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불성된 무혁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 영철.
무혁을 쇼파에 눕히는 자신을 죽일듯 노려보고 서있는
미란에게 영철이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그럼 어떡하냐 집이 어딘지도 모르고 일어날때까지
기다릴수도 없고.."
"그렇다고 집에 데려오면 어떡해~!!"
미란에게 다가와 두손을 모아 보이는 영철.
"오늘 하루만~"
"됐어, 나집에갈래"
"지금?"
"어~!!"
단단히 화가 난 미란이 가방을 챙겨들고 영철의 집을
나선다.
"데려다줄까?"
미란이 영철을 무섭게 째려본다.
"안그래도 짜증나니까 가만히있지!!"
"알았어~얼른들어가~"
미란이 휙 뒤돌아 엘레베이터로 걸어간다.
영철의 집에서 1분이면 닿을 거리 바로 앞동이 미란의
집이다.
.
무혁이 숙취로 깨질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난다.
낯선공간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무혁의 눈에 방문을 열고
나오는 영철이주방으로 들어가며 말을 꺼낸다.
"어이고 일어나셨네~"
"어떻게 된거냐"
"뭘 어떻게되~술먹고 기절하셨지, 자 마셔"
영철이 내미는 컵을 받아 한모금 마신다.
"몇시나됐냐?"
"일곱시, 아 참 너오늘 부터 강의나간다고 하지않았어?"
무혁이 물을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밥먹고가~"
"첫날부터 지각한다, 간다."
무혁이 영철의 집을 나선다.
.
.
태웅이 여느날과 다름없이 출근을 하고 밀린 결제서류를
들여다보고있다.
눈은 서류를 보고있지만 머릿속엔 어떻게 하면 이수에게
한번더 연락을 할수있을까, 만날수있을까,
그 생각뿐이다.
하루의 시작을 이수로 시작해 이수로 끝이난다.
별일없이 회사 업무를 마치고 기분좋게 퇴근한 태웅이
향한곳은 근처에 서점.
한달에 한두어번 정도는 이수와 서점에 들렀었다.
이수가 볼만한 에세이나 시집을 찾아 둘러보는
태웅의 눈에 어딘가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들어온다.
몸집도 작고 모자를 눌러쓴 모습이 어린학생같다.
책을 가방에 넣는 모습을 보고 남의 일에 참견하고
싶지 않은 태웅이 지나쳐 걸어가다
되돌아와 학생의 팔을 붙잡는다.
놀란토끼눈으로 태웅을 쳐다보는 앳된 여학생.
"뭐에요~!!"
"아무리 돈이 없어도 도둑질은 하면 안되지."
태웅의 팔을 뿌리치려 안간힘을 쓰지만 소용이 없다.
"아저씨가 봤어요?, 내가 훔치는거 봤냐구요.."
누가 들을까 큰소리로 말하지 못하는 여학생의 행동에
웃음이 나오는 태웅.
"그냥 책 내려놓고 조용히 나갈래, 아니면 얼굴팔리고
쪽팔리게 경찰서 갈래?"
태웅의 제안에 똥씹은 표정으로 가방에서 책을 꺼내
제자리에 내려놓는 여학생.
"됐어요?"
"그래, 그럼 이제 여기서 나가. 목격자가 있는데 여기서
더 볼일 있는건 아니지?"
"재수가 없을라니까."
여학생이 태웅을 노려보고는 휙 뒤돌아 가버린다.
그런데 어디선가 본것같은 낯익은 얼굴이라 생각하던
태웅은 어디선가 봤겠지 라고 단념하고
서점에 들른 이유에 집중한다.
세 권정도 골라 기분좋게 서점에서 나오는 태웅의 앞을
가로막고 선 아까 그 어린 여학생.
"뭐야."
"아저씨 때문에 책을 못 구해서요.."
"그런데?"
태웅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확인한다.
어디선가 훅 하고 건장한 덩치에 남자들이 때거지로
덤비는건 아닌가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을
머릿속에 상상하며 방어적으로 여학생과 한발짝
떨어져 서 있다.
"제가 돈이 없어서요, 책 사게 돈좀 빌려주세요."
돈을 빌려달라는 그것도 처음 본 사람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맹랑한 여학생이 어이가 없으면서도
황당한 태웅.
"내가 뭘믿고 너한테 돈을 빌려주지?"
여학생이 가방안에서 지갑을 꺼내 주민등록증을
태웅에게 내민다.
96년생 올해 스물둘, 이름은 강유진.
그런데 민증속에 사진이 어딘가에 긁힌듯 흐릿하게
보인다.
"강유진..이걸로 돈을 빌려달라?"
"네."
그런데 자꾸만 낯이 익은게 기억을 더듬어 보는 태웅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들.
