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는 할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일어나 이곳에서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일부러 자리를 만들어준 미란의
체면을 봐서 꾹 참고 앉아있다.
그 옛날 영화동아리 대표였던 영철선배가 이수에게 반갑게
말을 건넨다.
"그 동안 왜 안나왔어~"
"살림하는 주부가 끼면 뭐해요"
아까부터 말을 하고 싶었던 상진이 재빠르게 끼어든다.
"왜 이래~ 섭섭하게, 얼마나 보고싶었는데~"
"야!넌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해~"
미란이 능구렁이같은 상진에게 핀잔을 준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능청맞게 말을 잘하는 동아리 동기
상진은 보험왕이 되었다고 한다.
무혁은 동기였던 민수와 그동안의 안부를 묻고있었다.
민수와 얘기를 하면서도 자신을 쳐다보는 무혁의 시선이
느껴져 불편한 이수.
"잠깐 실례할게요~"
일어서는 이수의 팔을 붙잡는 미란.
"괜찮아?"
"응, 잠깐 바람좀 쐬고올게,"
미란은 이수에게 못된짓을 한것만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사실 미란도 무혁이 모임에 오는줄은 꿈에도 몰랐다
가게문을 닫고 손님맞을 준비를 모두 마쳤을때쯤 영철과
함께 등장한 무혁의 모습에 미란도 적잔히 당황했었다.
벌써 한국에 들어온지 한달이나 되었다고 잘 데리고왔지라고
말하는 영철의 입을 막아 비틀어버리고싶었다.
원래 술을 잘마시지 못하는 이수는 맥주한잔에 벌써
얼굴이 발그레 달아올랐다.
가게앞에 설치된 조그만 벤츠에 앉아 밤공기를 깊게
들여마셔본다.
여기저기 한눈에봐도 젊고 어린 친구들이 즐비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구경하는 틈에 어느새 문을열고 나온
무혁이 이수의 옆에 조금 떨어져앉는다.
"잘지냈어?"
이수는 무혁의 말을 무시하고 일어선다.
"나 일부러 너 만나러 온거야"
무혁의 말에 이수가 가던 발걸음을 멈춰섰다.
"반가워할줄 알았나봐요.."
이수가 무혁을 지나쳐 카페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곧바로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오는 이수를
미란이 따라나온다.
"이수야!!"
"나, 괜찮아 미란아, 머리가 아파서 그래."
금방 자리를 떠나는 이수가 아쉬워 카페에서 나오는 상진.
"왜 벌써가~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미안, 다음에 또 보자, 전화할게 미란아."
"응, 알았어 조심해서 들어가구 도착하면 전화줘."
"그래,"
"기다려, 데려다줄게."
어쩐지 따라주는 술도 마시지 않더니라고 생각하는 미란과
십몇년만에 나타나서 왠 오지랖이라고 생각하는 상진의
눈이 마주쳤다.
"아뇨,괜찮아요."
이수가 무혁에 호의를 거절하고 골목을 빠르게 빠져나간다.
늦은밤 이태원에서 택시를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
20분을 거리에서 발만동동 거리고 있다.
그때 이수의 뒤에서 클락션을 울리는 검은색 suv.
운전석에 앉아있는 무혁이 보인다.
무혁을 무시하고 그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이수는
제발 그냥 지나가라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
차에서 내려 이수에게 다가오는 무혁.
"데려다줄게 타."
"됐어요."
"너 아까 거기서 나간지 20분이나 지났어."
이수가 무혁을 지나쳐 걸어가는것도 잠시 핸드폰 진동소리가
유난히크게 들리는것같다.
그저 이수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서 있는 무혁.
태웅에게서 걸려온 전화.
난감한 상황에 잘 됐다 싶은 이수가 얼른 전화를 받는다.
"네,태웅씨."
그런데 핸드폰 너머의 목소리는 태웅이아니다.
"김기사님?"
'사모님 지금 병원으로 빨리 오셔야할것같습니다.
"네?! 태웅씨한테 무슨일 있는거에요?!"
'이사님께서 조금 다치셨습니다. 여기 ○○병원 응급실입니다."
"알았어요, 지금 갈게요!!"
이수가 전화를 끊고 정신없이 택시를 찾기시작한다.
지켜보던 무혁이 다가온다.
"무슨일있는거야?"
"상관하지마요."
이수의 표정을 보니 무척이나 다급해보인다.
"데려다줄게,급한거 같은데."
이수는 오지않는 택시를 기다리느니 눈한번 딱 감고
무혁에게 신세를 지기로한다.
일단은 태웅에게 가는게 제일우선이다.
병원에 가는 내내 이수와 무혁은 단 한마디도 하지않았다.
