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오늘도 지하철 안에는 꽤 사람이 많다.
늦은 저녁에 지하철에 앉아 둘러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은 이렇게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거나 오늘의 일과가 상당히 피곤했는지 의자에 등을 대고 졸고있는 회사원들 또한 보인다.
스마트폰을 들고있는 사람들; 영상을 보고있는 사람들, SNS를 하고있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있는 꽤 괜찮은 외모의 학생(10대 후반정도로 보인다.)은 자신의 게임(아마 하고있는 게임은 MMORPG의 한 장르인거 같아 보인다.)에 꽤나 심취했는지 자신의 캐릭터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정말 어린 아이가 로봇을 조종하는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캐릭터 조종에 열중하고 있어 꽤 눈에 띈다.
그렇게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의 오른쪽에서는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여학생이 왠지 그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고 왼쪽에 앉아있는 짧은 머리를 한 귀여운 남자아이는 그 학생이 하고있는 게임에 관심이 있었는지 그와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그의 손놀림이 곁들여진 스마트폰 화면만을 처다보고 있다.
어린 나이에 아이는 그의 스마트폰 화면을 한 번 툭 건드리며 상당히 더듬는 말투로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우와아...형...정말 쌔다! 어?...그런데 이거...이거 형이 들고 싸우는 보라색 무기가 제일 쌘거같아! 다른 얘들은 옷이 다른데...그래도 형이 제일 쌔네!" 코를 훌쩍이며 아이가 말했다.
그러자 교복을 입고 학생으로 보이는 십대 소년은 그 남자아이가 귀엽다는듯이 웃음을 띈 얼굴으로 빠르게 주위 사람들을 돌아본 뒤에 남자아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당연히 형이 제일 쌔지~ 형이 가장 잘하는걸?"
아이는 눈을 크게 뜨며 "형 정말...대단해!!"라고 한다.
학생은 잠깐 스쳐가는 장면으로 아이의 부모인듯 보이는 오른쪽 문앞의 여성이 못말리겠다는 표정으로 처다보는걸 보았다.
사람들은 그와 아이를 보며 웃음짓고 있다.
남자아이는 학생의 스마트폰을 계속 건드리며 자신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내는듯 하지만 학생은 왠지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남자아이에게 전혀 게임을 해보게 해줄 생각이 없는걸 보여주듯 게임의 클리어 화면이 뜨자마자 스마트폰의 홀드 버튼을 눌러 화면을 꺼버리고 "흠~형은 미안하지만 이번 역에서 내려야 하거든." 이라고 말하며 실망한 아이를 달래주었다.
남자아이는 실망한 표정이지만 큰 목소리로 "나도!...나도 여기서 내리는데~"라며 형과 같은곳에서 내린다는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듯 하였다.
학생은 그런 남자아이가 귀엽다는 듯이 웃으며 "형은 어서 가야해서 말이지~. 잘가렴." 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남자아이 또한 웃으며 "응! 형 잘가!"라고 말하며 엄마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 지하철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그 또한 헛웃음을 피식 웃으며 지하철에서 빠르게 빠져나가며 오른쪽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는 오른쪽 이어폰의 버튼을 살짝 건드리며 질린다는 표정으로 마이크 부분을 두드리며 말했다.
"엑신, 그만 웃고 아까 전 상황보고나 해."
그러자 이어폰에서 상당히 재밌다는 목소리의 웃음소리가 나며 여자톤의 음성이 대답했다.
"알겠어 엔젤. 꽤나 상냥한 면이 있네? 지금까지 교전중인 상태는...어디보자...아 14번 '엘레니언'과 '아이리'만 교전중인거 같은데? 엔젤, 너와 '자인'은 잘 해준것 같아. 임무 완료 후에는 대기하라는 명령만 받았어...그건 그렇고 아까 그 아이가 네 화면을 건드릴때 상당히 불편한 네 표정이 정말 가관이었어 크큭...설마 아이를 미끼로 했을까봐야? 아니면 아이 손에는 피를 묻힐수는 없다는 거야?"
그는 왼쪽 주머니에 넣고있던 한 손으로 금속의 뾰족한 끝을 커버하는 덮개를 덮고 한숨을 쉬며 피곤하다는듯이 말했다.
"엑신...넌 너무 말이 많아...내가 엔젤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지? 유치하게 이름가지고...천!사!향!이라고. 부모님이 지어주신 소중한 이름을 멋대로 바꾸지 마. 그리고 아까 아이 주변에는 녀석들 없는건 확인 했지만 아이를 미끼로 그런짓을 벌였다면 정말로 내가 가만있지 않았을거야...일단 임무는 완료 했으니까 이제 좀 쉬어야지. 다음 명령 떨어지면 부탁해."
"네, 알겠습니다! 엔젤! 저는 이만!" 그녀는 그에게 들으라고 또박또박 발음하여 말했다.
곧이어 통신을 할때 들리는 잡음마저 이어폰에서 사라지자 그는 자포자기한 얼굴로 게임처럼 보이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처다보며 화면의 확인창을 눌렀다.
그러자 화면이 붉은색으로 물들고 창 하나가 뜨며 이펙트 사운드가 들려왔다.
[다음 임무까지 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