"아!!너 그때!!"
"네?"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보이는 태웅.
"뭐에요~....."
무언가 생각난듯 태웅의 눈길을 피하는 유진이 몇일전
늦은밤 길에 서있던 아저씨가 지금 눈앞에 서있는 사람과
동일인물이라는걸 알아챘다.
"사람 잘못 보신거 같은데요."
유진이 슬금슬금 뒷걸음 친다.
"쪼끔만게 어디서 봤나했더니 너 집어디야!! 부모님이
이러고 다니는거 알아?!"
"에이 씨.."
유진이 뒤돌아 달리기 시작한다.
"야~!!"
태웅이 소리쳐 보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는 유진의
모습이 점점 작아진다.
"아 뭐 저런게 다있어, 민증은 왜 안가져가!"
그런데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이 눈에 들어온다.
유진이 떨어트린것 같아 주워드는 태웅.
괜히 골치아프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태웅이 일단은
이수에게 책을 전해줘야 해서 주차되어 있는 차로
걸어간다.
.
간단하게 저녁을 차려 식사를 하려는데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비디오폰을 확인하는 이수가
태웅에게 현관문을 열어준다.
요즘 자주 들리는것같아 되려 민망한 태웅이 봉투에
담긴 책을 이수에게 건넨다.
"왠 책이에요?"
"아 서점 지나다가 당신 생각나서."
"고마워요, 저녁먹고 갈래요?"
태웅은 기다렸다는듯 이수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간다.
"잠깐 앉아있어요,"
"어, 천천히해~"
혼자 먹으려고 차린 저녁식탁에 밥과 국, 그리고 숟가락,
젓가락을 하나씩 더 챙긴다.
"앉아요,"
태웅이 냉큼 이수와 마주앉는다.
"잘먹을게."
"먹을게 없어서 많이 먹으라고 못하겠네요"
"아니야~맛있어~!!"
태웅이 보란듯이 맛있게 한입가득 밥을 넣는다.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에 얼굴에 살짝 미소가 비치
이수의 얼굴을 보고 태웅이 더 환하게 웃어보인다.
식사를 하고 집으로 가는 태웅을 배웅해주고 이수는
산책도 할겸 산책로를 걷는다.
아홉시가 채 되지않은 시간인데도 아파트단지는
조용하고 한적했다.
내일은 미란과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꽃시장에 가봐야겠다
생각하며 집으로 향한다.
첫출근을 마치고 피곤할 법도 한데 퇴근후 집에도
가지않고 이수의 집앞을 지키고있는 무혁.
차안에 우두커니 앉아서 사색에 잠겨있다.
목소리를 듣고싶어도 들을수없고, 보고싶어도 볼수없지만
혹시 이렇게 기다리다보면 볼수있지 않을까하고
이수의 집앞을 벗어나지 못한다.
무혁의 마음을 하늘이 알아준걸까 이수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혼자서 산책을 다녀오는 걸까, 당장이라도 달려가
오늘은 뭐하고 지냈나, 밥은 먹었나
묻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다시는 나타나지말라던
이수의 얼굴이 겹쳐보인다.
이수가 아파트안으로 들어가고 난뒤 한참후에야
시끄러운 엔진소리가 들린다.
.
.
어제의 기분좋음이 아침까지 이어진 태웅이 현석이
기다리고있는 차안에올라탄다.
회사로 출발하는 차안에서 태웅이 잊고있던 핸드폰이
생각났다.
조수석 의자 뒤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핸드폰을 꺼내어
화면을 켜보지만 배터리가 없는듯 조용하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비서실에 휴대폰 충전을 맡기고
업무를 시작하는 태웅.
오전내내 결제할 서류에 치여 바쁜 태웅에게
비서가 전해온 소식
"다섯시에 어제봤던 서점앞에서 기다린다고
연락이왔습니다."
그말만 하고 끊었다 보고 하는 비서가 태웅의 사무실을
나간다.
"요즘애들은 싸가지가 없어."
오후 미팅으로 나갈수없는 태웅의 대신 현석에게 핸드폰
주인을 찾아주라 부탁한다.
이태원 미란의 카페 근처 퓨전레스토랑에서 만난
이수와 미란.
무혁이 찾아왔었다는 얘기를 해주는 미란의 얼굴이
그때처럼 울그락 붉그락 변한다.
"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선배만 아니였으면 진짜 한대
쳤을거야!"
"괜히 나때문에 너만 곤란하게 만들었네."
"아니야, 딱잘라서 너 건들지 말라고 얘기했더니 속이
다 시원했어"
"그래."
미란의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이수에게 묻는다.
"그런데 넌 미련없는거지?"