태웅이 다쳤다는 얘기에 정신이 반은 나간거같다.
그런데 이 상황에 무혁의 도움을 받고있으리라 꿈에도
생각 못한 그림이다.
병원앞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리던 이수가 뒤돌아서
무혁을 바라본다.
"오늘은 고마워요, 다시는 이런일 없을거에요."
이수가 차문을 닫고 급하게 응급실로 뛰어 들어간다.
그 모습이 사라질때까지 바라보고있는 무혁.
응급실 안으로 뛰어 들어온 이수는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며
태웅을 찾기시작한다.
다행히 김기사님의 모습을 보고 태웅을 금방 찾을수 있었다.
"태웅씨!!"
이수가 한달음에 태웅에 앞에 다가섰다.
"당신왔어.."
"어떻게 된거에요. 어디에요?많이 다친거에요?"
아무리 여기저기 훑어봐도 멀쩡해 보이는 태웅.
"어 그게..많이 다친건 아니고.."
태웅이 손으로 멋쩍은듯 발등을 가린킨다.
발등에 붙여진 메디폼을 보고 이수는 다시 태웅을 쳐다본다.
"여기, 다친거에요? 다른데는?"
"거기만 조금 데었어..다른데는 멀쩡해."
이수는 그제서야 긴장이 풀린듯 그자리에 주저앉았다.
태웅이 침대에서 껑충내려와 이수를 부축한다.
"당신 괜찮아?"
"내가 얼마나 놀랐는줄 알아요!!"
눈물이 그렁한 이수의 눈을 보고 죽을죄를 지은
죄인이 된 태웅.
그리고 태웅의 부탁으로 전화를 한 현석은 마음속으로
석고대죄하고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
현석은 뒷자리에 앉은 태웅과 이수의 눈치를 살피고
태웅의 이수의 눈치를 살피고있다.
"미안해 여보.."
태웅의 말에도 대답없이 창문밖만 바라보고 있는 이수.
가만히 있는게 답이라 생각한 태웅이 더는 말을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할때쯤 이수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어쩌다 데인거에요?"
"어..그게 출출해서 라면좀 먹으려다가.."
어찌됐든 집을 나온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이수는 마음이 좋지않았다.
아파트앞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리는 이수를 따라내리는 태웅
"내리지마요."
"아니야 괜찮아~"
"..약잘바르구요,"
"응."
"물안닿게 조심하구요"
"응,걱정하지마."
해줄수 있는게 말밖에 없는 이수다.
"네, 갈게요.."
"응, 잘자."
아쉬움이 묻어나는 태웅의 목소리
"얼른가요."
"어. 갈게.."
뒤돌아 아파트안으로 사라지는 이수의 모습을 끝까지
보고서야 차에 타고 아파트를 떠나는 태웅.
이수를 병원에 내려주고 영철의 전화도 받지않고 집으로
돌아온 무혁.
파리에서 귀국한지 한달쯤 되었지만 아직 풀지 못한
박스들이 거실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쌇여있다.
쇼파에 풀썩 힘없이 기대어 앉는다.
15년만에 만난 이수는 여전히 아름다웠고 가슴뛰게했다.
그 옛날 자신의 이기적인 없는 선택으로 이수의 눈에서
눈물흘리게 만든걸 후회해봤자 되돌릴수 없고 지울수없다.
지금이라도 이수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싶지만
용서를 해준다고 한들 무슨 소용인가..
이미 이수는 다른남자의 아내이고 둘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무혁이 몸을 일으켜 쇼파 맞은편에 세워둔 책장에서
오래된 책을 하나꺼내서 펼쳐본다.
빛바랜 사진한장.
그 옛날의 이수와 무혁이 팔짱을 낀채 환하게 웃고있다.
어젯밤의 여파로 늦잠을 자고 있던 틈에 엄마의 전화한통을
받고 급하게 외출준비를 하고
아파트를 뛰쳐나가는 이수.
"엄마,아빠랑 터미널이야~도착하려면 한 삼사십분
걸릴것같아~"
친정부모님의 방문에 이수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면서 태웅에게 전화를 걸어 부모님이
올라오셨다는 얘기를 하며 집에간다고 하니 전화기너머의
태웅의 목소리가 한껏 밝아졌다.
"알았어~오늘 일찍 들어갈게."
이수가 집에 들어서자 집안일을 해주는 이모님이 이수를
반가워한다.
부부금실은 좋았던 이수와 태웅이 별거한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제 자식일처럼 안타까워 하셨다.
"이모님, 저희 부모님한테 내색하지 말아주세요."
"걱정하지마요~나 입무거워~"
"고마워요 이모님."
이수가 집에 도착하고 10분쯤 지나고 초인종이 울린다.
