에서 내려쳐야 하는 터라 타력이 강하다.

 “털퍽!”

 소리는 그렇게 난다. 양만호가 번쩍 머리를 치켜들고 이를 악물었지만 이 야전삽의 위력은 맞은 후에 느껴진다. 엉덩이가 마치 밀가루 반죽 위로 절구질을 하는 것처럼 된다고 보면 된다.

 “털퍽!”

 두 번째로 야전삽이 떨어졌을 때 첫 번째의 고통이 뒤늦게 오는 터라 그것과 겹쳐져서 신음이 터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양만호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털퍽!”

 “으으.”

 세대째가 되었을 때에야 양만호의 이사이에서 신음이 터졌다. 네 대째,

 “털퍽!”

 “으으으으.”

 다섯 번째,

 “털퍽!”

 “아이고!”

 그때 이광이 허리를 펴고 야전삽을 구석으로 내던졌다.

 “똑바로 해! 알았나!”

 “예! 분대장님!”

 이 상황에서는 20대에서 5대로 줄여준 이광에게 충성을 다하고 싶은 욕구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올라있을 것이다. 이광도 겪어봐서 안다.

 “일어서!”

 “예!”

 군기가 바짝 잡힌 양만호가 용수철처럼 튀어 일어섰다. 두 눈은 똑바로 이광을 응시했고 부동자세, 입은 꾹 닫혀 있다. 군기가 잡힌 것이다. 그러나 한 시간쯤 지나 엉덩이가 욱신거릴 때 이를 북북 갈 것이다.

 “병기 소제하고 취침!”

 이광이 복창도 듣지 않고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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