'"..미련은 무슨..그런데 미란아."
"응, 말해."
"..아니야, 다음에 얘기해줄게."
"그래, 알았어."
왠지 불안한 생각이 드는 미란이 이수를 믿어보기로 한다.
미란이와 헤어지고 이태원에서 가까운 남대문 꽃시장에
들린 이수가 오랜만에 꽃냄새에 엔돌핀이 도는것같다.
여러 종류의 꽃들을 눈으로 구경하는것 만큼 즐거운일이
없다.
욕심부리지않고 제일 좋아하는 카라를 골라 들고
시장에서 나온다.
집에 장식해둘 꽃병까지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벌써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
오늘저녁은 뭘 해먹을까 생각하며 아파트안으로 들어서는
이수가 마침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무혁을 보고 멈칫한다.
무혁도 이수를 발견하고 멈칫하는것도 잠시,
그대로 이수를 지나치고 걸어간다.
어쩐일인지 자신을 보고도 아는척하지 않는 무혁의 모습에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괜스레 서운한
마음에 뒤를 돌아본다.
일곱시가 되어서야 끝난 미팅으로 피곤한 모습에 태웅이
의자에 털썩 앉는다.
"똑똑"
노크소리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현석.
"다녀왔습니다."
'무슨소리하는거지' 라고 생각하던 태웅이 서점을
생각해냈다.
"아 그래, 수고했어."
"저 그런데.."
무슨말이길래 입을떼지 못하고 망설이고 서 있는 현석.
"왜 무슨일있었어?"
"막무가내로 전무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하는바람에.."
"바람에?"
현석이 차마 고개를 들지못하고 말을 이어간다.
"지금 회사앞에서 기다리고있습니다."
"뭐???"
"죄송합니다, 얼마나 막무가내인지 길에서 제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더라구요..
안되면 sns에 유언비어 퍼트리겠다고 협박을 하는데,
괜히 일이커질까싶어서..정말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현석.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태웅이 관자놀이를 눌러본다.
"그게 왜 김기사 잘못이야.. 알았으니까 차 준비시키고
금방 내려갈게."
"네, 알겠습니다."
현석이 사무실을 나가고, 태웅도 퇴근준비를 한다.
태웅이 두리번 두리번 유진의 모습을 찾는다.
아니나 다를까 현석의 옆에 서 있는 유진의 모습에
머리가 아픈 태웅이다.
유진이 태웅을 보고 반갑게 인사한다.
"아저씨 우리 거래 안끝난거죠?"
민증을 들어보이는 유진을 보니 당장 경찰서로 끌고
가고싶다.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카페에 앉아있는 안색이 안좋은
태웅과 그저 해맑은 유진.
"내가 왜 너랑 그런 거래를 해야되는지 설명해봐."
"불쌍한 사람 구제 한다 생각하세요, 아저씨같이 돈 많은
사람이 저같은 애들 도와주는거 별거 아니잖아요,"
태웅이 어금니를 꽉 물고 말을 한다.
"너랑 얘기 할게 아니라 너희 부모님하고 얘기 해야겠다!
가자 경찰서!!
태웅이 유진의 팔을 붙잡고 일어선다.
"무서운게 없어서 그러나본데,무고한 사람 협박하고
이러는거 아주 나쁜거야~!!"
"아저씨~그냥 돈만 빌려달라니까요~ 갚는다고요~!!"
카페안에 있던 사람들이 쳐다보는 눈길도 상관없는듯
태웅이 유진의 말을 무시하고 카페에서 유진을 끌고나왔다.
"뭐해! 경찰서 가자니까!!"
"아저씨 잘못했어요~저 경찰서 가기싫어요~!!"
"너같은 애들은 혼좀 나봐야되."
".. 저!!.. 죽을지도 몰라요~!!"
태웅이 유진의 얼굴을 쳐다본다.
"이게 또 어디서 거짓말이야!"
기가 죽은 유진이 입을 연다.
"..진짜에요, 저 돈 안가져가면 진짜 죽을지도 몰라요."
"뭐?"
태웅은 유진이 하는말을 당최 이해할수가 없었다.
"..살려주세요.."
당당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두려움에 떨고있었다.
운전석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는 현석과
뒷좌석에 떨어져 앉아 있는 태웅 그리고 고개숙인 유진이
자신의 진짜 이름은 이한별이고 나이는 스무살이라고
이실직고한다.
"그러니까 니말은..니가 3년전에 아는 언니 따라서
가출을 했는데, 그때 만난 애들하고 지금 까지 같이
살았다는거야?"
"네.."
"그런데 돈이 떨어지니까 도둑질 시키고 구걸도 시켰다고?"
"네.."
"참나..."
뉴스에서만 보던 얘기가 진짜 일어나고 있다니..