문이 열리고 양손 가득 바리바리 싸들고 오신 친정부모님.
"엄마, 이게 다뭐야?"
"김치랑 반찬~떨어질때 됐잖아."
익숙한듯 주방으로 들어가 식탁위에 올려놓는 짐보따리.
그리고는 이모님과 주거니받거니 인사를 하는
친정엄마 은순과 친정아버지는 인사를 하고 거실로
나와 쇼파에 앉으신다.
"아빠, 엄마 좀말라시지~"
"네 엄마가 내말 듣는거봤어."
이수가 쇼파에 앉아있는 친정아버지 인철을 쳐다보며
말을꺼낸다.
"아빠 차 한잔 드릴까?"
"그래, 시원하게 한잔줘."
주방에서 이수가 아빠의 차를 챙기고 차곡차곡 반찬통을
정리하는 은순
이번에도 아이가 들어서지 않았다더니 밝은척 힘든내색
하지않는 딸이 안타깝다.
"머리 잘랐어?"
"응, 어때 더 낫지?"
달라진 딸의 머리스타일에도 신경이 쓰인다.
"훨씬 밝아보인다 예뻐, 그나저나 김서방은 늦는대?"
"일찍들어온대,주무시고 갈꺼지?"
"오늘은 그냥 가야되~"
"왜, 무슨일있어?"
"내일 아빠손님들 집에 오기로했어"
"그럼, 힘들게 뭐하러와,택배로부치지그랬어~"
"그래도 와서 얼굴도 보고 그럴려고 왔지~"
부모님도 오시고 일찍 들어가시라고 이모님은 조기퇴근
시켜드렸다.
태웅이 한시간정도 일찍 퇴근을해서 집으로와 부모님
모시고 호텔 일식레스토랑에 오붓하게 저녁식사를
하게되었다.
아이가 없어도 두분 눈에는 더할나위 없이 금실좋은
딸과사위다.
이수는 부모님을 속이고 죄를 짓는것 같아 음식이 목에
걸리는것만 같다.
부모님께 거짓말이라고 해본건 대학교때 딱 한번 학교과제
때문에 밤샘한다고 해놓구 나이트에 갔던게 전부.
이렇게 엄청난 거짓말을 언젠가 들킬일이라 생각하니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다.
"아이는 억지로 만들려고하지마, 다 때가되면
생기게되있어"
"네.아버님 걱정하지마세요."
"그래~맘편하게 먹어~엄마랑 아빠는 둘이서 행복하게
사는거면 충분해."
"응 엄마, 걱정하지마."
식사를 마치고 터미널로 부모님을 모셔다드렸다.
떠나시기 전까지 잘챙겨먹어라, 건강챙겨라, 수십번을
말하시고나서야 버스에 올라타셨다.
버스가 터미널을 빠져나깔때까지 지켜보던 이수와 태웅.
"이제 그만가자."
"네."
카페 joon
영철이 무혁과 술을 마시고있다.
미란은 영철이 무혁과 무슨얘기를 하는지 궁금해
서빙을 하면서도 귀는 그쪽으로 열려있다.
"아직 미련있는거냐"
"미련은 무슨.."
"그럼 뭔데~15년만에 나타나서는 왜 만나려고 한건데."
"...그냥."
이렇다 저렇다할 대답을 하지 못하는 무혁.
"정신차려, 이수 유부녀야."
"미X놈."
"15년이면 그거 미련도 뭣도 아니야 새끼야"
무혁이 잔을 들어 입에 술을 털어넣는다.
한가한 틈을 타 영철의 옆자리에 앉는다.
"둘이 무슨얘기를 그렇게 해?"
"응 있어, 넌몰라도되."
"아 뭔데~"
티격태격하는 미란과 영철이 어린연인같다.
"니들은 언제 국수 먹여줄거야."
"선배, 국수는 무슨~ 전 여기 있는 주영철씨랑 결혼할
생각없습니다~"
"야 장미란, 왜 내가 할말을 니가해~"
"내가 성붙여서 부르지 말랬지~!!"
사실 미란과 영철은 10년째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고
있는 오래된 커플이다.
"있을때 잘해, 이것들아."
무혁은 자기자신에 하고싶은 말이였다.
오랜만에 단둘뿐이다.
운전을 하고있지만 온 신경은 옆에 앉은 이수에게
쏠려있다.
무슨말을 할까 생각하던 태웅이 말을꺼낸다.
"반찬 가져갈거지?"
기껏 생각해서 한말이 반찬을 가져가라니 뱉은말을 다시
주워담고 싶은 심정의 태웅.
"다음에요."
"아니야, 내가 시간있을때 가져갈게."
