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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시대
작가 :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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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화
작성일 : 16-07-25     조회 : 534     추천 : 0     분량 : 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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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편의공작대(便衣工作隊) 11

 

 

  “나다, 이 하사.”

 선임하사 강동수, 28세, 이번에 상사 진급을 하고 나서도 계속 1소대 선임하사로 근무 중, 이광이 저절로 심호흡을 했다. 오전 10시 반, 좋은 일이냐? 나쁜 일이냐? 이제 제대 89일, 제대 특명이 나오지 않더라도 36개월 기준으로 남은 날이다. 그때 강동수가 말했다.

 “야, 거기 일주일 전에 보낸 김정민이 있지? 신병 말이다.”

 “예, 그런데요?”

 이광이 무전기 옆으로 붙어 앉아 핸드세트를 귀에 붙였다. 김정민은 지금 매복 근무 중이다. 아직 3개월짜리 이등병이어서 똥오줌 못 가리는 신세, 어제 같은 매복조 선임병인 조백진한테 어리버리하다는 이유로 기합을 받았다. 그때 강동수의 목소리가 송화구를 울렸다.

 “그놈, 대대본부로 전출명령이 났다. 지금 즉시 군장 꾸려서 소대본부로 보내.”

 “아니, 선임하사님.”

 “잔소리 말고, 금방 대대에서 연락 왔어.”

 “아 시발, 전시에도 이게 무슨…….”

 “고참을 하나 딸려 보내는 게 낫겠다. 그놈이 어리버리할 테니까, 그리고 또 여기서 전입병 데려가야겠고.”

 “전입병요?”

 “이병이다.”

 “신병을 준단 말이지요?”

 이광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어쨌든 좋다. 끗발 있는 놈은 중대본부, 대대본부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지금 같은 준전시 상황이라도 백 있는 놈은 빠진다. 소대장놈도 지금 국군병원에 자빠져있지 않은가? 그때 강동수가 말했다.

 “아니, 신병은 아니야.”

 “그럼 이병이 신병 아니면…….”

 그 순간 이광이 숨을 들이켰다. 사고자(事古者)란 말인가? 군에서 사고자란 사회의 전과자를 말한다. 사고자는 대개 군형무소에서 복역을 마치고 나서 이병으로 강등된 후에 남은 복무기간을 일반 부대에서 채우고 나야 전역이 되는 것이다.

 “아니, 선임하사님.”

 “그래, 네가 오는 것이 낫겠다. 네가 그놈 데리고 와서 이놈 데려가라.”

 이광이 어깨를 부풀렸다. 차라리 이놈 보내주고 안 받는 것이 백번 나은 것이다. 사고자를 받으면 그놈 하나 때문에 부대가 개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1개 분대, 외따로 떨어진 편의공작대, 더구나 준전시나 같은 이 상황에서 사고자를 받다니, 이광의 시선이 옆에 놓인 M-1으로 옮겨졌다. 그냥 쏴 죽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 것이다. 통신병 고장남이 숨을 죽이고 있다. 옆에서 다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 강동수가 긴 숨을 뱉고 나서 말했다.

 “우리 소대에서 그놈 받을 분대장은 너 하나뿐이야.”

 “아, 시발, 그거 칭찬이오?”

 “야, 이 새끼야, 너, 지금…….”

 “내가 호구요?”

 “이 새끼 봐라?”

 “선임하사님, 날 뭘로 보쇼?”

 “야 임마, 이건 내가 안 정했어, 소대장이 정했단 말야, 이 새끼야.”

 “소대장이?”

 “그래, 소대장이 돌아왔다.”

 “그 백 좋은 소대장이 왜? 와서 이 지랄이야?”

 “너밖에 없다고 하더라, 솔직히 다른 분대장들은…….”

 “소대본부에는 못 데리고 있겠단 말요?”

 “티오가 없어.”

 “시발놈의 군대.”

 “이 새끼가 정말.”

 “내가 가만있었다면 슬쩍 그놈을 보내려고 했겠구만.”

 “내가 데리고 가려고 했다.”

 “시발놈들.”

 “야, 이 병장, 아니, 이 하사.”

 “하사고 조사고 시발.”

 “네가 그놈, 김 이병 데리고 지금 출발해, 내가 기다리겠다. 오바.”

 그리고는 통신이 끊겼으므로 이광이 어금니를 물고는 고장남을 보았다. 고장남이 얼른 외면했으므로 이광이 옆얼굴에 대고 말했다.

 “초소에 가서 김정민이 데려와, 교대자가 누구냐?”

 “허상도 상병입니다.”

 “허상도 교대시키고.”

 머리를 든 이광이 말을 이었다.

 “부분대장한테 나, 김정민이 소대본부로 데려다준다고 말해.”

 부분대장 양만호도 지금 초소근무 중이다. 오늘 소대본부에 다녀오려면 서둘러야 한다. 이 시간에 출발하면 밤늦게 돌아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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