"너,지금 니가 한말 다 사실이라는거지?"
"네.."
"좋아, 그런데 집은 왜 나온거야?"
"... ...."
"그래, 그건 니가 하기싫으면 안해도 된다. 김기사
경찰서로 가."
"안돼요~!!"
시동을 키던 현석의 손이 허공에 어색하게 멈췄다.
"야 임마, 언제까지 그러고 살거야,"
"그러다 저 보복당하면 어쩌라구요, 그 오빠들이 얼마나
무서운줄 알아요,
"아저씨가 책임 질것도 아니잖아요!!"
"책임지면 되잖아~! 김기사 출발해."
경찰서로 향하는 차안에서 뭐가 그렇게무서운지 눈물이
멈추질않는 한별.
.
태웅의 얘기를 모두 듣고 나서야 심각하게 변한
형사의 표정.
눈은 부리부리하고 미처 밀지못한 수염이 지저분하다.
마치 배우 마동석을 떠올리게한다.
입을떼지 않는 한별 때문에 모든 얘기를 태웅이
들려줘야했다. 간혹 현석이 옆에서 거들기도했다.
"너 지금 이분들이 하시는말 다 진짜야?"
책상을 두고 마주앉은 형사의 질문에
한별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걔들 지금 어딨어?"
"..아마 집에 있거나 아님 피씨방에 있을거에요.."
형사의 앞에서 그 동안 벌인 나쁜짓들을 모두
인정하는한별.
태웅에게 한짓말고도 더 한 짓들을 털어놓는다.
길거리에서 구걸은 기본이고 술에취해 비틀거리는
행인을 폭행하거나 쓰러져 잠이든 행인의 지갑을
훔치기도했다.
차를 털기도 했고, 안되면 마트같은곳에서 도둑질도
서슴치 않았다.
그리고 한별이 가장 무서웠던건 시키는 일을 제대로
하지않으면때리고, 가두고 심지어 성추행까지 당했다는것.
한별이 하는 말에 아무 말을 할수가없는 태웅과 현석.
한참 한별이를 취조 하고있는 강력반으로 뛰쳐 들어오는
한 중년의 부부
"한별아!!!"
한별이를 보자마자 끌어안고 대성통곡하는 중년의
여자가 한별의 엄마인듯하다.
그리고 뒤에서 눈물을 훔치는 아빠.
"어디있었어~!!이 못된것아!!"
몇년만에 만난 엄마를 보고 그제서야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한별이다.
"엄마, 미안해."
아빠도 다가와 엄마와 한별을 끌어안는다.
"아빠가 잘못했어, 한별아 미안해.."
강력반에 때 아닌 눈물바람에 현석의 눈가도 촉촉해진다.
한별을 부모님께 인도하고 나오는 태웅.
이제 한별이는 함께 지냈던 가출팸 아이들과 조사를 받고
재판에도 넘겨질거란다.
씁쓸한마음에 경찰서를 나서는 태웅과 현석.
"차가져오겠습니다. 잠시만 계세요."
현석이 차를 가지러 간 사이 뛰쳐나오는 한별.
"아저씨!!"
한별이 뛰쳐나오는 모습에 깜짝놀라 붙잡는 태웅.
"너!!"
뒤에 서있는 형사가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저씨.."
"왜?"
"..고맙습니다.."
이제라도 부모님을 만나고 비록 죗값은 받아야 하지만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낼수 있게해준 태웅에게 고맙다는
말을하고 싶었던 한별.
"저 나중에 죗값 다, 받으면 공부열심히 할거에요."
"그래, 잘생각했다."
"그리고..아저씨 꼭 다시 만나요!!"
그말을 하고는 기다리는 형사에게 뛰어가는 한별.
뒷말이 무슨뜻인지 걸리지만 한아이를 악마의 소굴에서
구할수 있었던 오늘하루가 참 길게 느껴지면서도 뿌듯하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
아침뉴스를 보던 태웅의 눈에 들어오는 소식.
강도및 절도를 저지르고 다니던 가출팸아이들의 뉴스였다.
문득 다시 만나자고 얘기하던 한별이 떠오른다.
한별은 어떤 모습으로 태웅에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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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웅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를만큼
이수의 일상은 너무도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이따금 한번씩 찾아오는 태웅과 밥을 같이먹는게
익숙해지고 있었다.
무혁이 이수를 못본척 지나친게 벌써 열흘정도 지났다.
더는 자신의 일상에 끼어드는 무혁이 없어지자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었다..
그가 이수를 찾아오기 전까지는...
"딩동~딩동~"
초인종 소리에 비디오폰을 확인하는 이수의 흔들리는 눈빛.
무혁이 찾아왔다...