"일부러 안그래도되요, 내가 갈게요"
"그래, 당신 편할대로해"
"발은 어때요?"
"어, 아무렇지도 않아, 괜찮아."
"네."
다시 침묵의 시간
"당신, 머리 자르니까 더 예뻐.."
"..고마워요.."
정적이 흐르고, 퇴근시간이 겹쳐 도로까지 꽉 막혀 차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태웅이 분위기를 전환해보고자 라디오를 켠다.
'자, 오늘은 이별에 대한얘기를 해볼까해요~'
디제이의 말에 라디오채널을 돌리는 태웅.
'헤어지지못하는여자~ 떠나가지못하는남자~'
태웅이 라디오를 꺼버리고 차안의 공기가 더 어색해지는
것을 이수도 느끼고 있다.
영철과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터벅터벅 아파트입구를 지나 들어서는데 왠지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무혁의 눈에 들어온 이수,
그리고 한남자.
분명 이수다.그런데 왜 이수가 여기있는걸까.
남자와 인사를 하고 아파트로 안으로 사라지는 이수.
"106동.."
무혁이 이수가 들어간 106동을 눈과 머릿속에 새겨둔다.
그리고 이수가 안으로 들어가고 한참을 지켜보던 남자가
고급세단을타고 아파트를 빠져나간다.
뭘까...한눈에 보기에도 먼 사이같지는 않았다.
이수의 남편인가..그런데 왜 혼자 들어가는걸까...
작은희망도 없었던 무혁의 가슴에 희미한 불씨가 타오른다.
저녁을 먹은게 체한건지 속이 꽉 막혀 답답함에 걸어볼까
하고 아파트 산책길에 나온 이수.
아직은 쌀쌀한 밤공기에 저절로 몸이 움추러들어 얇은
가디건만 걸치고 나온게 후회막심이다.
이러다 체기에 감기까지 올까 걱정하던 찰나 뒤에서 누군가
어깨에 옷을 턱하고 던지듯 걸쳐준다.
소스라치게 놀란 이수가 뒤를 돌아보자 '이게아닌가' 하는
표정으로 서있는 무혁.
너무 놀라 '어떻게여기있냐' 라는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수가 무혁을 노려보다 외투를 벗어던져주고는
오던길을 돌아서 빠르게 걸어간다.
무혁이 이수의 발을 맞춰 뒤따라 걸어온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이수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무혁과
마주보고 섰다.
"지금, 뭐하는거에요? 나 여기 사는줄은 어떻게 알았어요?!"
"..너랑 같이 걷고싶어서, 그리고 나도 이 아파트에 살아."
기가막힌 이수의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무혁의 한마디.
"앞으로 자주보자."
이수를 보고 웃고있는 무혁..
그 옛날 두 사람의 추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17년전 새내기 입학생 이수는 성격도 잘맞고 유쾌한 친구
미란과 같은과 동기로 급격하게 친해졌다.
미란이 눈여겨보던 선배가 대표를 맡고있다는 영화동아리.
같이 동아리 활동하자고 몇날몇일이고 조르는 미란때문에
반 강제로 함께 영화동아리에 들어갔다.
전공과는 전혀 상관도 없고 평소 영화에도 관심이 없던터라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매일 하는거라곤 모여서 회의라는 잡담과 음주가무.
동아리 활동이 의미없이 흘러갈때였다.
여느날과 다름없이 회의로 집합하라는 선배의 말이 과제에
정신이 반쯤나갔을때 기억이난 이수.
미란이 먼저간다며 늦지말고 오라고했던 말이 생각난다.
"아, 미쳐!!"
이수가 동아리방이 있는 별관4층으로 뛰기시작한다.
뛰면서도 소리치는 영철의 얼굴이 머릿속에 맴돈다.
그리고 거친숨을 몰아쉬며 망설임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이수.
"여기는.."
"죄송합니다!!"
"한이수! 너 빨리빨리 안다니냐,들어와!"
이수가 미란의 옆으로 걸어간다.
"으흠. 자 주목!!"
"됐어 임마~그만해."
숨을 돌리던 이수가 그제서야 낯선남자의 등장을 눈치챘다.
"누구야?"
작은 목소리로 미란에게 뭍는 이수
"복학한 선배래."
이수가 미란의 말에 복학생 선배를 쳐다본다.
그때 고개를 돌리는 복학생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고 눈 돌릴 타이밍을 놓친 이수가 멋쩍은듯
고개를 돌리려는데..
자신을 보며 웃고있는 복학생 선배라는 남자.
17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앞에서 웃고있는 무혁의 얼굴과 오버랩된다.
어떤게 현실이지..이수가 현기증을 느끼며 그대로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